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의 산행기

-* 눈 쌓인 산 길 걷기 *-

paxlee 2013. 2. 12. 21:02

 

               눈 쌓인 산 길 걷기

 

겨울에 눈 쌓인 산 길을 걷는 것을 우리는 겨울 산행이라 한다. 눈 내린지가 한 참 되었지만, 아직 산에는 겹겹이 눈이 쌓여있다. 구정연휴 내내 날씨가 꽁꽁 얼어붙어 집에 만 갇혀있다가 오늘은 날씨가 조금 풀렸다고 하여 도봉산을 다녀왔다. 산악회 회원들과 함께 산행 할 때는 먼 곳 산행도 마다하지 않고 달려갔지만, 혼자서 산행을 할 때는 시간과 산에 구애를 받지 않으니 혼자서 느지막하게 11시가 넘어서 도봉산을 올라갔다. 

 

오늘(2/12)도 늘 가는 우이암 코스를 향해 올라갔다. 산행 들머리부터 눈이 겹겹이 쌓여 오르막길은 무척이나 미끄러웠다. 올 겨울에는 예년에 비하여 눈이 많이 내렸다. 아직도 동네 이면 골목은 눈이 얼어붙어 빙판길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산 길은 많은 사람들이 눈을 밟고 올라가서 길은 눈이 다져저 있고, 양지쪽에는 녹았다가 얼어서 더 미끄러웠다. 그러나 날씨는 다행이 매우 포근하여 콧노래를 부르며 올라갔다. 눈 속에 파 묻힌 산의 모습은 한없이 한가하고 조용하기만 하였다.

 

지난 12월부터 산행을 제대로 하지 못해 이번 연휴에는 산행을 많이 해야겠다고 생각은 하면서도 날씨를 핑게로 집안에서 PC와 TV보기, 그리고 책 읽기 등으로 게으름을 피웠다. 오늘도 산을 오르며 세상사를 잠시나마 잊을 수 있어서 산행하는 시간이 얼마나 행복한 시간이 되었는지 모른다. 산행을 직접 해 보지 않은 사람들은 이해가 잘 가지 않을 것이다. 일단 발을 산에 들여놓으면 삶에 부대끼든 일상사의 시름은 온데간데 없고 마음은 오직 산을 향해 봄 날의 아지랑이처럼 편안함이 피어 오른다.

 

산행은 건강에도 도움이 되지만, 힘든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분들에게 또 다른 세상을 맞보게 해 주는 청량제 역할을 한다. 산행을 해 보지 않은 사람은 앉아서 그 힘든 산행을 무엇 때문에 하느냐, 올라가면 내려 올것을 왜 오르느냐고 반문 하지만, 산행의 진정한 맛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의 서투른 투정에 불과하다. 삶이 외롭고, 괴롭고, 고독한 사람들에게는 산행보다 더 좋은 약이 없다. 일단 산에 들어서면 세상의 시름은 아침안개가 햇볕에 반사되어 사라지듯이 개운하게 걷힌다. 

 

산행은 혼자하는 것 보다 둘이, 셋이서 같이 하는 것이 더 좋다. 그것은 산행 중에 나누는 대화는 그 어떤 대화보다 마음속의 진정한 대화가 울어 나오기 때문이다. 배려하는 마음과 자연처럼 순수한 정이 스며있는 대화가 자연 속에서 이루어 지기 때문에 더 다정다감한 정을 나눌수 있어 좋다. 큰 나무와 작은 나무가 함께하는 산의 나무들 처럼 나이의 한계를 따지지 않고, 남과 여를 구별하지 않고, 사회적 지위를 확인하지 않는 산행하는 사람들의 묵인이 산행을 즐겁게 이끈다.

 

산행은 산 길을 걷는 일반 산행인 들과 암벽을 타는 산행 마니아와 둘레길을 걷는 산행을 하는 사람들은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선택하여 자기에게 맞는 운동을 하면서 취미가 같은 사람들 끼리 모여 삶의 폭 넓은 과정을 배우고 익히면서 건강한 삶, 자부심이 넘치는 삶, 힘들고 고단한 산행에서 참고 인내하는 삶의 본연의 모습을 배운다. 그래서 산행에서 호언지기를 펼칠 수 있다는 것이다. 산행은 같은 코스를 정해 놓고, 그 길을 반복하여 걷는 사람들도 있고, 안 가본 산을 선택하여 산행하는 사람들도 있다.

 

산행의 많은 경험을 쌓기 위해선 산의 모습과 그 오르는 산 길이 산마다 다른 것을 찾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전국에 산재하는 산을 가기위해 새벽 5시부터 산행을 준비하여 떠나는 사람들의 산에 대한 애착은 삶에 대한 애착이 스며있기 때문이다. 1주일동안 주어진 일에 시달린 몸을 하루쯤 쉬어 주는 것이 좋을 것 같이 생각한다. 그러나 산행하는 사람들은 휴일날 집에서 푹 쉬면 좋을 것 같은데, 오히려 산행을 못하였다는 그 마음의 고통이 더 몸을 피로하게 만든다.

 

지친 몸을 이끌고 휴일날 산행을 다녀오면 몸은 조금 고단 할지 모르지만, 산행을 하면서 깨끗한 공기로 호흡하고 높은 곳에 올라가서 산하를 조망하는 그 넓고 먼 시야에 들어오는 미지에 대한 세상의 모습에 마음은 한없이 평화로우며 편안함을 느끼게 해 주어 찌든 머리가 깨끗하게 비워져 심신이 개운함을 경험하게 해주어 산행의 피로를 느끼지 못한다. 우리가 산에 들어가면 일단 삶의 주름진 생활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은 자연의 오묘한 변화를 읽을 수 있는 경험 때문일 것이다.

 

우리가 고향에 찾아가 향수에 젖어보는 것과 같이 우리는 산행에서 삶의 고향을 찾아가듯이 산행을 하곤 한다. 그래서 산은 자연의 고향이라고 한다. 산은 순수함과 변함없는 자연의 모습, 계절을 따라 변화를 주는 모습이 공존하지만, 인간 세상과는 다른 다툼이 없고, 치열한 경쟁이 없고, 거짖과 사기가 없으며, 모든 사물의 자연이 함께 존재 하지만,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서로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배려하는 자연의 순수성에서 인간은 인간다운 삶의 아름다움을 배워야 한다. 

 

 겨울산 산행

 

 

- 겨울 산의 산 길 -

- 눈 쌓인 경울 산 길 -

- 눈 덮인 도봉산 주봉들 -

- 눈에 갇힌 우이암과 우이봉 -

- 여기는 방학능선 길 -

- 계단 길에도 눈은 쌓였다. -

- 겨울 새 한 마리 -

- 눈 쌓인 길 -

- 우이암 뒤로 수락산과 불암산 -

- 눈 덮힌 북한산 연봉과 능선 -

- 우이봉에서 본 도봉산 -

- 눈 덮힌 암벽코스 -

- 도봉산 하산 길 -

- 겨울산의 아름다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