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의 산행기

-* 여름과 봄, 겨울 풍경을 만난 용문산을 다녀와서 *-

paxlee 2010. 5. 18. 23:19

 

             여름과 봄, 겨울 풍경을 만난 용문산을 다녀와서

 

산행일시 / 2010, 05, 16. 일요일 07:30분.

모임장소 / 전철 용산역 중앙전철 타는곳. (용문행 07:42분 발)
모임장소 / .소나무외 14명

산행코스 /  용문관광단지-용문사-마당바위-용문산 정상-장군봉-상원사-용문역.

 

 

 

용문까지 전철이 개통되어 용문산 산행이 아주 가가워 졌다. 지난 3월 눈이 하얕게 쌓였을 때, 마당바위까지 다녀온 후 용문산 정상 산행을 다녀오기로 하였다. 용문행 전철은 등산객으로 만원이었다. 팔당역에서 하차하는 분들은 예봉산을 오르고, 운길산역에서 내리는 등산객은 운길산을 오르고, 국수역에서 청계산 산행을 하고, 용문역에서 내리는 등산객이 가장 많았다. 전철이 양수리의 철교를 지날 때는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곳에 팔당땜이 있어 팔당호수의 넓고 가득한 물은 산과 호수가 만나는 곳엔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안겨주어 산행기분을 업 시켜주었다.

 

용문역에 도착한 후, 버스정류소에서 용문산행 버스를 타야 하는데, 먼저 만원이 된 버스가 출발하고, 우리는 다음 버스로 출발을 하였다. 그러고도 남은 등산객은 다음버스를 이용하는 수 밖에 없었다. 버스로 10여분 걸리는 용문산 입구에서 내려 산행을 시작(10:30)하였다. 용문산 입구에는 지금도 입장료를 받고 있었다. 그 입장료를 징수하는 근거는 무엇인지? 무엇을 위해 사용하는지? 궁금 하였지만, 입장료를 지불하고 산행을 시작하였다. 국립공원 입장료를 폐지할 때, 모든 산에 입장료를 폐지하였으면 이런 불편을 격지 않아도 되엇을 텐데,

 

산마다, 지방마다, 제 각각인 이런 낡은 제도가 존재하는 이유가 뭔지? 너무 따지지 말고, 그냥 넘어가자. 산행 들머리에서 용문산을 올려다보면, 높고 거대한 산 정상엔 송신탑들이 즐비하게 솟아있는 모습들이 자연스럽지가 못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자연은 어느사이에 벌써 산의 색이 초록색의 새 옷으로 단장을 하여 눈이 부실정도로 아름다웠다. 이른 봄부터 숲 속의 풀과 나무들은 꽃을 피우면서 새로운 1년을 시작한다. 요즘은 이팝나무꽃이 한 철이다. 용문사까지는 넓은 도로를 따라 올라가야 한다. 우리는 아스팔트 길 보다는 산의 향기를 호흡하기 위해 산 기슭에 산책로를 따라 올라갔다.    

 

용문사에 도착하면 입구에 거대한 약 1100년을 추정하는 은행나무를 먼저 만나게 된다. 아마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나무가 아닌가 한다. 나무의 높이가 67m이고, 둘레가 15,2m 란다. 겨울에 앙상하던 그 은행나무가 오늘은 연초록의 새 옷으로 갈아입고 있는 모습이 더 우아하게 보였다. 은행나무의 둘레가 너무나 굵은 것을 보고 놀랄가봐 그런지 아래 둘레까지 나무가지가 내려와 푸른 잎새가 치마를 두런 것 같았다. 의상대사가 짚고 다니던 지팡이를 꽂아 놓은 것이 자라서 은행나무가 되었다는 전설이 전해오고 있다.
 
산행은 이곳에서 시작하게 된다. 다리를 건너서 오르는 산 길은 처음부터 돌과 돌이 놓여있고, 바위들이 길을 만들고 있었다. 개울을 따라 오르는 길은 맑은 물이 흐르고, 그 물은 소리를 내며 흐른다. 산은 밑에서 높이 솟아 오르고,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리지만, 산과 물은 한 몸에서 태어났다. 산은 능선을 만들고, 능선은 계곡을 품에 안고, 물은 이 능선과 저 능선골자기에서 물이 조금씩 흐르면서 계곡과 계곡이 만나 개울을 만들고, 개울과 개울이 만나 조금씩 큰 개울이 형성되어 더 많은 개울물을 받아 흐르게 된다. 수정같이 맑고 푸른 물빛은 산을 닮아 담수를 형성하고 있다.

 

물이 조용하게 흐르면 산객들이 물을 보지않고, 산만 보고 오를 까봐 개울물은 바위에 부딪치며 물소리를 내며 흐르는 지도 모른다. 산길과 물길은 나란히 이어지면서, 맑고 맑은 물을 보는 산객은 우리들의 마음을 저만큼 맑게 푸르게 닮아 가려고 한다. 초록의 향연을 펼치고 있는 산을 우러러 보면서 걷는 발걸음은 가볍다. 그러나 산 길은 돌과 돌이 뒤엉켜있어 엉망이다. 이런 길을 걷는 마음과 기분은 밝지 않지만, 산행은 언제나 악 조건과 견제를 받으며 할 수 밖에 없다. 산행은 그래서 고행의 길이기도 하며, 자신의 능력을 확인하면서 한계를 극복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초여름의 날씨는 벌써 무더워 땀이 전신에서 솟아오르고 있었다. 오르다가 개울가에 쉬면서 땀도 닦고, 세수도 한 번하고, 간식도 나누어 먹었다. 아우게님이 떡을 던져주면 멀리있는 분이나. 가까이 있는 분이나, 모두가 하나같이 놓치지 않고 야구선수들 처럼 잘 받는 것이 신기하게 보였다. 그리고 또 열심히 올라갔다. 마당바위에 올라가 한 번 더 쉬었다. 휴식시간은 땀을 닦고, 호흡을 가다듬기도 하지만, 간식으로 에너지를 보충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래서 각자 준비해온 과일과 떡 등을 나누어 먹으며 팀웍을 다지기도 하는 시간이다.

 

용문산은 은행나무가 우명한 것처럼, 마당바위 또한 그 유명세를 하는 바위이다. 여기서 정상까지는 1.7km 이다. 산행기점에서 정상까지는 4km다. 용문산은 높이가 1157m 이다. 경기도에서 가장 높은 산은 화악산(11468.3m)이다. 그 다음은 명지산(1267m), 국망봉(1168m), 용문산은 네번째로 높은 산이다. 다섯번째는 석룡산(1153m)이다. 1000m가 넘은 산은 역시 힘들고 땀을 많이 흘리고, 수고를 해야 오를 수 있다. 초여름이 시작하는 요즘 산행은 겨울과 봄, 산행과는 또 다른 자연의 싱그러운 초목의 향이 좋지만, 날씨가 더워서 많은 땀을 흘려야 한다.   

 

마당바위를 지나 올라가면 계곡끝지점이란 팻말이 서있다. 양쪽 골자기에서 개울이 흘러내려와 맑은 물을 담고 흐르든 개울물줄기가 줄어들면서 소리없이 조금씩 흐른다. 여기서부터는 경사가 가파른 돌과 돌 사이에 바위가 뒤엉킨 사나운 길을 올라가야 한다. 아마도 능선까지 올라서기 까지는 오늘 산행의 가장 힘든 코스가 이어진다. 그래도 많은 등산객들과 더불어 오르다 보면 눈에 보이지 않는 경쟁의식도 느끼면서 동료들이 뒤쳐지면 잠시 기다렸다가 함께 오르기를 거듭하면서, 힘들어하면 잠시 쉬면서 땀도 닦고 이번에는 토마토 하나씩을 나누어 먹고 다시 출발하였다.

 

그렇게 힘든 경사길을 올라가 능선이 보이는 넓은 공간을 지나 능선길에 올라서니 시야가 시원하게 다가왔다. 8부능선엔 아직 벗꽃이 만개하였으며, 진달래가 피어있다. 멀리 건너편 산 능선에 서있는 나무들은 아직도 겨울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헐벗은 앙상한 가지를 하늘높이 뻗쳐들고 서 있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산 들머리엔 여름의 녹음이 짙어가는데, 8부능선 지대엔 벗꽃과 진달래가 한창인 봄이고, 산 정상에 서있는 나무들은 봄을 기다리는 겨울의 나무 그대로 이다. 용문산을 오르며 여름과 봄, 겨울의 풍경을 한 눈에 감상할 수 있는 산행은 용문산에서 만 볼수 있는 풍경이 아닌가 한다.

 

능선길은 그래도 걸을 만 한 길이 이어지고 있었다. 가파른 절벽이 있는 곳엔 계단길을 설치하여 쉽게 오를 수 있도록 만들어 놓아 전에보다 위험구간이 없어 좋았다. 첫째 봉우리에 올라가서 산하를 굽어보는 조망은 땀을 흘리며 올라온 수고의 값을 배풀어 준다. 멀리 남한강의 물줄기도 보여주고, 전에 혼자서 산행한 천사봉(1004m)에도 아직 봄은 오지 않았다. 바로 앞쪽에 용조봉이 솟아있고, 그 넘어에 중원산, 도일봉이 자리하고, 북쪽엔 봉이산이 가까운 거리에 있다. 올라 갈수록 암벽길이 거듭되고 경사도 더 가파르게 이어지고 있었다.

 

작은 봉우리 하나를 넘어서, 또 올라가는 가파른 계단길을 올라갔다. 그리고 다시 내려갔다가 장군봉 삼거리에서 한 번 쉬었다가 정상을 오르는 계단길을 올라갔다. 용문산 정상엔 군부대가 있어서 철조망으로 분리를 해 놓고 넓은 나무마루를 형성해 놓았으며, 정상엔 용문산 정상을 알리는 정상석이 서있었다. 한곳에 정자도 하나 있어 쉼터역할을 하고 있다. 정상의 장소가 좁아 기다렸다가 정상석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내려왔다. 삼거리에서 한 번 휴식을 취한 후 장군봉을 향해 진행을 하였다. 장군봉을 향해가는 허리길을 지나 내려가다가 장소가 다소 협소하였으나 그곳에서 점심을 먹고 가기로 하였다.

 

바위아래 옹기종기 모여앉아 늦은 점심을 맛있게 먹었다. 오늘도 수기님의 곰취의 향이 입맛을 돋우었으며, 영심님의 콩나물구과 앵두님의 미역냉국이 무척 시원하였다. 땀을 흠뻑흘리고 올라오느라고 소비한 에너지를 보충하는 점심은 언제나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 되어준다. 오늘도 앵두님의 특별식은 인기가 만점이었다. 과일과 커피까지 마시고 나니 배가 든든해 졌다. 원정산행은 시간에 쫒겨 간단하게 식사를 할 수 밖에 없지만, 우리는 점심시간을 길게 가질수있는 여유가 있어서 전철이 닫는 산행은 그 만큼 인기가 있다.

 

점심을 먹고 허리길을 돌아 능선길에 이르니 산 길은 흙 길이 전개되어 걸음이 가벼워졌다. 용문산에도 이렇게 부드러운 길도 있구나 하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걸었다. 오르고 내려가는 길엔 돌과 바위가 있기도 하였지만, 능선길은 뒷 동산을 걷는 그런 흙을 밟는 기분이 좋았다. 그렇게 내려오다 보니 장군봉이라는 표지석이 있는 곳에 도착을 하였는데, 이름은 장군봉인데, 봉우리가 밋밋하여 장군봉이라는 이름이 무색해 보였다. 여기서 백운봉을 바라보며 저곳까지 가야하는데, 아쉬움을 뒤로하고 상원사 쪽으로 하산을 시작하였다.

 

상원사까지 내려가는 길은 경사가 가파르게 이어지고 있었다. 내려가다가 뒤 쪽의 팀원들이 멀어지면 기다렸다가 함께 내려갔다. 정상에서 상원사까지 3km라고 하는 길은 지루하게 길었다. 산 모퉁이를 돌고 능선을 넘어 돌아가기를 몇 번인가 한 후에 상원사에 도착을 하였다. 우선 개울물에 족탁을 하면서 신행으로 수고한 발을 찬 물속에 담구었다. 물은 발이 시린정도로 차거움이 느껴진다. 모두들 힘이 들어 상원사에 올라가지는 않았다. 상원사를 출발하여 용문사 쪽으로 가는 길로 하산을 하였다. 그런데 내려가다보니 절고개로 가는 길을 놓치고 상원사로 오르는 길로 내려서게 되었다.

 

버스 주차장까지 내려가 버스를 기다리는 데, 막차가 30여분 있어야 도착한다고 하여, 우리는 택시 3대에 나누어 타고 용문역에 도착하였다. 전철 출발시간이 되어 허겁지겁 전철에 올라타고 보니 전철은 벌써 만원이었다. 빈 자리를 찾아 앉다보니 세칸에 나누어 타게 되었다. 뒤풀이는 청량리에 가서 하기로 하였다. 오래만에 참석해 주신 이제길님과 처음 함께 해주신 김애순님  힘든 용문산 산행 열심히 해 주셔서 감사를 드립니다. 청량리에 도착하여 중국집에서 간단하게 막걸리로 건배를 하면서 저녁식사를 하고 다음산행을 약속하면서 용문산 산행을 마무리 하였다. 참석해 주신 님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 사진제공 / 다우산방 아우게님, 야크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