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렐레조 계곡/ 3

-* [알프스에서 온 편지] 트렐레조 계곡 [1] *-

[알프스에서 온 편지] 트렐레조 계곡 ‘나는 낭가파르밧을 당신의 말대로 공평한 수단으로 올랐다’ 헤르만 불이 머메리에게 헌사한 ▲ 헤르만 불의 헤르만 불(Hermann Buhl·1924-1958)을 생각하면 으레 떠오르는 사진이 있다. 하룻밤 사이에 젊은 청년에서 늙은 노인으로 변한 그의 모습은, 특히 한창 산의 세계에 빠져든 필자에게는 충격이었다. 히말라야 8,000m 봉우리를 초등하고서 그것도 단독으로 올라 극한의 지대에서 하룻밤 비박하며 혹독한 시련을 이겨낸 인간의 모습이 과연 저럴까 싶었던 것이다. 8,000m 고지의 천길 낭떠러지 위에서 확보도 없이 꼿꼿이 선채 극한의 비박을 이겨낸 후, 입술이 부르트고 이마엔 수많은 주름살에 70세 노인의 모습보다 더했던 그의 표정은 어쩌면 그 하룻밤 사이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