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의 일상 - 40. <당신이 있어서 행복합니다>
「당신이 있어서 행복합니다」
당신이 아주 가까이 있어서
사랑한다고 말하기가 쑥스러웠습니다.
당신이 너무 멀리 있어서
사랑한다는 일이 덧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내가 어리석고 부족한 줄 알면서
당신을 사랑하면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나는 당신의 깊은 속을 모릅니다.
나는 당신의 말 없는 말을 모릅니다.
그리워하면 엄마의 흙냄새를 풍겨주고
외로워하면 온돌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당신의 넓은 속을 모릅니다.
비바람이 치고 눈보라가 휘몰아쳐도
당신은 언제나 한결같은 모습으로
사시사철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주었습니다.
심장이 쿵덕쿵덕 뛰게 하는
가장 장엄한 교향곡을 들려주었습니다.
당신을 향한 내 사랑은 투정에 불과하고
한갓 시샘으로 그칠지도 모릅니다.
당신이 아랑곳하지 않는다 해도
나는 당신을 사랑할 것입니다
당신을 사랑하는 일은 나의 운명입니다.
당신을 사랑하면서 오늘을 맞이 합니다.
들어서나 나서나 늘 함께하는 당신
당신이 있어서 행복합니다.
- 「당신이 있어서 행복합니다」 시인 박찬선 -
박찬선 시인은 시를 모시고, 그의 시는 사람을 모신다.
어미는 새끼를 품고, 시는 사람을 품는다.
두보를 시성이라 이르고, 이백을 시선이라 칭한다면,
시(詩)로서 사람을 모시는 박찬선 시인을
우리는 시의 신인(神人)이라 불러도 좋으리라.
시의 신인(神人)은 시신(詩神)이면서 시인(詩人)이다.
시신 박찬선 시인의 시정신은 고결하다.
외로이 높고 맑아 밤하늘의 별처럼 빛난다.
시의 신인은 낮은 곳에 처한 자를
떠받들어 밝고 높게 모신다. .
시신은 시로서 사람을 하늘로 모신다.
사람이 시(詩)고 사람이 하늘이다.
그런 시를 쓰는 박찬선은 시신(詩神)이다.
시의 신(神)이다. 시의 신은 모든 것을 모시고
맺힌 것을 풀며 의미 있는 것을 남긴다.
모두가 눈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