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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의 일상 - 278. <인생을 바꾸는 5가지 생각 도구>

paxlee 2021. 11. 17. 09:01

'인생을 바꾸는 5가지 생각 도구'


지식이 경쟁력인 시대는 끝났다. 지식은 사흘마다 두배씩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그 많은 정보를 머리속에 넣어 다닐 수도없고, 그럴 필요도 없어졌다. 언제던 검색해서 쓰면 된다. 대학 건물은 머지않아 물류 창고로 전락할 것이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또 다른 도전이 다가오고 있다. 자동화 물결이다. '제2의 기계시대' 라는 신간에 따르면, 20세기에는 기계들이 블루칼라 일자리를 잠식한데이어, 21세기에는 각종 소프트웨어가 화이트칼라까지 밀어낼 기세다.

 

이미 법을 자문이나 약 조제, 진료는 스마트 기기들이 알아서 한다. 베이컨은 '아는 것이 힘이다'라고 했지만, 이제는 생각하는 힘이 인간에게 남은 고유한 능력이다. 문제는 우리가 생각하는 법을 잊어간다는 것이다. 농경과 도시 문명에 진입하면서 사냥하는 법을 잊은 것처럼, 자동화와 더불어 우리는 생각하는 능력이 급속히 퇴화하고 있다. 결국 2500년 전 '생각하는 법'이 처음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던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볼 필요가 있다. 기원전 8세기에서 3세기 사이 공자. 맹자. 노자, 부처,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같은 생각의 대가가 쏟아져 나왔다. 

 

서로 교류가 있었던 것도 아닌데 이런 일이 동시다발로 일어났는지 신기하다. 이 뛰어난 사람들은 생가하는 법을 개발하고 지식을 만들어 가르치기 시작했다. 특히 고대 그리스에서 탄생한 생각의 방법들은 강력한 힘을 발휘했다. 2500년간 유지된 교육 제도의 기틀이 마련된 것도 그곳이다. 하지만 이때부터 인류에게는 새로운 문제가 시작됐다. 후대 사람들은 선대의 천재들이 만든 지식을 배워다가 사용하는데 익숙해졌다. 아인슈타인, 다빈치, 세익스피어 같은 예외가 있었지만, 독자적인 사고 능력은 점점 퇴화했다. 

 

그렇다면, 생각하는 법을 어떻게 되살릴 것인가, 다시 고대 그리스 생각의 대가들로부터 배워야 한다. 현대 뇌과학의 놀랄 만한 발견 중 하나는 '뇌 신경 가소성(plasticity'可塑性)' 이다. 뇌가 바뀔수 있다는 이야기다. 새로운 걸 배울때마다 뇌는 이에 해당하는 뇌신경세포 네트워크를 새로 만든다. 영어를 공부하면 영어를 위한 뉴런 네트워크가 생기는 식이다. 컴퓨터로 치면 소프트웨어를 까는 것과 비슷하다. 이인슈타인이 죽은 다음 뇌를 분석해 봤더니 특별히 크거나 두겁지 않았다. 하드웨어는 비슷했다는 예기다. 

 

그런데 어디서 차이가 났을까. 소프트웨어였던 것이다. 뇌에 은유를 위한 뉴런 네트워크가 생기고 문장, 수사, 수(數)를 위한 뉴런 네트워크가 생기게하는 것은 컴퓨터에 소프트웨어를 까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제 우리는 '생각하는 법'의 원조였던 호메로스, 탈레스, 헤라클레이토스, 피타고라스, 프로타고라스가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머릿속에 이식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때 생각의 방법들은 메타포라(metaphora), 아르케(arche), 로고스(logos), 아리스모스(arithmos), 레토리케(rhwtorike)라 불렀다. 우리말로는 각 은유, 원리, 문장, 수(數), 수사에 해당한다. 

 

 

(1). 시(詩)로 은유를 익힌다. 

은유는 이미지를 통해 본질을 꿰뚫어보는 힘이다. 기원전 6세기 그리스 여류 시인 사포는 사랑을 이렇게 묘사했다. "다시 사랑이 온다. 사지를 부수고 고문하는, 달콤하고 고통스러운 그는 내가 이길 수 없는 괴물이다." 스토아 학파 철학자 에픽테토스는 욕망의 핵심을 은유로 드러내기도 했다. "입구가 좁은 병에 팔을 집어넣고 과일을 가득 쥔 아이를 생각해보라. 이 아이는 팔을 빼지 못해서 울게 될 것이다. 과일을 버리면 손을 다시 뺄수 있다. 욕망도 이와 같다." 

 

이처럼 차원이 높은 사고와 언어의 바탕에는 반드시 은유가 있다. 플라톤의 '동굴', 아리스토텔레스의 '자연의 사다리', 다윈의 '생명의 나무', 애덤스미스의 '보이지않는 손', 등 모든 사상의 대가들은 은유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한눈에 보여준다. 은유는 천재들의 도구다. 우리가 은유를 익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시(詩)를 읽는 것이다. 시는 은유의 보물 창고다. 한국의 명시 100선 같은 시집을 하루에 5분만 읽어라. 낭송 하거나 외우면 더 좋다. 

 

(2) 추리소설로 가추법(加追法)을 익힌다. 

원리는 자연과 사회현상 뒤의 숨은 법칙이다. 이를 통해 세계를 이해하고 구성하고 지배하고 조종할 수 있는 생각의 도구다. 만유인력 법칙을 알면 모든 물체가 밑으로 떨어지니 물레방아를 돌려 곡식을 빻고 수력 발전까지 할 수 있다. 원리를 알아내는 방법 중에 가추법(abduction) 이 있다. 셜록 홈스가 왓슨이 나갔다 들어오는 걸 보고 "자네 우체국 가서 전보 부치고 왔지?" 라고 묻는다. "어떻게 알았지?"라고 묻는다. "어떻게 알았니?" "자네 구두코의 붉은 황토, 그런데 밟을 수 있는 곳은 런던의 우체국 앞뿐이다. 공사 중이라서," "그래? 그럼 전보 부친건?" 자네는 오전 내내 같이 있었는데 편지를 쓰지 않았다. 책상 위에 편지지와 우편 봉투가 그대로 있으니까, 우체국에가서 할 일이 전보뿐일 것이다." 이런 추론적 사고가 가추법을 기를 수 있다. 홈스 시리스에만 217개 가추법 대목이 있다. 

 

(3) 완전한 문장으로 이야기 함으로써 관념을 익힌다. 

아이들은 인과 개념이 없다. 교육심리 학자 피아제는 6세 전후까지 그렇다고 봤다. 백조가 된 왕자를 설명하는데 '나쁜 마녀가 있다. 그리고 왕자가 백조가 됐다.'는 식으로 이해할 뿐이다. 인과 개념이 형성됐을 경우에는 '나쁜 마녀가 마법을 부렀기 때문에 왕자가 백조가 됐다'는 식으로 이해한다. 아이들은 동화책을 읽고 문장을 익히면서 차츰 이런 관념을 키워간다. 뇌가 문장을 만드는 게 아니라. 문장이 뇌를 만들어 간다.

 

따라서 엄마들은 가능하면 아이들에게도 완성된 문장으로 이야기하는 게 좋다. 이유식을 먹일 때도 그냥 '맘마' 보다는 '나는 네게 맘마를 줄 거야' 라고 완전한 문장으로 말하는 것이다. 갓난아이 때부터 이런 서술 구조에 자주 노출되면 뇌 발달에 도움이 된다. 문장은 본질적으로 세계에 대한 묘사다. 아이를 안고 책을 읽고 문장을 들려주면 아이의 뇌도 자연과 사물의 이치에 합당하게 형성되도록 한다. 더 크면 교과서나 신문 기사, 좋아하는 작가의 글을 베껴 쓰게 하면, 좋다. 

 

(4) 이미지로 수(數)를 익힌다. 

수의 아버지는 피타고라스다. 그는 혼돈상태인 자연과 사회 현상에 질서와 패턴이 있다고 봤다. 가령 시간은 만질 수도 들을수도 없다. 하지만 하루를 24등분해서 시간을 만들고, 30일을 묶어 달을 만들었다. 그 결가 우리는 절기를 따지고 시간표를 짜고 몇 시 몇 분에 만나자는 약속도 한다. 황금비율의 개념도 수를 토대로 한다. 케임브리지대 연구진에 따르면, 세상 꽃잎중 92%가 피보나치 수열에 맞춰 개수가 이루어져 있다. 이 수열 앞 수로 뒤 수를 나누면 갈수록 황금비율(1.618033987...)에 수렴한다. 

 

황금비율은 파르테논 신전, 피라미드, 다빈치, 미켈란젤로의 작품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애플 로고에도 알고보니 황금 비율이 숨어 있었다. 수는 자연과 사회, 예술에 질서를 부여해 패턴으로 드러나게 하고, 이를 통해 재창조할 수 있게 한다. 이처럼 창의적인 생각의 강력한 도구인 수를 우리는 단지 계량과 계산의 도구로만 쓰고 있다. 수학에 흥미를 가지려면 실생활 속의 이미지와 연결해서 학습하고 이해할 필요가 있다. 

 

(5) 연설문으로 수사를 익힌다. 

이제 많이 아는 것보다. 상대의 마음을 읽고 설득하는 것이 성패를 좌우하는 시대다. 유권자를 사로잡지 못하는 후보는 떨어지고, 면접에서 심사위원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수험생은 탈락한다. 직원들을 설득하지 못하는 리더는 살아남을 수 없고, 가족을 설득시키지 못하는 가장은 존경받지 못한다. 권위의 시대는 가고 설득의 시대를 맞았다. 16세기 그림 '수사학의 여인'을 보면 입에 꽃과 칼을 물고있다. 꽃은 '문예적 수사', 미사여구법을 나타낸다. 대구, 도치, 반복과 같이 광고에 많이 등장한다. 

 

'피자헛, 함께 즐겨요'는 밋밋하지만 '함께 즐겨요. 피자헛'하면 그럴싸하다. 칼은 '논증적 수사' 를 가리킨다. 예증법, 생략 삼단논법, 대증식, 연쇄 삼단논법 같은 것들이다. 이런 기법을 익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좋은 연설문을 읽고 외우는 것이다. 링컨, 케네디, 오바마 같은 웅변가들 명연설을 모은 책을 사서 소리 내 읽어라. 배껴 쓰는 것도 좋다. 이런 문장을 외우면 몸에 수사학 뉴런 네트워크가 형성된다. 

 

- 출처 : 김용규 박사 - '인생을 바꾸는 5가지 생각 도구 ' 인물노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