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지니어스
천재란 일반적으로 뛰어난 지적능력과 창의력을 가진 사람을 의미한다. 우리는 천재 하면 아인슈타인이나 영화 백투더퓨처의 브라운 박사처럼 흰 백발에 두꺼운 안경을 떠올리기도 한다. 아인슈타인과 브라운 박사는 상대성 이론이나 타임머신 등 과학에 있어서 엄청난 성과를 올린 천재이다, 서두에서 저자는 천재를 절대적인 지능 수준보다 지능을 창조적으로 이용하는 사람으로 정의하며, 대부분의 천재는 깊은 사고력과 급진적인 창의성을 조화롭게 이용하고 신중하고 성실한 노력을 통해 이루어진다고 강조한다. 즉, 천재는 이런 양 극단적인 면을 독특하게 결합하여 탁월한 성과를 이루어낸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기업의 영역에서 천재란 무엇일까? 각종 테크놀로지가 결합된 IT 제품을 개발하는 기업? 제품은 비록 미흡하지만, 소비자를 현혹시켜 판매를 올리는 마케팅 스킬? 고도화된 SCM 혁신으로 파격적인 원가 절감을 하는 기업? 본서의 저자 피터 피스크는 기업의 천재성에 대해서 제시하고 있다. 먼저 기업의 천재성이란 지적 능력과 상상력이 결합하여 새로운 통찰력과 기발한 아이디어를 주며, 이를 통해 탁월한 성과가 나타난다고 정의하고 있다. (비즈니스 지니어스 = 지능 + 상상력 = 탁월한 성과)
이러한 천재성은 대립적인 요소들의 융합으로 이루어지는데, 우뇌 對 좌뇌, 미래의 현재화 對 현재의 미래화, 고객과 시장 중심적 사고 對 기업 중심적 사고, 혁신적인 아이디어 對 실행의 4가지 관점으로 기업이 어떻게 융합하여 천재성을 발휘하고 이를 통해 성장과 수익을 올리는지 설명하고 있으며, 사례와 더불어 더욱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다. 그럼 지금부터 기업들의 천재성이 어떻게 세상을 변화시켰는지 들여다보자.
■ 우뇌와 좌뇌, 두 가지 상반되는 아이디어를 동시에 생각하라.
사람의 뇌는 단순한 좌우 구분보다 훨씬 복잡하지만, 은유적으로는 우뇌는 창조적이고 직관적인 면을, 좌뇌는 지적이고 분석적인 면을 가리킨다. 기업도 창조적이고 직관적인 우뇌식 사고방식과 지적이고 분석적인 좌뇌식 사고방식을 모두 가져야 오늘날 치열하고 복잡한 경쟁세계에서 승리할 수 있다. 저자는 성장에 성공한 기업은 우선 상상력이 풍부한 기업이며, 그 다음은 최고의 기회에 지적으로 집중한 기업이라고 말한다.
그러므로 진정한 비즈니스 지니어스의 조건 ① 첫 번째는 우뇌와 좌뇌로 동시에 생각하라는 것이다.
즉, 우뇌적 사고방식으로「무형의 기업자산을 이용하여 사업모델을 파괴하는 방식」으로 시장기회를 포착하고, 동시에 좌뇌적 사고방식인 「체계적인 사업전략을 개발하여 효율적으로 예산과 자원을 투입」하여 인접제품과 시장으로 확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신발업계를 사로잡은 악어 모양의 신발 크록스(Crocs)의 사례를 보자. 콜로라도 주 볼더 출신의 세 사내, 린든 핸슨, 스콧 시먼스, 조지 베덱커는 항해를 떠난다. 며칠 동안 파도를 타고, 맥주를 마시며 즐기던 중 그들에게 영감이 하나 떠오른다. 스위스 치즈처럼 구멍이 숭숭 뚫린 펑키 스타일의 합성수지 샌들 회사를 차리면 어떨까.
이 샌들은 기막히게 편하고, 미끄러지지 않고, 물로 닦을 수 있고, 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다. 완벽한 보트용 샌들이다. 이렇게 해서 우연히 탄생한 악어(Crocs)라는 이름의 신발은 2003년 첫 해에 12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리면서 놀라운 속도로 성장하여 둘째 해에는 1,35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이렇게 크록스는 우뇌의 통찰력을 바탕으로 기회 포착에 들어갔고, 그에 따라 크록스의 성장에도 속도가 붙었다.
재료를 제작하는 폼 크리에이션즈라는 캐나다 회사를 매입하고, 지비츠라는 크록스의 액세서리를 주문판매하는 회사도 인수하는 등 좌뇌식 사고방식을 활용하여 체계적인 전략적 결정을 해낸 것이다. 이렇게 우뇌와 좌뇌의 방식을 통합적으로 사용한 결과, 크록스는 결국 고객들이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로 선정될 정도로 성장해서, 2006년 3억 5천470만달러라는 경이적인 매출을 올렸으며, 2007년 주식의 시가총액은 50억 달러에 이르렀다.
■ 현재의 세계와 아울러 미래의 세계를 컨버전스하라.
② 비즈니스 지니어스의 두 번째 사고방식은 미래와 현재를 융합하는 것이다. 한 마디로 실제적이고 단기적인 성과를 올리기 위해 현재의 관점에서 전략과 혁신을 추진하는 한편, 장기적으로 최적의 기회를 포착하기 위해 미래의 관점으로 시장에 접근하는 것이다. 나이키는 현재와 미래 두 가지 방향으로 시장에 접근한다, 나이키의 목표는 단순히 스포츠웨어를 생산하거나 주주들에게 최고의 소득을 가져다주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좀 더 원대하고, 영감이 넘치고, 무자비한 미래의 목표를 가지고 있는데, 이는 2004년 필 나이트가 CEO에서 물러나기 전 마지막으로 사업보고서에 잘 나타나 있다. ‘속도는 우리의 훌륭한 투자 아이디어다. 현대 100미터 경주에서 1위와 4위의 차이는 겨우 0.005초에 지나지 않았다. 우리가 계산한 바에 따르면, 나이키 스위프트의 의류는 기록을 겨우 1.13% 향상시킬 수 있지만, 많은 운동선수들에게 1.13%의 기록 향상은 인생이 달라질 수 있는 문제다.’
하지만, 나이키는 나이키라는 브랜드가 모든 사람의 마음에 들 수는 없다는 사실을 직시한다. 그래서 현재의 인접 시장에 대해서도 진출했다. 헐리(Hurley)의 서핑보드와 스케이트 웨어를 이용하여 10대 라이프스타일에 접근하고 있으며, 정장이나 고급 레저용품 시장을 중시하는 고객에 대해서는 지시리즈(G-series), 브라가노(Bragano)와 함께 정장 신발 브랜드인 콜한(Cole Haan)을 활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전설적인 미국 브랜드 컨버스(Converse)를 인수했고, 한편 대규모 소매점을 통해 판매되는 스타터(Starter), 샤크(Shaq)와 같은 저가 제품 개발을 위해 엑시터 브랜드 그룹(Exeter Brands Group)을 설립하기도 했다. 이처럼 나이키는 고객에게 미래의 가능성과 꿈을 제시하는 한편, 현재 인접시장으로의 전략수립과 진출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이것이 바로 아직까지 나이키가 전 세계 스포츠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나이키의 천재성을 보여주는 한 단면인 것이다.
■ 고객과 시장 입장에서, 동시에 기업의 입장을 생각하는 이심전심 (以心傳心).
③ 비즈니스 지니어스의 세 번째 사고방식은 고객과 시장입장에서 생각하는 기업이 되는 것이다. 최근에는 이미 많은 기업들이 기업 중심적 사고보다 고객/시장 중심적 사고에 비중을 더 두고 있다. 하지만 고객들도 점점 까다로워지고 있다. 국적, 성별, 나이, 취향 등 여러 관점에서 다양해지고 있으며,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고객의 기대도 점점 커지고 있다. 막대사탕의 대명사 추파춥스는 고객 중심의 사고에서 출발했다.
추파춥스가 수많은 사람들의 삶을 달콤하게 해주기 시작한 것은 1958년부터였다. 프로둑토스 베르나트라는 소규모 제과 공장을 운영하던 엔리크는 사과를 이용해 200가지가 넘는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을 인수했다. 하지만, 엔리크는 200가지 제품의 디자인이 대부분 고객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그의 조사에 따르면, 사탕 과자의 67%가 어린아이들이 구입하는데 제품의 대부분이 어른용으로 만들어져 있었다.
제품에 사용하는 언어와 맛, 모양, 포장 등 모든 것이 거리에서 아이들이 용돈으로 사먹는 사탕에는 어울리지 않았다. 엔리크의 아이디어는 단순했다. 작은 공 모양의 막대사탕. 어린아이들을 타겟으로 다시 제작한 막대사탕은 만들기가 무섭게 팔려나갔다. 하지만, 추파춥스의 진정한 성공은 고객 중심의 사고와 기업중심의 사고가 융합되면서 더욱 커졌다. 추파춥스는 다른 경쟁 업체들처럼 항아리에 담겨 있지 않고, 사람들 눈에 잘 띄는 계산대 위에 놓여 있다.
막대 사탕 하나하나를 반구형의 사탕꽂이에 꽂아놓았으며, 열정적인 판매원들이 소매상 한 사람 한 사람을 설득하여 그런 진열 방식을 받아들이게 한 것이다. 또한 혁신적인 유통방식도 추파춥스가 성공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전통적인 소매점은 물론 제과점과 서점, 음반 상점, 심지어 은행까지 판매한 것이다. 추파춥스는 여전히 계속 성장해 왔지만, 다양한 제품을 만들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는 않는다.
■ 지금처럼 사람이 중요한 적은 없었다.
④ 네 번째 비즈니스 지니어스는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실행’이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생성하고 실행하는 데 있어 지구상 어느 기업도 구글을 따라올 순 없다. 1995년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스탠퍼드 대학에 있는 자신의 기숙사 침실에서 구글을 만들어 냈다. 이 검색엔진은 5년 만에 날마다 1억 건의 인터넷 검색을 처리하고, 10년도 안 되어 수십 억 달러의 재산을 만들어주게 된다. 구글은 직원들에게 환상적인 업무환경을 제공하여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창출하도록 한다.
모든 직원에게 자기시간의 20%를 다른 분야의 일에 사용할 수 있도록 장려하는 20% 프로젝트라든지, 직원들이 아이디어를 올리고 연결시키고 토론시키는 ‘구글 아이디어’라는 웹사이트,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과 고급식당 제공 등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위해서는 무엇도 마다하지 않는 기업이다. 구글이 더욱 위대한 것은 아이디어가 아이디어 차원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신속하게 실행을 한다는 점이다.
무료 이메일 서비스인 ‘지메일‘, 위성 지도를 제공하는 ’구글 어스‘와 ’구글 맵스‘, 15억 달러에 인수한 유뷰브 등이 구글의 실행력을 보여 주고 있다. 최근에는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인터넷 익스플로러에 대항할 수 있는 ’크롬‘도 선보인 바 있다. 이처럼 천재기업은 단지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내도록 환경과 문화를 조성하고, 아이디어를 속히 실행해서 서비스 및 제품으로 연결하는 역량도 갖춰야 하는 것이다.
■ 세상을 변화시키는 사람들, 우리는 그들을 천재라고 부른다.
저자는 이렇게 4가지 관점에서 통합된 사고를 하는 것이 기업의 천재성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쉬워 보이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어려워 보이기도 한다. “창조적이면서(우뇌) 논리적이고(좌뇌), 미래와 현재를 동시에 생각하면서 고객과 기업 관점에서 시장을 바라보며, 혁신적인 아이디어는 즉시 실행한다...” 어쩌면 기업의 천재성은 아인슈타인의 과학적 천재성보다는 더 쉽게 우리가 획득할 수 있는 것일 수 있다.
왜냐하면 겉으로는 정말 평범해 보이는 사람이 거대한 기업을 만들어 세상을 바꾸는 경우가 있으며, “나도 할 수 있겠다‘ 라는 생각을 주기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음에 소개되는 애플의 헌사를 보면 왜 창조경영의 시대에 천재들이 중요하게 부각되는지, 왜 비즈니스 지니어스가 필요한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아인슈타인과 피카소, 간디와 만델라, 채플린과 레논, 포드와 브랜슨...미친 사람, 부적응자, 반란자, 말썽꾼, 모난 사람, 사물을 남과 달리 보는 사람..그들은 규칙을 좋아하지 않는다.
당신은 그들을 칭찬하거나 반대할 수 있다. 불신하거나 욕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당신이 할 수 없는 것은 그들을 무시하는 것이다. 그들이 바로 세상을 변화시켰기 때문이다. 그들은 발명을 하고, 상상하고, 치료하고 ,탐구하고, 창조하고 영감을 준다. 그리고 인류를 진보시킨다... 어떤 사람들은 그들을 미친 사람으로 여기지만, 우리는 그들을 천재라고 부른다.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미친 사람들이 바로 세상을 변화시키기 때문이다.”
우리는 누구나 천재를 꿈꾼다. 하지만 타고난 천재가 아니란 점에서 실망과 절망할 뿐, 더 이상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아주 작은 부분이라도 세상을 변하게 하고 싶다면, 아인슈타인처럼 높은 산을 오르거나, 피카소처럼 규칙을 깨는 것을 한 가지를 생활방식으로 삼기를 권한다. 또한 여러분 중 단 한명이라도 이 책을 읽고, 기업의 천재성에 대해 이해하고, 그 기업을 천재로 만들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면 이 책이 세상에 주는 가치로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 천재(Genius)란,
1. 뛰어난 지적 능력, 창의력 또는 다른 타고난 능력
2. 지적으로 뛰어나거나 대단히 유능한 사람
3. 사람, 장소, 또는 제도와 관련된 영혼
4. 민족, 시대 등의 보편적인 성격이나 정신
(출처 : 옥스퍼드 영어사전)
- 저 자 : 피터 피스크 / 발행일 2009 / 430P / 가 격 ₩ 19,500 -
- 리 뷰 : 한 일영 수석연구원(삼성경제연구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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