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난한 상황에서 기어이 승리하는 사람들의 성공 비밀 『승자의 DNA』
“우리가 아는 승자들은 모두 초년기에 존재감 없는 ‘평범한 인간’이었다. 하지만 인생의 결정적 국면을 통과하며 ‘하찮은’ 인생을 ‘위대한’ 인생으로 끌어올렸다. 이들이 전장에서 발견한 수많은 ‘변화의 가능성’을 배울 수 있다면 우리 삶이 어떻게 달라질까.” 세계 전쟁사에 굵직한 족적을 남긴 지도자 9명의 삶을 다룬 책 『승자의 DNA』가 던지는 질문은 꽤 매혹적이다.
저자 앤드루 로버츠는 영국 킹스칼리지에서 30년간 전쟁사를 연구해 온 학자다. 나폴레옹·넬슨 등이 활약한 19세기 유럽 전쟁부터 아이젠하워·마셜 등이 합을 겨룬 제2차 세계대전에 이르기까지, 인류사에 기록된 수많은 전쟁을 탐험했다. 그 안에서 명멸한 사람들의 삶을 추적하는 것도 저자의 오랜 관심사였다. 그가 밝히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전쟁만큼 한 인간의 삶을 극적으로 드러내는 수단도, 한 인간의 잠재력에 불을 지르는 성냥개비도 없다.”
나폴레옹은 자신을 따르는 사람들에게 영감과 자극을 불어넣는 두 가지 방법을 알고 있었다. 첫 번째 방법은 그들이 영예와 이념을 위해 싸우고 있다는 생각에 고취되도록 만드는 것이었고, 두 번째 방법은 일을 잘했을 때 가장 신속하고 적절하게 포상하는 것이었다. -p26-27.
황제(나폴레옹)는 누군가를 상대할 때 경청, 질문, 결정의 과정이 마치 하나의 덩어리로 붙어 있는 것처럼 늘 매끄러웠다. 거절을 할 때는 상대방이 느낄 실망을 최소화하는 방식을 늘 연구하고 고민했습니다. -p30-31.
영혼에게 말을 걸어야 한다. 그것이 사람을 열광시키는 유일한 방법이다. -p40.
디즈레일리 수상은 충분히 위대한 사람은 상냥하거나 겸손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왕에게 상기시켜줬다. 넬슨이 바로 이러한 인물이었다. -p65-66.
넬슨에게는 그 누구도 지니지 못한 특별함이 있었다. 그는 자신의 정신을 타인에게 주입시키는 마법의 기술을 갖고 있었다. -p85.
처칠은 '용기'라는 것도 반복적으로 연습해 강화시킬 수 있는 자질이라고 여겼다. -p107.
처칠이 연설에서 가장 많이 사용했던 단어는 '운명', '행운', '기회', '숙명', '섭리'다. -p114.
내(처칠)가 실수를 하지 않았더라면 아무 것도 이루지 못했을 것이다. -p117.
남들이 뭐라고 하든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우직하게 해내는 것이 그(조지 마셜)가 삶에서 배운 유일한 지혜였기 때문이다. -p149.
강점보다 결점이 더 많았던 불완전한 인간 드골의 삶은 모순으로 가득했지만 그 누구보다 솔직하고 당당했다. -p153.
'열등감을 가리기 위한 우월감'이라는 별난 조합은 드골의 사상을 가장 잘 설명하는 표현이다. 역사가들은 이를 '드골주의'라고 부른다. -p173.
'겸손은 언제나 자신의 추종자들이 흘린 피와 친구들의 희생 덕분에 찬사를 받는 모든 사람의 몫이어야 합니다'. -아이젠하워의 묘비. -p204.
진정한 선의는 힘이 있는자가 베풀 수 있다. -마거릿 대처 -p210.
상냥한 표정을 지으며 좋은 사람이 되는 일은 쉽다. 하지만 타협을 거부하는 '마녀'가 되는 일은 불편하고 어렵다. 그리고 대처는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했다. -p235.
이 책은 그렇게 극적인 순간, 자신의 모든 것을 불사름으로써 영웅 또는 괴물이 된 존재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히틀러, 스탈린 등 인류사에 큰 해악을 끼친 것으로 평가받는 인물도 심도 있게 다루었다. 그들 안에도 어떤 상황에서든 승리를 쟁취해 내고야 마는 『승자의 DNA』가 있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들은 험난한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공통적인 행동 방식을 보였다. 울타리 안에 스스로를 가둔 채 두려움에 떠는 대신, 이미 있는 울타리조차 걷어차고 나가 죽기 살기로 싸웠다.
안전하고 실패할 염려 없는 삶에서 벗어난 끝에, 마침내 ‘승리’에 이를 수 있었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9명 지도자의 공통점은 또 있다. 세상의 규칙에 고분고분 따르지 않았다는 점이다. 나폴레옹은 황제라는 권위를 내세우지 않고 사병들과 격의 없이 어울렸다. 이것이 전장에서 부대의 사기를 올리는 데 큰 구실을 했다. 해전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군인으로 꼽히는 넬슨은 상부 명령을 어기기로 유명했다. 그 결과가 승리로 이어지자 병사들은 그의 타협 없는 오만함과 유능함을 오히려 사랑하게 됐다.
미국 마셜 장군 또한 제2차세계대전 당시 전황이 좋지 않을 때 역공(逆攻)을 주장해 비난을 받았지만, 그 선택이 2년 뒤 노르망디 상륙작전으로 전세를 역전하는 발판이 됐다. 두려움에 무릎 꿇지 마라, 그리고 자기 자신을 믿어라. 이것이 저자의 메시지다. 그는 “당신 삶이 전쟁이 아니라고 장담할 수 있는가. 당신 인생에 어떤 위대한 사건이 닥칠지는 아무도 모른다”며 “역사를 통해 『승자의 DNA』를 배워두는 것은 그 순간 당신에게 유용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Book 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백수의 일상 - 327. <『The Greatest Generation(위대한 세대)』> (0) | 2022.01.14 |
---|---|
백수의 일상 - 326.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0) | 2022.01.13 |
백수의 일상 - 311. < 구스타프 슈바브의 『그리스 로마 신화』 > (0) | 2021.12.31 |
백수의 일상 - 309. <『굿바이, 이재명』 > (0) | 2021.12.29 |
백수의 일상 - 307. <섹스하는 삶> (0) | 2021.12.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