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선

사랑의 삼각형

paxlee 2016. 8. 18. 22:40



사랑의 삼각형


미국 심리학자 로버트 J. 스턴버그사랑이라는 말에 담긴 의미가 같은 사람을 찾으라고 조언한다.

그는 사랑의 세 요소를 '사랑의 삼각형'으로 정의한다. 친밀감, 열정, 헌신이 그것인데 세 요소를 더

많이 경험하고, 이들 간의 균형이 상대와 비슷할수록 행복하다고 강조한다.

 

두 사람이 서로 사랑한다고 말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유감스럽게도 서로 다른 의미였던 경우가

종종 있다. 시간과 돈, 무엇보다 감정적 자원을 관계에 투자한 뒤에야 비로소 서로의 사랑이 다른

의미였음을 알고 후회한다. 사람들이 "사랑해"라고 말할 때 이 말은 무슨 의미일까? 사랑에 관한

그의 이중 이론에 따르면, 사랑에는 다양한 의미가 있다. 두 사람의 사랑이 성공할지는 대부분 두

사람이 말하는 사랑이 같은 의미인지에 달려 있다.


사랑의 삼각형

헌신~ 관계를 오랫동안, 아마도 영원히 지속하기로 한 결정.

열정~ 흥분, 에너지, 열광 등 상대방에게 불가항력으로 끌리는 감정.

친밀감~ 신뢰, 보살핌, 연민, 소통, 이해, 공감, 유대감 등이 혼합된 감정.


세 가지 요소가 어떻게 조합을 이루는가에 따라 사랑의 종류가 결정된다. 이 중 하나라도 없으면

사랑이 아니다. 친밀감만 있으면 이는 호감이다. 열정만 있으면 도취이고, 헌신만 있으면 공허한

사랑이다. 친밀감과 열정은 있는데 헌신이 없다면 낭만적 사랑이다. 친밀감과 헌신은 있는데 열

이 없다면 동반자적 사랑이다. 열정과 헌신이 있는데 친밀감이 없으면 어리석은 사랑이다.

세 가지가 모두 있다면 이는 완전하고 성숙한 사랑이다.

 

그런데, 사랑의 3 요소는 시간이 흐르면서 달라진다. 예컨대 두 사람이 처음 만났을 때 대체로 친

밀감이 낮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성공적인 관계가 되면 친밀감이 높아진다. 이후 시간이 흐르면서

두 사람 사이에 각자의 비밀이 생기면서 친밀감이 낮아진다. 또 사람마다 각자 좋아하는 사랑 이야

기가 있으며, 두 사람의 선호가 일치할 때 더 행복을 느낀다.

 

[제행무상/諸行無常] "이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크로아티아조지프 오브라도딕박사미라 쿠디나 박사약 1천여 쌍의 부부들의

감정 변화를 분석했다. 세월이 흐르면서 이들의 열정, 친밀감, 헌신에 어떤 변화가 생겼을까? 사랑

의 강도를 예고하는 수많은 변수 중에서 개인이 결혼생활에서 경험하는 사랑을 가장 잘 예측할 수

있는 환경과 특징을 살펴보자.

 

열정은 변한다. 일반적으로 성격이 외향적이고 상냥하고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자존감이 높은 부부

일수록 결혼생활에서 열정이 더욱 강렬해진다. 그런데, 열정은 결혼기간에 따라 복잡하게 변한다.

결혼 초에 가장 크고 5년이 지나면 줄어들기 시작한다. 결혼 10년을 전후로 최저점에 도달했다가

15년이 지나면서 다시 증가하지만, 갓 결혼했을 때만큼 만족스런 수준으로 돌아가지 못한다.

자녀가 없는 부부의 열정이 가장 크다. 첫 아기가 태어나면 부부간의 열정이 감소하는데, 신기하게

도 세 자녀를 키우는 부부는 열정이 커진다.

 

친밀감은 변한다. 외향적이고 상냥하고 정서적으로 안정된 부부는 결혼생활에서 친밀감도 높다.

자존감이 높고 신체적으로 매력적인 부부도 친밀감이 높다. 젊은 부부는 처음 친밀감이 높다가

얼마후 감소하다가 곧 다시 회복한다. 자녀가 없는 부부가 친밀감이 가장 높다. 첫 아기가 채어나

면 한동안 친밀감이 감소하지만 비교적 빠르게 다시 증가한다.

 

헌신은 변한다. 배우자의 외향성과 상냥함은 헌신을 증가시키는 요인이다. 젊은 부부는 헌신도가

매우 높지만, 해가 갈수록 꾸준히 감소해 삼사십년 사이에 가장 낮아진다. 이후 다시 빠르게 증가

한다. 결혼 초엔 매우 높지만 곧 감소하기 시작해 6~15년 사이에 가장 낮은 지점에 도달, 이후 증

가해 25년부터는 신혼 때보다 훨씬 더 높아진다.

 

이를 통해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최고의 배우자는 상냥하고 솔직하고 외향적이고 정서적으로 안

정되고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며, 시간이 경과하고 나이가 들면서 결혼생활에 닥칠 변화를 인지하

고 이에 대비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첫 아이가 태어나면 열정, 친밀감, 헌

신을 잃게 되는 대가를 치르게 되므로 예측 가능한 변화들에 미리 대비하는 지혜를 가져야 한다.

 

열정, 친밀감, 헌신은 교육 수준과는 관계가 없다. 하지만 경제적 곤궁은 이 세 가지 요소에 큰 위협

이 된다. 배우자의 사업 실패가 이혼으로 가는 경우를 종종 보는 것처럼 말이다. 독일의 경제학자

하노 벡 교수'사랑의 경제학'을 논한다. 우리는 과연 짝과 사랑을 선택할 때, 손익 계산을 배제한

채 직관에만 의존할까?

 

최초의 감정에만 의지한 채 그대로 돌진한다면 아마도 바보가 아닐까? 최초의 감정이 마치 폭풍처

럼 지나가고 나면 우리는 대개 자신의 결정을 돌아보게 된다. 순간적으로 내렸던 그 결정을 수정하

지 않을 이유가 없다. 왜 결혼하는가? 부부는 각자 자신이 잘하는 일을 전문적으로 함으로써 생산

성을 높일 수 있고 또 안정적인 관계는 친밀감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비슷한 사람끼리 끌리는가, 아니면 반대되는 사람끼리 끌리는가? 반대되는 사람끼리 끌리는 경우,

이 결합의 경제적 이점은 분업에서 나온다. 차이가 클수록 분업의 이점도 커진다. 즉 전문화의 이

점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친밀감이란 측면에선 비슷한 사람끼리 만나는 게 유리한 게

분명하다.

 

현대의 테크놀로지 발달로 인해 독신자도 타인의 도움 없이 가사를 쉽게 처리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 남성은 돈을 벌고 여성은 가사를 전담하는 방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과거의 결혼이

전문화의 이점을 최대한 취하려는 것이었다면 현대는 성격이 다른 사람과 결혼하는 이점이 감

소했다. 경제적 관점에서 최고의 결혼은 비슷한 사람끼리 하는 것임이 분명하다.


이탈리아 도나텔라 마라지티 교수는 사랑에 빠지는 것도 스트레스라고 설명한다. 낭만적 사랑은

전형적인 인간의 감정이며, 그 기저에는 강박장애 환자와 유사한 생화학적 이상 현상이 있다는

것이다. 즉 사랑에 빠지는 것은 코르티솔이라는 수치가 증가할 정도의 스트레스를 동반하지만

누군가를 사랑하고 애착을 느끼는 경험은 결과적으로 우리에게 유익하다고 말한다.


예전에 우리는 누군가와 사랑에 빠지고 함께 살 생각을 하기 전에 실제 삶에서 만났다. 그러나 인터

이 발달하면서 전통적인 낭만적 만남 규칙이 완전히 바뀌었다. 사랑을 찾는 사람들은 이 '관계 테

크놀로지'를 이용할 수 있고 신체적, 사회적 관습의 부담 없이 자유롭게 유혹할 수 있다. 인터넷에서

사랑에 빠지는 경우는 대개 '내면에서' 처음 만난 사람에게 애착을 느끼는 형식이 된다. '친밀한 낯선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다. 유혹하고 감정이 생기는 순서가 거꾸로 된 것을 알수있다.


에밀 은 만룬 교수는 평생 사랑의 건축을 연구한 공로로 세계성건강협회로부터 성과학 금훈장을 받

았다. 그의 주장이 눈길을 끈다. 그는 미래의 직업적 성공을 위해 갈고 닦듯, 사랑 역시 배우고 노력

하라고 권고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소설이나 글 속의 사랑에서 뛰쳐나와 현실 속에서 사랑하는 것

이 바람직한 사랑이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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