소나무의 산행기

-* 북한산 의상능선에서 *-

paxlee 2012. 3. 19. 23:17

 

                         북한산 의상능선에서

 

산행코스 / 백화사-의상봉(503m)-가사당암문-용출봉(571m)-용혈봉(581m)-증취봉(593m)-부왕동암문-

                나월봉(635m)-나한봉(665m)-삼각봉(715m/칠성봉)-문수봉(727m)-대남문-문수사-구기동-

                불광역.

 

 

 

오늘(3/18) 산행코스는 북한산 의상능선이다. 의상봉을 오르는 코스는 산성탐방지원센터에서 대서문 방향으로 오르다가 용암사 입구에 의상봉 1.5km라는 이정표가 서있다. 많은 등산객들이 이 길을 따라 의상봉을 오르고, 백화사 입구에서 산 길을 오르다가 좌측으로 의상봉을 향해 오르는 길과 우측으로 가사당암문으로 오르는 길이 있다. 우리는 오늘 백화사입구에서 의상봉을 향해 올라갔다. 또 하나는 대서문을 지나 중성문을 거처 오르다가 우측으로 국녕사로 오르는 길로 가사당암문으로 오르는 길이 의상능선을 오르는 길이다.  

 

산성입구나 백화사입구에서 의상봉을 올려다보면 뾰족하게 솟아오른 의상봉이 날카롭게 보인다. 그 오름길은 가파르고 계속되는 암벽길이 사나워 산객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힘들게 한다. 북한산의 산행코스 중에서 아마도 가장 경사가 심하고 험한 암벽길이 아닌가 한다. 릿지코스와는 또 다른 의미를 부여한다. 곳곳에 암벽길이 사나운 곳엔 철책과 로프줄이 설치되어 있지만 손과 발을 다 힘겹게 이용해야 올라갈 수 있다. 오늘 같은 날씨에도 땀을 흘리며 올라가다가 몇 번이고 쉬었다가 올라가야 한다. 오늘은 날씨가 많이 풀려서 그런지 산객들이 줄을 이어서 올라갔다.

 

일단 의상봉 정상에 올라서면 북한산이 한 눈에 들어온다. 북한산의 산세는 그 어느곳을 보아도 웅장한 암봉들이 연봉을 이루고 능선을 따라 솟아있는 봉우리의 아름다움이 산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바로 건너편에 마주보고 있는 원효봉은 둥글고 우람하다. 그 위에 염초봉이 있고, 북한산 최고봉인 백운봉(836m)이 솟아있고 그 옆쪽에 만경봉(799m)이 버티고 있으며, 그 앞쪽에는 노적봉이 거대한 암벽이 하나로 보인다. 인수봉(810m)은 뒤쪽에 있어 그 모습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만경봉에서 이어지는 능선은 동장대가 있는 시단봉에서 북한산성이 이어지는 능선이 수려하게 뻗어있다. 북한산성은 의상능선의 끝자락인 문수봉(727m)까지 이어진다. 문수봉 건너편에는 보현봉(717m)이 마주하고 있다. 문수봉에서 뻗어내린 비봉능선에는 승가봉이 솟아있으며, 누군가를 간절히 기다리는 사모바위의 모습이 들어온다. 그리고 그 옆에 뾰족하게 솟아있는 비봉은 진흥왕순수비가 있어 더 유명한 봉우리이다.

 

다시 눈을 돌려 원효봉을 바라보는 시선은 둥글고 거대한 암벽봉우리에 절로 고개가 끄득여 진다. 원효봉과 의상봉은 그 높이가 비슷하다. 원효봉은 503m이고, 의상봉은 502m로 두 대사의 명승 만큼이나 어깨를 나란히 하고 마주보고 있다. 신라에서 태어나 같은 시대를 살다 가신 두 분은 나이로도 의상보다 원효대사가 9살이 더 높은 선배였다고 한다. 화엄종을 창시한 의상대사가 지금의 국녕사 자리에서 기도정진 하였든곳의 배경산이라서 의상봉이라 했다고 하며, 원효봉은 원효대사가 정진하시든 기도굴이 있어 원효봉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전한다. 

 

의상봉에서 내려가면 가사당암문이 있고 그 아래 국녕사가 자리잡고 있다. 이곳의 북한산성은 낡고 허무러져 있으나 가사당암문을 나가면 외벽은 단단한 석축이 그대로 남아있다. 다시 용출봉을 향해 올라가는 산 길도 경사가 가파른 암벽길이 이어진다. 암벽에 철책이 있어 그것을 잡고 올라갈 수 있다. 정상까지 다양한 암벽길은 호락호락하지가 않다. 땀을 흘리며 올라가서 의상봉을 뒤 돌아보는 감회는 가슴을 후련하게 해 준다. 산하의 풍경은 눈을 즐겁게 하고,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을 보여준다. 

 

용출봉 정상표지석이 있는 곳에 자리를 잡고 점심식사를 하기로 하였다. 모두들 의상봉과 용출봉의 암벽을 타고 오르느라고 힘들고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여 에너지 보충과 휴식이 필요하였다. 14명이 둘러앉아 정상주로 막걸리를 한 잔 하고 도시락을 펼쳐놓으니 다양한 메뉴가 입맛을 돋우여 꿀맛같은 점심식사를 하였다. 서로가 권하고 배려하는 대화가 있어 더 화목한 점심식사 시간이 이어진다. 후식으로 과일과 커피가지 마시고 충분한 휴식시간을 갖었다.

 

정상에서 내려가다가 다시 가까운 거리에 솟아있는 용혈봉을 올라간다. 용혈봉에서 건너편 능선에 강아지 바위와 입술바위는 어쩌면 저렇게 절묘하게 닮았을까? 용혈봉은 몇 년전 여름에 벼락사고가 발생한 곳이기도 하다. 용혈봉에는 우회길이 있고, 암벽길은 손으로 앞 바위를 밀면서 발로 아래 바위를 버티면서 내려가는 사다리 바위타기를 하는 곳이 있다. 내려갈수록 경사가 급해져서 힘들어 하기도 하는 곳이다. 의상능선에서 만 경험할 수 있는 곳이다.

 

그리고 증취봉이다. 증취봉은 길을 따라 걷다보면 증취봉의 정상을 밟지않고 지나가는 분들이 대부분이다. 증취봉 정상은 좌측으로 암벽위에 정상표지석이 서있다. 여기서 내려가면 다시 평지길이다. 평지길엔 낡은 산성길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까지 의상봉, 용출봉, 용혈봉, 증취봉등 의상능선의 네개의 봉을 지나왔다. 나월봉 아래서 잠시 쉬었다가 다시 걷기를 시작한다. 나월봉은 암벽길이 워낙 사나워 정상을 우회하였다. 중간 우회길이 있고 정상을 넘어가는 암벽이 있다.

 

그리고 나한봉은 아무나 오를수 있는 평범한 길이지만, 그냥 한번 올려다 보고 우회길로 진행을 한다. 우회길을 돌아가면 삼각봉(칠성봉)을 오르는 암벽길이 기다리고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암벽길이라 철책이 세워져 있다. 삼각봉에 올라서면 삼각점이 있다. 그래서 삼각봉이라 부르기도 하고, 칠성봉이라 부르는 사람들도 있다. 여기서 행궁지로 내려가는 능선길이 또 있다. 여기서 내려가 오르는 문수봉이 의상능선의 여덟번째 마지막 봉우리이다.

 

올라가는 길은 괜 찮은 데, 내려가는 길이 급 경사길이다. 그래서 우리는 다시 우회길로 대남문을 향해 걸었다. 우리가 걸어온 우회길은 음지길이라 얼었던 길이 녹아 질퍽한 흙 탕길이라 걷기가 몹시 힘겨웠다. 오늘 산행은 여기 대남문까지이다. 문수사에 들렀다가 구기동으로 하산을 하였다. 구기동 하산길은 돌로 이어지는 계단길이 더 힘겹게 한다. 10시가 조금 지나서 시작한 의상능선 산행은 오후 4시가 다 되어 구기동으로 하산을 하였다. 버스로 불광역으로 이동을 하였다.

 

오늘(3/18)은 다우산악회 창립4주년 기념산행이다. 식당에 자리를 잡고 창립기념일 겸 산행 뒤풀이 시간을 가졌다. 산행은 눈이 즐거운 시간이었다면 뒤풀이는 입이 즐거운 시간이다. 길비를 굽고 이슬과 맥주, 소맥으로 건배를 하였다. 뒤풀이에 동주님이 함께 하여 주었다. 처음  산행을 함께한 나무늘보님과 근우님 반가웠습니다. 보현님과 풀향기님 너무 오랫만에 함께하여 즐거운 산행이었습니다. 뒤풀이 참석해 주신 동주님 우정이 빛났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힘든 산행 함께 해주신 님들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