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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탐방 [5] *-

paxlee 2008. 9. 4. 20:09

 

               [르포라이터 민병준의 향토기행] - 서울 2 북동부[2]

▲ 망우리공원묘지의 산책로. 만해 한용운, 박인환 시인 등 수많은 명사가 묻혀 있는 이 묘지의 산책로는 ‘사색의 길’이란 이름을 얻었다.
망우리고개 주변의 망우산(281.7m) 일대에 조성된 망우리 공원묘지는 서울 안에 있는 유일한 공동묘지다. 일제강점기에 미아리 공동묘지를 옮기면서 1933년 무렵부터 묘가 들어섰다. 사연 없는 무덤 없겠지만, 우리나라 어린이 운동의 효시인 방정환, 독립운동가이며 민족대표 33인 중 한 분인 오세창, 명시 ‘님의 침묵’을 지은 승려 시인 만해 한용운, 우두 보급의 선구자로 의학자이며 국어학자인 지석영, 임시정부 내무부 서기를 역임한 독립운동가 문명훤, 제헌국회의원이며 진보당 당수였던 조봉암, 그리고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 그의 눈동자 입술은 / 내 가슴에 있네…’하고 노래했던 ‘세월이 가면’의 시인 박인환 등등 쟁쟁한 사람들이 묻혀 있다.

그런데, 이곳은 으스스한 공동묘지가 아니라 산책코스도 있는 공원묘지다. 실제로 한겨울인데도 묘지 순환로엔 친구들끼리 찾은 소녀들, 아이 손을 잡고 찾아온 가족, 여유롭게 산책을 즐기는 연인, 남쪽의 아차산부터 산줄기를 연결하여 걸어온 등산인들로 매우 활기가 넘쳐났다. 산책로 양쪽엔 아름드리 벚나무가 즐비하니 아마 봄 풍광도 일품일 터. 꽃잎 휘날리는 봄날에 다시 한 번 찾고 싶다. 잠깐, 망우리 묘지공원 안에 있는 산책로 이름은 바로 ‘사색의 길’이다.

▲ 망우리공원묘지의 산책로. 만해 한용운, 박인환 시인 등 수많은 명사가 묻혀 있는 이 묘지의 산책로는 ‘사색의 길’이란 이름을 얻었다. /중랑천 하류의 살곶이다리는 요즘도 주민들이 애용하고 있지만, 아쉽게도 절반은 콘크리트로 복원이 되어 있다.
아차산과 광나루를 끼고 있는 광진구는 고구려의 숨결이 남아 있는 곳이다. 원래 백제의 땅이었으나 475년에 고구려 장수왕이 쳐들어와 한강 유역을 차지한 후 551년 나제연합군에게 빼앗길 때까지 서울 지역은 70여 년 동안 고구려 영토가 된다. 장수왕은 백제와의 전투 당시 개로왕을 사로잡아 이 산성 아래에서 목을 베었다. 고구려 평원왕의 사위 온달장군이 신라에 빼앗긴 한강유역을 되찾고자 싸우다 목숨을 잃은 곳도 이 아차산성이라는 설화도 전한다.

고구려가 한강을 지배할 당시 아차산성은 고구려의 전방기지였다. 그래서 이곳엔 당시의 흔적이 많이 남아있다. 알려졌던 아차산성 이외에 17개의 보루를 찾아냈고, 2,750점의 유물을 발굴했다. 남한에선 충주의 중원고구려비 외에 고구려 유적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17개 보루 중 아차산 지휘부였던 홍련봉 보루를 포함해 9개소나 품게 된 광진구는 한껏 들떠있다. 그래서 매년 1월1일 해맞이 축제, 10월 아차산 고구려축제를 벌이고, 현재 고구려 유적공원과 박물관 건립을 위한 고구려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 서울 북동부 명소 위치도

아차산은 높지도 빼어나지도 않은 아담한 산이다. 하지만 능선의 보루에 서면 한강에 접한 최고의 요새답게 사방 조망이 아주 좋다. 북쪽과 서쪽으론 불수도북 산줄기 안에 폭 안긴 서울 강북 지역이 한눈에 들고, 동쪽으론 구리·남양주의 산천이, 남쪽으론 한강 너머로 강남의 빌딩군이 펼쳐진다. 서울을 둘러싸고 있는 모든 산줄기와 시가지 전체를 거의 바라볼 수 있는 곳이라면 명당 중의 명당이 아닌가.

무엇보다 아차산 보루에서 감상하는 일출은 여느 높다란 산정이나 관동팔경의 동해 일출과는 또 다른 감동이 있었다. 도도히 흐르는 한강 너머의 산봉우리에서 솟아올라 백제의 하남 위례성을 밝게 비추는 붉은 태양. 때맞춰 까마귀라도 날았다면 삼족오의 환생이라 착각했을 것이다. 저 한강을 굽어보며 어찌 장수왕과 개로왕이 백척간두의 대결을 벌이던 1,500여 년 전으로 상상의 날개를 펴지 않을 수 있겠는가.

 

상허 이태준 고택
성북구 성북동에 있는 상허 이태준 고택(시민속자료 제11호)은 소설가 이태준이 1933년부터 1946년까지 머물면서 달밤, 돌다리, 황진이 등의 작품을 집필한 곳이다. 1933년에 지은 개량한옥으로 서남향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별채 없이 사랑채와 안채를 결합한 본채로만 이루어져 있다. 현재는 이태준의 후손이 당호인 수연산방(壽硯山房)이라는 이름으로 녹차·대추차·오미자차·더덕주 등을 판매하는 전통찻집을 운영하고 있다. 한성대입구역 6번 출입구 2112번·1111번 시내버스와 성북03번 마을버스 이용. 전화 02-764-1736

 


심우장
성북구 성북동 심우장(시기념물 제7호)은 독립운동가이자 승려 시인인 만해(萬海) 한용운(韓龍雲·1879-1944)이 1933년에 짓고 만년을 보낸 곳이다. 만해는 한일늑약이 체결되자 중국에 망명했다가 1913년에 귀국했다. 1919년 3월1일 독립운동이 일어나자 민족대표 33명 중 한 사람으로 독립선언서를 발표해 3년 동안 옥살이를 했다. 출옥 후에도 선생은 조국 독립을 위해 힘쓰다가 1944년 심우장에서 세상을 떠났다. 저서로는 조선불교유신론, 님의 침묵 등이 있다. 심우장의 규모는 앞면 4칸·옆면 2칸의 팔작기와집이다. 선생은 총독부와 마주보기 싫다 해 일부러 북향으로 집을 지었다고 한다. 한성대입구역 6번 출입구 2112번·1111번 시내버스와 성북03번 마을버스 이용.


간송미술관
성북구 성북동의 간송미술관은 한국 전통미술품을 주로 소장하고 있는 한국 최초의 민간박물관이다. 간송(澗松) 전형필(全鎣弼)이 수장품을 정리·연구하기 위해 1966년 한국민족미술연구소의 부속기관으로 발족됐다. 간송미술관에는 국보로 지정된 훈민정음(제70호), 동국정운 권1, 6(제71호), 금동계미명삼존불(제72호), 금동삼존불감(제73호), 청자압형수적(제74호), 청자기린유개향로(제65호), 청자상감포류수금문정병(제66호), 동래선생교정북사상절(제149호), 혜원 신윤복의 쌍검대무(제135호) 등 많은 문화유산이 있다. 매년 봄·가을 정기전을 갖는다. 지하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 6번 출입구에서 2112번·1111번 시내버스와 성북03번 마을버스 이용.


선잠단지
성북구 성북동 성북초교 근처에 있는 선잠단지(先蠶壇址·사적 제83호)는 누에치기를 처음 했다는 중국 고대의 잠신(蠶神·누에신) 서릉씨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던 곳이다. 이 단은 1471년(조선 성종 2)에 처음 쌓은 것으로, 단 남쪽 앞뜰에 상징적인 뽕나무를 심고 궁중의 잠실에서 키우는 누에를 먹이게 했다. 지하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 6번 출입구에서 2112번·1111번 시내버스와 성북03번 마을버스 이용.

정릉
성북구 정릉동에 있는 정릉(貞陵·사적 제208호)은 조선 태조 이성계의 두 번째 부인인 신덕왕후 강씨의 무덤이다. 원래 정동에 있었으나 도성 안이라는 논란이 있어 1405년(태종 5) 지금의 자리로 옮겼다. 태봉의 미움으로 수백 년간 방치되다시피 하다가 1669년(현종 10)에 송시열의 상소로 왕후 무덤의 격을 갖추게 됐다. 병풍석과 난간석을 세우지 않고, 호석과 양석이 각 1쌍으로 줄어들어 다른 왕후의 무덤에 비해 빈약하지만 조선왕조 최초로 만든 왕비의 무덤이다. 관람 09:00~17:30(하절기 18:30), 1시간 전 매표. 매주 월요일 휴관. 입장료 대인(19~64세) 1,000원, 소인(7~18세) 500원. 지하철 4호선 성신여대 6번 출입구에서 아리랑고개 방향 100m 지점에서 정릉행 버스 승차. 전화 02-914-5133


의릉
성북구 석관동에 있는 의릉(懿陵·사적 제204호)은 조선 20대 경종과 그의 계비 선의왕후의 무덤이다. 경종은 희빈 장씨의 소생으로 어렸을 때부터 몸이 약해 왕위에 오른 지 4년만에 세상을 떠났다. 일반적으로 쌍릉은 좌우로 조성하지만 이 무덤은 앞뒤로 무덤을 조성한 상하이봉릉(上下異封陵)이다. 관람 09:00~17:30(하절기 18:30), 30분 전 매표. 매주 월요일 휴관. 입장료 대인(19~64세) 1,000원, 소인(7~18세) 500원. 지하철 1호선 신이문역 1번 출입구에서 도보 15분. 지하철 6호선 돌곶이역 7번 출입구에서 도보 15분. 전화 02-964-0579


최순우 고택 
성북구 성북동에 있는 최순우 고택(시등록문화재 제268호)은 고고미술학자이자 미술평론가였던 최순우(1916-1984)가 살았던 옛집이다. 1930년대에 지은 전통 한옥으로 전형적인 경기지방 한옥 양식이다. 허물어질 위기에 처한 것을 시민운동단체인 한국내셔널트러스트가 매입해 2003~4년 복원해 ‘시민문화유산 제1호’라는 별칭을 얻었다. 안채는 전시 공간으로 이용하고 동편 행랑채는 사무실, 서편 행랑채는 회의실과 휴게 공간 등으로 꾸며져 있다. 개방시간 4~11월 화~토 10:00~16:00. 지하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 5번 출입구에서 도보 10분. 전화 02-3675-3401

 

성락원
성북구 성북동에 있는 성락원(城樂苑)은 조선 철종 때 이조판서를 지낸 심상응의 별장을 고종의 아들 의친왕의 별궁으로 삼은 정원이다. 물이 흐르는 경치에 따라 앞뜰·안뜰·바깥뜰로 나눈다. 앞뜰은 두 골짜기에서 흘러내린 물줄기가 하나로 합쳐지는 쌍류동천과 안뜰 앞을 막아 아늑하게 감싸 만든 용두가산이 있다. 이곳에는 200∼300년 되는 엄나무를 비롯해 느티나무·소나무·참나무·단풍나무·다래나무·말채나무 등이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안뜰에는 영벽지와 폭포가 있고, 바깥뜰에는 송석과 연못이 있다. 지하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 6번 출입구에서 2112번·1111번 시내버스와 성북03번 마을버스 이용.


돈암장
성북구 동소문동에 있는 돈암장(敦岩莊)은 목조 팔작지붕의 한옥 건물이다. 1939년 중요무형문화재 제74호 대목장 보유자 배희한(裵喜漢)이 궁궐 양식으로 지었다. 이승만이 1945년 미국에서 귀국해 대통령으로 취임하기 전 2년간 거처했으며, 첫 내각을 조직한 곳으로 한국 근대 정치사에 중요한 역사적 현장이다. 돈암장 남쪽 정원에는 연립주택 등이 들어서 있고 현재는 본채만이 남아 있다. 건물 내부는 현대식으로 개조됐지만 외관은 건립 당시 그대로다.


한의약박물관
동대문구 용두동 동의보감타워 지하 2층에 있는 한의약박물관은 동대문구청이 설립한 구립박물관으로서 한국의 전통 한의학 관련 유물과 한약재 등을 전시하고 있다. 탕약제조기와 한약재 제조장비 등 한의약 관련 유물 400여 점과 한약재 500여 점을 전시해 한의약의 역사, 한방의 원리, 한의학 명의와 고서 등이 갖춰져 있다. 또 한방 체험실, 다목적 교육실, 조선시대 환자 치료를 위해 설치한 보제원 모형 등도 마련됐다. 입장 무료. 지하철 1호선 제기동역 3번 출입구에서 도보 3분, 2호선 용두역 2번 출입구에서 도보 7분. 전화 02-3299-4900~3


영휘원
동대문구 청량리동 세종대왕기념관 옆에 있는 영휘원(사적 제361호)은 조선시대 고종의 계비인 순헌귀비 엄씨의 묘소다. 엄비는 1897년(광무 원년) 원자 은을 낳아 귀인으로 책봉됐고, 그 후 순비, 순헌귀비로 책봉됐다. 1898년 아관파천 때는 고종황제를 모시고 러시아 공사관에서 생활했다. 원래 영휘원 근처에는 명성황후 민씨를 모신 홍릉이 있었으나 1919년 경기도 남양주시 금곡으로 이장했다. 관람시간 09:00~17:30. 관람료 400원. 월요일 휴관. 지하철 6호선 고려대역 3번 출입구에서 도보 5분, 1호선 청량리역 2번 출입구에서 도보 10분.


세종대왕기념관
동대문구 청량리동에 있는 세종대왕기념관은 세종대왕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1973년 개관했다. 전시관은 재위 32년간의 업적이 그림으로 표현된 일대기실, 한글 관련 문헌을 전시한 한글실, 세종 시대에 정비된 각종 국악기와 관련 자료가 있는 국악실, 활자 관계 유물을 비롯해 측우기·해시계·물시계 등의 발명품이 전시된 과학진열실 이렇게 4개 전시실 등으로 구성돼 있다. 현재 이곳에는 능엄경언해(보물 제763호), 몽산화상법어약록언해(보물 제769호), 금강경삼가해(보물 제772-1호), 복각천상열차분야지도(보물 제837호), 수표석(보물 제838호)를 비롯해 세종대왕신도비, 구영릉 석물 12기가 있다. 관람시간 하절기 09:00~18:00, 동절기 09:30~17:00. 관람료 어른 1,800원. 일요일 무료. 월요일 휴관. 지하철 6호선 고려대역 3번 출입구에서 도보 5분, 1호선 청량리역 2번 출입구에서 도보 10분. 전화 02-969-8851

선농단
동대문구 제기동의 선농단(先農壇·사적 제436호)은 농사의 신인 고대 중국의 제왕 신농씨(神農氏)와 후직씨(后稷氏)를 제사지내던 곳이다. 조선 태조 이래 역대 임금들이 제를 올린 뒤에는 선농단 바로 남쪽에 마련된 적전(籍田)에서 친히 밭을 갊으로써 백성들에게 농사일이 소중함을 알리고 권농에 힘쓰기도 한 우리나라 전통 농경문화의 상징적 유적이다. 지금은 사방 4m의 돌단만이 남아 있다. 행사가 끝나면 중신과 백성에 이르기까지 모든 참가자들의 수고를 위로하기 위해 소를 잡아 국말이밥을 내렸는데 이를 선농탕이라 했으며 오늘에 와서 설렁탕이라 부르게 됐다. 요즘에는 농림부·동대문구청·동대문문화원 주관으로 매년 4월20일 선농제향을 재현하고 있다. 6호선 안암역에서 도보 10분.


홍릉수목원
동대문구 청량리동 임업연구원 내에 있는 홍릉수목원은 1922년 임업시험장을 설립하면서 조성된 한국 최초의 수목원이다. 전체 면적 44만㎡이다. 현재 북한지역 자생 수종을 제외하고 총 157과 2,035종의 국내 식물 2만여 개체를 수집·식재해 전시하고 있으며, 석엽 등 각종 표본 4,245종을 소장하고 있다. 수목원 안에는 산림·임업 등에 관한 정보가 집대성한 산림과학관이 자리 잡고 있다. 개방시간은 일요일 10:00~17:00. 입장료는 무료. 평일에는 예약. 월요일 휴관. 지하철 1호선 청량리역 2번 출입구에서 도보 10분. 전화 02-961-2873~4


경동시장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용두동에 있는 경동시장은 농·수·축산물·건어물, 인삼·한약재 등을 도소매하고 있는 시장이다. 6·25전쟁 이후 경기도 북부 일원과 강원도 일대에서 들여오는 농산물과 채소, 임산물들이 옛 성동역(현 미도파백화점 자리)과 청량리역을 통해 몰려들면서 형성됐다. 특히 옛 보제원터를 중심으로 자리 잡은 서울약령시(경동 약령시장)는 전국 각지에서 생산된 한약재를 취급하는 한약 전문시장으로 유명하다. 한의원 324개소, 약국 312개소, 한약도매업체 57개소, 한약수출업체 99개소 등 한약관련업체 899개소가 밀집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