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

-* 육일약국 갑시다. *-

paxlee 2007. 10. 4. 20:47

                          

                육일약국 갑시다 

 
■ 책을 보면서 성공하는 사람은 뭐가 달라도 다르다는 생각을 했다.
그는 서울도 아닌 마산, 마산에서도 사람들이 별로 없는 변두리에서 4.5평짜리 약국을 마산의 랜드마크로 만들어낸 사람이다. 대학 졸업 후 6백만 원의 빚으로 시작한 약국에서 출발해 시가총액 1조원 기업체의 공동 CEO가 된 사람이다. 약국을 성공시키고 그 성공을 바탕으로 청소기 제조업체 사장을 하고, 대한민국 최고의 교육 사이트 메가스터디 엠베스트를 만들어 낸 사람이다. 무엇이 이런 성공을 거두게 했을까? 김성오 대표의 핵심역량은 무엇일까?

 

■ 지성이면 감천이다.
작은 정성이 모여 큰 성과를 이루고 고객 한 명이 다른 고객을 불러들인다. 고객 한 명 한 명을 지극정성을 대하고 물건을 팔기보다는 정성을 팔았다. 그러면서도 효율을 생각하고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키워나갔다. 그 결과 이런 성공을 거두었다. 그는 마케팅의 고수이다. 마케팅을 정식으로 공부하지는 않았지만 마케팅이 무언지, 어떻게 해야 마케팅이 잘 되는지를 본능적으로 깨달은 것이다.

 

■ 마케팅은 사람 입에 회자되는 것이다.
심형래가 만든 영화 ‘디워’가 괜찮은 영화인지 아닌지를 두고 사람들 사이에 말이 많다. 하지만 입에 오르내리는 것 자체가 엄청난 마케팅이다. 그런 얘기가 돌면 사람들은 “도대체 어떤 영화길래 그렇게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거야” 하면서 영화를 보기 때문이다. 김성오 대표는 그 사실을 본능적으로 깨닫고 있다.

 

그가 처음 육일약국을 시작한 마산시 교방동은 시내버스에서 내려서도 가파른 길을 15분 정도 걸어 올라가야 하는 곳에 자리하고 있었다. 변두리에 있고 큰 건물 같은 택시 포인트가 없어서 정확한 목적지를 설명하기 어려웠다. 보통 사람 같으면 “이런 외진 곳에서 장사가 되겠어” 라고 부정적인 생각을 했겠지만 그는 “그래, 어차피 없는 택시 포인트인데, 우리 약국을 랜드마크로 만들어보면 어떨까?”라고 생각하였다.

 

며칠 뒤 택시를 이용할 일이 생겼고 그는 택시를 타자 마자 “기사님요, 육일약국 좀 가주이소.”라고 외친다. 당연히 기사는 “육일약국요? 거가 어딘데예?”라고 말한다. 그는 택시를 탈 때마다 일단 육일약국을 가자고 먼저 얘기하고, 거기가 어디냐고 물으면 약국 위치를 부연 설명했다. 그렇게 3년 정도 지나자 창원에 있는 기사조차 육일약국 하면 모두가 아는 유명지가 되었다.

 

■ 그는 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궁리를 많이 했다.
어떻게 하면 변두리 약국에 사람들을 오게 할 수 있을까를 생각했다. 우선 사람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침침한 조명을 밝게 했다. 전기세는 훨씬 많이 나왔지만 매출은 예상대로 많이 올랐다. 마산에서 두 번째로 자동문을 설치했다. 호텔에나 있는 자동문을 비싼 비용을 들여 설치한다니까 다들 비웃었다. 자동문을 설치하자 가장 좋아한 것은 동네 꼬마들이었다. 애들은 약국을 들락날락 하면서 “열려라 깨” 하고 장난을 쳤다. 하지만 그는 제지하지 않았다. 그 자체가 엄청난 홍보효과를 가져왔다. 그러면서 서서히 육일약국이란 존재가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 안주는 죽음이다.
지금 편하다고 가만히 있는다는 것은 곧 퇴보를 의미한다. 개인도 그렇고 조직도 그렇다. 그렇기 때문에 생존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성장하고 변화해야 한다. 그는 새로운 분야에 끊임없이 도전했다. 변화하기 위해 그가 한 일 중 하나가 한방을 접목시키자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한방공부를 시작한다. 그리고 그 사실을 손님들에게 기술적으로 알린다. 그것도 마케팅 전략이다. 자신을 찾는 고객이 어디 갔냐고 물으면 “한방 공부하러 가셨다”라고 얘기하게끔 한 것이다.
궁금해진 고객들은 언제부터 한방을 파느냐 하면서 관심을 보였고 한방을 시작한 날부터 매출은 급상승한다.

 

그는 한방을 하면서 후각마케팅도 시작한다. 약국 내에서 한약 냄새를 풍기는 것이다. 별 생각이 없던 사람들이 냄새를 맡고 구매충동을 느끼기 때문이다. 후각은 시각 못지않게 사람을 자극한다. 게다가 무의식을 자극하며 지속적인 효과를 갖는다. 미국의 슈퍼마켓에서는 갓 구운 빵 냄새를 뿌린 후 매출이 3배나 늘었다. 극장 로비에 팝콘향이 진동하는 것, 스타벅스의 커피향도 그렇다. 고기를 굽는 냄새도 그렇다. 냄새는 공짜나 다름없는 마케팅 도구였고 그는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 경영의 기본은 고객 창출이다.
물건과 서비스가 아무리 좋아도 고객이 오지 않으면, 또 한 번 온 고객이 다시 찾지 않으면 망할 수 밖에 없다. 그는 이 방면에 특히 탁월하다. 그의 핵심역량은 정성과 섬김을 바탕으로 한 고객 만족과 고객창출이다. 그는 한 번 들어온 고객은 절대 놓치지 않는다. 또 한 사람 한 사람 만족시키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 한다. 손님 개개인의 이름을 외우고, 길을 묻는 사람에게 직접 안내를 한다. 민망해진 사람은 어떻게 해서든지 신세를 갚으려 하고 그 사실을 주변 사람에게 얘기할 수 밖에 없다.

 

고객에게 최선을 다하고 고객을 만족시키면 이윤은 저절로 온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책 중에 나온 얘기이다. 약국 앞을 지나가는 할머니들이 보이면 나는 문을 열고 나가 인사를 건넸다. 그런데 오랜 시간 어시장에서 일하신 분들에게는 아무리 씻어도 벗겨 낼 수 없는 바다의 짠내가 배어있다. 장사를 끝내고 돌아오는 오후에는 생선의 비린내까지 겹쳐 더욱 심했다. 그런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아는 어르신들은 약국 안으로 들어오기를 꺼려했다. 때문에 내가 뛰어나가 손을 잡고 안부를 물은 것이다.


“아이고, 박사님 손 더럽심더.”
“더럽긴요! 할매요. 글고, 지는 박사 아니라, 약삽니더. 박사 아니라예.
그런데 신경통은 좀 어떠신교?”
그럴 때면 어르신들은 내 손등을 쓰다듬으며 말씀하셨다.
“아이고, 약사님 같은 분이 박사를 해야지. 누가 박사를 하는교?”
형편이 어려워 대학원 문턱도 밟아보지 못한 나에게 그 분들은 서슴없이 박사라고 불러주셨다. 지위고하, 빈부격차를 막론하여, 사람을 가리지 않고 섬긴으로 나의 마음을 알아주신 것이다.

 

■ 그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복을 주러 온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특히 피하고 싶은 사람, 상대하기 싫은 사람일수록 친절하게 대했다. 그 사람들은 이미 많은 곳에서 거부나 배척을 당했을 것이고 때문에 복을 주고 싶어도, 줄 수 있는 기회를 잡지 못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친절을 베풀 때에도 사람을 가려서 친절을 베푸는 경향이 있다. 영양가가 있는 사람에게는 잘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냉담하기 쉽다.

 

하지만 평소에 대접 못 받는 사람에게 잘 할 때 그들은 더욱 감동하고 감동한 사람들은 그 얘기를 주변에 많이 전파해 효과는 더 큰 법이다. 친절한 택시 기사를 보면 반드시 팁을 준다. 불친절한 택시기사에게는 100원 짜리 동전까지 반드시 챙겨서 받는다. 찡그린 얼굴로 장사를 하는 사람을 볼 때마다 “저런 사람은 절대 장사를 해서는 안 된다” 는 생각을 한다. 김성오 대표는 그런 면에서 탁월한 비즈니스 맨이다. 짜증은 방치의 산물이고, 쾌활은 노력과 훈련의 산물이다. 짜증은 누구나 낼 수 있지만, 쾌활은 고수만이 낼 수 있다. 그는 고수인 것이다.

 

■ 성공한 사람은 남다른 습관을 갖고 있다.
특히 고객과의 만남을 소중히 함으로서 고객에게 큰 감동을 준다. 책의 한 대목이다. 영남산업의 대표이사를 맡은 지 얼마 되지 않을 때였다. 나는 매번 팀장과의 약속을 칼같이 지켜나갔다. 그러기 위해서 적어도 약속 시간 15분 전에 장소에 도착했다. 그 15분 동안 사무실 밖에서 그날의 대화를 미리 연습하고, 예상 답변까지 생각하며 만남을 대비했다. 그리고 시계 초침이 약속 시간에 도달하면 단 1초도 넘기지 않고 정확하게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갔다.

 

더 빠르지도, 더 늦지도 않게 '정시'에 문을 열고 들어가는 것이 포인트였다. 매 약속마다 같은 행동을 반복했다. 다섯 번째 만남에서 구매 팀장이 먼저 입을 열었다.
“시간을 참 정확히 지키시네요.”
때를 놓칠 세라 준비해온 답변을 덧붙였다.
“우리 영남산업도 LG전자 협력 업체로써, 한 치의 오차 없이 납기일을 지키도록 전 직원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안심하셔도 됩니다.”
“사장님이 시간 약속이 칼 같으신 걸 보니, 영남산업에 물량을 많이 드려야겠는데요.” 듣던 중 반가운 소리였다.

 

은연중에 느껴졌던 나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킴과 동시에 우리 회사의 신뢰도를 높였다는 증거이기도 했다. 이처럼 기본에 충실한 자세로 경영한 결과, 영남산업을 경영한지 3년 만에 4배 이상의 물량을 수주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그 시발점은 사소하게 보이는 ‘약속 시간’에서부터 비롯되었다.

 

■ 그는 고객만족을 위해 노력했다.
니즈를 파악하기 위해서도 애를 썼다. 그는 물건을 팔기보다 정성을 팔려고 했다. 이런 것을 실천하기 위해 손님을 약국에 머물게 했다. 소파도 갖다 놓고, 차도 준비했다. 필요한 것만 사서 나가려던 손님이라도 일단 자리에 앉게 되면 얘기가 길어진다. 평소 궁금했던 것을 물어보고 필요한 약이 없나 생각하게 된다. 그러면서 약사와 고객 사이에 친근감이 생기는 것이다. 반품도 화끈하게 해 주었다. 그러면서 고객들의 만족도가 높아졌다.

 

그는 손님을 보면 늘 세 가지 생각을 했다. “이 손님이 나를 통해 만족했을까? 다음에 다시 올 것인가? 다음에 다른 손님을 데리고 올 것인가?”

메리어트 호텔을 만든 메리어트 2세는 늘 이런 얘기를 한다. “당신이 당신 직원을 만족시키면, 당신 직원이 고객을 만족시킬 것이다.” 이 얘기를 뒤집으면 “만족하지 못한 직원은 고객들에게 화풀이를 할 것이다”라는 말이 된다. 내가 아는 모 호텔은 재벌이지만 짜기가 이루 말할 수 없다. 10년 이상 계약직으로 사람을 부려먹는다. 죽지 않을 정도로 짠 월급을 준다.

 

사람을 언제나 교체 가능한 부속품처럼 생각한다. 그러니 직원들이 어떻게 고객들에게 친절할 수 있겠는가? 그런 면에서 외부 고객보다 내부 고객만족이 더 중요하고 힘들다. 그는 이 사실을 알고 있다. 장사란 이익보다 사람을 남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 번은 직원가족을 초청해 파티를 했는데 파티기 끝난 후 지갑을 발견했다. 알아보니 여직원의 남편 것이었는데 너무 낡았다. 그래서 지갑 안에 10만원 짜리 수표를 집어넣고 다음과 같은 메모를 넣었다. “지갑이 낡았으니 새 지갑을 살 때 보탰으면 좋겠다” 지갑을 돌려받은 직원이 어떤 마음을 가졌을까?

 

■ 그는 정직을 중요시 한다.
한 번은 직원이 회원 수를 반올림해서 기자들에게 얘기하려는 것을 못하게 했다. 왜 사소한 것이지만 거짓말을 하느냐는 것이 이유다. 한 번 거짓말을 하면 그것을 커버하기 위해 또 다른 거짓말을 해야 하고, 그러다 보면 신용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그가 생각하는 네 가지 금기사항 있다. “아닌 것을 맞다고 하지 말 것, 맞는 것을 아니라고 하지 말 것, 작은 것을 크게 과장하여 말하지 말 것, 큰 것을 축소해 말하지 말 것” 이 그것이다.

 

그의 핵심 철학 중 하나는 정직이다. 그의 생각이다. “정직은 은행의 예금통장과 같다. 자신이 넣은 정직은 신용과 믿음이라는 확실한 이자를 남긴다. 오래 쌓은 신용은 다른 사람이 훔쳐갈 수도, 빼앗을 수도 없는 성공의 필수요소이며 큰 밑천이 된다. 워낙 믿을만한 사람이 드문 세상이다 보니, 결국은 정직한 사람에게 거래나 계약의 기회가 주어지기 마련이다. 정직은 가장 큰 경쟁력이 될 뿐 아니라 위험에 처하지 않게 하는 가장 확실한 안전장치이기도 하다.”

 

사장이 된 사람에게 어떻게 사장이 되었느냐고 물으면 이런 대답이 나온다. “저는 늘 사장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사장 마인드로 일을 했습니다. 그러면 성과가 다르게 나오거든요.” 맞는 말이다. <받는 만큼 일 하겠다>고 생각하는 사람과 <여기서 한 번 승부를 걸어보겠다> 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눈빛부터가 다르다. 4.5평짜리 약국주인이 시가총액 1조에 달하는 회사의 공동대표가 된 것은 바로 그가 사장마인드로 일을 했기 때문이다. 책 중에 나온 대목이다.

 

직장인들은 달력의 빨간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휴일에 늘어져라 낮잠을 자거나, 여행을 가더라도 월급은 제 날짜에 들어온다. 일을 만들 필요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자영업자는 쉬는 날이 많을수록 손해다. 정해진 시간에 나갈 돈은 많다. 가게의 월세부터 관리비, 직원들의 급여, 하다못해 세금까지 나갈 돈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직원들이 쉬는 휴일에도, 하물며 밥을 먹고 잠을 자는 시간에도 돈이 나가는 것이다.

 

그들은 먹고 살기 위해서 일을 만든다. 주위에서 ‘독한 놈’이라고 손가락질해도 아랑곳 않고 365일 새로운 일거리를 찾아낸다. 지금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 것이 바로 자영업자의 마인드를 가진 사람들이다. 회사에서도 무색무취의 무미건조한 직원보다는, 발로 뛰며 스스로 일을 만드는 사람을 인정하기 마련이다. 일을 만들고 해결하다 보면, 스스로의 능력에 감탄하며 자신감에도 탄력이 붙는다. “하고 싶은 일에는 방법이 보이고, 하기 싫은 일에는 변명이 보인다.” 필리핀 속담이다.

 

■ 어제와 같은 오늘을 절대 뿌듯하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오늘도 어제 하던 그대로 했다면 부끄럽게 생각해야 한다. 어제와 비교해 다른 오늘을 살았다면, 한 달 후에는 조금 달라지며, 6개월 후는 더욱 변화된 모습을 발견 할 수 있을 것이다. 어제와 똑같은 오늘이 반복되면 더 나은 미래는 없다. 어제보다 조금이라도 나아지려고 노력할 때, 발전된 내일을 맞을 수 있다. 오늘 소소한 성공이라도 이루겠다는 노력이 쌓여야 비로소 큰 성공도 이룰 수 있는 것이다.

 

한쪽에서는 취직이 되지 않는다고 난리를 친다. 또 다른 한 쪽에서는 사람이 없다고 아우성을 친다. 처음부터 멋진 일, 폼 나는 일을 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에게 4.5평짜리 약국을 하라고 하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다들 한숨부터 내쉴 것이다. 내 인생에 아무런 비전이 없다고 할 것이다. 하지만 김성오 대표는 이를 잘 가꾸어 오늘날의 성공을 거두었다. 인생에 대박 같은 것은 없다. 대박을 좋아하다가는 쪽박을 차기 쉽다. 다른 사람 눈에 대박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작은 정성과 노력이 쌓여 대박을 터뜨린 것이다.

 

     / 리 뷰  한근태 (한스컨설팅 소장)
     / 저 자  김성오 / 발행일  2007 /  254P / 가 격  ₩ 1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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