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인의 발자취

-* 에베레스트에 오른 한국인 101명 한자리에! *-

paxlee 2010. 7. 16. 22:56

 

에베레스트에 오른 한국인 101명 한자리에!

 

 한국에베레스트등정자모임, 사가르마타 데이 기념

  
사가르마타 데이 참석한 101명의 한국인 에베레스트 등정자들(6월 3일 서울 힐튼호텔)

 

 

  

101명의 에베레스트등정자들의 사인

 

 

6월 2일 오후 6시, 서울 힐튼 호텔에서는 네팔의 사가르마타 데이(Sagarmatha Day)를 맞이하여 '사가르마타 데이 한국에베레스트 등정자모임(Sagarmatha Day Korean Everest Summiteer's Meet)'이라는 이색적인 행사가 개최되었다.

 

주한 네팔대사관과 한국네팔친선협회 주최로 열린 이날 모임에는 허영호, 김창선, 엄홍길, 박영석, 오은선 등 101명의 한국인 에베레스트 등정자와 원로 산악인 김영도, 이인정 한국네팔친선협회 회장 등 에베레스트를 사랑하는 많은 산악인들이 참석했다. 이 날 기념식은 네팔 전통의식인 촛불 점등을 한 후 에베레스트를 등정하다가 순직한 산악인에 대한 추모묵념을 올리며 시작되었다.

 

  

네팔 전통 의식인 촛불점화를 올리는 주한 네팔대사와 이인정 한국네팔친선협회장

 

  

네팔대사로부터 기념패를 증정받는 고 고상돈 씨의 부인 이희수 씨

 

커멀 프러사드 꼬이랄라(Kamal Prasad Koirala)주한 네팔 대사는 환영사를 통해 많은 한국인들이 네팔의 에베레스트를 등정한데 대해 축하와 감사를 드린다고 말하며,101명의 등정자들에게 일일이 에베레스트 등정 기념패를 증정했다.

 

이날 기념패를 받는 산악인 중에는 한국인으로 에베레스트를 최초로 등정한 고(故) 고상돈 씨를 대신하여 부인 이희수씨 등 유명을 달리한 산악인들의 가족이 상당수 참석하여 눈시울을 뜨겁게 했다.

 

한국은 지금까지 110회의 에베레스트 정상 등정에 도전하여 그 중 101명이 등정에 성공했다. 101명 중에는 허영호, 엄홍길, 박영석(3회 등정), 이 인, 박무택, 김재수(2회 등정) 등 중복 등정에 성공한 산악인도 있다.

  

 

  
에베레스트를 2회 이상 등정한 산악인. 우로보터 허영호, 엄홍길, 박영석, 이인, 박무택(대리), 김재수

여성등정자로는 1993년 5월 10일, 지현옥(고인), 김순주, 최오순 씨가 국내 최초(세계 3번째)로 등정에 성공한 이후, 오은선(2004.5.20), 곽정혜(2006.5.18), 고미영(2007.5.16, 고인), 송귀화(2007.5.17), 김영미(2008.5.22) 등 8명이다.  한편 최연소 등정자는 김순주(22세, 여), 박정현(23세, 남)이며, 최고령등정자는 김성봉(66세, 남), 송귀화(59세, 여) 씨이다.

 

  
축사를 하는 원로산악인 김영도(84세) 씨
원로 산악인 김영도(84세) 씨는 축사를 통해 "에베레스트는 아무나 오르는 산이 아니며, 아무나 부를 수 있는 이름이 아니다. 1977년 고상돈씨가 최초로 등정에 성공한 이후, 지난 33년 동안 101명의 한국인이 등정에 성공했고, 세계의 많은 산악인들이 하루에 100여 명씩 쉽게 오르는 산 같지만, 그곳은 여전히 멀고 힘든 곳이다. 일생에서 에베레스트를 오른 것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값어치가 있고 자랑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에베레스트를 올랐다고 하여 우리의 인생은 끝난 것이 아니며, 우리는 각자의 에베레스트를 계속 올라가야 한다"고 말해 산악인들로부터 갈채를 받았다.

 

이 날 축배는 여성 최초로 8000m급 14개봉을 완등한 오은선 대장과 '나마스테'와 '히말라야로 가는 길' 등 네팔과 히말라야를 소재로 소설을 쓴 작가 박범신씨의 제의로 이루어져 눈길을 끌었다.

 

  

축배를 제의 하는 오은선 대장

 

 

축배를 제의하는 소설가 박범신 씨

 

사가르마타 데이(Sagarmatha Day)는 1953년 5월 29일 에드몬드 힐러리 경이 에베레스트를 최초로 등정한 날을 기념하여 네팔정부에서 2008년부터 국제 사가르마타 데이로 제정한 날로 올해로 3회째 맞이한다.

 

네팔에서는 에베레스트 산을 사가르마타(Sagarmatha)라고 부르는데, 네팔어로 'Sagar'는 '지구'를 의미하며, 'matha'는 '머리'란 뜻으로 에베레스트는 '지구의 머리'란 뜻을 가지고 있다.

 

(2010.6.3 뉴스게릴라 찰라)

 

이 행사는 에드먼드 힐러리와 노르게이 텐징 셰르파가 1953년 5월 29일 인류 최초로 에베레스트 등정에 성공한 날을 기념하여 네팔 정부가 2008년부터 매년 5월 29일 열고 있는 것을 한국에서 따로 개최한 것이다.


 

네팔대사관과 한국-네팔친선협회 관계자 외에 라오스·스리랑카 대사, 인도 1등 서기관, 파키스탄 영사 등의 외교관들도 축하차 참석한 이날 행사는 촛불점등에 이어 한국인 에베레스트 등반 영상, 이인정 회장의 환영사, 김영고 고문의 축사, 카말 코이랄라 네팔대사의 환영사, 기념패 전달식에 이어 네팔 민속 공연과 더불어 만찬으로 이어졌다.


 

첫 번째 도전에서 첫 등정자를 배출하는 데 성공한 77 에베레스트 원정대 대장 김영도 대산련 고문은 축사를 통해 “세계 최고봉을 오른 우리 산악인이 이렇게 많은 줄 미처 몰랐다”며 “제3의 극지 정상을 밟은 사람은 자신의 생을 개척해 나간 사람”이라며 축하했다.


 

이어 카말 코이랄라 네팔대사는 환영사를 통해 최근 여성 최초 8,000m 14개 거봉 완등에 성공한 오은선씨와 앞서 14좌를 완등한 엄홍길·박영석씨와 최근 아들 재석군과 함께 에베레스트 4회 등정에 성공한 허영호씨 등을 축하한 다음 “한국은 클라이머뿐 아니라 트레커도 세계 여러 나라 가운데 가장 많이 네팔을 찾는 나라”라며 “내년에 관광의 해를 맞는 네팔을 더욱 많이 찾아주고 사랑해 달라”고 당부하고 증정식에서 주한 네팔 대사는 등정자들에게 일일이 에베레스트 등정 기념패를 증정했다.


 

이날 기념패를 받는 산악인 중에는 한국인으로 에베레스트를 최초로 등정한 고 고상돈씨를 대신하여 부인 이희수씨 등 유명을 달리한 산악인들의 가족과 산우들이 참석하여 눈시울을 뜨겁게 했다.


 

만찬 중 소감을 묻는 시간에서 지난해 남서벽 신루트 개척에 성공해 한국 이름의 길을 에베레스트에 남긴 박영석씨는 “에베레스트는 머릿속에 떠올리면 새로운 엔도르핀이 솟는 것 같다” 말했고, 네 번씩이나 오른 허영호씨는 “그래도 기회가 닿는다면 다시 한 번 오르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 산악인으로서 에베레스트를 오른 사람은 2009년까지 110명(2회 이상 중복자 포함, 실제 101명)이며 올 봄 9명이 더 추가되었다. 2회 이상 중복 등정자를 1명으로 계산할 때 등정자는 109명으로 처음으로 오른 것은 고 고상돈(1977. 9.15)씨이며, 동계등정은 허영호(1987. 12.22)씨가 세계 제4등을 기록했다. 여성으로서는 고 지현옥씨와 최오순·김순준씨가 1993년 5월 10일 정상을 밟았으며, 최고령 등정자는 김성봉(2007.5.18)씨와 송귀화(2007.5.17)씨다.


 

다수 등정자도 여럿이다. 허영호씨는 4회(1987.12.12, 1993.4.13 횡단등반, 2007.5.17, 2010.5.17) 등정을 기록했고, 엄홍길(1988.9.26, 2002.5.16, 2003.5.21)씨와 박영석(1993.5.16 무산소, 2006.5.11 횡단등반, 2009.5.20 남서벽 신루트)씨는 3회 등정을 기록했다.


 

사고자도 여러 명 있다. 1993년 5월 16일 박영석 대장과 함께 등정에 성공했던 김태곤씨는 하산길에, 안진섭씨는 남서벽에서 추락사했다. 2004년 5월 18일 티베트 쪽 루트로 등정했던 박무택씨와 장민씨가 하산길에 사고를 당하고 마지막 캠프에 머물던 백준호씨가 구조에 나섰다 두 후배와 마찬가지로 돌아오지 못했다. 2007년 신루트를 목표로 남서벽을 등반하던 오희준씨와 이현조씨는 벽상에 설치해 놓은 캠프에서 잠을 자던 중 눈사태로 추정되는 사고를 당해 1,000여m 아래 빙하까지 추락, 사망하고 말았다.

- 글 한필석 기자 / 월간 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