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와 화는 어떻게 다스릴까.
인간은 때로 큰 불행보다 오히려 일상에서 일어나는 작은 감정들에 쉽게 휩쓸린다. 이를 테면 기
분 나쁨, 짜증, 분노, 화,에 휩쓸려 하루를 망치고 나아가 일생을 원하지 않는 쪽으로 흘러가게 만
든다. 그러니 곱게 나이 들기를 원한다면 시시때때로 부딪치는 작은 감정들을 잘 다룰수 있어야
한다. 내 마음을 어지럽히고 내 정신을 흔들어대는 화, 인생의 어느 시기에는 화에 대해 진지하
게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것은 젊을 수록 좋다. 일반적으로 「"화"의 원인」은 쉽게 알수있는 것
과 왜 내가 화를 내는지 알 수 없는 것. 두 가지로 나뉜다. 전자는 대개 주변 상황과 관계되어 있
다. 예를 들어 시끄러운 소리를 싫어하는 사람에게 소음은 화나게 만드는 요인이다. 더위를 참지
못하는 이에게 더위는 짜증을 일으킨다.
반대로 화(禍)의 원인이 합당하지 않거나 왜 그런지 알 수 없다면 대부분 내면적인 심리에 문제
가 있다. 과거에 해결되지 않은 마음의 상처가 잠재되어 있다가 현재에 비슷한 경험을 하게 되
면 아주 사소한 자극에도 내면의 분노가 튀어나고 쉽게 화내고 공격적인 행동을 보인다. 이런
두 가지 형태의 원인을 염두에 두고 화의 이유를 생각해 보자. 본노는 약이 오르는 것처럼 아주
가벼운 정도에서부터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의 격노까지 다양하게 나타난다. 먼저 자연스러운
생리적, 정신적 욕구에 만족하지 못하고 좌절하면 눈노가 일어난다. 신나게 빨고있는 젖병을 빼
앗으면 아기가 짜증을 내듯 사람은 누구나 욕구가 좌절되면 바로 분노로 연결된다. 분노를 일으
키는 장애물은 사람이나 어떤 사건일 수도 있다. 아니면 자신의 신체적인 불만이 이유가 되기도
한다.
두 번째로 자존심에 상처를 받으면 분노가 일어난다. 사람들 앞에서 창피를 당해 본 사람이라면
어떤 느낌인지 알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서 거절을 당하거나 부당한 질책, 비난을 받은 경험도
쉽게 분노로 연결된다. 개인의 자존심에 위협을 받거나 상처를 받으면 분노가 일어나는 것이다.
세 번째로 분노는 보고 배우는 경우가 많다. 자기 자신의 분노도 있지만 이를 표현하는 과정에서
타인의 분노 표현 방식이나 다른 상황에서 자신이 분노했던 방식을 모방하고 학습하는 것이다.
분노가 표출되는 방식은 사람에 따라 다르다. 성격이 분노 표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화가
나면 남을 해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떤 이는 스스로를 못살게 하는 등 자학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분을 이기지 못해 움츠러 들거나 안으로 분을 돌려 자신을 괴롭힌다. 자신에게 향한
분노는 종종 자살로 이어지기도 한다.
우리 속담에 '종로에서 빰 맞고 한강 와서 눈 흘긴다'는 말이 있듯이 자신의 분노를 자기보다 약
한 이들에게 전가하는 것이다. 사람이 아닌 애완동물에게 공격적인 행동을 하기도 한다. 뭐니뭐
니 해도 분노 표현의 극치는 살인이다. 좌절감을 안겨준 당사자나 분노를 유발시킨 대상을 죽임
으로써 분을 푼다. <법구경>에 '애욕보다 더한 불길이 없고 성냄보다 더한 독약이 없다' 고 쓰여
있다. 세익스피어의 고전 <오셀로>에서 오셀로 장군은 아내가 부정을 저질렀다고 오해하고 분
노에 눈이 뒤집힌 나머지 아내를 목 졸라 죽인다. 나중에 모략이었음을 깨달은 그는 스스로 목슴
을 끊고 만다. 억제하지 못한 한 순간의 분노가 그의 삶을 비극으로 끝나게 만든 것이다. 순간의
사소한 감정을 정제하지 못해 불행한 사건으로 확대되는 일은 우리 일상에서도 수없이 일어난다.
그렇다면 어떻게 타오르는 분노를 다스릴까. 첫째로 참는 힘을 길러야 한다. '참을 인(忍)자 셋이
면 살인도 면한다'는 속담처럼 화를 삭이는 처방은 바로 참는 데 있다. 시간이 약이라고 했다. 화
를 누르고 참는 동안에 올바른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있게 된다. 화가 치밀엇을 때 바로 행동하면
결국 후회만 남는다. 일단 참는 연습을 먼저 해 보자. 한 템포 눚추어 행동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
이다. 둘째 스스로 자존하는 힘을 키워야 한다. 자존감이 낮기 때문에 자격지심으로 분노하는 경
우가 많다. 아무리 주위에서 자신을 존중해 준다고 해도 스스로를 존중하는 힘이 약하면 쉽게 분
한 마음이 일어나게 된다. 그릇이 부실하면 물이 잘 담기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다. 안 담기는 물
이 죄가 아니라 부실한 그릇이 잘못이다.
세째 분노를 직면하고 인정하며 그 원인을 생각해 봐야 한다. 대부분 분노를 일으킨 원인이 자신
의 바깥에 존재한다고 믿지만, 알고 보면 내면적인 문제와 연관될 때가 더 많다. 석가모니는 "고
요한 마음에는 분노가 없다. 스스로 그 목숨의 정열을 제어하고 평등한 지혜의 선정으로 해탈하
면 다시는 마음속에 분노가 일어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참으로 맞는 말이다. 하지 만 참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오직 참는 것을 목적으로 삼게 되면 울화나 화병 같은 신체적인 증상이 일어난다.
'화를 낼 줄 모르는 사람은 바보고, 화를 내지 않는 사람은 현명한 사람이다'라는 영국 속담을 생
각하면, 분노는 자연적으로 일어나지만 이를 제어하는 것은 인위적인 노력임을 알 수 있다. 인위
적인 노력이 자연스러운 것으로 전환될 때, 진정으로 화를 다스렸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오랜 시간을 습관처럼 분노를 길들여야 이를 수 있는 경지다. 젊어서부터 일상에서 일어나
는 분노와 화, 그 불길의 원인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살펴라. 화에 부드럽게 대처하는 지혜로
운 현자가 바로 미래의 당신이기를 바란다. 우리는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서로의
마음에 상처를 주고 상대를 아프게 할 때가 많다. 대화의 목적이 상대와 나의 마음을 서로 연결
하는 데 있지 않고 어떤 결과를 얻는 데만 있다면 그 말은 폭력적으로 흐를 수 있다. 그렇다면 어
떻게 해야 서로 상처 주지 않고 대화를 잘 나눌 수 있을까? 이상적인 대화는 명령이 아닌 부탁이
어야 한다. 부탁의 대화법은 나이 들수록 특히 갖추어야 한다. 젊었을 때부터 이 대화법을 습관화
해야 나이 들어 자연스럽게 나온다. 노여움이 든다면 부드럽게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써라. 명
령과 지시가 아닌 부탁하는 말로 바꾸면 훨씬 부드러워진다.
- 나는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고 싶다.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