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의 산행기

-* 수락산과 불암산을 걸어 온 길은 *-

paxlee 2010. 2. 7. 22:26

 

                수락산과 불암산을 걸어 온 길은

 

산행일시 / 2010, 02, 07. 일요일 09:30분.
모임장소 / 전철 7호선 수락산 역 1번 출구.
산행회원 / 소나무 외8명.
산행코스 / 수락산역-덕성여대생활관-귀임봉가는길-수락산 능선길-도솔봉 우회길-덕릉고개로 하산-

               불암산오르기-7부능선에서 중식-석장봉-불암산 정상-헬기장-삼육대학으로 하산.-

               허참이네서 뒤풀이.

 

                      

 

산 길은 정상으로 통한다. 정상을 오르는 길은 산의 능선마다, 산 골짜기마다 수없이 많다. 산 길을 걷는 것은 산에 오르기 위한 것이므로 우리는 휴일이면 산행을 하면서 산 길을 걷는다. 서울의 산은 암벽이 많은 암산이어서 겨울 산행은 언제나 망서리게 한다. 겨울 산은 눈이 쌓여 있거나, 움지쪽에는 어김없이 얼음이 깔려있어 산행을 어렵게 하기 때문에 산행 코스를 결정하는 데,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든다. 그 날의 산행동료들이 산행에 익숙한 경험자들인가, 초보 산행자가 있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오늘도 수락산 산행공지가 올려 져, 어느 코스로 올라가야 조금 안전하게 산행을 무리없이 진행 할 수 있을까? 고민을 하였다. 수락산 산 길은 서울의 산의 대부분이 그렇지만, 수락을 오르는 코스마다 암벽 길이 없는 곳은 없다. 그 만큼 산행은 지체를 하는 곳이 많으므로 수락산역에서 산행을 출발하면서도 우선 가장 걷기 편하고 등산객이 분비지 않는 길을 선택하기로 하였다. 지난 여름에 올라간 귀임봉으로 올라가는 길이 조금 돌아가기는 하지만, 한가롭고 산길이 흙 길이어서 걷기가 편하다는 이유로 우리 그 길을 걷기로 하였다.

 

수락산 코스 중에서 산객이 가장 많이 올라가는 수락계곡길로 올라가다가 덕성여대 생활관을 지나면서 우측으로 귀임봉으로 오르는 안내판을 따라 올라갔다. 능선에 올라서기 까지는 오르막 길이어서 열심히 오르면 땀을 한 바탕 흘리면서 올라가야 능선에 올라설 수 있다. 일단 능선에 올라서면 길은 편하게 부드러운 흙 길이 우리를 맞이한다. 서울의 산에서 이렇게 걷기 좋은 흙길을 걷기란 쉬운 것이 아니다. 조금씩 오름 길이 전개되지만, 암벽길이 아니어서 서서히 올라가며 많은 대화를 나누며 오를 수 있다.

 

귀임봉에서 연결되는 능선길에 올라서면 수락산에서 걷기좋은 길이 열린다. 갑자기 산악 자전거를 탄 10여명이 먼지를 일으키며 내려온다. 서울의 산에서 산악자전거를 탈 수 있는 산 길도 많지 않다. 도솔봉 오르막 길까지 자전거를 탈 수 있는 거리가 상당히 긴 편이다. 도솔봉 허리길을 돌아가기 전 작은 봉우리에 올라가 휴식시간을 가지며 간식을 나누어 먹고, 오늘 산행 중 도솔봉 허리길을 돌아가는 음지길은 얼음이 까려있고, 암벽을 타면서 진행하는 이 길이 가장 어려움을 느끼며 진행해야 하는 난 코스이다.

 

도솔봉 허리길을 돌아서 다음 능선에 올라서면 양지쪽 길은 걸을 만 하다. 그러나 이제 부터가 정상까지 본격적인 암벽 길을 걸어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도솔봉으로 우회전하여 올라갔다. 여기서 불암산으로 산행을 이어가기로 하였다. 불암산까지 가야 하는 장거리 산행을 생각하면서 도솔봉 정상을 오르는 것은 생락을 하고, 불암산 정상을 건너다 보니 멀게만 보여 모두들 저곳까지 얼마나 걸어야 하느냐고 묻는다. 그래도 수락산 정상을 오르는 것 보다 산 길이 좋은 편이라서 그 길을 걷기로 하였다.

 

내려가는 길은 양지쪽 길이어서 조금씩 암벽이 있기는 하였으나, 경사가 급하지도 않고 그렇게 비탈길도 아니어서 서서히 내려 갔다. 예비군 훈련장 철책을 따라 내려가서 덕릉고개의 불암산 연결 통로를 지나 불암산을 올라갔다. 군데 군데 얼음길이 전개되기는 하였으나, 오늘은 산행팀원들이 모두 경험이 많은 산우들이라 불평없이 올라갔다. 한 7부능선 가까이 올라가면서 1시가 넘었다면서 배가 고프다고 하여 한 곳에 자리를 잡고 점심식사를 하고 진행하기로 하였다. 오늘도 점심은 김밥과 컵라면을 준비 해 왔다.

 

컵 라면에 더운 물을 붓고 기다리는 동안 고구마 삶은 것과 떡을 먹으며 기다렸다가 점심을 먹고, 라면을 먹은 후에 격식에 맞지는 않지만, 커피까지 마시고 자리를 정리하여 일어나 다시 정상을 향해 올라갔다. 마지막 능선에 올라서면 불암산 정상이 눈 앞에 다가 선다. 여기서 바위를 타고 내려가는 길이 위험하여 우회길로 돌아서 내려가서 다시 올라가야 하는 길이 이어진다. 이 길을 오르며 우리가 지나운 도솔봉을 건너다 보면 꽤 멀리 보인다. 그리고 상계동의 이모저모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고, 도봉산 북한산이 연봉으로 이어저 보현봉까지 능선이 하나의 선으로 연결되어 있다.

 

석장봉 암봉에 올라가 기념사진을 찍고 불암산 정상을 향해 철 계단길을 올라갔다. 철 구조물로 계단을 설치하기 전에는 오르는 길이 사나웠으나 이제는 쉽게 오를 수 있다. 불암산 정상을 바위가 뾰죽하게 솟아 정상이 협소하다. 기념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올라가고 우리는 아래쪽에 모여서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계단을 이용하여 하산을 하였다. 계단길을 내려기면 계단과 소나무가 어우러져 분위기가 있는 길을 연출하기도 한다. 계단이 끝나는 곳에 또 다른 암벽이 이곳 저곳에 솟아있다. 이왕이면 여기까지 계단을 설치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상계역으로 하산하는 길과 불암사로 내려가는 네거리 갈림 길에서 우리는 헬기장으로 올라갔다. 열심히 올라가면 숨이 가쁘고 땀이 나려고 한다. 헬기장에서 부터는 계속 내리막길이 전개된다. 처음에는 암벽길이 조금씩 나타나지만, 경사가 조금 완만해 지면 다시 걷기 편한 흙 길이 이어진다. 서울의 산 길이 이곳만 같으면 고생을 들면서 즐거운 산행을 더 많이 할 수도 있으련만, 서울의 산 길은 어디를 가나 암벽의 산 길을 걸어야 한다. 암벽의 길은 또 다른 산행의 즐거움을 주기도 하지만, 겨울 산행에서는 암벽의 길을 가능하면 피해 가고 싶다.

 

산행의 긴장을 풀면서 대화를 나누며 하산하는 즐거움 속에 산 길의 부드러움 만큼이나 산행의 멋과 낭만을 즐기게 된다. 불암산은 산행코스가 짧다는 이유로 서울의 산 중에 불암산을 찾는 산행객이 적은 편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산 길을 걸어본 산객은 불암산의 부드러운 이 길을 다시 걷고 싶어한다. 도봉산의 보문능선, 북한산의 북한산성길, 청계산의 옥녀봉에서 오르는 길이 그래도 암벽길을 비켜가는 산길이 아닌가 한다. 하산을 하다가 공릉동과 삼육대학으로 내려가는 갈림길에서 삼육대학으로 하산을 하였다.

 

삼육대학 제명호수에도 얼음이 꽁꽁 얼어 있다. 호수가의 소나무는 전 보다 더 호수로 누워있는 것 같이 느껴졌다. 저 소나무는 얼마나 힘이 들었으면 저렇게 저 자세로 버티고 있을까, 바라보는 사람을 더 힘들게 한다. 삼육대학으로 내려가는 길은 그대로 얼음이 꽁꽁얼어 빙판이 되어 있다. 길 가로, 길 옆 하수로로 내려가기도 하면서 잔뜩 긴장을 하면서 내려 가고 있는데, 누군가 뒤에서 쿵 하고 소리를 내면서 넘어졌다. 음지길을 벗어나니 소나무가 울창한 교내의 분위기는 대학의 멋과 낭만이 속삭이는 듯 했다.

 

태능에 왔으니 태릉 갈비를 먹고가자고 하여 우리는 걸어서 허참이네 숫불갈비 집으로 갔다. 수락산 자락에서 10시부터 산행을 시작하여 삼육대학을 나오니 오후 4시 30분이 다 되었다. 그곳에서 길비를 굽고 참이슬로 수락산 도솔봉에서 불암산 까지 겨울 산행을 무사히 마무리 한 것에 감사하며 건배를 들었다. 팔을 다친 영민님도 함께 하여 주었고, 목동님도 부부가 같이 산행을 해 주셔서 반가웠으며, 수기님, 현이님, 안나님의 다우산방 삼총사가 함께 해주어 더 즐거운 산행이 되었다. 함께 해 주신 다우님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