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인의 발자취

-* [도전! 5대륙 최고봉 2.] *-

paxlee 2007. 8. 8. 17:07

 

               [도전! 5대륙 최고봉 2.] "삶의 활력소 여기서 찾는다"

 

     

      ▲ 남동릉 루트에서 정상 직전 최대 난관으로 꼽히는 힐라리스텝을

        오르는 산악인들.

 

 * 아시아 최고봉이자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

 

네팔과 중국 국경을 이룬 에베레스트(Everest·8,848m)는 아시아 최고봉이자 세계 최고봉이다. 네팔에서는 사가르마타(Sagarmata), 티베트에서는 초모룽마(Chomolungma)라 부르며, 해발고도는 8,848m로 굳어져 오다 1995년 내셔널 지오그래픽 소사이어티팀이 GPS 측정한 결과 8,850m로 2m 높아졌다. 중국측도 지난해 측정 결과에 따라 공식 높이를 8,850m로 바꾸었다.

 

에베레스트는 80년대 중반까지는 한 루트에 한 팀밖에 등반허가가 나지 않아 성공률이 매우 낮았다. 그러나 88년 이후 한 시즌 한 루트에 여러 팀이 도전, 이후 시즌당 등반대가 점차 많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공조체제로 등반을 펼치게 되고 그와 함께 등정률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2000년대 들어 특히 성공률이 높은 봄 시즌에는 노멀루트에 20~30개 팀이 몰리고, 시즌당 등정자도 매년 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93년 등정자 129명으로 처음 100명을 돌파한 이후 2003년 264명, 2004년 330명이 넘는 많은 산악인이 세계 최고봉 정상에 올라섰다. 반면 330명이 오른 2004년 7명이 사망하는 등 1922년 일어난 첫 사고로 7명이 목숨을 잃은 이후 2004년까지 총 2,249명이 정상을 밟았지만, 186명이라는 많은 사람이 사망했다는 사실이 세계 최고봉의 험난함을 증명해주고 있다.

 

     

 ▲ 쌍봉을 이룬 엘브루즈. 루트는 두 봉 사이의 안부를 거쳐 왼쪽 서봉

     정상으로 이어진다.

 

상업등반대를 비롯해 대부분의 등반대가 시도하는 루트는 2개다. 네팔쪽 남동릉 루트와 티베트쪽 노스콜~북동릉 루트다. 베이스캠프 이후 4개 캠프(마지막 캠프 해발 약 8,000m)를 거친 다음 등정을 시도하는 남동릉 루트가 비교적 안전하고, 난이도도 뒤지는 루트로 꼽히고 있지만, 엄청난 입산료(7인 이상일 경우 1인당 10,000달러) 때문에 최근 몇 해 사이 상대적으로 경비가 덜 드는 티벳쪽 노스콜~북동릉 루트로 몰리고 있다.

 

상업등반대는 서비스의 질에 따라 참가비가 크게 차이 난다. 남동릉 루트의 경우 마지막 캠프까지 로프를 깔아주고, 각 캠프를 설치해주는 것 외의 일만 등반자 자신이 책임져야 하는 상업등반대의 경우 1인당 17,000달러 정도지만, 96년 하산길에 손님 대원의 목숨을 살리려다 숨진 뉴질랜드의 롭 홀과 같은 산악인이 이끄는 고급 상업등반대는 70,000달러에 이른다.

 

봄 시즌은 4월 초나 중순까지 BC에 진입해, 5월 말까지 정상을 노린다. 가을 시즌은 등반기일이 봄시즌에 비해 짧은 데다 날씨도 춥고 바람도 강해 도전하는 팀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상업등반대에 참가하더라도 기본적인 기술은 미리 익혀야 한다. 특히 안자일렌과 주마링 기술은 필수다. 장비 또한 해발 8,000m 이상의 높이에서 벌어지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최고의 장비를 착용해야 한다.

 

상업등반대의 경우에도 대원들이 C3(7,200m)까지 오르게 한 다음 BC(5,400m)로 완전 철수시켜 BC나 혹은 이틀거리인 4,000m 이하 마을에서 푹 쉬게 한 다음 적기에 맞춰 등정을 시도한다. 에베레스트 등반 경험자들은 쿰부 지역의 6,000m급 봉우리에서 고소적응 과정을 거친 다음 본 등반에 나서기를 권한다.

 

    

      ▲ 화이트아웃과 눈보라 속에 남면루트를 따라 하산중인 산악인.

 

 * 유럽 최고봉 엘브루즈

 

러시아에 위치한 엘브루즈(Elbrus·5,642m)는 코카사스산맥 최고봉이자 유럽 최고봉이다. 페르시아어로 ‘눈으로 덮인 산’을 뜻하는 이 고봉은 그리스 신화에도 등장한다. 제우스에 거역하고 인간에게 불을 전해준 프로메테우스가 바위에 사슬로 묶인 채 독수리에게 심장을 파먹히는 벌을 받은 곳이 바로 엘브루즈다.

 

엘브루즈는 1.5km 거리를 두고 정상인 서봉과 정상에 비해 조금 낮은 동봉으로 쌍봉을 이루고 있다. 서봉 등반이 주를 이루지만, 동봉과 서봉 연속등정을 시도하는 산악인들도 더러 있다. 등반시즌은 6월~9월, 루트는 남면과 북면 2개가 대표적이지만, 북면 루트는 교통이 불편해 주로 테르스콜을 경유해 남면 루트를 등반한다.

 

엘브루즈 등반기점은 차량으로 진입이 가능한 박산계곡 상류의 마을인 테르스콜(Terscol·2,130m)이다. 이 마을에서 등반 BC(3,700m)인 배럴(Barrels)까지는 스키 리프트를 타고 이동하는데, 케이블카를 두 차례 갈아탄 다음 의자식 리프트를 한 번 더 타야 한다. 배럴은 원래 스키어를 위해 지은 원통형 숙소다. 배럴 500m 위에 위치한 프리윳 산장(Prijut·4,200m)이나 텐트를 이용하기도 한다.

 

    

              ▲ 유럽 최고봉 엘브루즈 정상.

 

경험자들은 엘브루즈 등반의 관건을 날씨와 고소적응으로 꼽는다. 배럴이든 프리윳 산장이든 베이스캠프에서 여러 날 머무는 것보다는 프리윳 산장까지 고소적응한 다음 테르스콜로 하산해 좋은 날씨를 엿보다 다시 베이스캠프로 올라 등반하기를 권한다. 배럴에서 프리윳 산장까지 스노카를 이용하면 1시간30분 정도 줄일 수 있다.

 

프리윳 산장에서 2시간30분~3시간 거리인 파르트초프록(4,800m)을 지나 가파른 설사면을 따라 2시간쯤 오르면 루트는 서서히 왼쪽으로 틀며 동봉과 서봉 사이의 안부로 올라선 다음 급경사 설사면을 거슬러 서봉 정상으로 올라선다.

엘브루즈 등반에는 입산료를 1인당 약 50달러를 내야하며, 팀당 1명 이상의 가이드를 동행해야 한다. 가이드비(100~200달러)와 스노모빌 이용료(200달러)는 등정을 시도할 때마다 지급해야 한다.

 

엘브루즈 등반에는 특별한 등반기술이 필요하지는 않지만, 파스트초프록 이후 안부에 이르기까지 추락 위험이 있는 가파른 설사면이 이어지기 때문에 아이젠 보행법과 안자일렌 기술은 필수다. 또한 베이스캠프에서 정상까지의 등반거리가 만만찮아 강한 체력이 요구된다. 그러나 중간 캠프를 설치해야 할 정도로 높은 산이 아니라서 아마추어들에게는 좋은 도전 대상이 되고 있다.   

 

 

[글/ 한필석 기자 /월간 산, 437호 0503.]
[사진/ 대한산악연맹 7대륙원정대, 박영석, 오은선, 김영미, 박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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