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

* 따뜻한 카리스마 *

paxlee 2005. 1. 20. 00:40

 

             따뜻한 카리스마 [ 이종선 ]

성공이란 무엇일까?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만 할까? 그들은 어떤 특징과 공통점을 가지고 있을까? 시대를 불문하고 가장 많은 사람들의 관심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종류의 책이 재미없는 것은 너무 관념적이기 때문이다. 가슴에 와 닿지 않은 막연한 얘기로 덮여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성공한 사람에 관한 이야기를 모은 책이다.

 

하지만 막연하지 않고 구체적이어서 재미있다. 이 책의 저자는 이미지 컨설턴트이다. 그러다 보니 수많은 CEO와 유명인사들을 만나게 되고 그런 만남을 통해 성공한 사람들의 특징과 흐름을 자연스럽게 감지하게 된다. 그 결과, 이들의 공통점은 ‘따뜻한 카리스마’를 가진 사람들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하나하나 살펴보기로 하자.

여기서 얘기하는‘따뜻한 카리스마'란 도대체 무엇을 의미할까? 카리스마란 신으로부터 특수한 능력을 부여 받아 기적을 베푸는 능력을 의미한다. 성공한 사람은 카리스마가 있어 사람들을 끌어당기는데 힘이나 권력으로 잡아당기지 않고 부드러움으로 이끈다는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사람은 싸우고도 지는 사람이다. 주변에서 아주 흔하게 볼 수 있다. 정치권에 있는 사람들이 대표격이다.

 

눈만 뜨면 싸우고 소리지르고 비방하지만 나아지는 것도 없고 이기는 사람도 없다. 모두가 패자일 뿐이다. 현명한 사람은 싸우지 않고도 이기는 사람이다. 자기 주장을 목소리 높여 얘기하지도 않고, 무엇을 하라고 지시하고 명령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보면 그 사람이 원하는 대로 모든 것이 되어 있다.

 

저자가 얘기하는 따뜻한 카리스마가 바로 이것이다. 따뜻하게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핵심이다. 만약 우리가 따뜻한 카리스마를 가질 수 있다면 세상사는 일이 편해지고, 주변에는 자연스럽게 당신을 믿고 따르는 사람들이 모여들 것이다. 예전보다 일이 수월하게 진행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따뜻한 카리스마를 구성하는 10가지 요소는 무엇일까? 자기표현력, 공감능력, 신뢰, 설득력, 겸손, 거절의 기술, 자기극복, 유머, 인연 그리고 비전이 그것이다.

“알고 보면 부드러운 사람이에요.” 라는 광고를 보면 무슨 생각이 드는가? 이는 “사람들은 나를 딱딱하고 고지식한 사람으로 보고 있어요.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라는 사실을 주장하는 것이다. 자기를 표현하는데 실패한 결과를 구차하게 말로 얘기하는 것이다. 신경정신과 이시형 박사는 몸은 어른이지만 마음과 표현은 어린아이 같은 사람을 일컬어 퍼블릭 차일드라고 얘기한다.

 

마치 어린아이가 낯을 가리듯 처음 보는 낯선 대상을 경계하고 그 앞에서 부끄러워하며 의사표현을 제대로 못하는 모습을 표현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더 이상 자랑이 아니다. 이처럼 한국인에게 가장 부족한 것은 자기표현능력과 공감능력이다.

그러다 보니 낯선 사람들과 관계 맺는데 익숙하지 않다. 어떤 철학자는 한국 중년 남성의 반 이상은 자폐증상이 있다는 얘기를 한다. 자폐증이란 혼자 놀고 남들과 관계 맺을 줄 모르는 병이다. 사람들과 눈을 마주치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별 관심이 없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자신을 제대로 알리지도 못하고, 다른 사람이 누구인지에 대해서도 알려고 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모여 사는 세상이지만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 따로 노는 것이다. 성공하는 사람들은 자신을 잘 표현하고 다른 사람과 공감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 그래야 사람들이 모이고, 활발하게 얘기하고, 생산적인 기가 흐른다. CEO는 최고의 이야기꾼이 되어야 한다.

핏대를 내면서 스피치 하는 정치인을 보면 무슨 생각이 드는가? 그 말을 듣고 어느 정도의 사람들이 공감을 할 것으로 생각하는가? 별로 호소력도 없고, 공감하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부드러운 카리스마의 필수 조건 중 하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상대방에게 좋은 대화상대가 되기 위해 알아야 할‘FAMILY 원칙' 을 설명한다. F(Friendly) 우호적으로 대하라. 인상을 쓰면서 얘기를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A(Attention) 주의를 기울여라. 딴청을 하거나 한눈을 팔지 말라는 것이다. M(Me too)공감하라.고개를 끄덕이고 맞장구를 쳐주라는 의미이다. I (Interest) 관심을 보여라. 내가 관심을 보이는 만큼 상대도 내게 관심을 보인다.

 

자신의 얘기를 할 때는 열을 내다가 막상 상대의 얘기에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L(Look) 상대를 응시하라. 눈을 보면서 이야기 하라는 것이다. 서로의 눈을 보지 않고 하는 대화는 공허한 것이다. Y(You are centered) 상대방으로 하여금 자신이 중심인물 이라는 생각이 들도록 하라는 것이 그것이다. 성공적인 CEO는 커뮤니케이션에 강하다.

오리온 그룹의 감 회장은 줄탁동시란 말을 강조한다. 병아리가 알 속에서 먼저 껍데기를 톡톡 쪼고, 이를 알아차린 어미가 바깥에서 동시에 알을 쪼아야 병아리가 무사히 세상으로 나올 수 있다는 의미이다. 쌍방향으로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다. 교보생명의 신창제 회장도 그렇다. 얼마 전 교보생명은 비전과 CI를 새로 선포하는 선포식을 가졌다.

 

여기서 신 회장은 개그맨 이경규의 가면을 쓰고 나타났다. 직원들은 모두 의아해했다. 이경규의 가면을 벗으면서 신 회장은 이렇게 얘기했다. “이걸 쓰면 제가 이경규가 됩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이걸 쓴다고 제가 이경규가 되는 게 아닌 것처럼 CI 하나를 바꾸었다고 우리가 바뀌는 것은 아닙니다. 직원 하나하나가 바뀌어야 진정한 변화지요.” 간판만 바꾸었다고 회사가 변화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이런 이벤트를 벌인 것이다. 탁월한 커뮤니케이션 방법이다.

성공한 사람은 겸손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성공은 항상 시간의 개념이다. 당분간은 성공할 수 있지만 계속해서 성공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성공을 지속시키기 위해서 무엇보다 필요한 것이 겸손이다. 모든 사람을 진정한 인격체로 대하는 것이 겸손이다. 계급을 의식하지 않고 일을 할 수 있는 것이 겸손이다. 겸손은 완장을 제거할 수 있는 힘이다.

 

헌 옷걸이가 새로 갓 들어온 옷걸이에게 한 마디 한다. “너는 단지 옷걸이일 뿐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라.” 잠깐씩 입혀지는 옷을 자기의 신분인 양 우쭐대거나 교만하지 말라는 것이다. 하지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잠깐씩 입혀지는 옷을 자기의 신분인양 뽐내고 있는가? “복이 있다 해서 다 누리지 말라. 복이 다하면 몸이 빈궁에 처하게 된다. 권세가 있다고 해서 그것을 다 부리지 마라, 권세가 다하면 원수를 만나게 된다.” 명심보감에 나오는 말이다.

이미지란 말의 원 뜻은 마음의 모양이다. 안의 생각이 밖으로 드러난다는 의미이다. 얼굴이란 말도 얼이 담긴 꼴(얼꼴)에서 유래했다. 그만큼 이미지란 그 사람의 생각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미지는 왜 그렇게 중요할까? 리더가 딱딱한 모습을 하고 있으면 아무도 그 사람에게 가려 하지 않고, 가더라도 말문을 닫는다. 그래서 “인상을 쓰고 있는 상사는 직원 앞에서 파업을 하는 것과 같다.”는 서양 격언이 나온 것이다.

 

“웃으면 웃을 일이 생긴다. 좋은 이미지는 성공 뒤에 오는 것이 아니라 성공보다 앞서는 것이다.” 저자의 말이다. 사람은 자신 있고 여유 있을 때 웃을 수 있다. 공격 당할까 봐 방어적이 되거나 소심해지면 표정도 굳는다. 꾹 다문 입과 굳은 얼굴로는 자신의 의욕과 능력을 전달할 수 없다. 리더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마음을 잘 다스리고 그것을 자연스럽게 얼굴로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지혜로움을 나타내는 가장 분명한 표현은 명랑한 얼굴이다.” 몽테뉴의 얘기이다.

요즘 가장 인기 있는 배우자는 유머감각이 있는 사람이다. 돈 없는 사람과는 살 수 있어도, 재미없는 사람과는 살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리더에게는 더 하다. 성공한 사람들에게 돋보이는 것이 바로 유머 감각이다. 여기 나온 몇 가지 사례이다.

힐러리와 클린턴이 함께 운전을 하고 가다 기름을 넣으러 주유소에 들렀다. 그런데 주유소에서 일하고 있는 남자가 힐러리의 동창이다. 이를 본 클린턴이 한 마디 한다. “당신이 저 사람과 결혼했다면 주유소 직원의 아내가 되었겠군” 그러자 힐러리의 대답은? “아니죠, 저 사람이 대통령이 되었겠죠” 힐러리의 당당한 자신감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아이젠하워가 대통령에서 물러난 뒤 기자들로부터 질문을 받았다. 대통령에서 물러난 뒤 어떤 변화가 있고, 어떤 차이점이 있습니까? 잠시 생각을 한 아이젠하워가 이렇게 얘기했다.
“있지. 골프 시합에서 나한테 이기는 사람들이 예전에 비해 더 많아졌단 말이야.”이 얼마나 절묘한 유머인가? 유머는 단순한 우스갯소리를 하는 차원이 아니다. 상대와의 대화를 원활하게 풀어나가고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는 중요한 기제이다. 부드러움을 나타낼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당당한 자기표현으로 사람을 매혹시키는 강효리란 별명을 가진 강금실, 최고의 이야기꾼 신창제, 일관된 신뢰감으로 능력에 깊이를 더하는 안성기, 비전있는 열정으로 오늘을 아름답게 하는 예치과의 박인출 원장 등 실제 따뜻한 카리스마를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도 재미있다.

마지막으로 따뜻한 카리스마를 소유하는 법에 대해 저자는 이렇게 얘기한다. 첫째, 자신감을 가질 것, 자신에 대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질 것, 분노와 원망을 버릴 것. 둘째, 매력 있는 태도와 화술을 갖출 것, 경청하고, 사람들을 칭찬하고, 입보다는 눈으로 말하고, 짧고 간결하게 메시지를 전하고 마지막으로, 성공한 사람으로서 행동할 것을 권유한다. 이미지 컨설턴트답게 미소와 용모에 대해서도 조언을 한다. 첫 인상을 좋게 하는 법도 얘기한다. “음식은 본인이 좋아하는 것을 먹되, 옷은 다른 사람이 좋아하는 것을 입어라” 는 대목이 흥미롭다.

이미지 컨설턴트 하면 이상하게 웃는 법이나 가르치고, 본래 모습과는 동떨어진 연출된 이미지를 강요하는 것이 연상되었다. 하지만 이 책을 보면서 생각을 바꾸게 되었다. 그 사람의 이미지는 그 사람 삶의 대차대조표이다. 삶에 대해 깊이 바라보고, 마음을 다스리고, 그런 것이 결국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된다는 것을 저자는 말 하고 싶었을 것이다. 

 
                    - 한근태 (한스컨설팅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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