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의 산행기

-* 함박눈 내리는 북한산 *-

paxlee 2011. 1. 24. 21:53

 

      함박눈 내리는 북한산

 

산행일시 / 2011, 01, 23. 일요일. 10:00시.
모임장소 / 전철 4호선 길음역 2번출구 밖.
산행회원 / 공대장님, 나나리님, 큐니님, 의산님, 소나무.
산행코스 / 정릉버스종점-대성문오름길-신성약수터-형제봉 삼거리-대성문- 산성길-보국문-대동문-우이동.

 

오늘은 제일산악회 회원들과 함께 북한산을 올라갔다. 10년 전부터 함께한 산객들이어서 오랜만에 같이 산행하는 시간을 가졌다. 버스 2대~3대식 원정산행을 다니던 그 시절이 어그저께 같은데, 벌써 세월은 10년이라는 나이테를 형성하였으니, 세월의 가속을 하늘을 바라보는 그 마음으로 되돌아보게 된다. 아름다운 산행의 추억이 산행기에, 산행사진에 그대로 쌓여있으니, 오늘 만난 님들이 더 그립고 만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몇 분은 사정이 있어 오늘은 참석을 못 하였지만, 근간에 또 우리는 산행에서 만날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기로 하였다.

 

서울 제일산악회는 그 당시 대구와 전주, 청주에 제일산악회 지부를 두고 전국의 산을 함께 산행하면서

산에 대한 애정에 빠져 열심히 산을 찾아다녔는데, 산행하는 회원들이 많다보니 산행 분위기가 산만해 지고 앞서가는 리딩팀과 후미팀의 산행거리도 멀어지는 현상으로 짜임새있는 팀웍이 흐트러지고, 하다보니, 끼리끼리 몇 사람이 나가서 산악회를 만들어 분가를 하는 과정이 반복하다보니 제일산악회는 점점 쇠퇴의 길을 걷게 되었다. 나도 2003년도에 함께 열심히 산행하던 분이 새로 산악회를 만들어 뜻이 맞는 분들이 함께하는 사슴길산악회에 동참하기를 권하여 그곳으로 슬그머나 옮겨갔다.

 

그 사슴길산악회의 리드분이 열심히 앞장을 서서 산행을 하여도 처음 생각하였던 계획처럼 산행이 원활하게 진행이 되지않아 1년도 못 체우고, 다른분에게 카페지기를 양도하게 되었다. 새로 운영자가 된 분은 분위기를 일신하기 위하여 산악회이름을 정다운산악회로 바꾸고 열심히 산행을 하였으나, 신생 산악회의 회원은 한계가 있었다. 먼저 운영자와 같이 하던 회원 다수가 그분이 그만두었다고 산행에 불참하드니 많은 분들이 탈퇴를 하고 말았다. 산악회의 흐름이 이렇게 반복하는 것은 그들의 욕심이 앞서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자연을 찾아가는 산객들은 욕심을 버리고 자연을 닮아가야 한다.

 

한 2년을 고전하다가 산악회가 어느정도 활성화 되어 열심히 산행을 하다가 2008년 산악회 시산제때 의견차이로 회원들 간에 다툼이 있어 왈가왈부하는 과정에서 운영자는 산악회의 기강을 바로잡는다는 의도로 2명을 강퇴 시키는 불상사가 발생하였다. 산악회 회원이 많아도 산행을 열심히 하는 회원은 전체회원의 10분의 1만 되어도 산악회는 활성화 된다고 이야기 한다. 그 와중에 산행의 핵심멤버 2명을 강퇴시킨데, 대하여 반발하는 회원 10여명이 탈퇴를 하여 새로 산악회를 만들었다고 하면서, 나에게 또 제일산악회를 나올때처럼 손짖을 하여 나는 주때도 없이 다시 다우산방으로 옮겨오게 되었다.

 

산악회 회원들이 이렇게 왔다갔다 하면서 움직이는 것은 산악회 회원들을 한곳에 묶어주는 뿌리가 없기 때문인 것 같다. 산악회는 사회적 배경의 인연도 없고, 지역적인 애향심도 없고, 학교 동창의 의미도 없으며, 오직하나 등산을 하다가 만난 사람들이 모여서 취미가 같다는 그 하나로 한곳에 모여서 등산을 하는 모임인 산악회는 빈부의 차를 따지지 않고, 학벌의 고하를 묻지 않으며, 사회적 신분을 논하지 않고, 남여의 성차별이 없는 것이 불문률처럼 이어저 오고 있다. 그렇다보니 조그만 의견의 충돌에도 말이 많이 난무하게 되고 불평이 늘 존재하는 곳이라고 해도 할 말이 없다.

 

산악회를 운영하다보면 운영자에게는 회원들이 일거수 일투족이 일일이 소스로 전해져 이건 이렇고 저건 저러니 바로 잡아주기를 강요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현실이다. 그렇때는 양쪽의 의견을 충분히 청취하여 결정을 내려야 하는데, 운영자는 불평불만을 바로 잡으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일방적으로 처리하는 과정에서 문제는 크지게 되고 운영에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경우들이 종종 발생하곤 한다. 아러한 현상들 때문에 산악회는 끊임없이 새로운 산악회를 탄생시키고 있다. 내가 처음 산행할 때 다움에는 산악회를 클릭해 보면 2개 밖에 뜨지 않았다. 그래서 그 한곳에 가입을 하여 지금까지 산을 다니고 있다.

 

나도 처음에는 산을 거저 먼곳에서 처다보고 올려다보는 것이 산이라고 여기고 있었다. 그런데 15~6년전에 고향친구들이 도봉산엘 가는데, 같이 가자고 연락이 왔다. 그래서 고향친구들 얼굴도 보고싶어 간다고 약속을 하고 등산복과 배낭도 매지 않고 무조건 도봉산을 따라 갔다. 친구들은 그동안 산에를 다녔는지 열심히 잘 걷고 잘 올라갔다. 그런데, 나는 조금 올라가면 숨이 차서 올라갈수가 없었다. 그래서 조금 가다가 쉬어가자고 사정을 하면서 어떻게 올라갔는지 정상까지 다녀왔다.

 

그 다음날은 끙끙 앓았다. 다리도 아프고  몸도 쑤시고 아파서 고생을 많이 하였다. 수요일이 지나고 목요일이 되니 몸 상태가 회복되는 것 같았다. 나도 고향 시골에 살때는 그래도 산에 오르곤 하였는데, 서울생활에 익숙해진 몸은 산을 오르기에는 무리가 많았다. 그때 나는 이래서는 않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친구들의 얼굴을 보려면 나도 친구들처럼 산행을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 다음주부텨는 일요일마다 혼자서 산행을 하기로 다짐을 하고 일요일이면 무조건 도봉산 그 때 올라간 그 코스를 따라 산행을 반복하였다. 한달이 지나고 두달이 지나면서 같은 코스만 되풀이하니 재미가 없었다. 

 

그래서 그 다음에는 수락산을 가고, 또 불암산을 가고 하다가. 큰 마음먹고 북한산 백운대를 올라갔다. 처음에는 산길을 몰라도 다른 사람들이 가는 길을 따라만 다녔다. 길을 모르니 도봉산에서 다른사람들을 따라가다보니 뜀바위도 가고, 칼바위길도 따라간 기억이 나서 지금 생각하면 참으로 무모한 산행을 하였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그러나 처음 가는 나에게도 그들은 산행 요령을 알려주면서 잘 안내를 해 주었다. 그 때는 모르고 갔으나, 지금은 우회길을 따라 가는 산행을 한다. 산행은 안전이 우선이니까 말이다. 

 

나는 오늘 6~7년만에 정다운 얼굴들을 만나 그들과의 추억이 그립고 그때의 산행의 정이 생각이 나서  그들과 산행을 하면서 지나간 산악회의 현실을 되 돌아 보았다. 날씨는 하늘에 구름이 가득하고 그 춥던 날씨가 오늘은 많이 풀려서 산길에 눈은 많이 쌓여있으나, 겨울산행 하기에는  아주 좋은 날이었다. 오늘 눈이 온다는 예보가 있었지만, 눈은 올것 같지 않았다. 그런데 형제봉 삼거리를 지날때 쯤에 눈발이 날리기 시작하였다. 산행을 진행  할수록 눈은 더 많이 날린다. 대성문을 오르는 길에서는 함박눈이 퍼 부었다. 대성문 안쪽에서 가쁜숨길을 돌리고 산성길을 걸었다.

 

눈이 어렇게 억수로 쏟아지는지 산하의 조망은 고개도 돌리지 않고 그저 앞만 보고 걸었다. 보국문을 지나 대동문에 이르니 오늘도 이곳엔 등산객들이 만원이다. 대동문 문루에는 등산객이 가득하여 발 뒤딜틈도 없다. 옹기종기 모여서 점심식사하는 팀들로 만원이었다. 우리는 한쪽에 비좁게 서서 기다렸다가 자리가 나서 앉지도 못하고 서서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 소귀천으로 하산을 하였다. 눈은 내리는 그대로 쌓여서 나무마다, 가지마다 눈꽃이 아름답게 만발을 하였다. 낯에 내린눈이 이렇게 그대로 쌓이는 것도 보기 드문일인데, 오늘은 함박눈 속에 즐거운 산행을 하였다. 앞으로는 정든 얼굴들을 다시 보게 될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