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가 퍼온글

-* 자기 경영 17 *-

paxlee 2007. 3. 4. 17:40

 

"자기 경영(自己經營)"[17]

 

■ 29. 돈 잘 벌고 폼 나는 일은 찾지 말라.

 

앞에서 말했듯이 나는 좋아하는 일과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일을 구분한다. 제대 직후 가난한 시절 처음에는 돈 잘 벌고 폼 나는 일을 하기만을 바랐다. 게다가 나는 고등학교 3학년 때 이미 당시 철강회사를 경영하던 친구 아버님의 자금을 지원 받아 서울시청 근처에 사무실도 있는 광고대행업체를 직접 운영한 적이 있었다.

 

1년도 안가 망했지만 눈은 여전히 높았다. 이 사회에서 인정도 받고 돈도 버는 일들은 대부분 전문직이고 공부를 많이 해야 하는 것들이었다. 그래서 고시 공부 생각도 해봤지만 고시 서적들을 훑어보니 한문으로 도배 되다시피 해 보기만 해도 끔찍했다. 더구나 부자들은 모두가 다 사업가들이었다.

 

그 사업가들이 처음에 한 일은 대부분 별볼일 없어 보이는 작은 것들이었다. 거기서 나는 돈 잘 벌고 폼 나는 일을 꿈꾸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가를 깨달았다. 하지만 폼은 안 나지만 돈을 벌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도 여전히 오리무중이었다. 아니 당 장 생활고를 해결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도 막막했고 구체적인 것도 전혀 없었다.

 

결국 나는 신문광고 구인란을 뒤적거렸다. 요즘 신문의 두 줄짜리 광고란에서는 사채업자들의 광고가 많이 눈에 뜨이지만 세로쓰기를 하던 70년대 신문에서는 땐땐땐땐 멤멤멤멤 이라는 글자들이 제일 많이 눈에 들어왔다. 땐은 댄스강습소 광고였고 멤은 술집의 멤버를 구한다는 것이었다. 제비족을 할만한 인물도 아니기에 댄스 강습소는 나와 상관이 없었다.

 

멤버는 그 일이 뭔지는 자세히 몰랐지만 고소득 보장이라는 말에 전화를 했더니 모두 직업소개소였다. 한번 오라는 것이었다. 막상 찾아가보니 멤버 보증금이 25만원이라는데 나에게는 단돈 만원도 없었다. 그래서 나는 술집 멤버도 되지 못했고 내가 할 것이 없다는 사실에 절망해 바보같이 또다시 죽을 생각만 했다.

 

결국 나는 팔목을 자해하고 피를 많이 흘렸지만 여차여차 발견돼 병원 응급실로 실려갔다. 그것이 나의 마지막 자살 시도였다. 응급실 백색 천장을 바라보며 이 망할 놈의 세상, 살라는 팔자인가 보다 는 생각이 나의 머리를 채웠다. 한달 후 나는 중학교 1학년을 가르치는 과외교사를 하게 된다. 입에 풀칠은 할 수 있었고 또 다른 시작이었다.

 

내가 그랬듯이 당신도 뭘 해야 돈을 버는지 몰라 방황하는 사람이라면 내 말을 들으라. 우선은 당신의 육체와 시간을 제공함으로써 대가를 받을 수 있는 일이라면 아무 것이나 하라. 적성이니 취미니 그런 것은 배부른 자들의 소리이다. 그러나 돈주머니를 가진 사람과 직접 대면하지 못하는 일은 피하라.

 

즉 상사들이 겹겹으로 늘어서 있는 그런 일은 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것은 반드시 기억 해야 할 중요한 진리이다. 그 다음부터는, 믿어지지 않겠지만, 모든 것이 당신의 생각과 태도에 달려 있다. 그 사례를 다음 회에 설명하겠다.

 

■ 30. 장사꾼보다 사업가가 되라

 

새벽마다 아파트단지에서 세차를 대행해준다는 독자가 나에게 어떻게 하면 수입을 더 늘릴 수 있느냐 는 질문을 한 적이 있다. 사람들은 세차 차량의 수를 늘리는 데만 관심을 갖는다. 그러나 일의 대가를 육체가 움직이는 시 만큼만 비례하도록 만들게 되면 평생 가난을 못 벗어난다.

 

내 답변은 세차만 하면 안 된다 는 것이다. 세차 차량의 숫자를 늘리는 것은 두 번째 문제이다. 나라면 우선 저에게 일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정성껏 세차했지만 혹시라도 불만이 있으시면 전화해 주십시오 라고 적힌 명함을 돌린다. 새벽에 세차를 하고 낮에는 세차방법과 차량정비에 대해 공부할 것이다.

 

몇 개월 후 경비실에 키를 맡기시면 냉각수와 세척액 오일 체크는 무료로 해 드립니다 라는 선전지를 돌린다. 다시 몇 개월 후 냉각수와 세척액 오일교환 서비스를 실시하고 좋은 제품을 싼 가격에 판다. 가짜나 유사품이 많은 세상 이므로 반드시 어느 회사 제품을 사용했는지를 고객에게 눈으로 확인시킨다.

 

타이어의 공기압도 확인하여 준다. 고객별로 모든 내용을 기록하는 것은 물론이다. 겨울철에는  염화칼슘이 차를 부식시킨다고 합니다. 제가 알아보니 차량 세척 비용은 얼마라고 합니다만 세차장까지 일부러 시간을 내셔서 다녀 오셔야 합니다. 선생님의 귀중한 시간을 아껴드리고자 출근하시기 전 혹은 퇴근하신 뒤에 제가 세차장에 차를 맡기고 찾아오는 서비스를 해 드립니다.

 

다만 세차비에 얼마를 더 주시면 됩니다 라는 내용의 선전지를 뿌린다. 물론 인근 세차장과 협의해 가격 할인을 받아 놓는다. 또 밧데리가 방전되어 당황해 하시는 분들을 위하여 제가 밧데리 한 개를 준비했습니다. 동네 정비업체에 전화를 걸어 밧데리를 갖고 오라고 하실 때의 절반 가격에 빌려드립니다 라는 선전지도 배포한다.

 

무료로 1회 광택 서비스를 해주고  계속 원하시면 얼마입니다 라고 알린다. 눈이 오면 출근 전 앞창 유리를 닦아주기도 한다. 나의 목표는 고객들의 신뢰를 받고 고객이 조그마한 불편이라도 느끼는 것을 눈치 빠른 머슴처럼 대신하여 주되 대가는 받겠다는 것이다. 이점은 중요한 사실이므로 꼭 기억하라. 고객이 많아지면 사람을 고용하고 철저히 감독한다.

 

그리고 다른 아파트 단지를 찾아 나선다. 신청하는 사람이 많아 감당 못할 서비스 부분은 해당 가격을 인상시키고 주머니가 얇은 고객은 떨어내 고객의 수를 조정한다. 욕심이 앞서 감당 못할 수의 고객을 받아들이는 짓은 절대 하지 않는다. 여기서 독자들은 내가 1년 후를 생각하며 구조체를 만드는 과정에 주목해야 한다.

 

오늘 수입이 많았다고 좋아하는 사람은 장사꾼이고 오늘은 손해가 났어도 1년후를 생각하며 고객에게 한 약속과 신뢰를 지키는 사람은 사업가이다. 물론 나는 사업가이다. 장사꾼은 작은 돈은 벌 수 있어도 큰 돈은 못 번다. 무슨 일을 하든지 장사꾼이 되지 말고 사업가 정신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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