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선

백수의 일상 - 793. <매사에 호기심을 가지라>

paxlee 2022. 9. 9. 08:25

‘나도 서울대 갈 수 있었어’ 말하는 이에게 서울대 졸업생이 한 말

 

 호기심은 쉬우나 학습은 어렵다. 한근태 작가가 쓴 『공부란 무엇인가』를 읽고

 

미뤄뒀던 책 읽는 시간으로 추석 연휴를 활용하는 CEO들이 많습니다. 추석 연휴를 맞아 다독 CEO 중 한 명인 김영욱 프록시헬스케어 대표와 함께 ‘경제 도서 속 한 줄’을 연재합니다. ‘책은 어디로든 떠날 수 있는 여행권’이라는 말처럼 연휴 기간 책 속에서 다양한 시공간을 여행해보세요.

 

◇호기심은 쉬우나 학습은 어렵다

 

‘공부를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느냐’ 하는 질문에 공부 좀 한다는 사람들은 이렇게 답한다. ‘매사에 호기심을 가지라’고. 맞는 말이다. 공부를 시작하려면 호기심이 있어야 한다. 직업적 호기심도 상관없다. ‘경찰이 멋져서, 경찰이 되고 싶다’ 이런 생각도 호기심이다. 이런 생각이 공부를 시작하게 만든다.

 

https://youtu.be/R4i0-qqPTvM

[김영욱 박사의 생각 영상으로 보기]

 

그런데 호기심만 있어서는 안된다. 공부를 잘하기 위한 첫번째 요건이 호기심이라면 두번째 요건은 학습이다. 호기심에 머무는 사람이 이런 이야기를 한다. ‘나도 원래 서울대 갈 수 있었는데 막판에 삐끗해서 못갔다’라는 소리를 서울대 재학중에도, 사회 생활 할 때도 많이 들었다. 여러가지 핑계가 있다.

 

공부의 가장 큰 장애물은 호기심 바로 그 다음이다. 서울대 전기공학과 재학 시절 교수님이 한 이야기가 있다. ‘여러분이 이 학교에 들어올 정도면 톱 엔지니어가 될 수는 있다. 그러나 10년 후에 남아 있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대학에 입학할 때 220명이었다. 교양과목 위주로 듣는 1학년이 지나고 2학년 때부터 슬슬 전공이 어려워지기 시작한다. 3학년 때부터는 극도로 어려워지면서 도중에 학습을 그만두는 사람이 80%다. 졸업할 때는 120명만 남았다. 우리나라만 그런 게 아니다. 미 메릴랜드대 유학 시절 박사과정으로 70명이 입학했다. 졸업할 때 학위를 받은 사람은 26명이었다.

 

호기심과 학습을 연결하는 터널은 어둡고 길다. 답답하고 언제 끝이 날지 모른다. 그러나 이 길고 어두운 터널을 지나온 사람만이 학습의 재미를 느끼게 되고 진짜 공부 잘하는 사람이 된다.

 

◇호기심을 학습으로 연결한 내 원동력은 ‘자존심

 

내가 공부에 열중한 이유는 센 자존심 때문이었다. 남에게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아서였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수영선수였다. 그런데 키가 133cm였다. 손 한 뼘의 길이가 20cm 정도인데, 133cm가 대략 여섯 뺨 길이다. 수영선수로는 말도 안되는 길이였지만, 남들이 내 자존심을 짓밟는 게 싫어서 누구보다 빠르게 발을 쳐서 학교 대표를 뽑는 시험에서 1등으로 통과를 했다. 나중에는 시 대표로 출전도 했다.

 

열등감을 극복해낸 경험은 나중에 공부를 할 때 자신감을 불어넣어줬다. 시작은 호기심에서 시작하지만 끈질긴 학습이 중요하다. 작지만 성취의 경험이 모여서 공부의 원동력이 된다.

김영욱은?
스타트업 프록시헬스케어 창업자 겸 대표다. 미세전류를 이용해 치태, 치석을 제거하는 트로마츠 칫솔 개발자. 울산대 의과대학 3년 중퇴 후 서울대 전기전자공학과에 입학,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미국 메릴랜드대학 석·박사 학위를 땄다. 이후 삼성전기, 씨젠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다 대장암 투병을 계기로 2019년 창업했다. 어릴 때부터 한계를 시험하고 도전하기를 좋아했고 이번에는 유튜버에 도전하기로 했다. 책을 읽고 리뷰하고, 때론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해 말한다.

 

박유연 기자. 조선일보 / 2022.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