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식 때 고향을 다녀와서 *
화창한 봄날 이곳 저곳에는 노란 개나리가 피어나고
하얀 목련이 피고, 벗꽃과 복사꽃이 피어있는 길을 따라
고향을 찾아가는 마음은 어린시절의 추억속으로 스며든다.
고향 마을앞을 지나는 고속도로가 건설되는 도로의 현장은
산허리가 잘려나가고 교각의 다리가 높이 솟아있는 모습들
이 길이 완성되어 신나게 달려갈 수 있는 날이 기다려진다.
소나무의 꺽인 가지들이 그대로 늘어져 있기도 하고
나무밑에는 소나무 가지들이 어지럽게 늘려있기도 하였다.
지난번 100년만으 폭설의 피해가 눈의 초점을 흐리게 하였다.
그때의 폭설이 하필이면 고향의 주위를 관통하면서 지나갔다.
비닐재배 시설이 수도없이 많이 쓰러져 그대로 방치되어 있고,
그 피해의 잔해와 아픔이 스쳐 지나가는 나그네를 아프게 하였다.
몇해 전에는 태풍과 집중호우로 산 골짜기마다 흙이 떠내려가
깊게 페인 산골자기의 할키고 지나간 자리가 가슴을 아프게 하드니
집중호우나 폭설의 피해가 자연을 멍들게 하고 아프게 하나보다.
수해의 위험이 엄청나게 공포의 대상이 되는 줄알았드니
폭설의 피해 또한 그 위력이 가공할 정도로 위협적이었다.
자연이 자연스러울 때, 가장 아름답게 보고 느낄 수 있는데,
자연이 사나워 지면, 자연의 모습을 바꿔 놓기도 하는 위력앞에
우리 인간은 자연을 숭배하면서 평화스러운 삶을 살아가고 싶다.
사시사철 변화하는 자연의 의미를 보고 느끼며 삶을 배워간다.
참으로 오래만에 한식을 기하여 정든 고향을 찾아가는 마음은
설레임과 그리움으로 낯익은 그 길과 산하의 모습들이 새롭다.
산과 들, 냇가의 물은 그대로 인데, 길은 잘 다듬어 져있다.
한식을 기하여 어머님과 숙모님, 사촌, 재종형님과 아우들,
조카들, 형수님과 제수씨들, 누님과 여동생들, 등등
그리운 친척들 30여명이 한자리에 모임을 가지는 시간이었다.
모두가 고향을 떠나 전국에 흩어져 살아가는 현실들
이런 자리가 아니면 얼굴 한번 보기가 어려운 형편이어서
우리는 8년전에 이모임을 시작하여 조상의 얼을 기리고 있다.
봄에는 한식 때, 가을에는 벌초하는 시기에 고향에서 만난다.
친척이면서도 자주 만나지 않으면 이웃보다 못 하다는 한다.
조상도 돌보고, 형제간에 우애도 나누고 정도 쌓아가는 자리다.
간단하게 지나온 경과보고와 앞으로 계획하는 안건에 대하여
심의 토론를 한 후에 제기된 안견에 대하여 결정을 한 후에
회비를 내고, 맛있는 점심식사를 나누는 시간은 정이 넘치고...
성묘를 하기위하여 먼저 고조부님과 증조부님 산소로 향했다.
고조부님의 산소는 가까운곳에 위치하고 있지만, 증조부님의
산소는 산 정상에 위치하고 있어 힘들게 올라가야 하였다.
고향마을 앞 길도 많이 넓어져 있고 포장이 잘되어 있었다.
내가 살던 그 때의 모습들과는 조금씩 변해가는 모습이지만,
반가운 이웃들을 만나 옛정을 나누는 자리는 아름답기만 하였다.
고향마을 뒤에 할아버지 할머님 산소가 있는 곳으로 올라갔다.
조부모님 산소와 큰어머님 산소, 아버지 산소, 작은 숙부모님,
산소앞에 함께 모여 술 한잔을 올려놓고 엄숙하게 성묘를 하였다.
일부는 산소를 둘러보고, 여자들은 봄 나물을 열심히 캐고 있었다.
고향을 찾아가는 마음과 고향사람들을 만나는 반가움이 너무 좋다.
봄 날씨 만큼이나 따뜻한 성묘길의 정다움을 오래 간직하고 싶다.
- 040404 - 한식 전날 청명, 일요일에 소나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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