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리면...
비가 내리면...
장마철이라 지난(7/14) 주에도 비가 내렸고, 오늘(7/21)도 비가 내린다.
비가 와서 산행을 접으니 집에서 마땅히 할 것이 없어
PC 앞에 앉아 이곳 저곳을 스핑하다가 빗소리를 들으며 이 글을 쓴다.
마음은 무겁고 자세는 안정이 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무슨 글이 제대로 쓰지려는지,
그래도 듣고 싶은 음악소리를 벗 삼아 손가락으로 활자를 만들어 본다.
갑자기 쏟아지는 소나기는 시원함을 전하고,
집중호우는 물난리를 동반하지만,
비는 가뭄을 달래는 감로수 역할을 하기도 한다.
손이 존재하지 않는 자연들의 하나하나를 깨끗하게 싰켜주며,
목마른 생명들에게 그리움을 안겨주기도 한다.
창문을 뚜드리는 빗소리는 나를 찾아온 연인의 노크소리로 착각을 하기도 하고,
지친 몸을 편히 쉬게하는 안락한 휴식을 가져다 주기도 한다.
비오는 날 그리워지는 것은 지나간 추억들이 크로즈업 될 때가 있다.
산행 중 집중호우를 흠뻑 맞으며 함께 산행하던 산행친구가 생각나고,
북한산 산행 중 의상능선에서 낙뢰사고가 나던 날
쏟아지는 그 비를 다 맞고 내려오니 햇빛이 얼굴을 내 밀고 미안해! 하던 날...
도봉산 산행 중 집중호우를 만나 되돌아 하산할 때
계곡길로 빨리 하산을 해야 한다는 사람과
계곡길은 갑자기 물이 불어 길이 끈기는 수가 있으니
능선으로 하산을 해야 한다는 사람들의 의견이 상충할 때
그래도 계곡길이 빠르다는 의견을 쫓아 계곡길로 하산을 하던 그 날...
갑자기 불어난 계곡 물이 용틀림하는 그 위세에 눌려
오도가도 못하며 쯜쯜 매던 그때의 그 상황들
등산화 속에까지 물이 들어가 철벅철벅한 신발로
길을 따라 흐르는 빗물과 함께 걷든 그 날들
여름산행의 아름다운 추억이 스며있는 장마철의 산행들...
산행 시작전에 비가 내리면 산행을 접을 수도 있지만,
산행을 시작하고 나서 비가 내리면
어차피 산행은 시작했으니 산행을 계속하게 되는 현실
비오는 날 산행은 고역은 더 많이 감수해야 한다.
길이 미끄러워 그렇고, 발 걸음은 무겁고, 옷이 젓고 마음까지 젓게 된다.
6월부터 시작한 장마가 7월 말 언제까지 끌고 갈것인지...
올해는 특이하게 서울을 중심으로 북부 중부지방에 장마가 더 심하다.
서울엔 장마가 계속되어도 대전 이남지방은 불볕더위가 기승이다.
비 오는 날 산행은 비와 동행을 하게 되는 날이다.
비는 비가 내리고 싶은 곳을 골라서 내리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오늘 뉴스에 뉴욕에 방에 계속 비가 내리는 방이 있는데,
방을 걷는 사람은 비를 맞지 않는다고 한다.
센스가 사람을 인식하여 그곳에는 비가 내리지 않는 방이란다.
요즘같이 더운 날 그 비를 맞지 않는 방은 늘 만원이라고 전하다.
한 번에 10명씩 입장을 하는되 시원해서 인기가 만점이라고...
비오는 날 혼자서 비를 맞으며 산 길을 걷는 것도
자기를 찾아가는 길이며, 세상의시름을 잊기에 좋은 시간이 될 때가 있다.
비는 산에 무수히 많은 나무들의 잎새에 떨어지며 나무와 대화를 한다.
나무잎이 비야 반갑다. 네가 그리워 얼마나 기다렸는지 몰라.
비가 나무의 그 넓고 새파란 잎새에 부딪치며
그래 나도 네가 그리웠어, 내가 깨끗이 세수싰겨 줄거야...
나무와 비와의 대화는 피아노 건반을 뚜드리는 음악소리처럼
부드럽게 세차게 리듬을 주면서 바람과 함께하며
더 큰소리로 나무와 비의 합창은 자연의 소리를 연주한다.
산의 소리는 바람소리, 산새소리, 계곡물소리가 대표적이지만,
비가 나무잎에 부딪히며 서로가 반가워하는 자연의 소리는 산의 적막을 흔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