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의 산행기

-* 관악산의 하루 *-

paxlee 2009. 2. 9. 12:52

                  관악산의 하루

 

오늘(2/8)은 청산님과 낙성역에서 10:05분에 만나 관악산을 올라갔다. 관악산을 오르는 코스가 많으나 서울쪽에서 오르는 코스는 서울대입구코스와 서울공대뒤 능선코스, 사당역코스가 가장 많이 오르는 코스이다. 낙성대역에서 오르면 사당역에서 오르는 것 보다 조금 더 거리가 단축되고, 산행코스가 가파르지 않고 평탄한 흙 길은 경사가 완만하여 산행 하기에 좋은 코스이다. 올라가면서 서울을 조망해 보는 경관도 그만이다. 

 

상봉약수터까지는 길이 좋은 편이다. 여기서 사당역갈림길까지는 조금씩 암벽길을 만나게 된다. 관악산의 참 맛을 음미하게 해 주는 암벽이 시작 되면서 경사가 차츰 가파라지기 시작 한다. 갈림길에 이르면 사당역에서 올라오는 등산객을 더 많이 만나게 되어 산길은 등산객으로 끝없이 이어진다. 오늘은 날씨가 포근하여 그런지 등산객이 많아 길은 지체를 하면서, 날씨 탓인지 땀을 많이 흘리며 올라갔다. 

 

하마바위의 암벽을 올라가거나 돌아가는 길도 암벽을 타고 넘어가야 한다. 암벽길을 지날때는 등산객이 멀리까지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는 지체가 반복되곤 하였다. 암벽길을 조금 내려가면 다시 마당바위를 올라가게 되는데, 올라 갈수록 등산객은 더 많이 분비고 있어서 우리는 마당바위에서 쉬어가는 곳인데, 그냥 걸어서 지나왔다. 조금 더 올라가면 헬기장이 나오고 또 한참을 오르다 보면 다시 헬기장을 만나게 된다.

 

414봉을 지나서 암벽코스를 오르면 관악문을 지나게 되는데, 암벽을 타고 지나가면 관악문 위로 지나가게 되어 관악문을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관악문을 통과하려면 암벽을 우회하면서 돌아서 올라가야 관악문을 지나게 된다. 전에는 관악산 통천문이라고 하였는데, 언제부터인가 관악문으로 더 알려져있다. 삼각산 사모바위에서 승가봉 사이에도 삼각산 통천문이 있다. 통천문은 암벽과 암벽사이 위에 지붕처럼 암벽이 놓여있어 그 자연미에 설레임을 느끼며 지나곤 한다.

 

통천문을 지나 경사진 길을 올라가면 연주대가 바로 조망되는 높은 봉우리(559m)에 올라서게 된다. 흐르는 땀을 닦으며 여기서 서울을 한 번 더 조망해 보면 서울 시내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인다. 한강의 푸른 물줄기가 힘차게 흐르고, 그 건너 남산이 자리하고 북한산과 도봉산의 원경이 크로즈업 되어 온다. 수락산과 불암산도 조망이 되며, 뒤쪽으로 눈을 돌리면 청계산이 뻗어있다. 산을 오르는 재미가 높은 위치에서 이렇게 탁 트인 넓은 곳을 바라보는 시야가 있어 산행의 묘미를 느끼게 된다.  

 

내려가서 연주대 안부에서 연주대를 올려다보면, 아니 559봉에서 부터 연주대를 오르고 싶은 욕망이 일곤한다. 여기서 바로 직진을 하면 연주대를 오르는 길이다. 이 길이 아마도 관악산 암벽코스 중에서도 난 코스에 해당된다. 암벽을 오르는 루터는 세곳쯤 된다. 로프줄이 곳곳에 내려져 있어 누구나 오를 수는 있다. 이길을 많이 올라가 본 경험자들은 대부분 관악사지로 우회길을 걷는다. 관악사지에 이르면 점심식사를 할 수 있는 시간과 장소가 적당하기 때문이다.

 

우리도 관악사지로 이어지는 우회길을 돌아갔다. 산 모퉁이를 돌아서 내려가다 보니 저 만큼 앞서서 눈에 익은 노을님과 미진님이 앞서가고 있어서 소리쳐 불렀다. 반갑게 만나서 인사를 나누고 같이 산행을 하게 되어 조금 더 재미있고 즐거운 산행이 되었다. 그들은 사당역에서 올라왔다고 하였다. 관악사지에 도착하여 잔디밭 한 쪽에 자리를 잡고 점심식사를 하였다. 둘이서 마주 앉아서 먹는 것 보다 넷이서 둘러앉아 대화를 주고 받으며 한 층 맛있는 식사를 하였다.

 

연주암의 창건은 해동 화엄 초조(初祖) 의상스님에 의해서다. <연주암중건기> 등 사찰에 전하는 기록에 따르면 스님은 문무왕 17년(677)에 관악산에 의상대(연주대)를 세우고, 그 아래에 관악사를 창건했다고 한다. 이 관악사가 연주암의 본래 이름이고 의상대는 지금의 연주대이다. 그러나 의상스님이 연주암을 어떤 이유로 창건하게 됐는지, 또 이곳에서 어떻게 수행 정진했는지는 기록이 없다. 관악사지는 관악사의 절 터이며 연주암의 모태가 되는 곳이다.

 

의상대가 지금의 연주대로 바뀐 연유는 고려가 망하자 강득룡(姜得龍), 서견(徐甄), 남을진(南乙珍) 등 유신들이 관악산에 은신하며 의상대에서 고려 왕조를 그리워 한데서 유래한다는 것으로 임금을 뜻하는 ‘주(主)’를 써서 ‘임금을 그리워한다’는 뜻의 연주(戀主)’를 관악사의 새 이름으로 삼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의상대가 연주대로 불리게 되었다는 설이 전해오고 있다. 또 다른 이야기는 태종의 아들 양영대군과 효령대군이 세종에게 왕위를 물려주는 과정에 이곳에 머물렀다는 기록도 전한다.

 

중식을 끝내고 우리는 연주암에 들려 볼일을 보고 방송국 중계탑이 서 있는 안부를 넘어 관악산 주 능선을 따라 진행하다가 팔봉능선 코스로 하산을 하기로 하였다. 팔봉능선 입구에서 잠시 쉬면서 과일을 나누어 먹고 팔봉능선의 암벽길을 내려갔다. 관악산에서 과천 종합청사쪽에서 육봉능선으로 올라와 팔봉능선으로 하산하는 코스가 관악산의 암봉코스로는 백미이다. 팔봉능선이 오늘 산행의 하일라이트라고 해야 할것 같다.

 

첫 봉에서 내려가는 길부터 가파른 암벽길이 시작되었다. 수 많은 등산객이 함께 내려가다 보니 조금씩 기다리기도 하면서 주의를 하면서 내려갔다. 내려가서 두번째 봉을 오르는 길이 가장 힘든 코스가 아닌가 한다. 일부는 우회길로 돌아가고, 우리는 10여m가 넘는 암벽길을 오르다가 발을 올려놓는 곳이 너무 높아 손으로 발을 간신히 끌어올려 놓고 손으로 암벽을 당기면서 어렵게 올라갔다.

 

올라가는 것 만큼 내려가는 길도 여전히 암벽의 길은 쉽지가 않았다. 암벽길이 워낙 험하다 보니 직선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고, 우측으로 돌아서 내려가는 길도 있으며, 또 좌측으로 내려서는 길도 있었다. 지체를 하다보니 세곳의 하산코스로 서서히 내려갔다. 우선은 가장 난 코스는 지나왔다고 안심을 하다보면 다음에 또 연이어 암벽코스가 나타난다. 조금씩 암벽길이 짧아지기는 하였으나 쉬운길은 아니었다.

 

그렇게 몇개의 암봉을 지나오다 보면 마지막으로 길게 뻗어있는 칼바위처럼 날카로운 암벽길이 저 앞에 보인다. 전망대 바위를 두개쯤 지나 칼바위에 도착하여 보면 멀리서 볼 때 같이 날카롭지는 않고 암벽 길은 넓게 전개되어 위험하지는 않았다. 아기자기한 암벽길을 가슴조리며 설레임의 울림을 감지하면서 스릴만점의 암벽코스를 무사히 지나고 나면 역시 암벽코스에서 산행의 진수를 느끼며 감동을 맛보게 된다.

 

여기서 부터 하산 길은 무난한 편이다. 다 내려와서 매마른 개울을 건너 계곡을 따라 무너미고개를 넘어 하산하는 길은 멀고 지루하게 내려가야 하는 길이 전개된다. 얼었던 길이 녹아 조금은 진 흙탕길이 있기도 하였지만 많은 등산객들과 어울려 내려가다 보면 넓은 시멘트길에 이른다. 오늘은 사당역과 낙성대역에서 10시쯤에 산행을 시작하여 팔봉능선을 거처 하산을 하다보니 오후 5시가 넘어 서울대입구 버스타는 곳에 도착을 하였다. 산행도중 노을님과 미진님을 만나 더 즐거운 산행이 되었다.  

 

산행코스 / 낙성대역-상봉약수터-사당역갈림길-하마바위-마당바위-헬기장-414m봉-관악문-559m봉-연주대안부삼거리-관악사지-중식-연주암-방송국중계탑안부-관악주능선-팔봉능선-무너미고개-서울대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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