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

-* 미래학은 과학이다. *-

paxlee 2008. 3. 3. 21:06

 

               미래학은 예언이 아니다, 과학이다 ['Advancing Futures']          

      

                

 

미래학의 '대부(代父)'라 불리는 제임스 데이터(James Dator)의 사진이다. 하와이대학 미래학 교수가 자신을 포함한 전세계 미래학자 29명의 글을 모아 책으로 엮었다. 지난 2002년에 '미래학'의 역사와 방법, 관심 분야 등에 대한 질문을 던진 뒤, 돌아온 대답들이다. 이 책은 향후 트렌드를 알아 맞추려는 보통의 미래학 서적과는 달리, '미래학'이라는 학문 자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데이터 교수는 평소 황당한 주장으로 유명하다. '로봇을 위한 권리 장전(The Rights of Robots)을 만들자'든지 '국민총생산(GNP) 대신 국민매력총생산(GNC)를 집계하자'든지…. 그는 이 책에서 "유용한 미래는 처음 들으면 우스꽝스럽고 정신 나간 소리같이 들린다"고 설명한다. "만약 어떤 사람의 미래 예측을 처음 들었을 때, 공감이 가고 이해 된다면, 그 이슈는 이미 트렌드로 자리 잡혀 누군가 연구를 하고 있거나 주인이 있어서 로열티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40년째 똑같은 단발머리를 고수하고 있으며, 한국 드라마 '김삼순'의 열혈 팬이다. 지난 1967년에 엘빈 토플러와 함께 '미래학(future study)'이라는 학문을 처음으로 개척한 선구자로, 미래학계의 마당발로 알려져 있다.

이 책에서 말하는 미래는 앞으로 평균 20~30년 후를 뜻한다. 어떻게 존재하지도 않는 미래를 연구할 수 있다는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해 호주 멜버른 미래연구센터 책임자인 리처드 슬로터(Richard Slaughter)는 "과거 통계 자료를 통해 이론을 세우고 실습하는 등 충분히 미래를 연구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일종의 과학이라는 뜻이다. 다만, "미래를 예언할 수 있냐"는 질문에는 "정확한 예언은 없다"고 못 박는다.

 

        

 

이처럼 책에 참여한 대부분의 미래학자들은 "미래 연구는 고정된 한 가지 시나리오가 아니라 여러 가지의 가능성에 대한 검토일 뿐"이라고 답한다. 그래서 저자는 심지어 미래 연구는 단수(future study)가 아닌 복수(futures study)로 쓰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19세기나 20세기 초에 등장한 '인구 폭발설'이나 '인간의 집단 기계화' 이론도 실제로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가능성 있는 다양한 시나리오들을 도출해 낼 수는 있으며, 각 시나리오 별로 대응책을 마련해 놓을 수 있다는 것이 위안이다.

2004년에 타계한 저명한 역사학자, 워런 웨이거(Warren Wagar)는 책에서 "역사를 공부하는 이유와 마찬가지로 미래를 연구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에게 있어 미래학은 미래의 역사일 뿐이다. 과거와 미래는 관찰자의 시간상 위치만 다를 뿐 아무런 차이가 없다. 과거의 흔적을 통해 역사를 추정해 보듯이, 미래도 여러 자료를 통해 시나리오를 짜 볼 수밖에 없다. 둘의 목적은 모두 사회의 흐름을 이해하고 통찰력을 갖기 위해서다.

반면 대만의 담강대학 미래학과 부교수인 궈화천(Kuo-Hua Chen)은 "세계 정보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경제적인 부를 창출하기 위한" 목적에 더 무게를 둔다. 대만인들은 특히 경제 성장 문제나 중국과의 지정학적 위험 등 좀 더 단기적이고, 전략적인 미래 연구에 흥미를 갖는 편이다. 이는 대만이 단기간에 빈국에서 부국으로 전환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 책에서 대부분의 미래학자들은 '기술 혁명'이 사회 변화의 원동력이라는데 의견 일치를 보고 있다. 미래 신기술 예측 전문가인 윌리엄 하랄(William Halal) 조지워싱턴대 경영대 교수는 "세상의 변화는 과학 기술 혁명에 의해 일어난다"고 확신한다. 그의 전공은 특정 기술이 언제쯤 현실화돼, 어느 정도의 시장 규모를 갖게 될 것인지 핀셋처럼 집어 내는 것(Tech cast·테크 캐스트)이다. 그는 "미래학자는 고대 예언가의 첨단 기술 버전"이라며 "우리는 과학 기술 혁명으로 인한 미래 변화를 일반인들이 현실에서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기여해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인 데이터 교수도 여기에 동의한다. 그에 따르면 농경 시대에 수백 년 걸리던 과학 기술 변화가 2000년에는 1년 만에 바뀌고, 2025년에는 2~3일 만에 바뀐다. 저자는 "사회의 거대한 변화는 과학 기술 때문에 발생하며 이 '변화의 쓰나미에 올라타기(surfing the tsunamis)' 위해 반드시 미래학을 공부해야 한다"고 말한다.

 

  - 제임스 데이터 엮음|우태정 옮김|예문|648쪽|3만5000원 -
  - 신지은 기자 조선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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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미래학자 존 나이스비트(78) 교수의 이론을 기초로 정리한 "세계적 미래학자 10인이 말하는 미래혁명"은 20년 후 가상 시나리오다. 다소 황당하게 들리는 이 같은 내용에 모두들 ‘설마~’ 싶을 것이다. 하지만 나이스비트 교수는 1982년 ‘메가트렌드(Megatrends)’라는 책을 통해 탈(脫)공업화와 정보화, 글로벌화, 분권화 등 오늘날 현실화된 미래를 정확히 예측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이번 설 연휴에 읽은 두 권의 책 중 하나가 바로 나이스비트 교수가 쓴 ‘마인드 세트(Mind Set)’다. 미래를 예측하고 전망하는 11가지 관점과 향후 50년 세계의 변화를 내다본 책이다. 이 당선인은 나이스비트 교수의 밀리언셀러인 ‘메가트렌드’도 이미 섭렵했다. 흥미로운 것은 지난해 8월 방한했던 나이스비트 교수가 한국정부를 향해 비판한 내용과 이 당선인이 추구하는 정책이 정확히 맥을 같이한다는 점이다.

 

당시 나이스비트 교수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노무현 정부가 추구했던) 유럽식 사회모델은 유지할 수 없다. 기업가 정신이나 기업활동, 경제활동의 동력이 성장할 수 없게 뚜껑을 닫아버렸다”고 비판했다. 그리고 “정부는 (규제를 완화해) 기업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자양분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당선인이 침체된 국내 경제를 살리기 위해 가장 우선순위로 둔 정책이 바로 기업규제 완화정책이다.

 

    이명박 정부 정책 미래학자 충고와 일맥상통

 

올해 1월17~18일 열린 ‘제2회 글로벌 서울포럼’ 참석차 방한한 프랑스의 지성이자 세계적인 미래학자 기 소르망(64) 박사는 특별강연에서 “서울을 문화적 수도로 만들기 위해서는 영어를 이제 모국어 수준으로 구사하고 진정한 의미의 제2, 제3의 외국어를 학습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일주일 후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영어 몰입식 교육’ 등 영어 공교육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우리나라에서 미래학은 아직 낯설다. 그런데 최근 세계적인 미래학자들의 국내 방문이 줄을 잇고, 이 당선인이 미래학자의 책을 탐독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새삼 주목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 당선인이 미래학자들의 충고를 받아들였든, 아니면 우연의 일치든 그가 추구하는 차기 정부의 정책과 미래학자들의 충고가 맥을 같이한다는 점은 분명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어쩌면 누구나 예측 가능한 미래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경제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기업규제 완화가 필요하고, 글로벌시대에 영어가 중요하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지 않은가. 미래학자들에 따르면 미래는 실제로 예측 가능하다. 2001년 발간된 ‘미래생활사전’에 등장했던 ‘적극적 노화(Active Aging)’ ‘생물학적 나이(Biologic Age)’ ‘단계적 은퇴(Phased Retirement)’ ‘부르주아 보헤미안(BoBos)’ 등은 이미 한국사회에 등장한 트렌드다.

 

그렇다면 최첨단 정보화시대를 이끌어가면서 세계에 유례없는 초고령화 사회로 치닫고 있는 한국의 5년 후, 10년 후 그리고 20년 후엔 어떤 트렌드들이 등장할까? 더불어 우리의 인생은 어떻게 바뀔까?  미래학자들은 충고한다. 성공한 삶을 살고 싶다면 미래를 읽어라. 그 답은 과거와 현재, 당신의 주변에 흐르는 모든 정보에 담겨 있다.

    
   -‘세계적 미래학자 10인이 말하는 미래혁명’ /일송북. 356쪽. 1만6천500원. -

    - 엄상현기자 동아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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