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각산 위문 ~ 대동문
1월 18일 일요일은 무척 포근한 겨울 날씨였다. 우이동 입구 버스종점에서 청산님을 만나기로 하고 출발을 하였다. 먼저 도착하여 기다릴 겸해서 블랙야크레 들어가서 등산화를 구경하였다. 등산화 뒷 축이 다 달아서 창갈이를 해야할 정도여서 캠프라인 온라인에 들어가 보았드니 본사가 부산에 있어 A/S는 부산으로 보내야 하며 A/S 요금도 2500원에서 3만원으로 인상이 되었다고 하였다. 그런데 문제는 1주일에서 10일 정도 걸린다는 이야기였다.
그래서 청산님을 기다리는 동안에 블랙야크에 들어가 등산화 가격을 알아보았드니, 가격표에는 17만으로 되어있는데, 할인된 가격으로 10만원 정도 주어야 될 것 같았다. 주인에게 이야길 하였드니 여기에 맡기면 부산에 보내서 A/S을 받을 수 있게 대행을 하여 준다고 하였다. 창 밖을 보니 청산님이 도착해 기다리고 있어서 들어오라는 신호를 보내고 함께 몇가지 소품을 구입한 후 이것 저것 둘러보고 나왔다.
오늘은 당장 산행을 해야 하므로 몇 일 후에 다시와서 등산화를 새로 구입을 하고 A/S를 맡기기로 하였다. 올라가다가 코롱스포츠 2층에 올라가서 전에 구입한 물건이 싸이즈가 적다며 교환을 해야 한다기에 같이 올라갔다. 한쪽에는 중고매장이 있었는데, 싼 것도 있고, 생각외로 중고가격이라면서 비싼 것도 있었다. 2층 창 밖으로 사람이 있어 바라보았드니 벽과 벽 사이에 빙벽을 만들어 놓고 그곳에서 빙벽타기 연습을 하고 있었다.
이렇게 양쪽 아웃도어에서 구경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다 보니 10시 50분에 나와 산행을 시작하였다. 산악회 회원들과 함께 산행을 하면 이런 시간을 가질수가 없는데, 둘이 산행을 하다보니 정해진 시간도 없고 바쁠것도 없어서 여유를 부릴수 있어서 좋았다. 우리는 올라가면서 어느 코스로 오를가를 의논하였다. 청산님이 눈길에 힘드니 진달래 능선으로 오르자고 하였다. 내가 지난주에 그곳으로 올랐으니 이번에는 백운대로 오르자고 하였다.
소귀천 입구 반대편에 지킴터가 있는 곳으로 산길을 올라갔다. 이 길은 눈이 그렇게 쌓여있진 안았다. 겨울 산행이라 옷을 여러겹 껴입어서 그런지 조금 오르막을 올라가니 전신에 땀이 솟아 올랐다. 얼마쯤 오르다가 겉 옷을 하나 벗어서 배낭에 매어달고 다시 올라갔다. 도선사 입구까지 아스팔트길이 지루하여 이 길을 선호하지만 이 길도 도선사 주차장이 있는 곳에 이를 때까지는 그렇게 급경사는 아니지만, 계속하여 오르막 길을 걸어야 한다.
청산님과 지난 이야기와 추억어린 산행 이야기를 나누며 오르는 산행은 힘들이지 않고 진행하는 윤활재가 되어주기도 한다. 우리는 중간에서 과일을 나누어 먹으며 쉬기도 하였다. 도선사 주차장에서 오르는 길과 만나곳에 이르니 등산객은 조금 많아졌다. 일요일 인데 오늘은 우리가 아웃도어에서 시간을 보내는 동안 많이 올라가서 그런지 이렇게 포근하게 좋은 날씨에 의외로 적은 편이었다. 우리는 하루고개가 바라보이는 곳 쉼터에서 한 번 더 쉬었다.
하루재 갈딱고개를 오르자면 잠시 쉬었다가 가는 것이 산행의 요령이기도 하다. 청산님은 보온병의 뜨거운 물에 감초 한 조각을 넣었다며 감초향이 은건하게 우러나는 물을 한 컵 받아 마셨다. 그 어느 차보다도 맛과 향이 좋았으며, 입 안에 오래도록 머물러 주는 여운이 좋았다. 우리는 다시 갈딱고개를 올라갔다. 고개를 넘어서니 인수봉에는 흰 눈이 그대로 쌓여있고 정상부에는 안개가 드리워져 있어 오늘은 암벽타는 산악인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하루재를 넘어서니 길은 그대로 얼음이 얼어 빙판길 이었다. 조심스럽게 발을 옮겨 놓으며 서서히 진행하는 수 밖에 없었다. 산악구조대 건물이 있는 곳까지 내려가는 길은 더 미끄러웠다. 이런날 바람이나 쌩쌩불고 고추같이 추웠으면 더 많은 고생을 하였을 텐데, 인수봉을 올려다보는 조망대가 있는 곳에서 바라보는 인수봉은 언제나 그 우람한 암봉을 우러러 보게 된다. 오늘 그래도 날씨가 포근하여 다행이었다. 길은 올라갈 수록 더 미끄러워 발 놓을 곳을 신경을 써며 올라갔다.
계곡길을 오르는 길은 말이 길이지 그대로 바위만 앙상한 계곡이나 다름없다. 그런데 눈 쌓인 길을 수 많은 등산객이 밟고 다녀 바위마다 맨들맨들한 얼음이 깔려있다. 암벽길 철재가 박혀있는 쇠줄을 잡으며 오르는 길은 좁아서 내려오는 사람들을 만나면 피해 주기도 어려운 그런 길이다. 조금만 발을 잘 못 디디면 그대로 미끄러지곤 하였다. 그러나 워낙 조심을 하면서 걸어서 그런지 넘어져도 크게 다치지는 않고 바로 일어나 그대로 걸어가고는 하였다.
우리가 어렵게 백운산장에 올라서니 12시가 다 되었다. 산장 간이 벤취에는 쉬는 사람, 식사를 하는 사람들로 복잡하였다. 우리도 이곳에서 점심을 먹고 가자고 하였다. 올라가다가 눈 쌓인 곳에서 점심먹기가 마땅치 않은 것을 고려하였다. 자리를 잡고 앉아서 누룽지에 더운물을 붓고 기다리는 동안 과일을 먹으며 기다렸다가 누룽지와 김치로 점심을 때웠다. 옆 사람들이 국수와 오뎅을 먹는 것을 보고는 우리도 오뎅을 더 시켜먹고 12:45분 쯤에 일어나 다시 올라갔다.
위문에 도착하니 12:50분이 지나고 있었다. 바위에 얼음이 얼어있어 고생하면서 백운대를 오르는 것을 생략하고 우리는 위문을 넘어 진행하였다. 위문넘어에는 안개가 자욱하여 안개 바다가 끝없이 펼쳐진 바다처럼, 캄캄한 밤처럼 짙은 운무는 눈의 피로를 들어주는 것인지, 답답함을 안겨주는 것인지, 머리의 모든 상념들을 지워주려는 것처럼 하나의 칼러로 세상을 덮고 있었다. 나무 계단에 헌 타아어를 잘라서 박아놓은 길을 내려가면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였다.
위문을 넘어면 경기도 고양시에 속하고, 위문 안쪽에는 서울시에 속하는데, 이곳 내려가는 길은 이렇게 등산객의 편의를 위해 나무계단을 설치하여 놓았는데, 어째서 서울쪽에서 올라오는 그 길고 긴 암벽의 바위길에는 아직까지 이런 계단을 설치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 그 옛날 하루 수 백명 수 천명이 국립공원 입장료를 꼬박꼬박 지불한 그 많은 수입액은 어디에 사용하였는지 심히 궁금하다. 삼각산 하면 정상이 백운대이므로 이 길이 메인 길에 속하는데, 편의시설은 미미하다.
이 계단길을 다 내려와 북한산성으로 내려가는 길과 만경대를 우회하는 길이 갈라진다. 우리는 우회길을 걸으며 암벽에 설치해 놓은 철제말뚝과 쇠줄을 잡고 오르고 내려가는 등산객으로 지체를 하면서 걸었다. 암벽에 설치되어 있는 쇠 말뚝은 거리가 멀어 여자들은 오늘 같이 얼음길에서는 고생이 더 많이 할 수 밖에 없었다. 우리는 겨우 앞 길 만이 보이는 시야를 따라 걷고 또 걸었다. 그 외에는 아무것도 보여주지 않는 안개바다를 원망하면서 겨우겨우 노적봉 안부에 도착하였다.
그러나 쉴만한 장소가 없어 그냥 내려갔다. 내려가는 길은 양지바른 곳이라 그런지 눈이 없었다. 조금은 편하게 걸을 수 있어 다행이었다. 굽이굽이 돌아가는 길은 음지쪽은 여지없이 눈 길 얼음 길 이었다. 용암문을 지나면서 길은 다소 넓어졌다. 북한산 대피소에 들려 잠시 쉬어가기로 하였다. 과일과 커피를 한잔 타 마시고 다시 걸었다. 대동문에서 더 진행하는 것이 힘들어 대동문을 지나 아카데미하우스 쪽으로 능선길을 따하 하산을 시작하였다.
이 하산길도 내려 가면서 계곡길에 이르면 빙판길이 전개되었다. 주의를 하면서 서서히 걸을 수 밖에 없었다. 단 둘이서 산행하는 것은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어 즐거웠다. 누구를 칭산도 하면서 또 누구는 흉도 보면서, 둘 만이 나눌 수 있는 대화는 마음속에 있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서로의 믿음과 신뢰를 확인할 수 있어서 좋은 산행이 되었다. 아카데미하우스를 지나고 4.19탑을 지나 내려오다가 한 곳에 들려 둘이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는 수유역에서 헤어졌다.
'소나무의 산행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수종사 와 운길산 *- (0) | 2009.02.01 |
---|---|
-* 도봉산 보문능선 - 우이암 - 우이동 코스 *- (0) | 2009.01.28 |
-* 삼각산 진달래능선 ~ 칼바위능선 *- (0) | 2009.01.11 |
-* 새 해 첫 휴일에 오른 검단산 *- (0) | 2009.01.05 |
-* 삼각산 칼바위에서 2009년 해돋이 산행 *- (0) | 2009.01.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