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바래봉 철쭉 산행
늦장을 부리는 바래봉 철쭉꽃 봉우리들
바래봉 팔랑치에서 정상부근의 철쭉 군락지 철쭉은 아직 간절히 봄을 기다리고 있었다.
바래봉 정상은 1165m이다. 높이 만큼 지리산 바래봉의 봄은 늦게 드디게 오나보다.
올해는 유난히 봄과 겨울이 시샘을 많이 하여 3월과 4월에 기온 변화가 많았다.
날씨가 따뜻하여 봄인가 쉽다가 어느날은 눈이 나리고 한 겨울의 날씨가 반복되었다.
그 여파로 올해는 바래봉 철쭉이 꽃을 피우는 시기가 다른 해에 비해 많이 늦어지고 있다고 한다.
지리산 철쭉은 세석평전과 바래봉이 유명하다고 한다.
세석평전보다 바래봉이 오르기가 조금 쉬워서 그런지 지리산 철쭉은 바래봉으로 대표되고 있다.
바래봉 철쭉의 그 화려한 모습을 보고 느끼고 감상하고 싶은 마음으로
5월 12일 바래봉 행 관광버스에 올랐다.
봄의 그 화려했던 꽃들도 이젠 조용히 접고 여름으로 향하는 계절은
푸른 나무들의 변화에서 읽을 수 있었다.
아침에는 찌푸린 날씨였으나, 버스가 바래봉을 향해 달려가는 사이 햇볕이 얼굴을 보여주었다.
전북에 들어서니 모내기를 하는 이앙기들이 들판을 누비고 있는 모습은 평화롭고 아름답기만 하였다.
연약한 모들이 물 논에 가지런히 열을 맞추어 자리를 잡아가는 삶의 현장은 냉정하다는 느낌이었다.
오늘 바래봉 산행기점을 우리는 운봉읍 산덕리에서-헬기장-팔랑치-바래봉삼거리-바래봉정상(1165m)-
삼거리-철쭉군락지-축제행사장-주차장으로 이어지는 산행을 하였다.
지리산 바래봉은 지리산의 그 많은 봉우리 중의 하나로 지리산 백두대간코스의 고리봉(1,304m)에서
세걸산(1,198m)으로 이어지는 북동쪽을 향해 갈라진 지 능선상에서 남원시 운봉읍과 산내면을 경계로 솟아
있다. 바래봉 철쭉이 유명해 지기 시작한 것은 1969년 박정희 대통령이 한국과 호주간의 면양시범 목장
설치로 인하여 면양 2,500두를 이곳 바래봉에서 사육한 결과라고 전한다. 면양은 독성이 있는 철쭉을 먹
지를 않아 일반 잡초는 없어지고 철쭉만 남아 철쭉 군락지가 이루어져 아름답고 화려한 철쭉꽃 탐방지
로 유명세를 형성하게 되었다고 한다. ('산하클럽'자료집에서 인용)
바래봉 철쭉은 해발 고도에 따라 그 피는 시기가 각각 다르므로 어느곳에 피는 철쭉을 보러가는 목표에
맞추어 산행을 해야 아름답고 멋있는 철쭉꽃을 감상할수 있을 것이다. 용산마을주차장입구의 철쭉군락
지의 화려한 군무를 감상하려면 4월 말에서 5춸 초가 적기일 것 같고, 팔랑치 부근의 군락지의 아름다움
을 보기위해선 5월 중순, 그리고 정상부근의 철쭉은 아마도 5월 하순이 제격일 것 같다. 그러나 해마다
그 해 봄의 기온에 따라 그 피는 시기가 조금씩 다를 수 있으므로 바래봉 철쭉이 피는 시기는 그곳의 정
보를 확인하고 출발하는 것이 좋을 듯 하다.
버스는 11:20분 경에 운봉읍 산덕리 주차장에 도착하였다. 산길을 찾아 오르는 길 옆에는 감자, 마늘,
양파등이 자라고, 이곳에는 밭에 고사리를 재배하는 곳도 있어 눈여겨 보았다. 산길로 접어드니 숲이
우거져 그늘이 햇볕을 가려주었다. 산 길은 부드러운 흙 길이어서 기분을 좋게 하였다. 산 길을 걸으며
산 새소리를 들으면 그 어떤 음악소리보다 더 맑고 아름답다. 산에서 듣게되는 자연의 소리는 산 새소
리, 물소리, 바람소리가 있다. 산 골짜기를 걸을 때 산의 침묵의 소리까지 더 하고, 눈 길을 걸을 때 내
발자국 소리까지 소리의 향연에 빠져 산행을 하게 되면 산행은 즐거움이며, 아름다움이며, 감동적이다.
본격적으로 산행이 시작되니 바로 경사길이 이어졌다. 오르면 오를수록 경사가 더 가파르게 이어져
숨을 흘떡이며 땀을 뻘뻘 흘리며 올라갔다. 오르막길을 힘들게 올라가면 조금은 평지길이 이어지고
숨을 돌렸다고 생각하기도 전에 다시 오르막이 이어지곤 하였다. 구슬같을 땀을 흘리며 헬기장에 올라
서니 시원한 바람이 우리를 정겹게 맞아주었다. 시야가 확 트이고 저 멀리 바래봉 정상도 보였다. 우리
가 올라오는 길 옆에도 가끔 철쭉이 피어 미소를 짖기도 하였다. 땀을 닦으며 쉬었다가 다시 걸었다.
능선길은 주위에 많은 것을 두루 살피면서 여유를 가지고 걷게 되므로 산행이 조금씩 즐거워지기 시작
한다.
바래봉 능선길엔 봄이 시작되는 시기인것 같다. 연초록의 연약한 잎새가 피어나고 철쭉도 이제 겨우 피
어나기 시작을 하는 중이었다. 주로 빨간 산철쭉이 꽃을 피우기위해 꽃봉우리를 잔뜩 부풀리고 있는 모
습이 100m 경주의 출발선에 선 선수들처럼 어느 때 쯤에 꽃을 피울까 긴장을 하고 있는 듯 하였다. 봄이
되면 진달래 산행, 철쭉 산행, 선운사 동백꽃 산행이 대세를 이루지만, 꽃들이 만발하여 아름다운 자태
를 맞추어 산행하기란 어렵다. 어는 때는 너무 이르고, 어는 때는 늦어서 아쉬움을 달래며 산행을 하곤
한다. 꽃 피는 시기, 새해 일출시기를 잘 맞추려면 일상생활에서 삼대에 적선을 쌓아야 한다는 말이 전
하는 것은 그 만큼 어렵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팔랑치를 오르는 길에서 부터 바래봉 철쭉이 군락을 이루는 지대가 시작한다. 먼저 피어난 빨간 산 철쭉
이 미소로 산객을 맞이한다. 아직도 굳게 꽃 봉우리를 닫고 있는 저렇게 많은 철쭉이 만개를 한다면 정
말 환상적일 것이다. 그러나 그 아름다움을 만나지 못하는 아쉬움을 달래며, 꽃보다 먼저온 내가 오히려
미안해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떡 줄 사람은 못 본채하는 데, 김치국부터 마시는 격이 되었으니 너
무 아쉽다. 바래봉을 찾은 이렇게 많은 철쭉 산객들을 바래봉의 철쭉은 외면을 하고 있었다. 빨리 빨리
문화에 푹 빠져있는 우리는 너무 생각없이 행동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을 다시 한번 반성해 본다.
팔랑치 고개를 넘어 바람이 조금 불지않는 언덕아래로 내려가 12:40분 경에 점심식사를 하였다. 간단하
게 점심을 때우고 조금 더 쉬었다가 다시 바래봉 정상을 향해 걸었다. 많고 많은 철쭉나무들은 하나같이
산 철쭉의 꽃 봉우리들이 산을 매우고 있다. 대부분 산 철쭉이고 우리 고유의 분홍빛 철쭉나무도 정상부
근이 가까워 질수록 눈에 들어왔다. 분홍색의 고고한 자태로 피어나는 철쭉나무는 산 철쭉나무보다 키
도 커고 산 철쭉 뒤에 자리잡고 있다. 소백산 철쭉의 그 우아한 모습이 보고싶다는 생각이 일기도 하였
다. 철쭉꽃 봉우리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 길을 걸으며 걷다보면 바래봉 삼거리에 이른다.
바래봉 입구 삼거리에 이르면 이곳에도 주목나무가 많이 서 있다. 주목나무의 곧음과 굳굳한 기상을
느끼게 해 준다. 삼거리를 지나면 바래봉 약수터에서 물 한바기를 마시고 바래봉 정상을 향해 올라갔다.
정상을 올라가는 길은 멀지 않지만, 급 경사길이다. 힘들게 올라가 봐야 꽃도 피지 않고 아무것도 없지
만, 바래봉을 찾아왔다는 인증샷을 남기기 위해 많은 산객들이 다투어 오른다. 정상석 앞에는 너무 많은
산객들이 사진을 찍기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우리는 구경만 하고 돌아서 내려갔다. 이곳에서
조망되는 지리산은 노고단에서 저 멀리 천왕봉까지 이어지는 능선은 굴곡이 심하다. 바로 건너 반야봉
이 우뚝서 있는 모습이 장관이다.
우리는 다시 삼거리로 내려가 용산마을주차장을 향해 걸었다. 경사길에 넓은 돌을 깔아놓아 길이 생각
보다 미끄럽고 힘들었다. 지루하고 힘든 길을 내려가는 동안 산행은 어느 산행이나 힘들고 수고로운
산행이 안닌 것은 없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하였다. 기대하였던 철쭉꽃을 만나지 못한 서운함이
있지만, 산행은 언제나 즐겁고 신나는 산행이 될수 없다는 것도 알아 가야 한다. 경사길을 다 내려오
면 길 좌우에 울창한 철쭉꽃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벌써 피었다가 시드는 꽃들이 많았다. 오늘 바래봉
철쭉은 이곳이 하이라트다. 길 아래쪽에 펼쳐지는 철쭉밭은 우리들의 가슴에 엉킨 철쭉의 한을 풀어주었다.
봄을 기다리는 바래봉 철쭉꽃 봉우리
바래봉 가는 길에 먼저 핀 산철쭉
바래봉을 가는 길에 만난 철쭉들 1,
바래봉을 가는 길에 만난 철쭉들 2,
바래봉을 가는 길에 만난 철쭉들 3,
바래봉을 가는 길에 만난 철쭉들 4,
바래봉을 가는 길에 만난 철쭉들 5,
팔랑치를 향아여 가는 길
진달래와 철쭉과 산철쭉
산철쭉의 화사함
바래봉 철쭉의 수줍은 모습
바래봉 주목나무 군락지
곧게 굳굳하게 자라는 바래봉 주목나무
바래봉 정상을 향하여
바래봉 정상을 오르고 하산하는 산객들
용산 입구 철쭉 군락지
용산 입구 철쭉 군락지의 산 철쭉 꽃
용산 입구 철쭉 군락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