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이야기

백수의 일상 - 120. <'LG 전자식 마스크', 비싼 돈 주고 해외직구하는 이유>

paxlee 2021. 3. 9. 11:46

LG 전자식 마스크, 비싼 돈 주고 해외직구하는 이유

 

LG전자 마스크

 

“한국에서 만든 제품을 해외에서 수입해 더 비싸게 샀습니다.”

지난 6일 국내 한 유명 유튜버가 LG전자의 전자식 마스크 사용 후기 영상에서 쓴소리를 했습니다.

전자식 마스크가 지난해 7월 공개된 이후 8개월이 되도록 국내 판매가 미뤄지자. 이미 출시된

대만에서 역(逆)직구를 했다는 것이다. 제품 가격은 18만원 정도인데, 관세·배송비가 더해져

8만원가량을 더 지불했다고 합니다.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최근 ‘LG 퓨리케어

마스크를 한국에서 구매하지 못하고 결국 직구 한답니다.’

 

‘한국 제품을 왜 외국에서 주문해야 하나’라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LG전자의 전자식 마스크는 내부에 공기청정기 기능을 적용한 혁신 제품입니다. 이 제품은

의료진 등 전문가용 제품으로 충전해 여러 번 쓸 수 있고, 들숨·날숨에 따라 초소형 팬이 도는 속도가

조절돼 호흡할 때 답답함도 적습니다. LG전자가 지난해 9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의약외품’

허가 신청을 냈는데 6개월 가까이 승인 여부 결론이 나지 않았습니다.

 

LG전자는 결국 지난달 말 식약처에 냈던 판매 허가 신청을 철회했습니다. 예상보다 심사가 길어지자

의약외품으로 출시하는 것을 포기한 것입니다. LG전자는 현재 이 마스크를 의약외품이 아닌,

전자제품으로 출시할지 여부를 검토중인데, 이럴 경우 제품명에 ‘마스크’를 넣을 수 없어

국내 판매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업계에선 “새로운 기술이다 보니

당국에서 검토를 이유로 차일피일 허가를 미루면서 제품 출시만

늦어졌다”는 말이 나옵니다.

 

검증되지 않은 기술이다 보니 심사 기간이 지나치게 길어져 출시 시기를 놓쳤다는 것입니다.

LG전자는 규제가 없는 홍콩·두바이·이라크·대만·인도네시아 등 12개국에 먼저 마스크를 출시했습니다.

조금 있으면 황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텐데, 소비자들이 한국에서 생산된 제품을 돈을 더 주고

해외에서 들여와야 하는 상황 자체가 아이러니할 따름입니다.

 

"한국에서는 새로운 제품을 출시해도 허가제도가 까다로워 한국인에게는 혜택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참으로 암담하다. '옛날에 김정용 박사가 B형간염 백신을

만들어 출시하였으나, 식약청에서 데이터가 없다고 허가를 해 주지 않아 외국에서

개발하여 그 데이터를 사용하여 허가를 받았다는 기사를 읽은 기억이

있는데, 아직도 이런 주먹구구식으로 행정처리'를 하고 있으니

오늘 첨단 인터넷이 발전한 우리나라의 실정이다."

 

최인준 조선일보 기자 2021.0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