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의 다양한 문화

-* 대한산악연맹 창립 50주년 *-

paxlee 2012. 5. 22. 23:20

 

                  대한산악연맹 창립 50주년

 

        창립 이후 등산이 국민스포츠로 자리 잡기까지 산악문화 발전에 크게 이바지 하였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산악단체인 대한산악연맹(초대회장 이숭녕)이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1962년 4월 23일 서울 중구 북창동 소재 대한체육회(현 프라자호텔 자리) 3층 강당에서 서울산악회, 경북산악회, 경북학생산악연맹, 부산산악회 등 10개 산악회 외에 한국산악회 홍종인 회장과 이숭녕 부회장, 서울등산동우회 정인호 회장 등 원로 산악인들과 문교부 및 미국 공보원 관계자들이 합석해 창립총회를 개최한 이후 올해 50돌을 맞았다.


▲ ‘대한산악연맹을 빛낸 50인’ 수상자들. 사진 염동우 기자

’77 에베레스트 등정, 국민에게 용기와 희망 불어넣어


1945년 9월 15일 일제시대 때 조선인들의 산악회인 백령회 회원들이 주축을 이뤄 조선산악회로 창립해 1948년 8월 15일 정부 수립에 맞춰 현재 이름으로 개명한 한국산악회(초대회장 송석하)는 창립 초기 국토규명사업과 자연보호운동 등을 통해 대한민국 산악운동의 기틀을 다졌다면, 그로부터 17년 뒤 보다 발전적인 알피니즘의 구현과 등산의 대중화를 목표로 탄생한 대한산악연맹은 16개 시도연맹 등의 조직을 통해 산악운동을 전국적으로 확산시키고, 히말라야 등반과 경기등반을 통해 한국산악인들의 기개와 등반력을 세계만방에 떨치는가 하면 청소년오지탐사대, 등산교육 등을 통해 청소년들에게 탐험심과 협동심을 불어 넣어주고 국민들에게 건강한 산행법을 알려주는 등, 전 국민을 대상으로 활동을 넓혀 왔다.


▲ 1/ 2011년 산악인의 날 기념식. 2/ 2011 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 종합랭킹 3위 신윤선 선수.

대한산악연맹의 히말라야 첫 원정은 1971년 3월 로체샤르 원정대(대장 박철암 외 10명)였다. 그 원정은 해발 8,000m 고도에서 아쉽게 끝나고 말았으나 당시 한국인들의 염원인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 등반신청을 네팔 관광성에 해놓고 귀국함으로써 대산련 원정대가 1977년 에베레스트 원정에 나설 발판을 마련해 놓았다. 또한 히말라야 등반에 대해 경험이 일천한 상황에서 차기 원정대가 어떤 대원들로 구성해 어떻게 준비하고 실행에 옮겨야 등정에 성공할 수 있는가에 대해 답을 마련해 주기도 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1977년 대한산악연맹 원정대는 한국 최초의 에베레스트 등정에 성공, 당시 암울한 정치 상황과 어려운 경제 상황으로 고통을 겪고 있던 국민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불어 넣어주었다. 대산련은 고 고상돈씨가 등정한 날을 기념해 매년 9월 15일 산악인의 날 행사를 개최해 오고 있다.


이후 대한산악연맹은 1988년 서울올림픽을 기념해 파견한 원정을 통해 에베레스트-로체 연속 등정에 성공하는가 하면, 1993년에는 여성 원정대 대원 3명이 역시 세계 최고봉 정상에 올라 한국 여성의 파워를 과시했다. 이후 2000년 여름 엄홍길을 처음으로 박영석, 한왕용, 그리고 지난해 봄 김재수에 이르기까지 4명의 히말라야 8,000m 14좌 완등자가 탄생하면서 산악강국으로서의 위치를 공고히 했다.


▲ 3 2011 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 챔피언 박희용 선수. 4 2010 스포츠클라이밍 월드챔프 김자인 선수. 5 고상돈 에베레스트 초등(1977년 9월 15일).

한때 세계적인 클라이머들과 기량을 겨룬다는 것은 요원한 일이라고 거의 단정 짓다시피 했던 등반경기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듭해 왔다. 하드프리 등반이 도입되기 전인 1981년 첫 개최 이후 지금까지 매년 개최해 온 전국등반대회는 새로운 스타 탄생의 장이자 클라이머들이 경쟁을 통해 새로운 목표를 세우게 하는 역할을 해왔다.
 
이런 대회를 통해 선수들의 기량은 나날이 발전했고, 그 결과 2000년 전후 고 고미영이 스포츠클라이밍 월드컵 대회 결선에 진출하면서 가능성을 보여주더니 그녀의 뒤를 이어 한국 스포츠클라이밍의 여제로 부상한 김자인은 2010년 월드컵 종합우승이라는 꿈의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또한 2011년 박희용이 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 종합우승을 차지하고 신윤선이 3위에 입상하면서 빙벽등반의 기량도 과시했다.

여기에 대한산악연맹은 1992년 12월 아시아 스포츠클라이밍 선수권대회를 개최하고, 2010년 8월 스포츠클라이밍 월드컵을 유치해 춘천에서 개최하는가 하면, 아시아 최초로 아이스클라이밍 유치에도 성공해 20011년 1월과 2012년 1월 청송 얼음골 인공빙벽에서 성공리에 대회를 치러 대한민국 클라이머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주었다.


2000년 이후 매년 세계 오지에 청소년오지탐험대 파견


국제교류 면에서도 활발했다. 1970년 국제산악연맹(UIAA) 가맹 이후 1994년에는 아시아산악연맹(UAAA) 창립총회를 인천에서 개최하고, 1998년에는 중국등산협회와 합동으로 충모강리-릉보강리 등반에 나서 세계 초등정을 기록했다. 또한 대한산악연맹 임원들의 활동이 국제 산악계에서 인정받으면서 이인정 회장은 UAAA 회장으로, 배경미 이사는 UAAA 사무총장이자 UIAA 아시아 대표 집행위원으로 활약하고 있으며, 노익상 부회장 UIAA 청소년위원회 위원(임기 2010-2012), 정호진 부회장은 UIAA 아이스클라이밍위원회 위원(20010-2012), 또한 유한규 이사는 아시아산악스키연맹 회장으로서 국제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다.

한국등산학교가 한국 등산교육의 모태 격으로 자리 잡은 이후 전국 각지에 등산학교가 우후죽순 식으로 탄생하자 2002년 전국 등산학교 표준교재인 <등산>을 발간하고, 2009년 설립한 등산교육원(원장 남선우)은 국민등산학교를 운영하면서 전문과정을 통해 등산강사와 등산교수, 산악구조대원, 산악스포츠 전문심판을 양성하고, 이들이 강사로 활동하는 심화과정을 통해 각 산악단체 리더급이나 경험자들에게 체계적인 교육을 하고 있다.


▲ 1 등산교육원 등산교육. 2 2011 한국청소년 오지탐사대. 3 2010 한국청소년 오지탐사대 아프리카팀.

2000년 새천년을 맞아 7대륙 최고봉 등정에도 성공한 대한산악연맹은 청소년들에게 난관을 함께 헤쳐 나가는 탐사를 통한 도전정신과 협동심을 키워주고 세계로 나아갈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 주고자 같은 해부터 매년 여름 세계 오지에 청소년들을 파견하고 있다. 청소년오지탐사대는 귀국 후 보고서를 펴냄으로써 많은 산악인들에게 오지 여행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1999년 2월 대한체육회 정가맹단체로 가맹된 이후 올림픽공원 내 체육관에 사무국을 마련한 대한산악연맹은 교육사업에도 적극적이었다. 1974년 서울시연맹 산하의 또한 대한산악연맹은 등산인들의 안전한 산행을 위해 창립 이후 각 시도연맹별로 운영해 오던 구조대를 더욱 효율적이고 발전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2009년 ㈔대한산악구조협회(초대회장 강석호 국회의원)를 창립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대한산악연맹 산하단체인 대한산악구조협회는 대한산악연맹과 마찬가지로 중앙연맹 외에 16개 시도연맹 구조대로 활동하면서 매년 한두 차례씩 합동훈련을 통해 첨단 구조법을 익히고 있다.


대한산악연맹(회장 이인정)은 창립 50주년을 맞아 4월 23일 오후 6시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기념식을 개최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푸미오 다나카 UIAA 집행위원 외에 중국, 일본, 네팔, 대만, 홍콩, 키르기스스탄 등지에서 산악연맹 단체장이나 임원,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대한체육회장 등 유관단체장, 주요 산악국가 대사, 원로산악인, 초청인사를 포함해 국내외 귀빈 약 400여 명이 참석해 행사를 빛내 주었다.


행사는 축하공연을 시작으로 ‘대한산악연맹 50주년 기념 영상’ 상영, ‘대한산악연맹을 빛낸 50인 시상식’, 외국사절단 기념품 수여, 대한산악연맹가 발표, 비전선포식, 만찬 순으로 행사를 진행했다. 대산련은 올해 안에 <대한산악연맹 50년사> 발간, 창립 50주년 심포지엄 등 여러 기념사업을 실시할 계획이다.


▲ 4 구조대 4차 교육훈련. 5 대한산악연맹가.

“스포츠클라이밍, 전국체전 정식종목으로 채택돼야”

한편, 이인정 회장은 “대한산악연맹은 창립 이후 1977년 에베레스트 등정으로 국민들에게 용기를 북돋아주었고, 2000년 이후 매년 세계 오지에 청소년들을 파견해 넓은 세상을 보게 함은 나라사랑하는 마음을 갖게 하고, 스포츠클라이밍에 이어 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을 유치함으로써 클라이머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주었다”며 “이러한 업적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산악인들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지만 산악인들을 믿고 아낌없이 후원해 준 등산장비업체들 덕분이기도 했다”고 감사의 말을 전했다.


이인정 회장은 “한 달에 1회 이상 산을 찾는 국민이 1,700만 명에 이를 정도로 등산이 국민스포츠로 자리 잡았다는 것은 정말 감개무량한 일이고, 그래서 국민의 안전과 건강한 등산을 위해 국민등산학교를 운영하고 있다”며, “자살 소식을 들을 때마다 심약한 청소년들을 대자연으로 끌어들여 호연지기를 키워주고, 또한 협동 속에서 남을 배려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갖게 해주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이 회장은 “이제 프랑스나 일본과 같이 등산교육을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연구하고 교육할 수 있는 국립등산학교를 만들 때”라며 “또한 올림픽에서 정식종목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있는 스포츠클라이밍이 하루빨리 전국체전 정식종목으로 채택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글·한필석 부장  / 사진·대한산악연맹 월간 산 5월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