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산의 겨울
청계산의 겨울
청계산의 겨울은 고요하고 적막하게 숨을 죽이고 있으나, 오늘같이 일요일이면 등산객들이 많이 찾아와 시끌벅적하다.
산 사랑회와 함께 오른 오늘(1/11) 청계산의 산행코스는 옛골 종점에서 내려 청계산의 끝자락 계단길을 오르며
시작하였다. 산행대장 수회구님과 오랑우탕님을 비롯하여 10명이 모두 남자들 뿐이었다. 산 사랑회에서 이렇게
남자들 만의 산행은 아마도 오늘이 처음이 아닌가 한다. 겨울 날씨치고는 그렇게 추운 날씨는 아니었으나,
산을 오르기 시작하니 산 바람이 조금 차게 느껴졌다. 귀를 가리고, 등산복에 붙은 모자를 덮어써고 올라갔다.
오르막 길을 어느정도 올라가니 몸에서 땀이흐르기 시작하였다. 이 추운 겨울에 땀을 흘릴수 있는 것은
이렇게 등산을 하므로 산행의 진정한 맛을 음미할 수 있어 좋았다.
서울의 산, 북한산과 도봉산, 수락산과 불암산, 그리고 관악산이 암산인데 비해 청계산은 유일하게 육산이어서 산행의
수고가 가벼울 것이라 생각들을 하지만, 암산이나 육산 모두 산을 오르는 것은 힘든 고행의 길이다.
청계산도 만경봉을 올라 석기봉으로 내려가는 길에서 암산의 기분을 맛 볼수 있는 코스가 존재하기는 한다.
청계산에는 만경봉(618m)과 석기봉(583m), 매봉(582.5m), 이수봉(545m), 국사봉(540m), 옥녀봉(375m),
과천매봉(369.5m) 이렇게 7개의 봉우리가 존재한다. 옛골에서 이수봉~석기봉~만경봉~매봉~옥녀봉은
하나의 능선에 이어져 있으나, 국사봉은 이수봉에서 남쪽으로 1.5km 떨어져 있으며,
과천매봉은 이수봉에서 절고개로 내려가서 과천쪽으로 뻗어내린 능선에 솟아있다.
우리는 오늘 산행코스는 옛골에서 시작하여 이수봉 아래 군사시설물로 좌우로 돌아서 오르는 그 끝자락 이수봉
조금 못가서 길 아래 양지바른 곳에 자리를 잡고 점심식사를 하였다. 라면에 어묵을 넣어서 끓였드니
라면 맛이 훨씬 시원하였다. 따뜻한 라면과 식사를 하였드니 추위가 조금은 풀려서 맛있는 식사시간이 되었다.
겨울산행의 진미는 역시 라면이라면서 모두가 즐거운 식사를 하였다. 그런데, 우리가 청계산을 오를 때
분명히 10명이었는데, 산행 식구를 확인해 보니 9명밖에 없는 것이었다. 그래서 확인해 보니 이루타님이
혼자 먼저 가는 바람에 이산가족이 발생하였다. 제가 닉을 아직 모르는 한 분이 이수봉으로 찾아 갔으나,
만나지 못하고 돌아왔다. 이루타님의 폰 번호를 아는 분이 없어 정아총무님에게 전화를 해서 폰 번호를
확인하여 전화를 하였드니 이수봉을 지나 헬기장으로 가는 중이라는 연락이 되었다. 그 후 이루타님은
우리가 점심식사를 한 후에 돌아와서 다시 라면을 끓여서 늦은 점심식사를 하였다.
우리는 이수봉에 올라가 기념사진을 찍고 절고개로 내려가는 전망대에서 만경봉을 우러러보고 건너편 관악산과
서울대공원을 일별하고, 절고개로 내려가는 경사길을 내려갔다. 절고개 삼거리에서 직진을 하다가 과천 매봉을
향해 걸었다. 이수봉을 오르는 길에도 얼음이 얼어붙어 매우 미끄러웠는데, 절고개로 내려가는 길에도 얼음이 깔려
우리는 아이젠을 착용하고 내려갔다. 절고개로 내려가는 급경사길이 매우 사나운 길이었는데, 언제 설치하였는지,
깔끔한 나무 계단길이 설치되어 산행이 훨씬 가벼워졌음을 느끼며 내려갔다. 절고대 삼거리에서 직진을 하다가
과천 매봉을 향해 뻗어내린 능선길을 걸었다. 능선길은 평탄한 편이었는데, 그 길도 오름길과 내림길이 이어지고
있어 만만한 길은 아니었다. 청계산에 매봉이 두곳이나 존재하여 이곳에도 청계산 매봉이라는 표지석이 서 있었다.
그러나 이 매봉을 과천 매봉이라 부른다. 나무 마루를 깔고 둘레에는 벤취가 갖추어져있어 멋있는 쉼터 역할을 하였다.
여기서 우리는 과천 문원동으로 하산하는 길을 따라 내려갔다. 경사길은 얼음길이어서 무척 미끄러웠다. 몇 사람이 넘어
지기도 하면서, 겨울산행의 의미를 톡톡히 경험하면서, 남자들 만의 낭만적인 산행을 즐기면서, 청계산의 또 다른 코스를
걸으면서, 산행의 영역을 넓혀가는 재미는 산객이 추구하는 산행의 진정한 의미를 찾아가는 길이기도 하다는 것을 확인
하면서, 한주의 일과에 지친 몸과 마음에 쌓인 피로를 풀어주는 강장제 역할을 해 준다. 그래서 오늘도 청계산에는
등산객들이 추운 날씨에도 땀을 흘리며 미끄러운 얼음길을 걸으며 넘어지기도 하면서, 산행 동료와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배려와 우정을 쌓으며, 산이 우리에게 보여주는 사계절의 변화에서 그 의연한 확고부동한 자연의 이치를 깨닭으면서 삶의
의미를 느끼고 공감하면서 산행을 계속하려고 한다. 오늘 함께 산행해 주신 모두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점심식사를 한 곳에서 기념사진
이수봉에서 한 번 더 찍고,
전망대에서 바라본 만경봉
과천 매봉에서 오랑우탕님
과천 매봉 쉼터
과천 매봉 표지석에 모여서
과천 문원동으로 하산하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