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14구간(화령재-갈령재)종주기
[화령재-(4.71)-봉황산-(3.85)-비재-(4.15)-갈령삼거리]
7시 30분 서초구민회관에 당도하니 타고 갈 차가 옆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도로가에 다른 차들이 있어서 제대로 차를 대지 못한 채 이명철 대장과 함께 급히 올라타고 바로 출발했다. 차 안에는 박기현회장, 최진 회장 부부, 최한배 총무 부부, 조병섭, 강성택, 양승택, 동명관광 김과장님이 타고 있었다. 가다가 지도를 나누어주던 이대장이 연락받은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고 하여 차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그리고 기다리던 차종필 건축사를 태우고 다시 출발했다. 일행은 다시 신갈에서 박정호 사장을 더 태우고 지난번 구간을 끝낸 화령으로 내려갔다.
8시 50분 옥산 휴게소에 들렀다. 차에서 내리니 구름이 잔뜩 끼어 을씨년스런 느낌이 들었다. 거기서 아침을 먹고 다시 출발해 청원에서 상주로 새로 난 30번 고속도로를 달렸다. 고속도로를 내면서 도로가 지나는 산자락들이 계속해 잘려 있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길을 내어 오지 같던 곳들이 큰 도로 옆에 놓이게 되었다. 그것은 자연에 문명이 급격히 확산되는 현상이었다. 화령 가까이 간 지점에서 길 좌측으로 구병산 알프스 모습이 보였다.
구병산의 장엄한 모습을 보면서 그 곳으로 향하는 산행의 설렘이 일었다. 우리가 오늘 산행을 시작하는 곳은 아직 중화지구대에 속한다. 차가 산을 벗어나 평지로 나오니 지난번 산행을 마친 화서면 주변의 평온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10시 화서 인터체인지를 빠져 나왔다. 잠시 후 지나친 톨게이트는 표를 받지 않고 자동으로 처리되어 나왔다. 차가 출발지에 당도했다. 시작하는 곳이 지난번 끝낸 지점보다 아래쪽에 위치해서 잠시 위치를 새로 가늠하게 되었다.
그곳은 도로가 갈라지는 곳이어서 더 도시가로 같은 느낌을 주는데다 백두대간의 명칭이 서먹 할만큼 평평하기까지 했다. 이런 곳에서 찍은 사진을 사람들에게 보여 주면 백두대간에 대한 선입견이 혼란스러울 것 같았다. 중화지구대는 지대는 낮지만 신라와 백제 국가 경계여서 삶의 공간으로 활성화되지는 않았던 곳이다. 그래서 여전히 깊은 시골의 풍경을 이루어 왔는데 길이 나면서 변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오늘 산행은 그처럼 낮은 곳에서 다시 산이 자신의 몸을 일으켜 세우는 구간이다.
10시 5분 기념촬영을 하고 산행을 시작했다. 도로에서 우측으로 농가가 있는 밭 길을 지나 완만한 산길을 올랐다. 그 초입에 보이는 리본들이 백두대간 길임을 알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 서 있는 나무에는 구간을 알리는 표지가 붙어 있었다. 거기서 지나온 신의터재는 11.3km 그리고 앞으로 지나갈 비재까지는 7.5km로 적혀 있었다. 처음 구간은 지대가 나지막하고 완만하여 시골 마을의 얕은 뒷산 같았다. 그런 곳에 이리저리 돌아 완만한 길을 걸어 올라갔다. 그래도 조금 오르다 보니 뒤로 지나온 산이 보였다.
나아갈 방향에는 이제와는 달리 제법 산세가 솟구쳐 보였다. 낮은 봉우리를 지나 내리막길을 걸었다. 하늘 멀리에서 비행기소리가 들린다. 전에 일본 갈 때 비행기를 타고 높은 고도에서 자연 그대로인 산천을 내려보며 간 기억이 떠올랐다. 10시 18분 두 번째 봉우리에 당도했다. 앞쪽으로 멀리 보이는 오늘 구간 중에 가장 높은 봉황산이 뾰족하게 보였다. 그리고 우측 경사지 아래로 민가가 제법 깊게 내려 보였다. 10시 21분 세 번째 봉우리를 지났다. 주변이 고즈넉 했다. 멀리서 개 짓는 소리가 들렸다.
올라가면서 뒤돌아보니 다시금 산세가 줄기를 이루어 보였다. 길은 눈이 다 녹고 없어 걷기가 수월했다. 계속 완만한 능선 길을 가끔 오르락 내리락하며 걷는 동안 좌측으로 화서면 면소재지가 산줄기 사이로 제법 넓은 농지에 둘러 쌓여 보였다. 화서면사무소 뒤 상현리에 화서반송이 있다. 앞서가던 이대장이 풀어진 신발끈을 다시 매면서 먼저 가라고 했다. 3월이라 계절은 봄으로 바뀌었지만 산의 겨울철 풍경은 이직 그대로였다. 나무에 신록이 돋아나 푸르스름한 풍경으로 바뀌려면 아직 한참이 지나야 할 것이다.
그렇게 나무가 앙상히 서 있는 때에는 시야가 트여 길을 뚜렷이 알 수 있어서 길 찾기에 머뭇거리지 않고 갈 수 있었다. 잠시 후 좌측 소나무 숲 너머로 보이는 봉황산이 힘 있게 느껴졌다. 점차 깊고 웅장해지는 산세의 모습을 대하며 스스로 호흡을 가다듬게 되었다. 오늘 구간은 중화지구대가 끝나고 속리산 영역으로 접어드는 곳이다. 이제 앞으로는 지나온 것 같은 완만한 구간은 없다. 그리고 그 동안 낮게 이어지던 백두대간 등줄기가 속리산에 접근하면서 다시 그 산세의 장엄한 위용을 발하게 된다.
오르막 길을 오르며 반대편에서 오는 세 명의 등산객과 마주쳐 인사를 했다. 그 동안 백두대간 산행을 하면서 지나치는 사람들을 좀처럼 만나지 못했던 터라 반갑게 느껴졌다. 아까 봉황산 앞쪽에 보이던 산봉우리를 지나 급 경사진 내리막길을 내려갔다. 앞쪽에서 다시 두 사람의 남녀가 거리를 두고 지나쳤는데 두 사람이 부부 같았다. 10시 45분 갑자기 싸락눈이 내렸다. 잠시 후 급 경사 길을 오르며 뒤돌아보니 지나온 구간의 산이 멀리 이어져 보였다.
경사면을 다 올라 많이 매달려 있는 리본을 보며 능선 좌측으로 꺽인 길을 올라갔다. 10시 55분 오르던 봉우리 정상에 올랐다. 그 곳에 설치해 놓은 산불 감시 초소안에서 나이가 지긋한 분이 지키고 있다. 반갑게 인사를 하고 그곳을 지나 내리막길을 걸어갔다. 길 좌측에 길을 따라 빨강 포장끈을 둘러 쳐 놓았다. 다시 그쳤던 싸락눈이 내렸다. 봉우리를 넘자 좌측으로 높다랗게 깃대처럼 삼나무 한 그루가 솟아 보였다. 거기서는 봉황산이 더 가까이 다가와 보였다.
완만한 내리막 길을 가는 동안 싸라눈이 금새 그쳤다. 11시 5분 서울에서 아는 사람으로부터 전시장에 있느냐고 전화가 결려 왔다. 11시 앞에 낮은 봉우리 너머에 봉황산이 가까이 보였다.
좌측에 고속도로로 지나오면서 보았던 곳들이 내려다 보였다. 아까 낮게만 느껴지던 모습과 달리 큰 산세로 둘러쳐진 모습이었다. 그리고 우측 숲 너머로 보이는 산세도 중화지구대를 지나오며 보이던 산들과 달리 날이 서 있었다. 11시 21분 경사길을 오르니 산마루 계곡 사이로 시야가 트였다. 허공을 배경으로 앙상한 나무들이 서 있는 모습이 특별한 풍경을 자아내고 있었다.
*[중화지구대 /상주시 서부의 화서면•화동면•모동면•모서면•화북면•화남면 등을 일컬어 중화지역 이라 한다.]
그 경사지 끝까지 올라 좌측으로 방향을 틀며 잠시 뒤를 돌아보니 지나온 산들이 낮고 멀리 보였다. 그리고 우측으로는 크고 긴 산줄기기 보였다. 그 바로 앞쪽에는 유독 암릉이 어우러져 보이는 대궐터산이 보였다. 그 모습이 인상적이어서 스케치를 했다. 오랜만에 가파른 정상 오름 길을 걸었다. 앞으로 나아갈수록 서서히 주변 산세가 웅장해지고 있었다. 정상부 가까이 오르는 동안 이마에 땀이 흘렀다. 흐린 날씨지만 점차 태양 고도가 높아져서 빛이 더 환해지고 있었다.
11시40분 봉황산(740.8m)에 올랐다. 스케치를 하는 동안 앞서간 일행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었다. 산봉우리 형상으로 뾰족하게 된 정상석도 아담하고 그 돌에 새겨진 글씨도 준수해 보였다. 그 정상석 앞에 서서 기념 촬영을 했다. 좌측으로 구병산 알프스가 지나가는 모습이 멀리 보였다. 봉황산 정상에서는 그동안 가까이 보이던 인근 마을도 보이지 않아서 깊은 산세로 느껴졌다. 한동안 에두르며 바라보이던 화서면도 이제 지나쳐서 보이지 않았다.
11시 50분 휴식을 마치고 봉황산을 출발해 내리막 눈길을 걸었다. 조금 내려오다 시야가 트인 곳에서 이대장이 형제봉을 가리켰다. 내려가는 길에 가끔 암릉이 나타났다. 경사가 심하고 어직 녹지 않은 길이 미끄러었다. 우측으로 돌아가니 북측 경사지에는 아직 눈이 덮여 있어 한겨울 풍경을 자아내고 있었다. 다시 완만한 길에 들어서자 유독 길에만 눈이 하얗게 덮인 곳이 나왔다. 길에 양탄자를 깔아 놓은 듯한 그 곳을 걸어갔다. 그 완만한 오름 길을 올라 능선을 지나가다 보니 주변에 약간 평평한 자리가 보였다.
12시 10분 그 곳에 점심 먹을 자리를 정하고 멈췄다. 가운데 자리를 펴고 빙 둘러 앉으며 각자 준비해온 음식을 꺼내 놓았다. 라면, 떡, 김치, 부침개, 감자, 옥수수, 김, 김치, 매실주, 막걸, 소주, 더덕주 등 다양한 메뉴로, 마치 산에 잔치를 벌이러 온 것처럼 맛있게 먹었다. 12시 59분 식사를 마치고 다시 능선을 걸어 갔다. 그늘진 오르막 길을 지나는 동안 눈길을 걷게 되었다. 그리고 완만한 봉우리를 넘어가니 눈이 없는 곳에 떡갈나무 낙엽이 양탄자처럼 가지런하게 깔려 있는 곳이 나왔다. 점심 자리로는 그 곳이 더 좋았을 것 같았다.
조금 더 걸어 좌측으로 돌아드니 우측으로 비재로 통하는 길이 내려다 보였다. 그러나 거기서 대간 길은 바로 내려가지 않고 산봉우리를 옆으로 비스듬히 에둘러 산줄기 흐름을 이으며 지나고 있었다. 그래서 비재에 당도하려면 좌측으로 한참을 돌아가게 되어 있었다. 내려가다 돌아가는 길을 알리는, 소나무 끝에 매달아 놓은 표지리본을 보며 완만한 경사길을 내려갔다. 능선을 지나는 동안 주변에 펼쳐진 큰 산세가 느껴졌다. 그리고 걷고 있는 주변의 산속의 온화하고 깊은 공간감이 느껴졌다. 공기에는 봄기운이 고여 있었다.
우측으로 돌아드니 바로 아래에 비재가 보였다. 고속도로와 달리 이리저리 휘어 있는 길의 모습이 옛 길의 느낌을 느끼게 하였다. 그리고 사람의 숨결이 베어 보였다. 비재는 백두대간 좌우의 고을들을 이어주는 길이다. 화령보다 크지 않지만 구 길을 오간 순박한 시골마을의 삶의 체취가 느껴지는 듯 했다. 그러나 오래 전에나 있었을 것 같은 그 길은 포장도로로 변해 있었다. 1시 45분 비재에 도착했다. 뒤에 오는 일행을 가다리며 휴식을 취했다.
계단에 층층이 앉았다. 뒤에 오던 일행은 이쪽 계단에 앉아 있는 모습을 사진을 찍으며 왔다. 맨 뒤에 오는 박회장을 기다려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다시 출발했다. 크게 보아 비재 다음 부터는 속리산 지역으로 들어간다. 오늘 구간중에서 종착지인 갈령까지는 4.2km로 그리 먼 거리는 아니었다. 자료에 나타난 것으로는 3시간 정도 걸리는 것으로 되어 있었는데 늘 예정시간보다 일찍 도착하곤 해서 더 빨리 다다를 것 같았다.
구간 산행을 할 때 그 구간에서 가장 높은 곳을 지나고부터는 마칠 지점이 의식하게 된다. 그리고 마치 하산 길 같은 기분이 든다. 그리고 그런 느낌으로 빨리 미치려는 의식도 생기게 된다. 매번 구간을 나눈 들머리(산행의 시작지점) 날머리(산행의 종착지)가 대개 낮은 지대여서 그 느낌이 어느 정도 맞을 수 있다. 그런데 오늘 마치는 구간은 백두대간에서 곁가지 능선을 빠져나가야 해서 대간 길보다 더 걸어가야 했다. 경사길을 오르는 도중 주변 일행과 이야기를 나누며 걸었다.
바로 내일부터 학교가 개강을 하여 수업을 진행해야 하는데 함께 채한배 총무 사모님이 요즘 학생들이 어떠하냐고 했다. 요새 젊은 세대들은 그야말로 컴퓨터 문화 속에 살고 있어서 레포트를 내면 대부분 인터넷 검색을 통해 해결하려고 한다고 했다. 내 이야기를 듣던 부인이 이번에는 두 아들과 컴퓨터 갖고 씨름하는 예기를 했다. 인터넷에 공부 시간을 빼앗길 까봐 염려해서 외출 할 때 컴퓨터를 치우고 가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고 했다.
부모와 자식들이 잔머리 굴리기, 넘겨 집기, 되넘겨 집기 등의 실갱이를 벌인다는 말을 들으니 이 시대 풍속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그 분이 재미있게 하는 말을 듣고 함께 걷던 일행이 모두 웃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예보되었던 황사가 짙어지고 있었다. 오름길을 걸어 봉우리를 지나 다시 완만한 능선 내리막길을 걸었다. 그리고 다시 봉우리에 오르자 구병산 알프스라 불리는 산맥이 희미하게 보였다. 봉우리를 넘어 가파른 내리막을 내려가다 2시 30분 바위가 무더기가 있는 암릉 구간을 지났다. 트인 능선 길에 바람이 불었다.
2시 57분 우측에 보이는 암릉을 지나자 다시 앞쪽 산봉우리가 보였다. 길에 눈이 녹지 않고 쌓여 있었다. 산세가 점차 일으켜져서 추풍령으로 올 때 지나온 가성선, 누리산 같은 표고의 지대를 지나고 있었다. 낙엽송 숲이 있는 완만한 길을 걸어 내려가 3시 6분 못재에 도착했다. 못재는 지형이 삼태기처럼 된 형상인데, 비가 오면 가운데 낮은 곳으로 연못처럼 물이 고여 이름이 생긴 것 같았다. 그런 곳을 처음 보는 것이어서 신기한 느낌을 갖고 스케치 했다. 거기서 일행은 잠시 휴식을 취하며 간식을 나누어 먹었다.
3시 34분 못재를 출발했다. 경사길을 오르다 봉우리 정상에 닦아 놓은 헬기장에 도착했다. 거기서 다시 미끄러지는 하산길을 걸어 내려갔다. 내려가는 길에 10시 방향으로 형제봉이 보였다. 지나는 숲길이 아늑했다. 다시 오르락내리락 하며 길을 걸었다. 갈령은 우측으로 내려가야 하는데 길은 암릉 좌로 우회하게 되어 있었다. 그것도 내려가다 오르게 되어 있어 심리적으로 피곤하게 되었다. 커다란 바위를 좌측으로 돌아가 뒤를 돌아보니, 앞에 보이던 바위 뒤가 절벽이 된 모습이 보였다.
그렇게 좌측으로 암릉을 우회하기를 세번이나 하여 다시 길을 내려갔다. 거기서 내려오는 길은 눈이 쌓이고 경사가 심해 눈이 발을 디디기가 힘들었다. 오후에 기온이 높아져 길에 쌓였던 눈이 녹아 더 미끄러워서 나무를 잡으며 내려왔다. 계속해 몸을 날리듯 나무둥치를 잡으려 하다보니 팔이 뻐근했다. 4시 5분 갈령 삼거리에 도착했다. 거기서 멈춰 뒤에 오는 일행을 기다리며 다시 휴식을 취했다. 좌측으로 형제봉이 바로 가까이 보였다. 그동안 백두대간을 길게 품고 있던 상주 땅도 끝나고 형제봉 다음부터는 보은군에 접어들어 속리산에 속하는 구간을 가게 된다.
그리고 통상 죽령을 넘어서 닿던 문경에 다다르게 되고, 한동안 대간 마루금은 그 문경을 휘감으며 따라 가게 된다. 백두대간 산행을 하면서 그렇게 새로운 고을을 접어들 때면 국토를 걸어서 이동한다는 것이 실감이 난다. 4시 10분 휴식을 마치고 출발해 우측방향 갈령으로 향했다. 거기서 내려오는 길도 경사가 심한데다 구간구간 암릉이 있어 걷기가 어려웠다. 바위 위로 지나는 곳이어서 길이 잘 보이지 않던 차에 저만치 솔뫼 산악회 리본이 달려 있어 그 표지를 보고 내려갔다. 기온이 높아져 길을 걷는 동안 얼굴에 스치는 느린 바람결이 상쾌하게 느껴졌다.
암릉구간을 지나 급 경사길을 내려오니 다시 주변이 완만해졌다. 다시 오름 경사길을 걷다 보니 앞쪽 위로 커다란 바위가 보였다. 뒤로 하늘이 비치는 능선위에 붉은 색을 띤 모습이 마치 거대한 탑을 세워 놓은 것처럼 인상적이었다. 그 능선에 다가가니 그 아래쪽에도 그보다 조금 작은 바위가 놓여 있었다. 그 옆을 지나 내리막길을 걸어 4시 41분 헬기장 도착했다. 내려오는 길에 먼 산을 배경으로 앞에 보이는 그 곳이 마치 평원처럼 느껴졌다. 그 곳을 지나 다시 길을 내려갔다. 경사지고 돌아가는 길이었다.
그렇게 한참을 내려오니 큰 길이 지나는 모습이 보였다. 그 길옆에 지형이 절개된 가장 자리에 설치한 배수로가 도로와 평행하게 내려갈 방향을 가리키듯 설치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방향 끝 쪽에 우리가 타고 온 차가 서 있는 모습이 보였다. 4시 38분 오늘 구간의 종착지인 갈령재 에 도착했다. 도로 옆 공터에 그 곳 유래가 적힌 비석이 세워져 있었다. 맨 먼저 도착해 인기척을 하니 안에서 기다리던 기사님이 문을 열어 주었다. 차에 오르니 켜 놓은 TV에서 태안 기름 유출 사고에 대한 르포 프로가 방영되고 있었다.
태안 기름띠 제거 작업에 참가하는 등 그 사고에 관해 다 느끼고 있었지만 심층적으로 다루어서 다시금 심각함을 느끼게 되었다. 기사님이 시원한 맥주를 준비해 두어서 캔 하나를 따서 마셨다. 산행을 마치고 갈증이 느껴지는 때에 마시는 맥주 맛은 일품이다. 뒤에 오는 일행을 기다리면서 차 안에서 휴식을 취했다. 일행이 다 도착하여 차가 출발해 우측 방향으로 돌아 나왔다. 갈령은 대개 대간의 좌우로 통과하는 다른 길과 달리 위아래로 이어진 길이다. 국도로 이어지고 있다. 그 길로 내려오면 진입했던 곳과 화령으로 통한다.
5시 35분 지난 구간을 마치고 들어갔던 토토기사 식당에 들어가 저녘을 먹었다. 최진 회장이 무사히 마친 산행을 자축하며 건배를 제의했다. 나도 지난번 전시에 와준 인사를 하며 백두대간을 완주 할 때까지 무사하고 즐거운 산행이 되기를 기원하는 건배 제의를 했다. 산행을 마치고 난 후의 홀가분한 기분으로 술잔을 나누며 저녘을 먹고 6시 54분 식당에서 나와 차에 올랐다. 화서 톨게이트를 통과하여 8시 35분 죽전 휴게소를 거쳐 9시 서울 톨게이트에 도착했다. 그리고 9시 15분 아침에 탔던 양재역에서 하차해 전시장을 들러 집으로 향했다. (김석환 2008.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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