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선

백수의 일상 - 666. <배우자 외도에 대처하는 좋은 방법, 나쁜 방법, 이상한 방법>

paxlee 2022. 8. 12. 06:01

배우자 외도에 대처하는 좋은 방법, 나쁜 방법, 이상한 방법

 

 

‘내 배우자에게 다른 사람이 생겼다’ 드라마 속 대사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실제로 우리 주변에서, 어쩌면 나에게도 벌어졌을지도 모른 일이다. 지금도 수많은 사람이 외도를 하고, 외도의 수만큼 고통을 받는 사람들이 있다.

배우자의 외도는 상상조차 하기 힘든 큰 고통이다. 나의 남편 또는 아내가 수십 년간 결혼생활로 쌓아온 모든 것을 외면하고 부정을 저질렀다는 것을 알았을 때 느낀 배신감과 충격은 그 무엇으로도 표현이 안 될 것이다.

당장 이혼하고 새 인생을 살아보려 해도 그 또한 쉽지 않다. 이혼을 포기하고 다시 예전처럼 행복하게 살아보려고 어렵게 배우자를 용서해도 그 얼굴을 볼 때마다 불쑥 치밀어 오르는 화를 삭이기 힘들다. 필자의 상담소에는 배우자의 외도를 겪은 지 십 수 년이 지났어도 상간자 위자료청구소송이 가능한지, 상간자와 배우자를 응징할 수 있는지를 묻는 전화가 꾸준히 걸려온다. 그만큼 배우자의 외도는 용서하기도 잊기도 쉽지 않다.

배우자 외도에 대처하고 해결하는 방식에 정해진 규칙은 없지만 좋은 결말로 가는 방법은 있다. 좋은 결말이란 외도 피해자의 분노가 줄어들고, 정서적인 안정을 찾으면서 풍비박산난 가정과 부부관계가 회복되는 것을 말한다. 배우자의 외도를 알았을 때 빠르게 해야 할 것이 바로 상간자를 배우자와 떨어뜨려놓는 것이다. 외도 증거를 확보해 상간자에게 위자료청구소송을 진행하면서 법적, 사회적인 응징을 하는 것이다. 

상간자 소송을 하면 위자료를 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내 배우자가 빠르게 가정으로 돌아올 수 있다. 무엇보다 상간자를 응징함으로써 무너진 자존감을 회복하는 데도 도움이 되고 향후 배우자의 외도 역시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필자가 생각하는 나쁜 방법 중 하나는 배우자의 외도를 참고 인내하는 것이다. 가정의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외도 사실을 알고도 묵인하면 배우자의 외도는 더욱 진화한다. 갈수록 나를 무시하며 외도를 즐길 것이고 이로 인한 고통은 외도 피해자의 몫이다. 외도 피해자가 겪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우울증 등의 정신 건강 악화는 덤이다.

무조건적인 용서도 마찬가지다. 배우자에게 외도를 하지 않겠다는 각서까지 받고 용서를 해도 언젠가 배우자가 또 외도를 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려야 한다. 이로 인해 나의 자존감이 현저히 낮아지는 부작용이 발생한다.

맞바람과 별거를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 필자는 이런 선택을 ‘이상한 방법’이라고 말한다. 맞바람을 피우면 피해자였던 내가 도리어 상간자 소송이나 이혼 소송을 당할 수 있고 자칫 잘못하면 가정이 깨지는 경우도 있다. 별거는 내 손으로 배우자와 상간자를 자유롭게 만나는 길을 터주는 것과 다름없다. 동거는 결혼의 전 단계지만 별거는 이혼의 전 단계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배우자 외도에 대한 해결법은 옳고 틀린 것이 없다. 어떤 방식을 쓰던 나에게 맞는 방법으로 대처하는 것이 가장 좋다. 하지만 외도로 피해를 입은 많은 사람이 필자에게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있다. 

“응징 안 했으면 후회할 뻔했다.” 

“하고 나니 속이 후련하다.”

선택은 나의 몫이다.

‘바람잡는 정교수’, 정재호는 
 
정재호 교수는 배우자의 외도에 대해 현실적인 대처법을 상담하는 외도 전문가이다. 동국대학교 일반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고 심리상담가 1급, 심리분석가 1급, 가족상담사 1급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여성조선> 온라인에 ‘바람잡는 정교수’라는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 출처 : 정재호 교수 : 여성조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