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인의 발자취

-* 유럽 최고봉 고커서스 산맥 엘브러즈 등정기 [1] *-

paxlee 2008. 7. 21. 22:47

 

                             유럽 최고봉 고커서스 산맥 엘브러즈(5642m) 등정기

  

 


 

·위치 : 유럽 코카서스
·높이 : 5,642m
·개요 : 1,500m의 코카서스 산맥은 동서양을 나누는 역활을 하며 유럽의 최고봉 엘브러즈 (5,642m)와 4,000m 이상의 16개의 봉우리를 안고 있는 장엄한 파노라마를 연출한다. 1874년 클로브, 가디너, 워커가 이끄는 영국대에 의해 초등된 이후 특히 유럽 산악인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사실, 우리들에게 익히 알려져 있는 몽블랑(4,807M)은 중부유럽의 최고봉이고, 지리학적으로보면 코카서스산맥의 주봉인 엘브러즈(5,642M)가 유럽의 최고봉이다.

 

엘브러즈를 중심으로 센트럴 코카서스지역에는 카즈벡(5,047M),시하라(5,000M),디치타우(5,198M),코시탄타우(5,150M)등 5,000M급 봉우리가 여러개 솟아있다. 따라서 알프스를 중심으로 한 중부유럽의 최고봉이 몽블랑이라면 유럽 전체를 통틀었을때, 유럽의 최고봉은 엘브러즈이다. 주봉인 서봉과(5,642M),동봉(5,621M)이 함께 어우러져 마치 여인의 젖가슴처럼 보이는 엘브러즈는 사화산이어서 적설량이 많은 겨울을 제외하고는 등반중 화산 흔적을 쉽게 볼 수 있다.

 

엘브러즈를 등반하기 위해서는 케이블과 스키용 리프트를 이용해 해발3,750m까지 오른 후 4,800m 까지 고소적응 등반을 하고, 넷째날 정상공격을 한다. 등반하기 위해서는 이중화와 아이젠등 전문장비가 필요하기는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고소적응이라 하겠다. 고소적응을 위하여 체켓봉과 엘부르즈 하단에서 3차에 걸친 충분한 고소적응훈련을 하게되며, 예정되로 등정을 하지 못하였을 경우 예비일을 두어 유럽최고봉 엘부르즈 등정을 하게된다.

 

§. 트레킹 일정

일수

월/일

내 용

비 고

1

7/29

인천 → 모스코바

출국

2

7/30

모스크바 → 미네랄리보디 → 이트콜로

국내선이용

3

7/31

박산계곡 : 체켓봉 등반 (3,050m) 4~5시간 트레킹

고소적응훈련

4

8/1

이트콜 → 아자우 → 퓨리웃 (4,200m) → 이트콜

5

8/2

바렐 대피소

6

8/3

바렐대피소 → Partukhov Rocks(4,800m) → Saddle(5,300m) → 엘브러즈(5,642m) → 바렐 대피소

1차 정상공격

7

8/4

2차 정상 공격

 2차 정상공격

8

8/5

바렐 대피소 → 카라바시 → 아자우 → 이트콜

 등정성공

9

8/6

이트콜 → 미네랄리보디 → 모스크바

 현지체재

10-11

8/7-8

모스크바 → 인천

 귀국

§. 등정일지

1. 위치와 접근

   엘브러즈는 동으로는 카스피해 서로는 흑해 사이, 러시아와 그루지아 국경, 카프카스산맥에 위치한 유럽의 최고봉이다. 엘브러즈는 서봉(5,642M)과 동봉(5,621M)이 있는데, 우리가 오를 산은 최고봉인 서봉이다. 2004년 7월 29일 오후 1시 일행 13명은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하여 9시간 걸려 모스크바에 도착하였다. 인천공항에서 2002년 일차 킬리만자로 등정 시 동행하였던 박진순, 주희연, 이교영 선생을 반갑게 만났다. 모스크바에서 일박하고 러시아 국내항공편으로 2시간 걸려 미네랄리보디공항에 도착하였다.

 

   미네랄리보디에서 버스 편으로 4시간 걸려 등산 전초기지인 이트콜에 도착하였다. 이트콜로 오기까지 남부 러시아의 평원을 버스로  2시간 가량 달리면 박산(Baksan)계곡에 들어서게 된다. 박산은 ‘칼로 깎아서 날카롭게 된 모양’을 의미한다고 한다. 박산계곡에는 박산강이 흘러 카스피해로 들어간다. 박산계곡을 들어서면서 카프카스산맥의 장관 일부가 펼쳐지게 된다. 계곡의 양쪽에는 깎아지른 단애(斷崖)가 형성되어 있는데, 그 높이가 3,000M가 넘는 봉우리들이 늘어서 있다.

 

계곡을 들어 갈수록 봉우리에는 만년설이 쌓여있다. 도로 양가에는 유럽소나무가 높이를 경쟁하듯이 쭉쭉 뻗어 서있다. 계곡의 단애, 계곡에 늘어 서있는 유럽소나무, 산위에는 만년설, 말로서 다 표현할 수 없는 장관이 펼쳐져 있다. 이 장관을 어떻게 표현하여야 할 지를 알 수가 없다. 박산계곡은 그랜드케년과 알프스를 합작하여 놓은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후 5시경에 이트콜의 보이프람호텔에 도착하였다. 이름이 호텔이지 여인숙과 같은 곳이고, 서비스개념은 전혀 없다. 등산장비가 든 빽이 무거워 힘을 한 끝 주어서 짊어졌더니 머리가 어찔하다. 이러한 것이 고소 초기현상이다. 이곳이 해발 2,050m라고 한다. 고소가 나타날만한 높이가 아닌데 머리가 어찔한 것을 보면, 이 정도의 위치에서도 힘을 몰아 쓰는 행동은 삼가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짐을 방에 옮겨 놓고 잠시 진정하기 위해 심호흡을 하면서 휴식을 취하였다.  

 

2. 첫째 날(7월 31일)

  오늘은 고소 적응 훈련을 하는 날이다. 고소적응 훈련을 위해 체겟봉(3,600m)을 등정하였다. 체겟봉을 등정하기 위해서는 체겟빌리지까지는 스키리프트를 이용하여 올라간다. 스키리프트를 오르면서 좌우 편에 나타나는 산세는 감탄을 연발하게 하는 장관이다. 오른쪽에는 만년설로 뒤덮인 엘브러즈의 동봉과 서봉이 여자의 젖무덤과 같은 형상을 하고 나타난다.

 

 

왼쪽으로는 단구나룸(4,454M)을 비롯하여 4,000M 넘는 연봉들이 흰눈을 덮어쓰고 연이어져 있다. 체겟빌리지에서 리프트를 내려서 좌우의 연봉들을 보면서 서서히 올라간다. 체겟봉에는 정상에 눈이 조금 있으나 그 아래는 눈이 없다. 눈이 없는 경사면에 기화방초(奇花芳草)가 온 산 가득하다.

 

 

카메라로 좌우 양편에 전개되는 설산을 찍기도 하고, 기화방초도 찍으면서 서서히 올라간다. 일행 모두 감탄 연발이다. 등산은 등산 자체도 의미 있지만 산마다 가지고 있는 산세와 산록에 자생하는 수목과 기화방초를 감상하는 것 또한 정상 오름 못지 않게 재미있는 것이다. 자연의 신비와 하나님의 위대함을 새삼 느끼게 한다. 날씨가 추우면 디지털카메라의 밧데리가 방전이 잘 되는 줄 알았는데 따가운 자외선에도 방전이 잘 되는 것 같다.

 

밧데리 한 개가 방전되어 사용할 수 없다. 킬리만자로 등산 때는 밧데리 하나로 충분하였는데 왜 이렇게 방전이 잘 되는지 여분 밧데리 두 개가 있으나 걱정이다. 고소에서는 빨리 걷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경사가 급하다. 서서히 심호흡하면서 고산 적응 훈련을 하였다. 햇볕이 너무 따갑다. 선크림을 안면에 듬뿍 바르고 산행을 하였다. 선크림을 바르지 않으면 얼굴에 화상을 입기 쉽다. 선크림을 바르지 않은 목덜미는 약간의 화상을 입어 따갑다.

 

내일은 목덜미에도 선크림을 발라야 하겠다고 생각하였다. 예정된 시간보다 1시간 이상 지체되어 출발점으로 돌아 왔다. 3시가 넘어 양고기 꼬치구이와 빵으로 점심을 먹었다. 저녁에 샤워를 하고 룸메이트와 외국의 산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하루의 피로를 풀었다. 룸메이트 이욱주사장은 용인에서 식물원과 조경사업을 운영하고 있고, 특히 식물에 대해 조예도 깊고, 식물학으로 박사학위도 취득한 분이다. 이사장의 외국 산행은 아주 다양하고 나 같은 사람은 흉내도 낼 수 없을 것 같다. 이사장의 외국의 산행은 등산 외에 외국의 식물에 대한 연구도 주요 목적이라고 한다.

  

- 글 / 정기숙 / 동성주막(東城酒幕) / http://blog.naver.com/sudony 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