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산의 악연으로 얼룩진 산행기
산행일시 / 2010, 05.09. 일요일 09:30분.
모임장소 / 전철 4호선 정부과천청사 7번 출구밖.
산행회원 / 소나무 외6명.
산행코스 / 과천시청 뒤 능선-삼갈래길-연주사-중계탑고개-관악주능선-팔봉코스-서울대입구.
- 관악산의 철쭉 꽃 -
정부과천청사 7번 출구를 올라가니 모두가 모여있어 바로 출발을 하였다. 정부청사앞에 이르러 좌측으로 육봉을 향해 진행을 하려고 하니, 오늘 육봉에서 소방훈련이 있어 통제를 한다는 이유로 산행을 막고 있었다. 하는 수 없이 과천시청 청사 옆으로 올라갔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는 말이 있듯이, 하필이면 몇년 만에 관악산의 암벽코스의 절경을 경험하려고 육봉코스로 올라가 팔봉코스로 하산을 하려던 계획이 갑자기 변경하게 되어 황당하다는 느낌을 받으며, 어느코스로 올라가느냐를 망서리면서 다른 팀이 올라가는 길을 따라 올라갔다.
산행을 하다보면 앞사람이 가면 무조건 따라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멋 모르고 따라가다 보면 암벽을 타고 올라가 내려가는 코스에서 절절 매면서 허둥대기도 하고, 난 코스에선 호된 경험을 하기도 한다. 시청 뒤 능선길을 올라가니 산길은 관악산의 암벽길이 아니고, 뒷 산 오솔길 같은 조용한 길이 호젓해서 좋기는 하였다. 조금 오르는데, 벌써부터 땀이 솟아오른다. 오늘은 본격적인 초여름 날씨로 더위가 훅훅 느껴지는 기온이 앞으로 산행은 땀과의 전쟁을 치루어야 하겠다는 느낌의 더운 기운이 엄습해 오는 것 같은 느낌을 받으며 올라갔다.
이 능선엔 아직 나무들이 어려서 그늘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왜 관악산에는 큰 나무들이 없고 어디나 키작은 나무들이 한창 자라는 상태인지 그것이 궁금하기도 하였다. 작은 봉우리 하나를 올라서서 한 번 쉬면서 산하를 바라보는 경관은 과천시가 바라보이는 공간에 옛날보다 높이 솟아오른 아파트가 그동안 많이 들어선 것이 눈에 들어왔다. 건너편 청계산이 자리하고 그 아래 대공원이 있고, 그 앞쪽에 또 다른 공원같은 건물이 들어서고 있는데, 그 건물의 용도가 무엇인지 알수는 없었다. 우리가 오르는 그 오른쪽 능선이 계이블카 능선이었다.
조금 더 높은 봉우리에 올라섰으나, 관악산 정상은 아직 조망이 되지 않았다. 그곳에서 조금 더 높은 봉우리에 올라서니, 좌측 건너편에 오늘 우리가 오러려고 한 육봉능선의 암벽코스를 선망의 눈으로 바라보면서 참 산행 운도 없군 하면서 다시 올라갔다. 그래도 육봉코스를 오르는 등산객이 보이기도 하였다. 우리는 이 능선 끝에서 우측으로 산길을 따라가니 케이블카능선의 삼갈래길에 이르러 그 능선길로 올라가는 길은 암벽코스가 버티고 있고, 우측으로 우회길도 있었다. 그 길을 올라가다가 우측으로 연주사로 내려가는 길로 진행을 하다가 점심먹는 좋은 장소가 있어 그곳에 자리를 잡았다.
여섯명이 아늑한 그늘에 둘러앉아 도시락을 펼쳐놓고 점심식사를 하였다. 오늘도 수기님이 준비해온 곰치나물과 쌈 재료로 쌈을 싸서 먹는 맛은 곰치의 향긋한 향이 입맛을 돋우어 주었다. 산행은 자신의 힘으로 한발 한발 올라가야 하지만, 점심식사는 모두가 둘러앉아 대화를 나누며 산행의 피로가 쌓인 시간을 체워주는 식사시간은 산행의 즐거움이 그곳에서 싹이 트고 꽃을 피우는 시간이 되어준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공감하는 대화가 서로의 존재를 확인해 주므로 산행이 이어지는 계기를 마련해 주기도 한다. 그래서 산행의 진정한 의미는 오늘처럼 적은 팀원이 모였을 때 더 진지한 시간을 갖게 된다.
점심을 먹고 연주사로 내려갔다. 연주사엔 초파일을 위해 준비해 걸어놓은 연들이 절을 가득 매우고 있었다. 절 입구에서 우연히 아우게님의 친구 황원철님을 만났다. 모두가 즐겁게 만남의 인사를 나누고 혼자오신 원철님과 산행을 함께 하기로 하였다. 우리는 송신탑고개를 향해 올라갔다. 고개를 넘어 관악산 주능선을 걸었다. 우회길로 가다가 암벽의 능선길을 걷기도 하였다. 팔봉능선까지 2km의 거리는 아기자기한 암벽능선은 험한 길이 아니어서 재미가 솔솔하게 피어오르는 그런 길이다. 우리가 시청뒤 능선길을 오르며 멋있어 보였던 촛대바위 앞에서 사진을 찍기도 하였다.
네명의 회원은 먼저 사진을 찍고 출발을 하고, 세명의 회원은 그 후에 사진을 찍고 늦게 출발을 하였는데, 이곳에서 불행한 사건이 벌어졌다. 우리는 우회길이 좋기에 우회길로 돌아서 팔봉능선으로 올라섰다. 그 곳에 한 팀이 점심식사를 하고 있기에 우리는 그 아래로 내려가 그늘에서 후미팀을 기다렸다. 아무리 기다려도 후미팀이 도착을 하지 않아 되 돌아가 보았으나, 만날 수가 없었다. 전화를 하여도 통화가 불통이었다. 그곳에서 30여분을 기다려도 만날수가 없었다. 우리가 그 삼거리에서 기다렸으면 만날 수 있었을 텐데, 아우게님이 팔봉능선 집입로를 알고 있으므로 당연히 기다리면 될 것으로 생각을 하였다.
하는 수 없이 몇 사람 되지않는 7명의 팀원이 산행 이산가족이 되는 아픔을 느끼며 우리는 팔봉을 걸었다. 마음은 한 없이 불편하였다. 아무리 생각을 해도 이야기를 하면서 팔봉집입로를 놓치고 그냥 육봉방향으로 진행을 한 것 같았다. 우리는 마음이 찜찜하여 팔봉의 첫 봉우리는 그냥 우회길로 진행을 하였다. 오늘 육봉 팔봉코스는 산행 처음부터 악연이드니 끝내 산행 이산가족이 되는 아픔을 삼켜야 하는 날인것 같다. 2봉까지 그렇게 우회길을 걷고 3봉부터는 봉우리 길을 걸었다. 어쩐일인지 관악산에 만 오면 이산가족이 되는 경우를 몇 번 경험하였다.
아무래도 모두가 능선길로 가든지, 아니면 우회길로 진행을 하든지, 한 길을 가면 이런 이산가족이 되는 경우는 없을 텐데, 언제나 보면 능선길을 걷는 사람과 우회길을 걷는 사람으로 나누어 가다보면, 오늘처럼 이산가족이 되는 경우가 있다. 우리는 전화통화가 되는 곳에 가면 그 사연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을 믿으며 팔봉능선의 낭만을 맛 보면서 아기자기한 암벽길을 걸으며 봉우리 하나를 지날 때마다 사진을 찍고, 우리가 걸어온 팔봉을 뒤 돌아보는 능선의 아름다운 봉우리를 바라보면서, 육봉능선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걷고 있을 우리 팀원들을 생각하면서 걷고 또 걸었다.
팔봉능선의 명물 왕관바위를 가까이 가서 보기도 하고, 다른팀이 완관바위에 올라가 사진을 찍고 있어서 우리는 사진도 못 찍고 그냥 되 돌아 나왔다. 그리고 칼날바위봉을 지나 전망대 암봉에 올라갔다가 내려가서 마지막 암봉의 명물 해산굴을 지나갔다. 팔봉코스에서 다양한 암벽코스을 올라가고 내려가야 하지만, 왕관바위와 해산굴은 확인하지 않고 지나갔다면, 그것은 팔봉코스를 지나지 않은 것이나 다름이 없다. 해산굴을 지나 나오면 팔봉코스를 마무리 하게 된다. 내려서면 암벽코스가 끝나고 흙길이 전개된다. 바로 내려가서 무너미 고개로 가는 길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오늘 우리는 우측으로 난 개울로 내려가는 길을 걸었다. 조금 만 내려가면 바로 개울에 이른다. 산행으로 수고한 발을 물에 담그는 족탁의 시간을 가졌다. 등산화를 벗고 발을 개울물에 담그니 물은 마냥 차거웠다. 오래 물 속에 발을 놓아둘수가 없을 정도로 발이 시려왔다. 그래도 물에 발을 담그고 있으면 발에서 시작한 그 시원함이 가슴까지 전해온다. 땀에 절인 얼굴도 한 번 씻고, 다시 등산화를 신고 개울을 건너 하산길을 걸었다. 이곳의 산 길도 돌과 바위가 없어 흙 길의 그 부드러움이 느껴저 좋았다. 이 길은 무너미고개를 넘어 약수터가 있는 곳으로 이어졌다.
이산가족 팀원에게서 전화가 왔다. 우리가 예상한데로 촛대바위 그 암벽코스로 내려와 팔봉능선의 진입로를 확인하지 못하고 그냥 지나쳐 육봉쪽을 진행을 하여 과천쪽으로 하산을 하는 중이라고 하였다. 그래서 우리는 서울대입구 쪽으로 하산을 하고 있으니 전철 서울대입구역 건너 국수집에서 만나기로 하였다. 하산길엔 등산객이 길을 매우며 하산을 하고 있었다. 개울가엔 족탁하는 사람, 개울가에서 쉬고 있는 사람들, 이렇게 휴일 관악산은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4시 30분쯤에 국수집에 도착하여 멸치국수를 시키고 있으니, 이산가족 팀원들이 도착을 하였다.
서로가 이산가족이 된 사연을 늘어놓으며 한바탕 웃고, 우선 배가 고프다면서 맛이 일품인 멸치국수를 먹으며, 해물파전과 또 다른 안주를 시키고, 막걸리로 관악산 산행을 위한 건배를 하였다. 관악산의 멋과 낭만이 스려있는 육봉코스를 오르지 못하고, 불행하게도 이산가족의 아픔을 맛 보기도 하였지만, 팔봉코스의 스릴과 설레임을 느끼며 관악산과 삼성산을 둘러보는 조망 또 한 아름답기만 하였다. 언제 걸어도 아기자기한 암벽코스의 산행은 즐거움을 전해주고, 함께하는 산행의 추억들이 우리 산방의 기록으로 쌓여간다. 오랫만에 황인철님을 만나서 정말 반가웠습니다. 오늘도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 사진제공 / 다우산방 아우게님, 검투사님, -
- 관악산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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