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야기

-* 서울의 산, 북한산 *-

paxlee 2006. 5. 25. 21:42

 

◆ 서울의 산, 북한산

 

서울의 진산이라고 일컬어지고 있는 삼각산 또는 북한산(837m)이 서울에서는 가장 높은 산이다. 백운대(836.5m), 인수봉(810.5m), 만경대(799.5m) 이 세봉우리가 삼각지점으로 높이 솟아있어 삼각산이라 불리어 졌으나 지금은 북한산이라고 한다. 북한산성(北漢山城/사적 162호)은 산성 곳곳에 12성문이 있으며, 조선시대 숙종이 토성을 석성으로 쌓았다고 한다. 동장대, 남장대, 북장대가 있고, 그 중심부에 행궁지의 터가 남아있다. 성내에는 중흥사를 비롯한 12개의 사찰과 99개의 우물, 26개의 작은 저수지, 그리고 8개의 창고가 있었다고 한다. 북한산에는 문화재의 보고가 산재해 있다.

 

◆ 북한산성의 역사는 유구하다. 처음 백제가 위레성에 도읍을 정한 뒤 고구려의 남진을 막으려고 개루왕 5년(132년)에 축조를 시작하였다. 그후 고구려 장수왕이 북한산성을 함락하였다. 그 뒤 신라 진흥왕(553년)이 북한산성을 차지하고 진흥왕순수비를 여기에 세웠다. 고려 태조가 성을 증축하고, 1387년 고려 우왕이 성을 개축했으며, 조선시대 숙종이 1711년 대규모의 축성공사를 실시하여 둘레 7,629보(3,716m)의 석성(石城)을 완성하였다. 현재 옛 성터를 따라 무너지고 소실된 곳에 보수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북한산성의 성벽을 따라 산행을 하다 보면 원형의 석성과 보수공사를 한 부분이 조금씩 다른 것을 볼수 있다.

 

◆ 북한산구기리 마애석가여래좌상(北漢山舊基里磨崖釋迦如來坐像/보물 215호/승가사)은 고려시대의 작품으로 거대한 바위면에 홈을 악간 판 다음 불상을 도드라지게 새겼으며, 머리 위에는 8각의 머리돌을 끼워 넣어 얼굴을 보호하고 있다. 얼굴에는 단정한 미소가 흐르고 몸은 건장하고 당당하지만 각이지고 평판적인 형태미를 보여주고 있다. 옷은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왼쪽 어깨에만 걸쳐입고 왼팔에 새겨진 옷주름에 기하학적인 추상성이 엿보인다. 블상이 앉아있는 대좌에는 화사한 연꽃무늬가 겹쳐서 새겨져있다 고려초기의 대표적인 마애불좌상으로 높이 평가를 받고있다.  

 

◆ 북한산 신라진흥왕순수비유지(北漢山新羅眞興王巡狩碑遺址/사적 228호)는 신라 진흥왕 29년 서기 568년경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되며, 19세기 전반에 추사 김정희에 의해 발견 되었다고 한다. 이 순수비는 광개토왕비 다음가는 귀중한 금석문으로 1934년에 국보 제3호로 지정되었으나, 오랜 세월이 흐르는 동안 아래쪽이 떨어져 나가고 한국전쟁시 총탄자국이 생기는 등 보존대책이 필요하여 1972년에 경복궁으로 옮겼다가 지금은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 옮겨 보존하고 있다. 북한산 비봉 정상 그 자리에는 진흥왕순수비의 유지가 존재한다.     

 

◆ 북한산성금위영이건기비(北漢山城禁衛營移建記碑/시도유형문화재 87호)는 산성내 대성암이라는 암자 아래에 놓여있는 비로 , 수비를 맡고있던 금위영의 터를 옮긴 후 이를 기념하여 새운 것이다. 금위영은 북한산성을 수비하는 부서이다.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비는 누워있는 일종의 와비(臥碑)의 형태로, 뒷면은 흙속에 묻혀있고, 비몸 한쪽으로 낙수면을 새긴 지붕돌의 일부가 보인다. 기록에 의하면,   조선 숙종 41년(1715)에 이 비를 세웠으며, 도제조 이이명이 비문을 지었다 한다.

 

◆ 북한산중흥사지(北漢山重興寺址/시도기념물 136호)는 북한산성내 장군봉과 구암봉 사이에 있는 옛 절터이다. 『북한지』에 의하면 이 절은 본래 30칸 정도의 작은 규모에 불과했으나, 숙종 39년(1713) 외적에 대비하여 북한산성을 축성하고서 숙종 41년(1715)년에 늘려 지어 136칸의 큰 사찰이 되었다고 한다. 당시 조정에서는 8도의 절에 명을 내려 1년에 6차례 번갈아 의승을 뽑아서 산성내의 절에 주둔시켰다. 1915년 홍수로 무너진 뒤 중건되지 못하여 주춧돌과 축대만 남아있다.
 
◆ 북한산성행궁지(北漢山城幸宮址/시도기념물 160호) 행궁(行宮)이란 임시 숙소, 또는 전쟁시에 임시 피난처나 지휘소로 왕이 머물기 위해 궁의 격을 갖추어 지은 건물을 말한다, 북한산성 행궁은 조선 숙종 37년(1711)에 북한산성 성곽 공사를 감독하였던 김우항(金宇杭)이 산성 안에 행궁을 지어야 한다고 건의하여 만들었던 곳이다. 전체 규모가 124칸에 달했던 것으로 기록하고 있다. 북한산성 행궁은 남한산성 행궁, 화성 행궁과 함께 우리나라의 대표적 행궁 중 하나로 그 가치가 크다 하겠다.

 

◆ 북한산 산행의 하나로 12성문 종주코스가 있다. 12성문 종주란 북한산성 능선상의 12성문을 종주 하는 산행을 일컫는다. 북한산성 안의 성문은 모두 14개가 있다, 원효능선상에 시구문(서암문), 북문 등 2개의 성문이 있고, 주능선상에는 위문(백운봉암문), 용암문(용암봉암문), 대동문, 보국문, 대성문, 대남문 등 6개의 성문이 있으며, 의상능선 상에는 청수동암문, 부왕동암문, 가사당암문, 대서문 등 4개의 성문이 있다. 그리고 계곡에 중성문과 수문이 설치되어 있다. 어느 문에서 부터 시작하던 일주를 하면 종주가 가능하다.

 

오름길과 암벽구간등을 고려하여 시구문에서 시작하여 원효봉으로 올라 북문을 거처 일주하는 코스와 대서문에서 의상봉을 거처 시작하는 두개의 코스가 있다. 어느 코스를 오르던 경사가 급하고 암벽이 많아 쉬운 코스는 아니다. 많은 등산객은 시구문을 시작하여 한바퀴 도는 일주산행을 선택한다. 대서문에서 의상봉을 오르는 코스가 더 힘이들기 때문이다. 염초봉에서 백운대를 오르는 난 코스와 만경대를 통과하는 코스가 워낙 험하고 위험하여 우회를 하지만 그 암벽코스를 밟는 정상코스는 그 스릴만큼 감동적이기도 하다.

 

◆ 12성문 종주코스를 살펴보면 / 산성매표소∼(1.1km,20분)∼덕암사갈림길∼(0.3km,8분)∼덕암사∼(0.3km,6분)∼시구문∼(0.6km,20분)∼원효암∼(0.5km,20분)∼원효봉∼(0.2km,4분)∼북문∼(약1.0km,12분)∼상운사∼대동사∼(1.0km,40분)∼주능선갈림길∼(0.5km,17분)∼노적봉안부∼(0.7km,10분)∼용암문∼(0.2km,2분)∼북한산성대피소∼(0.8km,13분)∼동장대∼(0.5km,7분)∼대동문∼(0.4km,8분)∼칼바위갈림길∼(0.2km,3분)∼보국문∼(0.63km,15분)∼대성문∼(0.3km,12분)∼대남문∼(1.59km)∼(8분)∼청수동암문∼(12분)∼중성문갈림길∼(1.13km)∼(20분)∼부왕동암문∼(9분)∼증취봉∼(6분)∼용혈봉∼(7분)∼용출봉∼(9분)∼가사당암문 ~ 대서문으로 하산하는 코스는 약13.7km로 약6시간이 소요된다. 

 

◆ 북한산에는 많은 능선이 힘차게 뻗어있다. 그 중에서 대동문에서 시작하는 진달래능선은 수유리 아카데미하우스 4.19탑으로 연결되고, 보국문 옆에서 뻗어내린 칼바위능선이 정능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보현봉능선은 휴식년제에 묶여 산행이 불가능하고, 국민대학에서 오르는 형제봉능선이 있으며, 수리봉 능선, 향로봉능선, 비봉능선은 승가봉능선으로 이어지고, 의상봉능선과 원효봉능선, 염초봉능선, 숨은벽능선은 특히 암벽이 웅장하여 암벽산행의 진수를 느끼게 하고 즐거움을 선사하기도 한다. 북한산 가장 북쪽에 도봉산과 마주하고 있는 상장봉능선은 오솔길과 암벽길이 잘 어우러져 있는 코스이다.  

 

◆ 북한산을 산행하는 등산객들은 '불수도북' 종주와 '북한산성 12성문' 종주을 진행하곤 한다. 요즈음은 불수도북에 사패산을 더하여 '불수사도북'을 종주하기도 하고, 최근에는 '서울대간'이라는 이름을 붙여 '아차산'에서 시작하여 '용마산' '망우산' '구릉산' '불암산' '수락산' '사패산' '도봉산' '북한산'까지 종주하는 팀들이 있다. 북한산은 전국의 어느 산과 비교를 하여도 암벽은 웅장하고 능선과 계곡이 아름다운 코스가 다양하여 1년 동안 1주일에 2번 산행을 하여도 계속하여 다른 코스를 산행할 수 있는 북한산은 서울 시민의 휴식과 건강을 다지는 서울의 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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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바다의 섬 북한산 백운대

 

손꼽아 기다린 긴 기다림,
뜬눈으로 하얀 밤 지새우고
천리만리 먼길 달려 서울의 새벽을 열었다.

 

힘든 오름길에 몸은 지치고,
짙은 안개로 마음도 지치고,
북한산 백운대의 무심함은
산꾼의 여심을 아는지 모르는지
커다란 요새를 안개속에 꼭꼭 감춰 버렸다.

 

너의 모습을 보지도 못한 채
무심한 너의 품속을 향해 파고 든다.
너를 휘감은 차가운 쇠줄 난간...
한발 한발 오르는 손시림의 괴로움...
안개비는 너를 타고 흘러 더 큰 고통이 된다.

 

망망대해 같은 짙은 어두운 안개속..
인고의 수천년을 지내온 웅장한 자태...
마법같은 안개는 어느새 바다로 변해
하늘을 뚫을듯 치솟은 당당한 백운대를
외로운 섬 무인도로 만들어 버렸다.
 
차가운 백운대 화강암의 체온...
맛닿은 내 몸도 차갑게 식어만 간다.
지척에 둔 인수봉도 꼭꼭 숨겨두고
아무것도 주지 않는 무심한 백운대...
그 속에 교차되는 오묘함과 신비함...

 

안개의 마력인가?
아니다.
그것은 백운대의 마력이었다.

 

끝없이 안개꽃을 피워내는
태고적 신비를 고스란히 간직한
구름을 휘감고 하늘 높이 솟구쳐
언제나 그 자리에 버티고 서서
다음을 기약하고, 항상 기억하게 하는
서울의 지킴이, 북한산의 기둥...

 

산꾼의 여심속에 머물러 있는
겨울의 채취를 날려보내고
따스한 남쪽의 노란빛, 핑크빛 봄기운을
펄럭이는 태극기에 가득 담아
짙은 안개 바다에 가득히 뿌려 놓았다.

 

내 비록 너를 보지 못하고 떠나지만
너를 가슴으로 진정 보고 느꼈기에
너를 기억하는 산꾼의 여심은
안개속 무인도가 아닌
당당한 북한산의 최고봉으로
진정한 장군의 우직함을 가슴에 품을 것이다.
 
"산을 진정 사랑하는 'cool' 님"의 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