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진 후 마음 건강
코로나(COVID-19) 누적 확진자 수가 1500만을 넘어섰다. 다행히 확진자 수는 감소하는 추세이지만 확진자 비율은 증가하여 전체 인구의 약 30% 선에 이르렀다. 요즘은 걸리지 않으면 인간 관계가 좋지 않은 것이라는 우스개도 돌지만, 초기엔 ‘확진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이들이 많았다. 예를 들면 “사회적 거리 두기를 회사에서 제일 철저히 했다고 생각했는데, 나만 확진돼 자기 관리를 못하는 사람으로 보이게 되어 억울하고 사회적 관계에도 자신감이 떨어졌다”라는 고민이 대표적이다. 지금은 확진으로 자신의 이미지에 문제가 발생했다는 스트레스 호소는 이전보다 줄어든 것으로 임상 현장에서 실감한다.
신선한 야채가 부족한 기력을 증가시켜준다.
그런데 코로나 확진 후 회복돼 상당 기간이 지났는데도 마음에 여러 불편함이 떠나지 않거나, 증상이 새롭게 찾아왔다는 호소가 적지 않다. 1만5400명의 코로나 확진자를 대상으로 한 최근 연구를 보면, 감염에서 회복된 이후 1년 사이에 마음 건강 관련 불편한 증상을 경험하는 이가 적지 않은 것으로 보고되었다. 확진자의 경우 불안증을 경험할 위험도가 35%, 우울증은 39% 증가했다고 한다. 수면 문제의 경우는 41%, 스트레스 또는 적응 장애의 경우는 위험도가 38% 증가하였다. 코로나 확진에서 회복한 후에도 마음 건강 관련 후유증이 찾아올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결과이다.
대부분의 마음 건강 문제가 심리 요인과 생물학적 요인의 상호작용으로 발생하기에 사회적 연결 단절, 경제적 위기 등이 사회심리학적 원인으로 생각되고 있다. 생물학적 원인으론 코로나 바이러스와 면역 시스템 간 치열한 전투의 잔재로 남겨진 염증 물질 등이 뇌에 영향을 주어 ‘염증성 우울증’ 같은 후유증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추정이 존재한다.
심각한 마음 후유증은 아니어도 일상생활에서 적응 능력이 이전 같지 않다는 느낌을 호소하는 이도 많다. 질환 수준에 이른 것은 아니지만 뇌 기능이 100% 회복되지 않아 기능적인 불편을 느끼는 것일 수 있다. 뇌에 뿌연 안개가 낀 듯한 브레인 포그(brain fog), 즉 건망증과 각성도 저하 등 인지 기능의 불편함이 발생하는 경우도 확진자에게서 80% 정도 증가하였다.
팬데믹이나 지진 등 큰 재해가 끝난 후 오히려 우울증, 번아웃, 자살률 증가 등 마음 건강 문제가 심화된다는 통계가 있다. 축구 경기 중 부상 투혼을 발휘하여 뛰어난 활약을 하다 경기 끝난 후에 탈진하는 선수의 모습을 본 적 있을 것이다. 팬데믹과 싸우고 있는 우리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팬데믹 이후에도 나 자신은 물론이고 우리 모두의 마음 관리에 대한 꾸준한 관심이 필요하다.
[윤대현의 마음속 세상 풍경] [100] : 윤대현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조선일보 : 2022.04.12.
'지평선'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백수의 일상 - 406. <검수완박도 문(文)정권 범죄 못 덮는다> (0) | 2022.04.13 |
---|---|
백수의 일상 - 405. <뭘 해도 안 될 산골에, 돈 안되는 책방…그래도 사람 몰리는 이유> (0) | 2022.04.13 |
백수의 일상 - 403. <인생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무엇인가?> (0) | 2022.04.12 |
백수의 일상 - 402. <‘DJ 책사’에서 ‘윤석열 조언자’로 돌아온 김한길 인터뷰> (0) | 2022.04.11 |
백수의 일상 - 400. <학대 피해 43년 동안 산에서 ‘서바이벌’ 생활한 ‘동굴 아저씨’> (0) | 2022.04.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