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의 산행기

-* 일요일은 북한산에서 *-

paxlee 2011. 1. 30. 21:32

 

                    일요일은 북한산에서

 

산행일시 / 2011, 01, 30. 일요일. 09:30분.
모임장소 / 3호선 불광역 2번 출구.
산행회원 / 아우게님, 야크님, 수기님, 하늘님, 겨울님, 청송님, 풀향기님, 소나무.
산행코스 / 불광역-족두리봉-향로봉-비봉-사모바위-중식-승가봉-통천문-청수동암문-대동문-

                구기동 하산.

 

 

 

1월 마지막 주 산행은 북한산이다. 북한산을 주마다 올라가도 오르는 코스가 다른 길로 산행하면 또 다른 맛을 느끼며 산행을 하게 된다. 북한산에는 1년 내내 오른다 하여도 다른 코스로 오를 만큼 많은 등산로가 산재 해 있다. 그래서 북한산은 전국의 어느 산보다 많은 산길이 골짜기마다, 능선마다, 동네마다, 거미줄처럼 많고 많다. 그래서 북한산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등산객이 찾아가는 산으로 정평이 나 있다. 서울의 수호산이지만, 북한산에는 전국의 등산객들이 즐겨 찾는 산이기도 하다.

 

북한산을 찾아가는 교통편도 산의 앞 뒤로 전철과 버스로선이 어느 코스를 찾아가도 쉽게 접근할수 있어서 편리하게 되어있다. 그래서 북한산은 서울시민의 사랑을 받는 아름다운 산으로 각광을 받는다. 정상은 거의가 암봉으로 이루어져 있어 장엄하고 수려한 아름다움이 등산객의 마음을 사로 잡는다. 세계의 산악인들도 서울에 이렇게 멋있고 아름다운 산이 존재하는 것에 감탄하고 부러워 한다는 것이다. 인수봉의 암벽을 오르는 것은 히말라야를 오른 산인들도 인수봉 암벽코스의 매력이 빠져 든다는 이야기를 한다.

 

오늘은 영하 13도 여서 날씨는 쌀쌀하고 추위가 느껴졌지만, 파란하늘은 가을하늘보다 더 푸르고 아름다웠다. 서울의 하늘이 이렇게 맑고 청명한 하늘을 보는 것도 드문일이다. 우리는 가슴이 답답할 때 하늘을 쳐다보고는 하지만, 오늘은 눈이 시리도록 올려다 보아도 좋은 하늘이었다. 불광역에서 시작한 산행은 족두리봉을 오르는 코스는 처음부터 오르막 길은 경사가 가팔라 숨이차고 힘들게 하였다. 족두리봉 정상을 오르는 암벽코스는 조금씩 힘들게 하였지만, 우리는 서서히 올라갔다.

 

족두리봉(370m)은 북한산의 가장 서쪽에 자리 잡은 봉우리이다. 족두리봉을 오르다가 한곳에 쉬면서 하늘님이 준비해 온 팥죽을 맛있게 먹고 출발을 하였다. 정상에서 북한산을 올려다보면 향로봉과 비봉, 그리고 문수봉과 보현봉의 정상이 우리의 발길을 기다리고 있다. 이곳에서 서울을 바라보는 조망은 색다르다. 우리의 서울은 무한히 넓은 것 같이 여기지만, 산에서 서울을 내려다 보면 서울은 산과 산이 산재해 있는 골짜기에 펼쳐저 있음을 바라볼수 있다.

 

가장 우측에 백련산이 있고, 골짜기를 하나 지나서 안산이 솟아있고,또 골짜기를 하나 지나면 인왕산이 자리하고, 그 건너편에는 북악산이 자리를 잡고 있다. 그 앞쪽에는 남산이 버티고 있다. 이렇게 산과 산이 이어진 골짜기 마다 서울은 터를 잡아 집들이 들어선 것이다. 서울의 산은 북한산, 도봉산, 수락산, 불암산, 관악산, 청계산이 500~800여 미터의 높이를 이루고, 북악산, 인왕산, 안산, 낙산, 남산이 200~300여 미터의 높이를 가진 산들이 있으며, 그 외에 100여 미터의 산들이 동네마다 산재하여 있다. 우리는 산과 더불어 살아가는 시민들이다.

 

서울의 산이 서울시민의 아버지 역할을 한다고 하면, 한강은 우리의 어머니 역할을 하면서 서울을 이렇게 키워 왔다. 서울시민은 일요일이면, 아버지를 찾아가는 심정으로 산을 오르고, 어머니를 찾아가는 마음으로 한강을 거닐곤 한다. 요즈음은 마음이 답답할 때 청계천을 찾아가는 시민들이 많아졌다. 물은 우리의 생명수 역할을 하므로 많은 시민들이 청계천에 들려 유유히 흘러가는 개천의 흐르는 물을 보면서 답답함을 달래려고 마음을 다스린다고 한다. 족두리봉을 내려와 아이젠을 착용하고 허리길을 돌아갔다.

 

족두리봉을 지나 향로봉을 오르는 직진 코스를 오르니 찬 바람이 세차게 불어서 직진코스를 포기하고 우측으로 탕춘대능선으로 이어지는 길을 50여 미터 가다가 좌측으로 오르는 길을 걸었다. 이 길은 능선이 바람을 막아주어 아늑하고 좋았다. 오르다 보면 또 위로 오르는 길이 있고, 아래로 이어지는 갈림길에서 일부는 위로 가고, 또 몇은 아래길로 진행을 하였다. 가다보면 만나는 길이기에 그냥 진행을 하였는데, 내가 가는 길은 향로봉을 돌아가는 길, 그 아래 길이다. 포금정사지길은 우리가 가는 길 아래로 연결이 된다.

 

우리는 산 모퉁이를 돌면 향로봉 아래길과 연결이 되는 줄알았는데, 산 모퉁이를 돌아가니 포금정사지 길로 연결이 되도록 내려가는 길이 보였다. 저 아래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가려고 하니 너무 도는 것 같아 바위를 타고 올라가니 희미한 길이 있어 그 길로 걸었다. 길은 계속 이어지는데, 사람들이 다니지 않아 한적한 오솔길을 우리는 여유롭게 걸었다. 그 길은 향로봉 안부로 연결이 되었고, 포금정사지에서 올라오는 길과 연결이 되었다. 안부에 올라서서 기다리니 수기님과 철솔님이 왔다.

 

그 후미는 어디까지 왔는지 궁금하여 전화를 하여도 통화권 밖이라 연결이 되지 않았다. 서울의 뒷산에서 첨단문명의 IT기기인 핸드폰이 무용지물이 된다는 것은 아무리 이해를 하려고 하여도 이해를 할 수가 없다. 방송안테나는 곳곳에 세워 방송은 가능한데, 핸폰은 사용이 안된다는 것은 통신사의 횡포가 아닌가 한다. 더 많은 통신사를 보편화 한다면 가능하지 않을가 그런 생각을 해 본다. 얼마를 기다리고 있으니 후미 팀이 도착하였다. 오다가 대머리 능선 정상에서 쉬었다가 왔다고 하였다.

 

비봉을 돌아가는 길도 눈길이었다. 사모바위에 도착하니 12시가 지나고 있어 우리는 바위아래 아늑한 곳에 바람이 차단된 장소에 자리를 잡고 점심식사를 하였다. 컵라면과 도시락을 펼쳐놓고 맛있게 먹었다. 영하의 날씨였으나, 양지바른 곳이어서 그런지 손이 시리지 않아 좋았다. 커피 한잔씩 하고 일어나 대남문을 향해 진행을 하였다. 승가봉을 올라가는 길은 어렵지 않았으나, 내려가는 곳에선 망서리게 하였다. 로프줄을 잡고 내려가는 것이 더 안전할 것아 로프줄에 의지하면서 서서히 내려갔다.

 

통천문을 통과하여 내려가는 길도 만만치가 않았다. 문수봉을 오르는 길은 쳐다보지도 않고 청수동암문 방향으로 진행을 하였다. 눈이 쌓인 길은 암벽이 앙상한 길 보다 어쩌면 걷기가 편하게 보이기도 하였다. 이 길은 오르고 하산하는 산객들이 많아 지체를 하면서 올라갔다. 청수동암문을 지나 대남문으로 이어지는 길도 음지길이라 눈이 그대로 쌓여 있었다. 대남문에서 사진을 찍고 하산을 하였다. 구기동까지의 길은 지루하게 먼 길이다.

 

내려가다가 고개 쉼터에서 한번 쉬고, 승가사로 오르는 삼거리에서 한 번 더 쉬었다가 내려갔다. 구기동에서 평창동 삼거리까지 걸어 내려가서 자하문(음식점) 옆에 두부집에서 뒤풀이를 하였다. 뒤풀이에 대사형님이 참석을 해 주어서 반가웠다. 몇가지 안주를 시키고 시원한 막걸리로 오늘도 무사히 산행을 마무리 하면서 건배를 하였다. 식사는 칼칼한 칼국수가 입을 즐겁게 하였다. 힘든 산행을 하고, 그냥 헤어지기가 아쉬워 뒤풀이에서 산행동료로 우정과 신뢰를 쌓아가는 자리는 산행 이상의 의미를 안겨준다. 오늘도 북한산 산행에 함께해 준 여러분에게 감사를 드리고, 오랜만에 다우산방을 찾아준 풀향기님에게 고맙고 반갑다는 인사를 나누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