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의 산행기

-* 녹색의 새싹이 꽃보다 아름다운 광교산 *-

paxlee 2010. 5. 3. 21:52

 

                녹색의 새싹이 꽃보다 아름다운 광교산  

 

산행일시 / 2010, 05,02. 일요일 10:00.
모임장소 / 수원역 5번출구.
산행회원 / 소나무 외10명.
산행코스 / 반디불이 화장실-백년수정상-형제봉(448m)-양지재-비로봉(490m/팔각정)-계단아래
                (중식)-토끼재-광교산정상 시루봉(582m)-노루목대패소-송신중계탑-억새밭-절터
                약수터-사방땜(족탕)-다슬기화장실 버스종점-뒤풀이-13번버스로 수원역.
차량이용 / 전철 수원역->13번 버스 경기대입구.

                               

 

광교산 산행은 반디불이 화장실에서 다슬기 화장실까지 코스를 걷는 것이 일반적이다. 오늘도 그 코스를 걸으며 광교산의 봄 꽃 진달래와 벗꽃을 만났고, 봄을 기다리는 나무들이 드디어 녹색의 아름다운 새 옷으로 갈아입는 그 모습은 봄 꽃보다 화려하고 눈이 부셨다. 잔인하기만 하였던 4월이 가고, 여름으로 접어던 5월의 시작은 봄을 건너 뛰고 여름으로 직행하는 듯한 날씨는 화창하였다. 반디불이 화장실에서 자판기 커피를 한 잔 마시고, 오늘도 산행을 시작하였다.

 

화장실에 벤취가 놓여있는 쉼터가 존재하는 곳은 아마도 반디불이 화장실이 유일무이한 곳이 아닌가 한다. 화장실에서 내려다보는 광교저수지에는 저수량이 반 이하로 줄어있는 모습이 안스럽게 보였다. 비는 자주 내렸지만, 조금씩 내려서 저수량을 채워주지 못한 것 같다. 우리는 11시가 되면서 계단길을 걸어 오르며 산행을 시작하였다. 처음부터 계단길은 능선까지 이어지고 있었다. 산행내내 땀을 흘리며 올라갔다. 광교산 산 길은 부드러운 흙 길이어서 발 걸음은 마냥 가벼웠다.

 

소나무가 우거진 산 길은 산행이라기 보다는 트레킹코스를 걷는 그런 기분으로 걸었다. 광교산은 수원의 진산이고, 숲이 우거지고, 산 길은 가파르지 않고 평탄하고, 소나무가 많아서 공기 또한 맑고 깨끗하였으며, 산 길이 좋아서 오늘도 등산객은 무척 많이 올라가고 있었다. 진달래의 끝물이 시들어 가고, 나무가지마다 초록의 연한 새순이 다투어 피어나고 있는 생동감을 보고 느끼면서 자연이 살아 움직이는 하나하나의 의미를 깨닭으며 걷는 발 걸음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였다.

 

산 들머리에는 리키다소나무가 많았으나 올라가면서 고유한 한국의 소나무가 울창하게 자리하고 있었다. 소나무 하나하나에 약을 투어한 내용의 표가 부착되어있고, 이름표 하나씩을 달고 있어 조금은 특이하게 느껴지기도 하였다. 오르다 보면 작은 봉우리를 거처 가면서 오르게 되는 것이 산행이지만, 작은 봉우리는 이름도 없고 그냥 지나처 간다. 백년수 정상은 우람한 소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는 것을 한 번 더 올려다보면서 걷게 된다.

 

그렇게 오르고 조금씩 내려갔다가 다시 오르기를 거듭하면서 오르다 보면 형제봉에 이르게 된다. 형제봉은 그래도 이름 만큼이나 큰 봉우리를 이루고 있다. 작은 형제봉은 조금 아래쪽에 자리를 잡고 있으나, 길에서 벗어난 곳에 있어 한 번 바라보고는 그냥 지나치게 된다. 형제봉에서 내려다 보는 산하의 조망은 그림처럼 아름답기만 하다. 앞 쪽은 수원시내가 자리하고 뒤 쪽은 성남시의 변두리여서 시내는 조망이 안 되었으나, 자연이 푸르게 푸르게 새단장을 하는 경관은 눈 길을 끌었다. 

 

형제봉에서 내려서면 양지재이다. 다시 오르막길이 길게 이어지는데, 오름길 중간쯤에 이르면 김준룡장군 전승비가 70m 쯤 벗어난 곳이 있다는 안내판이 서 있다. 병자호란 때 광교산에서 청나라의 장수를 무찌른 공적을 기리는 전승비라고 기록되어있다. 그곳을 지나 올라가면 종루봉(비로봉)에 팔각정이 서 있다. 팔각정에서 한 번 쉬어가는 장소이다. 일부는 앞서 진행을 하고 우리는 팔각정에 들렸다가 계단을 내려가니 그 아래쪽에 자리를 잡고 점심식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11명이 정답게 둘러앉아 준비해온 도시락을 펼쳐놓으니 오늘도 진수성찬이다. 막걸리로 정상주를 한잔씩하고, 지난주에 이어 수기님이 준비해 온 곰치와 어울리는 야채등으로 쌈을 사고, 장국을 들면서 산행 후에 먹는 점심은 꿀 맛이었다. 맛있는 중식을 골고루 나누어 먹는 산행 점심시간은 즐거움을 나누고, 정을 나누는 시간으로 이어진다. 하늘님의 매실주는 진한 향이 일품이었고, 떡과 과일, 그리고 커피까지 먹고 마시는 점심은 배불리 먹어야 남은 산행도 힘있게 할 수 있다.

 

충분한 휴식시간을 가진 후 우리는 노루목대피소를 지나 광교산 정산 시루봉을 향해 올라갔다. 지금까지 흙 길의 좋은 길을 걷다가 시루봉을 오르는 오르막은 서울의 산 길처럼 암벽길이 전개되고 있어, 광교산 산 길의 옥에 티를 붙여놓은 것 같아 불평을 하면서 올라갔다. 광교산 정상석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되 돌아서 내려갔다. 송신탑을 지나서 역새밭을 지나 절터 약수터가 있는 곳으로 하산을 하다가 절터에서 한 번 더 쉬었다가 하산을 하였다.

 

하산을 하다보면 개울에서 흐르는 물소리가 들려온다. 이렇게 물 흐르는 소리가 들려오면 어느정도 하산 길은 끝나가고 있음을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사방땜에는 아주 크다란 비단잉어들이 노닐고 있었다. 사방땜 옆에는 흐르는 물을 모아놓은 족탕하는 곳을 별도로 만들어 놓아 그곳에 발을 담그니 땅 속으로 흐르게 하여서 인지 물은 아주 차가웠다. 한 참 동안 발 담그기가 어려울 만큼 차디찬 물에 발을 담그고 있으면 발이 어는 것 같은 아픔을 느끼게 되지만, 가슴을 지나 머리까지 시원해 지는 느낌이다.

 

버스종점 다슬기화장실까지 내려와 우리는 한 음식점에 들어가 뒤풀이를 하였다. 돼지고기 구운것과 묵무침, 파전등을 시키고 막걸리와 참이슬로 광교산 산행을 무사히 즐겁게 마무리 한 것을 건배 하였다. 주고 받는 술잔과 대화의 분위기는 산행의 연속선상에서 이어진다. 그동안 병원에 입원치료를 받은 영민님이 건강한 모습으로 오늘 산행에 참석해 주셔서 무척 반가웠습니다. 오랜만에 참석해 주신 구세주님과 인댁님, 그리고 제이님이 함께 해 주셔서 산행은 더 즐거웠습니다. 그리고 오늘 뒤풀이는 구세주님께서 배풀어 주셨습니다. 감사를 드립니다. 함께해 주신 님들 반갑고 즐거웠습니다.

 

                      - 사진제공 / 다우산방 아우게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