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이야기

-* 3가지 '경영의 道' 魂, 創, 通 *-

paxlee 2010. 2. 28. 15:07

 

                    3가지 '경영의 道'

 

당신은 이 셋을 가졌는가

魂: 가슴 벅차게 하는 비전이 사람을 움직인다
創: 끊임없이 '왜' 라고 물어라, 그러면 열린다
通: 만나라, 또 만나라… 들어라, 잘 들어라

"이윤만을 추구하는 기업은 죽는다"

조직에 혼을 심고…
돈으로는 사람 못 움직여…아주 명확한 목표를 그려야…회사 구성원 이끌 수 있어…

창의성 살아 넘치게 하고…
'실패하면 나만 손해'라는…인식이 팽배한 조직은…창의적인 혁신 불가능해…

소통하는 리더가 되라…
회사 자산의 90%는 '사람'…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하고…매일 재미있게 일하도록 해야…

오늘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불확실성의 시대입니다.

불과 6개월~1년 전만 해도 글로벌 금융위기로 하늘이 무너질 것처럼 떠들더니 지금은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V자형 경기 회복을 이야기하고 주식과 부동산이 급등합니다. 그런 가운데 어떤 전문가들은 "위기는 끝나지 않았다", "더블 딥(이중침체)이 올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이런 불확실성의 시대에도 늘 어렵고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하는 것이 기업 종사자 여러분입니다. 이럴 때 기업 CEO와 임직원 여러분은 이런 상상을 많이 할 것입니다. "누군가 경험과 지식이 많은 사람들이 내 옆에서 조언을 해줬으면…." 심지어 "아버지가 살아만 계셨어도"라고 생각하는 분도 있을 것입니다.

Weekly BIZ 창간 3주년. 저희는 그동안 늘 여러분 같은 기업인이 어떤 고민을 하고, 어떤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는지를 생각하면서 지면을 만들어 왔습니다. 지난 3년 동안 저희는 여러분이 만나기 어려운, 세계 최고의 경영 대가(大家), CEO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왔습니다. 우리는 늘 여러분을 대신해서 그들에게 경영의 도(道)를 물었습니다.

그들은 저마다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고, 생각도 달랐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이야기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저희는 경영 대가들의 이야기에서 3가지 키워드를 뽑을 수 있었습니다. '혼(魂)', '창(創)', '통(通)'그것입니다. 요약하자면 조직에 혼을 심고, 창의성이 살아 넘치게 하고, 소통하는 조직을 만들라는 것입니다. 위클리비즈 창간 3주년을 맞아 오늘은 이 3가지 경영의 도에 대해 보다 자세히 말씀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혼(魂)

IBM, P&G, 시스코, 시멕스, …. 이런 기업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그렇습니다. 공룡처럼 몸집이 큰 기업들입니다. 그런데 공통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공룡인데도 민첩하다는 것입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로자베스 모스 캔터(Kanter) 교수는 이처럼 거대 기업이면서도 마치 벤처기업처럼 민첩한 기업들의 특징을 뽑아봤는데,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회사 전체가 보다 큰 가치, 가슴을 울렁이게 하는 큰 비전을 공유한다는 것입니다. 캔터 교수는 "모든 직원이 보다 큰 가치를 공유하게 되면 일선에서 어떤 문제에 부딪혀도, 본사로부터 아무리 떨어진 곳에서 일하더라도 자발적으로 문제의 해결을 주도하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많은 경영인들이 "어떻게 하면 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해 스스로 일하게 할 수 있을까?"하고 고민할 것입니다. 돈은 정답이 아닙니다.
 
일본에서 현존하는 기업인 중 가장 존경 받는 기업인인 이나모리 가즈오( 盛和夫) 교세라 명예회장은 "돈으로는 사람을 움직일 수 없다"고 했습니다. 교토에서 만난 그는 "사람을 움직이려면 마음 깊은 곳에서 불타오르는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이윤을 뛰어넘는 숭고한 경영 철학과 경영자의 인격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대의명분(大義名分)이야말로 최고의 동기 부여 수단이라는 것이죠. 이렇게 해서 '경천애인(敬天愛人)'이란 그의 경영 철학이 나왔습니다.

세계 최대 제약회사인 미국 화이자의 제프 킨들러(Kindler) 회장도 말했습니다. "기업은 뭔가 어려운 때일수록 '우리가 왜 존재하는지, 도대체 우리가 세상을 위해 뭘 하고 있는지' 끊임없이 되새겨야 한다. 존재 이유가 분명해야 조직원들 사이에 위기를 돌파해야겠다는 강한 모멘텀이 생긴다."

중국 최대 민영기업 레노버(Lenovo)의 창업자인 류촨즈(柳傳志) 회장 역시 리더의 가장 중요한 자질로 "목표를 세우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미래의 큰 그림, 아주 명확한 목표를 그려야 회사 구성원을 이끌고 앞으로 나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세 나라를 대표하는 기업인들의 생각이 어쩌면 이렇게 똑같은지요?

훌륭한 인재를 끌어들이기 위해서도 숭고한 경영 철학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요즘 어떤 기업들이 인재를 끌어들일까요? 물론 두둑한 월급봉투도 유인 중 하나가 되겠죠. 하지만, 요즘 인재들에게는 무엇보다 영향력이 중요합니다. '나로 인해 세상이 변한다'는 보람을 느끼고 싶어합니다. 또 아무나 하기 힘든 일에 도전하는 일도 즐깁니다.

삼성에서 인력개발 담당 상무를 지낸 송영수 한양대 교수는 "글로벌 기업에서 일하는 'S급 인재'들을 스카우트하기 위해 만나보면 뜻밖에 '기업 이념과 핵심 가치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하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알고 보니 선진 기업들이 갖고 있는 성공 DNA는 바로 기업 이념이요 핵심 가치였던 것입니다. 우리 말로 하면 바로 혼(魂)이죠.

기업이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도 이런 차원 높은 철학이 필요합니다. 마케팅의 아버지라 불리는 필립 코틀러(Kotler) 교수가 얼마 전 한국에 왔습니다. 저희는 그의 강연도 듣고 그와 인터뷰도 했습니다. 그는 이른바 '마케팅 3.0'을 이야기 했습니다. '마케팅 1.0', 즉 초창기의 마케팅은 소비자의 머리(mind)에 호소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예컨대 세제(洗劑) 회사가 있다고 칩시다. 그 회사는 무엇보다 제품의 품질을 강조하고 싶겠죠. 그래서 "우리 회사 세제의 세탁력이 가장 뛰어나다"고 강조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한발 나아간 '마케팅 2.0'은 감성(heart)을 자극하는 것입니다. "이 브랜드의 옷을 입으면 당신도 배용준, 장동건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지는 겁니다. 그러면 '마케팅 3.0'이란 무엇일까요? 코틀러 교수는 "사람들의 영혼(spirit)에 호소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환경에 신경 쓰고, 사회에 좋은 일도 하는 회사라면 내게 특별히 무엇을 주지 않더라도 그냥 좋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요즘의 소비자들입니다.
 
현명한 기업들은 그런 소비자들에게 다가서고 있는데, 이것이 바로 '마케팅 3.0' 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요즘 기업들은 사람으로 치자면 마하트마 간디나 테레사 수녀처럼 훌륭한 품성과 배려하는 마음 그리고 진정성을 갖추어야 합니다. 정말 기업에 너무나 많은 것을 요구하는 시대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드림 소사이어티〉의 저자인 덴마크의 미래학자 롤프 옌센(Jensen)은 이렇게 말합니다. "앞으로 5~10년이 지나면 이윤만 추구하는 기업은 문제가 될 것"이라고요.

혼을 노력과 근성으로 치환

조직에 혼을 심어 넣었다면 이미 절반은 성공한 셈입니다. 다음 단계는 그 혼을 종업원의 노력과 근성(根性)으로 치환하는 것입니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구루들이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하는 성공의 비결은 '부단한 노력'이었습니다.

〈블링크〉와 〈티핑포인트〉로 유명한 세계적 비즈니스 작가 말콤 글래드웰(Gladwell)은 비범한 성취를 이룬 사람들의 공통적인 성공 비결로 딱 한 가지를 지목했습니다. 즉 "1만 시간의 경험"이라는 것입니다. 그는 1만 시간은 어떤 분야에서 숙달되기 위해서 필요한 절대 시간이라고 했습니다. 1만 시간이라면 하루 3시간씩, 일주일 꼬박, 10년을 보내야 확보되는 시간입니다. 작곡가나 야구선수·소설가·스케이트선수·피아니스트, 그밖에 어떤 분야에서든 이보다 적은 시간을 연습해 세계 수준의 전문가가 탄생한 경우를 발견하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세계적 무용안무가 트와일라 타프(Tharp)도 "창조성은 선천적인 것이 아니라 노력을 습관화하는 데서 싹튼다"고 했습니다. 그녀는 〈창조적 습관〉이란 책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매일 아침을 나만의 의식으로 시작한다. 새벽 5시30분에 일어나 연습복을 입고 후드티를 걸치고 모자를 쓴다. 그리고 집 밖으로 나와 택시를 불러 세우고 퍼스트 애비뉴 91번가에 있는 헬스장으로 가자고 한다. 그곳에서 앞으로 2시간 동안 운동을 할 것이다. 내 의식의 시작은 바로 택시다." 지극히 루틴한 습관에서 창조성이 싹튼다는 것입니다. 역설적이죠?

이런 이야기를 여러분 자신에게는 물론 직원들에게 들려주면서 동기를 부여해 보시면 어떨까요?

뭔가 크게 이룬 사람들의 또 다른 공통점은 '디테일'에 충실하다는 것입니다. 〈디테일의 힘〉이란 책을 쓴 중국의 경영 컨설턴트 왕중추(汪中求)는 저희들에게 오랫동안 기억될 인물입니다. 사실 〈디테일의 힘〉이란 책이 국내에 출간돼 베스트셀러가 된 게 2005년 말이었는데, 저희가 인터뷰한 것은 작년 말이었습니다. 그런데도 2차 폭풍이 엄청났습니다. CEO들이 종업원들에게 읽히기 위해 단체 주문을 하는 바람에 불과 몇달 만에 몇만부 이상이 팔렸다고 하더군요.
 
그만큼 경영자들이 디테일에 대해서 불만이 많다는 방증인 것이죠. 왕중추의 말은 매우 원론적이었지만 경영자들의 폐부를 찔렀습니다. 그의 주장은 '100-1=0'란 말로 요약됩니다. 100가지를 다 잘했어도 한 가지를 잘못하면 허사라는 것입니다.

세계적 패션 디자이너 조르지오 아르마니(Armani) 역시 완벽주의자로 유명합니다. 그는 패션쇼의 소품으로 쓰이는 꽃 장식 하나, 패션모델의 발걸음 하나까지 직접 챙긴다고 합니다. 그는 "뭔가 인생에서 의미 있는 것을 이루려면 집요할 정도로 가장 작은 디테일에 몰두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2. 창(創)

여러분, 요즘 창조 경영이란 말이 유행합니다. 그런데 창조 경영이란 무엇일까요? 저희는 그 궁금증을 풀어드리기 위해 미국 최고의 디자인 스쿨인 RISD 즉 로드아일랜드 디자인 스쿨의 존 마에다(Maeda) 총장을 만났습니다. 그는 정보 기술의 괴리가 줄고 기술 수준이 평평해지면서 창조성과 예술성이야말로 기업들의 새로운 전장(戰場)이 됐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이 새로운 경쟁의 영역을 '포스트 디지털 르네상스'란 표현으로 불렀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창조적인 기업이 될 수 있을까요? 존 마에다 총장의 조언은 "끊임없이 ''라고 물으라"는 것 그리고 "늘 변신에 열려 있으라"는 것이었습니다.

덴마크의 블록쌓기 왕국 레고(Lego)는 1990년대 컴퓨터게임기라는 뜻밖의 경쟁자를 만나 고전하고 있었습니다. 이때 돌파구가 된 것이 바로 "왜"라는 질문이었습니다. "왜 레고는 움직여서는 안되지?" "왜 어른은 레고의 고객이 될 수 없지?" 바로 이 두 의문으로부터 움직이는 레고 로봇인 '마인드스톰'과 어른을 겨냥한 '스타워즈' 시리즈가 탄생했습니다.

요즘 유행하는 말 중에 '우뇌(右腦)형 인간'이란 말도 있습니다. 좌뇌가 논리를 대변한다면 우뇌는 감성과 창조를 대변합니다. 미래학자인 다니엘 핑크(Pink)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글로벌 경제위기 탓에 어느 분야에서든 넓고 큰 시야를 갖고, 큰 그림을 그릴 줄 아는 전문가를 원하게 됐다. 이런 '하이 콘셉트의 능력', '우뇌의 능력'은 갈수록 가속화할 '자동화'가 결코 대체할 수 없다는 점에서 더욱 각광받을 수밖에 없다."

이는 고미야마 히로시(小宮山宏) 미쓰비시총연구소 이사장(전 도쿄대 총장)의 말과도 일맥상통합니다. 그는 "이번 글로벌 경제위기는 지식이 너무 많아져 결국 '전체상(全體像)'을 아무도 파악할 수 없게 된데도 기인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지식의 통합과 이종(異種) 학문간의 토론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다니엘 핑크는 우뇌형 인재가 되기 위한 조건으로 5가지를 제시합니다. 즉 ①큰 그림으로 생각하라 ②스토리를 만들라 ③디자인이란 언어를 익히라 ④공감하라 ⑤플레이(play)하라가 그것입니다. 특히 요즘 가장 화두가 되고 있는 것이 스토리입니다. 다니엘 핑크는 스토리텔링이 중요한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이제 우리에게는 팩트(fact·사실)들이 너무나 넘쳐난다. 그런 팩트들을 스토리로, 문맥으로 엮어내지 못하면 팩트는 증발된다."

'성우(聖牛)'를 죽여라

〈빅씽크 전략〉을 쓴 번트 슈미트(Schmitt) 컬럼비아대 교수와의 인터뷰도 반향이 컸던 기사 중 하나입니다.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이 회사의 방향을 설정하는 데 부심하고 있던 차에 이 기사를 보고 번뜩했다 합니다. 그래서 이 기사를 전 직원에 읽히고 슈미트 교수를 불러 강연을 들었다고 합니다. 슈미트 교수가 자주 드는 비유가 힌두교에서 신성시하는 '성우(聖牛·sacred cow)'입니다. 성우는 기업이나 조직이 절대로 반대할 수 없는 통념(通念), 관행, 경영 신조의 의미로도 쓰입니다.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성우(聖牛)를 죽이세요. 인도에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지만 비즈니스에서 한번 저질러 보세요."

슈미트 교수는 "큰 생각(Big think)을 하려면 자신을 색다른 경험에 수없이 노출시켜보라"고 조언합니다. 예를 들어 유명 첼리스트 요요마는 외교관 지망생이었습니다. 또 무용안무가 트와일러 타프는 사전에서 단어를 찾을 때 그 단어 바로 앞에 있는 단어와 다음에 있는 단어도 함께 읽는다고 합니다. 다음 번 좋은 아이디어가 어디서 올 것인지 모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놀부보쌈'과 '사월에보리밥'으로 유명한 외식업계의 '마이더스의 손' 오진권씨는 한 끼 식사도 아무 데서나 먹지 않는다고 합니다. 1년에 600여 차례 벤치마킹의 기회를 왜 허비하느냐는 것입니다. 슈미트 교수는 기업 역시 뭔가 아이디어를 짜내려면 전혀 엉뚱한 분야의 기업을 벤치마크하고, 전혀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것들을 연결시켜 보라고 조언합니다.

그렇다면 창조 경영에 최대의 적(敵)은 무엇일까요? 바로 실패를 처벌하는 문화입니다(에이미 에드먼슨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 '아이디어를 내면 괜히 피곤하다'거나 '실패하면 나만 손해'라는 인식이 팽배하면 회사는 정체되거나 후퇴합니다. 실패를 용인하지 않는 완벽주의는 창의적인 혁신을 가로막기 쉽습니다.

3. 통(通)

기업 환경이 어려울 때일수록 소통의 중요성은 더욱 커집니다. 통(通)하기 위한 첫 단계는 청(聽), 즉 잘 듣는 것입니다. 세계 최대 제약회사인 화이자의 제프 킨들러(Kindler) 회장이 한국에 왔을 때 저희와 인터뷰를 했습니다. 그의 말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게 하나 있었습니다. 그는 바지 주머니 속에 늘 갖고 다니는 것이 있다고 했습니다. 무엇일까요? 뜻밖에도 동전 10개였습니다. 그는 매일 1센트짜리 동전 10개를 왼쪽 바지 주머니에 넣고 집을 나선다고 합니다.
 
한 명의 직원과 대화하고 그의 고민이나 이야기를 충분히 들어주었다는 생각이 들면 왼쪽 주머니에 있던 동전 하나를 오른쪽 주머니로 옮깁니다. 하루 동안 왼쪽 주머니에 있던 10개의 동전이 모두 오른쪽 주머니로 옮겨가면 그는 스스로 자신에게 '100점'이라는 점수를 준다고 합니다. 그는 "매일 스스로에게 이런 숙제를 내는 이유는 CEO로서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게 직원들과의 대화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조직의 많은 문제들이 리더가 잘 들어주기만 해도 풀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소비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입니다. 세계적인 광고회사 사치앤사치의 CEO 케빈 로버츠(Roberts)는 "일주일에 적어도 세번 소비자와 만나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는 "고객의 생일 파티에 초대되는 것을 목표로 하라"는 구체적인 행동 지침까지 제시합니다. 그들과 친하게 '놀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탐색할 수 있다는 겁니다.

소비자의 소리를 직접 듣기가 쉽지 않다면 차선책은 외부와의 접점에 있는 회사 직원들, 다시 말하면 '바운더리 스패너(boundary spanner)'의 말을 귀담아 듣는 것입니다. 이들은 리더에게 고객들의 변화와 새로운 트렌드를 전하는 현장의 전사(戰士)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단순히 듣는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잘' 들어야 합니다. 어느날 신문을 보던 남편이 아내를 불렀습니다.
 
"여보, 이것 좀 봐. 여자들이 남자보다 2배나 말을 많이 한다는 통계가 실렸네! 남자는 하루 평균 1만5000 단어를 말하는데, 여자들은 3만 단어를 말한다는 거야!" 이 말을 들은 아내가 말합니다. "남자들이 여자 말을 워낙 안 들으니까, 여자들이 늘 똑같은 말을 두 번씩 하게 되잖아요. 그러니까 두 배지!" 3초 후에 남편이 아내를 향해 다시 물었습니다. "뭐라고?"(고현숙 한국리더십센터 대표)

소통하기 위해서는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기술도 필요합니다. 〈스틱〉의 저자 칩 히스(Heath) 스탠퍼드대 교수는 Weekly BIZ와의 인터뷰에서 커뮤니케이션의 가장 큰 장애 요소 중 하나로 '지식의 저주'를 꼽았습니다.

교수나 CEO처럼 많이 아는 사람의 말일수록 알아듣기 힘든 현상을 말합니다. 히스 교수는 말합니다. "전문가라면 일반 사람들보다 세 걸음쯤 앞서서 얘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럼 상대방은 전혀 못 알아 듣게 되죠. 이미 알고 있는 상태에서 다른 사람들이 '모르는 상태'를 상상하기가 어려운 거죠." 지식의 저주를 피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의도적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중요한 메시지는 반복해서 말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오죽하면 잭 웰치(Welch)가 "기업의 핵심 가치는 적어도 700번 이상 반복해서 부하 직원들에게 말하라"고 했을까요.
사람을 잘 다루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혁신

여러분, CEO를 가장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 무엇일까요? 그리고 CEO를 가장 괴롭게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요? 그런데 두 질문에 대한 답이 똑같습니다. 바로 '사람(people)'입니다(헤드헌팅회사인 하이드릭앤스트러스글스의 케빈 켈리 사장). 결국 사람을 잘 다루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경영이라는 것입니다. 2008년 월스트리트저널이 선정한 세계 경영 대가 20인 중 1위에 오른 게리 해멀(Hamel) 교수 역시 최고의 혁신으로 사람을 다루는 혁신, 즉 관리 혁신(management innovation)을 꼽았습니다.
 
사람을 다루는 혁신이야 말로 운영 혁신이나 제품 혁신, 비즈니스 모델 혁신, 업계구조 혁신보다 윗줄에 있다는 것입니다. 여러분에게 두 가지 질문을 다시 드리겠습니다. 첫째, 여러분 회사의 자산 중 90%가 밤마다 회사 정문을 빠져 나갑니다. 이것이 무엇일까요? 둘째, 현 회계 시스템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매우 중요한 자산이 있는데, 무엇일까요? 역시 두 문제 다 정답이 같습니다. 바로 사람, 즉 인재입니다.

〈드림 소사이어티〉의 저자 롤프 옌센은 "인재의 가치를 반영하지 않는 현재의 회계 시스템은 잘못됐다"고 말합니다. 그의 말을 육성으로 들어볼까요? "드림 소사이어티의 관점에서 보면 기업의 자산에서 물적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10%, 인적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90%입니다. 이렇게 보면 사실 지금까지 기업과 회계사들은 살아 있는 자산이 아니라 죽은 자산만 따져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경영자 여러분의 책무는 매일 회사를 빠져 나가는 그 90%의 자산이 내일 다시 회사로 돌아와서 재미있게 일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저희가 수많은 경영 대가들을 만나서 얻은 3가지 교훈 즉 혼(魂), 창(創), 통(通)에 대해 말씀 드렸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느끼셨습니까?
 
                 - 글 / 이지훈 위클리비즈 에디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