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선

백수의 일상 - 659. < "국힘은 ‘권력졸부`…대선때 간절함 사라졌다">

paxlee 2022. 8. 10. 07:49

 "국힘은 ‘권력졸부`…대선때 간절함 사라졌다"

 

 왜 우리 정치는 이것밖에 안되는 건가

 

국민의힘 사람들 왜 싸우나?
윤핵관·이준석, 반문·정권교체 말곤 공통점 희미,
대선 이긴뒤 ‘권력공유 불가' 판단, 서로 적으로 봐
권력 투쟁을 정책 노선투쟁으로 바꿔야 해소 가능

윤 대통령 리더십 무엇이 문제?
국민눈엔 정치는 초보, 인사·채용은 구태로 비춰져
‘내부총질' 표현, 다름 수용 못하는 단일대오 집착

이준석 ‘정치' 어떻게 평가할 수 있나?
젠터·전장연 등 금기이슈 과감한 문제 제기 평가 받을만
그러나 "20일이면 해결"·"간장" 등 자신감 넘어 자만
다수의 분노·무오류의 카리스마 지향하는 것 아닌가


여당도 야당도 모두 요동치고 있다. 아니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당 지도부가 무너지면서 비상대책위원회로 옮아갔다. 얼마 전에 대선도 지방선거도 이긴 징권여당인데 말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비대위를 마치고 이제 새로운 당대표·최고위원을 뽑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 대선에도 지고 지선 패배에도 책임이 있는 인물이 당대표에 도전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 임기 석달만에 대통령의 지지율은 20%로 주저 앉았다. 역시 초유의 일이다.

이런 난감한 정치 상황을 따져보지 않을 수 없다. 그것도 기성 정치인의 눈이 아닌 새로운 시각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매일경제 레이더P는 여야의 80년대생 청년 정치인 4명이 한자리에 모이는 자리를 마련했다. 정치권을 당혹하게 만드는 현안들의 본질을 살펴보기 위함이다. 지난 2일 국민의힘 소속의 곽관용 경기 남양주을 당협위원장(86년생, 청년바람포럼 대표), 김재섭 서울 도봉갑 당협위원장(87년생, 전 비대위원)과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권지웅 전 비상대책위원(88년생, 서울시 청년명예부시장), 신정현 전 경기도의원(81년생, 민주평통 자문위원)이 만나 토론을 벌였다. 토론회 전반부는 여당 현안, 후반부는 야당 현안이 주제였다. 우선 1편으로 국민의힘의 극한 내홍, 윤석열 대통령과 이준석 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토론 내용을 소개한다

 

혼돈의 집권여당 국민의힘에 대해


▲국민의힘 내홍이 왜 벌어졌다고 생각하나.

▲ 김재섭 국민의힘 서울 도봉갑 당협위원장 [박형기 기자]

 

◇ 김재섭 국민의힘 도봉갑 당협위원장(이하 김) = 지금 국민의힘은 '졸부'다. 권력을 갑자기 잡은 측면이 있다. 그러다 보니까 너무 큰 금은보화가 눈에 보이고 선당후사·선공후사 이런 게 아니라 당장의 이기심이 발동을 하는 것 같다. 더 가질 수 있을 것 같고, 2년 뒤에 또 가질 수 있을 것 같고 이러다 보니까 금은보화를 국민들이 왜 국민의힘에 줬는지 망각한 채 어떻게 나눠먹을지만 고민하는 것 같다.

▲ 곽관용 국민의힘 남양주을 당협위원장 [박형기 기자]

 

◇ 곽관용 국민의힘 남양주을 당협위원장(이하 곽) =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 파국적일 줄은 몰랐다. ‘윤핵관이 이준석 대표를 쳐낼 것이다'라는 소문이 존재했으나, 공천권 장악, 윤핵관 내부 권력 갈등과 맞물리면서 갈등이 일찍 전면으로 등장한 것이 아닌가 싶다. (윤핵관과 이 대표의) 캐릭터가 아예 맞지 않는 측면도 있지만 집권여당의 권력을 같이 공유할 수 없겠다는 판단이 선 것이다. 이 대표가 여론에 호소하는 등 갈등을 밖으로 돌리면서 오히려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가 힘들어진 측면도 있다.

▲야당 시각에서는 이런 극한 대립의 까닭이 무엇으로 보이나.

▲ 신정현 전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의원 [박형기 기자]

 

◇ 신정현 전 민주당 경기도의원(이하 신) = 대선 과정에서는 '정권 교체'라는 간절함이 있었는데 5년이라는 시간이 주어지니까 간절함이 사라져버린 것이다. (대신) 앞으로 2년 총선까지 권력 투쟁 안에서 누가 살아남느냐가 중요해졌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잠재적 적수를 몰아내는 것이기 때문에 이를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을 무시하면서 마이웨이로 가는 것이다. 놀라운 것은 원래 집권 4~5년차에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데, 윤석열 정부는 이례적으로 집권을 한 지 불과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권력 투쟁에 몰두하는 모습 보인다.

▲ 권지웅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 [박형기 기자]

 

◇ 권지웅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이하 권) = 윤석열 정부는 태생적으로 '졸속 연합'이다. 정부를 구성하는 사람들이 집권을 하면 정부를 어떻게 운영해야겠다는 것을 합의할 시간이 없었고 실제로 합의하지 않았다고 본다. 합의한 건 '반문연대'가 유일했다. '비전을 가지고 싸운 것이 아니라 안티 테제로 싸운 팀'이었기 때문에 이합집산도 쉽다.

◇  = 국민의힘이 비대위로 가고 조기 전당대회를 하게 된다면, 이준석 대표와 생각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이젠 정책 노선 투쟁으로 지금 정쟁을 전환해야 한다고 본다. 이것을 원하든 원치않든 난국을 타개할 수 있는 유일한 돌파구다.

윤석열 대통령 리더십에 대해


▲ 윤 대통령의 리더십을 평가하면. 야당 소속인 두 분의 의견은.

◇  = 정치에 서툴다. 정부 운영 책임자의 위치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하는가, 예를 들면 경찰 인선 논란이 불거지자 바로 그걸 국기 문란이라고 규정하지 않았나. 노동부 장관이 주 52시간 근로제 개편안 발표하고 다음날 다른 말을 했다. 국정 최종 결정권자의 말이라고 하는 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서투른 면이 있는 것 같다.

◇  = 윤석열 대통령을 평가하는 사람들의 말을 몇 개 적어 왔다. 권력 남용하는 사람의 이미지가 있다고 하더라. 최근에 있었던 대통령실 채용 등 논란과 관련돼 있다. 또 하나는 불투명한 대통령의 말이다. 어떤 할아버지 한 분이 이렇게 얘기를 하더라. "옛날 정권의 구태스러운 모습들을 다시 보는 것 같다." 70세가 넘으신 분의 얘기인데, 그때는 대통령이 말하고 대통령실이 말하니까 '그런가보다'하고 끄덕끄덕하던 시대가 있었지 않았냐. 하지만 지금은 거기에 댓글이 달리고, 도대체 본질이 뭐냐고 묻는 시민들이 많아졌다.

◇  = 민주당과도 연결된 비판 지점인데 '다름을 수용하지 못하는 구태정치의 모습'이 지금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인다. 문자 파동에서 '내부총질'이라는 단어가 보였듯 다름을 조정 혹은 균형의 대상으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없애야 되는 것으로 본다. '단일대오'를 만들지 못하면 불안을 느끼는 것 같다.

이준석 정치 스타일에 대해


▲ 최근 이준석 대표의 지역 순회는 어떻게 평가하나.

◇  = 이 대표가 현장의, 날것의 언어들을 이번 기회를 통해서 들을 수 있다고 본다. 세를 규합하는 목적이든, 성찰하는 목적이든 다 충족시킬 수 있는 좋은 행보라고 생각한다.

◇  = 지방 순회는 현실적으로 '유일한 선택지'다. 법적 투쟁 같은 것은 사실 본인 생각으로는 가장 바람직하지 못한 선택지라고 생각하고, (지역 순회는) 본인이 잘하는 영역에서 단점을 보완하는 것으로, 좋은 선택이라고 본다

▲이준석 정치에 대한 평가가 지지자들 사이에서 갈린다. 국민의힘의 전통적 지지층에선 부정적 시각도 강한데.

◇  = 이 대표는 자신감이 있는 사람인데 가끔 자만으로 넘어갈 때가 있는 것 같다. 예를 들면 언론인터뷰에서 자신이 역할을 맡으면 윤 대통령 지지율 문제를 "20일이면 해결할 자신이 있다"고 했는데 좀 부적절하다. 아무리 똑똑해도 (정치에서) 겸양이 없으면 인간적인 지지를 받지 못한다. "20일이면"이라든지 "간장"(안철수 의원을 비하하는 표현인 간철수(간보는 안철수)와 장제원 의원을 지칭) 등은 다른 정치적 입장인 사람들한테 모욕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  = 양면적인 평가를 받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이 대표를 좋아하냐, 싫어하느냐에 따라 능력을 다르게 해석한다.

◇  = 당에 도움 되는 정치인은 맞는 것 같다. 다만 ‘새로운 정치를 하고 있냐'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 부정적인이다. 젠더 이슈나 장애인 이동권을 다루는 모습을 봤을 때 그걸로 (정치적) 이득을 취하고 있지만 권리가 침해된 사람들의 권리를 더 증진시킨다거나 이런 면에서는 점수가 낮을 거라고 생각한다.

◇  = 젠더 이슈랑 전장연 이슈 같은 경우에는 그 어떤 정치인들도 안 건들고 싶어 하는 이슈였다. 그것을 공론화시키는 과정 자체가 훨씬 어려운 작업이다. 전장연의 목소리를 가장 많이 들리게 해준 사람이 이준석이라는 역설적인 얘기가 있는 것처럼 젠더 이슈도 마찬가지로 20대 남성들의 이야기를 아무도 듣지 않았는데 이 대표 때문에 20대 남성들이 이런 문제를 겪고 있구나라는 게 드디어 공론화가 되기 시작했다. 이거를 공적인 영역으로 가져 오는 걸 대부분 정치인들이 기피했다. 이준석은 그런 거는 해낸 사람이다.

◇  = 이 대표가 일관되게 이렇게만 하면 좀 동의가 될텐데 사실 차별금지법 이슈를 당 대표 되자마자 이야기했다. 근데 당내 여론이 안 좋으니까 한 4일 만에 뒤집었다. 그러니까 선한 의도로 이슈 메이킹을 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에게 유리하면 가고 불리하면 접고 이런 식이다.

◇  = 지금까지 이 대표가 취한 방식은 다수의 분노를 조장함으로써 인기를 취득하는 방식이었다. 정당이나 개인 정치인의 인기를 부과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결국 사회를 분열시키는 역할을 한 것이다. 또 이 대표가 '무오류의 카리스마'를 지향하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 이것이 물론 이 대표의 자신감의 원천이 되기도 했지만.

◇  = 다른 목소리들이 있을 때 그런 것들에 대해서 토론하고 본인이 그거를 논박하는 데 두려움이 없는 이 대표의 특징은 평가할만 하다. 다만 그 과정에서 "나와 다른 목소리는 다 죽일 거다"라고 얘기를 하면 그건 진짜 위험한 일이 될 것이다.

 

[80년대생 정치인 토론] 이상훈, 유범열, 어윤지 기자. 매일경제 : 2022-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