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가 퍼온글

[118: 퍼온글] 우리들의 아버지

paxlee 2004. 8. 20. 15:01

      * 아버지 (1)*


    아버지란 기분이 좋을 때 헛기침을 하고,

    겁이 날 때 너털웃음을 웃는 사람이다.


    아버지란 자기가 기대한 만큼

    아들, 딸의 학교 성적이 좋지 않을 때

    겉으로는, '괜찮아, 괜찮아' 하지만

    속으로는 몹시 화가 나는 사람이다.


    아버지의 마음은 먹칠을 한 유리로 되어 있다.

    그래서 잘 깨지기도 하지만,

    속은 잘 보이지 않는다.

    아버지란 울 장소가 없기에 슬픈 사람이다.


    아버지가 아침 식탁에서 성급하게 일어나서

    나가는 장소(그 곳을 직장이라고 한다)는,

    즐거운 일만 기다리고 있는 곳은 아니다.

    아버지는 머리가 셋 달린 龍(용)과 싸우러 나간다.


    그것은 피로와, 끝없는 일과,

    직장 상사에게서 받는 스트레스다.

    아버지란 '내가 아버지 노릇을 제대로 하고 있나?

    내가 정말 아버지다운가?'하는

    자책을 날마다 하는 사람이다.


    아버지란 자식을 결혼시킬 때

    한없이 울면서도

    얼굴에는 웃음을 나타내는 사람이다.


    아들, 딸이 밤늦게 돌아올 때에

    어머니는 열 번 걱정하는 말을 하지만,

    아버지는 열 번 현관을 쳐다본다.


    아버지의 최고의 자랑은

    자식들이 남의 칭찬을 받을 때이다.

    아버지가 가장 꺼림칙하게 생각하는 속담이 있다.

    그것은

    "가장 좋은 교훈은 손수 모범을 보이는 것이다"라는 속담이다.


    아버지는 늘 자식들에게 그럴 듯한 교훈을 하면서도,

    실제 자신이 모범을 보이지 못하기 때문에,

    이 점에 있어서는 미안하게 생각도 하고

    남모르는 콤플렉스도 가지고 있다.


    아버지는 이중적인 태도를 곧잘 취한다.

    그 이유는 '아들, 딸들이

    나를 닮아 주었으면'하고 생각하면서도,

    '나를 닮지 않아 주었으면'하는

    생각을 동시에 하기 때문이다.


    - 아버지 (2)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