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세미티 네바다폭포 등반
산속의 계곡이 다 그렇드시 요세미티계곡의 아침도 늣게 밝아옵니다.
7시가 넘으면서 카피탄 노즈에 햇살이 비칩니다.
조용한 아침 상쾌한 마음으로 길을 떠납니다.
하프돔까지 갈 사람들은 이미 다 가버렸고 앞서가는 사람들은 우리나 마찮가지로
네바다 폭포까지 가는 사람들입니다.
한시간 정도 걸으니 가파른 돌층계가 나오더군요. 돌계단은 끝도 없이 이어저 숨이 턱에 와 닿는것
같았읍니다. 왼쪽으로는 가파른 바위 비탈이 있고 오른쪽으로는 계곡물을 건너 수십길 절벽이
수직으로 서 있읍니다.
나무숲이 우거저 있어서 햇빛을 볼수가 없었읍니다.
Mist Trail을 따라 두시간 정도 오르니 오른쪽으로 Vernal(버날)폭포가 보였읍니다.
폭포에서 물 떠러지는 소리와 흐르는 소리가 계곡으로 울려 퍼집니다.
쇠사슬처럼 서로 손잡고 엉켜 흐르는 물은 적절한 리듬과 변화를 일으키면서 마치
심포니를 연주하는 것 같은 소리를 만드러 냅니다.
버날(Vernal)폭포입니다.
해발 5044m 산속에 97m 높이의 거대한 폭포가 숨어있읍니다.
계절이 가을철로 접어들다보니 수량이 줄어 겨우 폭포란 명색만 유지하고 있읍니다.
봄과 여름에는 엄청난 물줄기가 굉음과 함께 계곡을 메웁니다.
물이 떨어지면서 일어나는 물안개가 볼만하다 해서 Mist Trail이란 이름이 붙었읍니다.
흐르는 물이 연주하는 하모니를 들으면서 계곡을 건너 벼랑으로 오릅니다.
세월도 물 흐르듯이 흘러 간다고 했는데 세월 흐르는 소리는 어떨까 생각해 봅니다.
폭포위에서 내려다 보면 낭떠러지 저 밑으로 꼬불꼬불 난 길을 따라 올라오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내가 올라 오느라고 힘들었던 만큼 저 사람들도 힘들겠지 생각하면서 입가에 묘한 미소가 피어
납니다.
폭포위에 커다란 연이 있읍니다.
에메랄드빛 못이다 해서 Emerald Pool이라고 합니다.
연못 위쪽으로는 하얀 바위가 길게 놓여있는데 물에 쓸려 바위가 흰 속살을 드러 내 놓고 있는
모양이 마치 앞치마같다 해서 Silver Apron 이라고 합니다.
팻말에 수영금지라고 쓰여저 있는데도 사람들은 벗고 들어가 수영을 한답니다.
물이 많을 때는 보기보다 물살이 은근히 빨라 폭포로 떨어저 죽는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열명이 죽었고 작년에도 한사람 죽었다고 하더군요.
다리위에 막내딸이 서 있군요.
또다시 가파른 산비탈로 올라갑니다.
새 우는 소리같은 커다란 소리가 귓전에서 울려 찾아 보았더니 새는 없고
청설모가 목청을 돗구워 내는 소리가 새소리 같았읍니다.
사람이 다가가도 멈출줄 모르고 계속해서 동료를 부르는지 암컷을 부르는지 끝일줄 모릅니다.
가끔식 도마뱀이 튀어 나와 주변을 두리번 거리기도 하고.
파랑새가 자신의 테레토리에 들어온 사람들을 경계하기도 하고
흑조는 사랑을 나누고 있읍니다.
공원주의사항에 보면 바위에 낀 이끼를 보호해 달라는 부탁이 있었는데 과연 이끼긴 바위가
보석처럼 아름다웠읍니다.
아내와 같이 찍은 사진 뒤로 보이는 폭포가 네바다폭포입니다.
폭포 위를 향해 깍아지른 듯한 계단을 오르자니 숨이 턱에 닿는 것 같았읍니다.
허지만 페 세포 여기저기에 끼어있는 도시의 흑색분진이 깨끗이 씻겨 나가는 기분이었읍니다.
네바다폭포는 높이가 181m 나 되는 아주 높은 폭포입니다.
이역시 봄에는 수량이 많아 장관을 이룹니다.
폭포하면 늘 물을 연상하지만 계절에 따라 물이 있을 뿐, 이렇게 빨가 벗고 알몸으로 서있는
시간이 더 많은 겁니다.
네바다폭포 바로 위에 있는 담입니다.
유명한 폭포위에는 담이 여러개씩 있더군요.
낙하하기 직전 물이 잠시 고였다가 숨을 고르고 떨어지는 스타트 포인트인 셈이지요.
왼쪽 벼랑위에는 보호대를 만드러 놓아 경치를 감상하게 되어있읍니다.
높은 산에 올라 아래를 내려다 보면 늘 기분이 상쾌합니다.
모든게 내 발 아래 있는 기분입니다. 왕이 된 기분 같기도 하고.
아무도 '야호'소리지르는 사람은 없읍니다.
남의 집(야생동물)에 와서 함부로 소리 지르는 것도 예의는 아니니까요.
조용히 스스로 즐길 뿐입니다.
폭포위 오른편으로는 커다란 연이 있읍니다.
시간적으로도 그렇고 장소로도 그렇고 점심하기에 딱 어울리는 곳입니다.
지금은 가는 곳 마다 한국인들이 없는 곳이 없읍니다.
오늘 등반에서도 한국 젊은이들을 여러구룹 만날수 있었읍니다.
나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동행하던 미국인이 들려준 이야기 인데
'지난 여름 55세인 장인이 Mountain Whitney(해발 4421m)에 차를 세워 놓고 요세미티에 와서
위트니산을 향해 걷기 시작 했다더군요. 총 341km 거리를 열흘동안 혼자서 마른 음식만 먹으면서
완주했다고 합니다.'
한국에서 백두대간 행군하는 사람들이 떠올랐읍니다.
작은 목교를 건너면 바위에서 자라는 나무가 있읍니다.
흙은 하나도 없는 바위 갈라진 틈에서 생을 지탱하고 있는 나무들이 많이 있었읍니다.
이로 인하여 바위가 깨저 나간다고도 합니다.
고산지대 슾기에 젖은 바위 틈 사이로 꽃밭을 이루고 있읍니다.
오른편에서 바라본 네바다 폭포.
앞에 보이는 바위봉우리가 Liberty Cap(해발 2157m)이고 중앙에 보이는 봉우리는
Mount Broderick(해발 2044m)입니다.
맨 뒤에 보이는 흰색 봉우리가 Half Dome(해발 2693m)입니다.
매번 산에 오를때면 새로운 꿈과 희망을 같고 시작합니다.
살아 숨쉬는 자연속으로 한걸음 한걸음 디딜때 마다 상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것들이 전개 됩니다.
거대한 산에 위압감을 느끼기도하고, 작은 꽃한송이에 감명을 받기도 합니다.
높이 오르면 오를수록 혹독한 환경속에서 살아가는 생명체들이 나를 숙연하게 합니다.
온 몸이 땀에 젖어 간절하게 바람을 고대할때,
어디서인가 홀연히 불어오는 바람, 보이지 않는 바람, 이마위로 스처가는 바람.
누구일까 바람을 보내준 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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