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야기

-* 집중호우에 잠긴 서울의 추석 *-

paxlee 2010. 9. 25.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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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우에 쓸려간 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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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민들 복구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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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례는 생각할 겨를도 없었어요.” 추석 연휴 첫날 기습적인 집중호우에 상당수 가구가 침수되는 등 큰 피해를 본 서울 양천구 신월동과 강서구 화곡동 등 수해 지역에서는 추석인 22일 오후에도 망연자실한 표정의 주민들이 복구에 온 힘을 쏟고 있었다. 저지대 주택 등 침수 가구 대부분은 배수 작업을 마쳐 집안에 들이친 물은 퍼냈지만, 못 쓰게 됐거나 물에 젖어 말려야 하는 가재도구와 옷가지 등을 거리에 내놓는 바람에 주택가 골목 곳곳이 쓰레기장을 방불케 했다. 당장 눈앞에 닥친 수해에 주민들은 추석날 차례 지내기는 고사하고 끼니 때우기가 급할 지경이다. 겨우 한나절 쏟아부은 비였지만 워낙 기습적으로 당한 상황이라 밤샘 복구작업에도 좀처럼 나아지는 게 보이지 않을 정도로 피해가 컸다. 2010092200404_1.jpg 거리 곳곳에서 군인, 경찰관, 시·구청 공무원 등 지원하러 나온 이들이 눈에 띄었지만 피해 지역이 넓어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 많았고 정작 필요한 일은 도와주지 못한다는 주민들의 불평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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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오후 신월1동 다세대주택 반지하 방에서 만난 이해인(63.여)씨는 “오늘 당장 잘 곳이 없어 다섯 식구가 뿔뿔이 흩어져 친척집에서 자기로 했다. 차례는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고 헛웃음을 지었다. 그는 “김치냉장고, 장롱 등 가전제품과 가구가 물에 둥둥 떠다녔는데 다 망가져서 쓸만한 게 없다”고 한숨지었다. 이씨 집 대문 앞에는 다시 쓸 수 없을 정도로 지저분해진 옷가지와 가재도구가 수북이 쌓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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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월1동 주택 반지하 방에 사는 유영선(52)씨도 식탁과 의자 몇 개, 책상 하나만 남은 집 안에서 장판을 걷어내 잿빛 시멘트 바닥이 훤히 드러났다. 밤새 거의 눈도 붙이지 못한 유씨는 이웃 주민에게 빌린 양수기로 몇 시간째 혼자서 물을 퍼냈고 젖은 가재도구를 집 밖으로 다 꺼내뒀다. 유씨는 “물이 차서 곧바로 동사무소에 연락하고 119에 신고했는데 양수기를 지원받지 못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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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월1동에서 100여㎡ 규모의 가방 제조공장을 운영하는 이모(55)씨 공장 내부에는 바닥에 신문지를 깔아뒀는데도 물이 흥건했고 한쪽에 쌓아놓은 가방이 물에 다 젖어 있었다. 이씨는 “공무원들이 많이 나와있으면 뭐 하나. 조직력이 없어서 도움이 안 된다”며 “경황이 없어 도와달라고 하면 ’내 소관이 아니다’라고 발뺌한다”고 불평을 쏟아냈다. 그는 “쓰레기가 많이 나왔는데 수거함을 치워주지 않아 음식물 쓰레기가 떠내려갈 지경이었다. 요청하는 일을 빨리 도와주면 좋은데 몇 명씩 왔다갔다 하기만 하지 실제로 도움은 되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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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편 정부가 이날 오전부터 침수 피해를 본 가구에 현장 조사를 거쳐 최고 100만원씩 재난지원금을 즉시 지급하기로 했지만
    실제로 돈을 지급받은 가구는 거의 없었고 아예 소식을 듣지 못한 주민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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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월동 반지하 방에서 만난 이씨는 “정부에서 피해 조사를 거쳐 현금을 즉시 지급한다는 소식은 듣지도 못했다”라고 했다. 근처에 사는 유씨는 “TV, 냉장고 등 몇 시간째 물에 떠 있어 못 쓰게 된
    가구와 집기를 버리고 남은 게 하나도 없는데 구청 직원이 둘러보더니
    복구 자금으로 100만원을 지급한다고 계좌번호를 적어 갔다.
    돈이 나와도 받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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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곡1동 빌라 반지하 방에 사는 양창환(26)씨도 “공무원들이 왔다 갔는데 주소만 적고 서류에 서명만 받아갔을 뿐 아무런 설명도 없었고 계좌 번호도 적어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양씨는 “현금도 다 쓸려가고 음식도 남은 게 없어 당장오늘내일 뭘 먹을지 걱정”이라며
    “어깨 넘어까지 집에 물이 차 가전제품, 옷가지를 다 내다버려서
    보상해 주는 게 시급하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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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죄다 지하에 사는 사람들이 피해를 입은 걸 보니 '없이 사는' 게 죄인가 봅니다." 
    양철상씨(53·서울 신월1동)는 23일 물이 빠진 지하방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추석 전날 들이닥친 기습폭우로 명절을 쇠기는커녕 잠잘 곳마저 잃어버린 터다.
    그는 심한 허리디스크로 일을 할 수 없는 기초생활수급자다.
    복구작업도 경기 일산에 사는 동생이 와서 거들고 있다.
    양씨는 "정부가 주는 월 40만원가량에 의지해 생활해왔는데
    앞으로 살림살이를 어떻게 다시 마련할지 막막하다"며 한숨을 쉬었다. 
    서울 강서구 화곡동과 양천구 신월동 주민들 중 피해를 본 사람들은
    대부분 다가구주택의 지하 또는 반지하층에 사는 사람들이다.
    이틀 동안 밤을 새워가며 집을 정돈했지만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해 보였다.
    주택가의 물은 대체로 빠진 상태지만, 빌딩 지하층이나 주차장 등에는
    아직도 물이 가득 차 배수펌프를 돌리고 있었다. 
    화곡1동 주민 정종순씨(70·여)는
    "물이 갑자기 들어차는 바람에 준비하던 차례 음식을 내팽개치고
    반지하방에서 창문으로 탈출하듯이 빠져나왔다"고 했다.
    이틀 밤을 인근 모텔에서 보냈다는 정씨는
    "폭우가 내린 당일 119에 몇차례 전화했지만 '알겠습니다'라는 대답만 돌아왔다.
    만 하루가 지나서야 도우러 오더라"라고 했다.
    그는 "여기 사는 사람들은 모두 영세민인데 앞으로도 물난리가 나면
    그때마다 같은 피해를 반복해야 하는 건지…"라며 말끝을 흐렸다.
    옆집 주민 박일규씨(38)는 "연세 많은 어머니가 걱정하실까봐 추석날에도 '잘 있다'는
    전화만 하고 침수 피해 얘기는 꺼내지도 않았다"며 담배를 꺼내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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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망했던 세상 / 이생진 
     
    누구나 
    한번쯤은 실망했던 세상을 
    그래도 달래가며 살아가는 것은 기특하다 
    어지러운 틈새로 
    봄이 순회처럼 들어오면 
    꾀꼬리 걱정을 하고 
    나뭇잎이 푸르르면 내 몸매도 유월로 차리던 사람 
    일시불을 꺼내주며 
    이 세상 끝날 때까지 살라고 졸라도 
    살아가기 막막한 때가 있겠지만 
    월부를 꼬박꼬박 치르며 
    끝까지 살아가는 것을 보면 사람은 기특하다 
    그 누구의 노예로도 
    남아있길 부정하며 
    모르는 사이에 노예로도 살고 
    그 누구의 그리움에도 
    한번은 미쳐살며 
    하루에도 몇번씩 그리운 표정을 하는 것을 보면 기특하다 
    남이 보기엔 쓸모없는 누구일망정 
    옷깃을 여미며 
    꽂꽂이 예절을 바로 세워놓는 것을 보면 기특하다 
    생활이 하도 쓸쓸해서 
    시간을 피해 나와 서성거리다가도 
    다시 그 생활로 되돌아 가는 것을 보면 기특하다 
    털어놓고 보면 
    누구나 한번씩은 해보았을 자살미수. . . 
    그래도 껄껄 웃다가 가는 것을 보면 사람은 기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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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경찰청장은 헬기타고 수해 비상근무,
일선 경찰서 간부는 상황근무 중 골프연습.' 
경기 일부 경찰서 간부들이 추석연휴 물난리 통에도 불구하고
상황근무 중에 골프연습을 하거나 자리를 비워 빈축을 사고 있다. 
23일 경기 각 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후 3시께 수원중부경찰서 한 간부는
경찰서 1층 자신의 사무실에서 복도까지 울려퍼질 정도로
'딱 딱' 소리를 내며 골프 스윙 연습에 한창이었다. 
이 간부는 이날 오전부터 다음날 오전까지 경찰서 2층 상활실
총괄책임을 맡은 상황 근무자였지만,
자신의 사무실 한 가운데에 골프연습 매트(가로세로25㎝×40㎝)를 깔아 놓고
골프채를 휘둘렀다. 골프연습은 1시간 여동안 계속됐으며,
경찰서 현관까지 소리가 울려퍼져 서를 찾은 이들로부터 빈축을 샀다. 
이 간부는 하지만 "상황근무 중 교대하고 휴식 시간에
골프 스윙 연습을 한 것인데 무엇이 문제인가"라고 오히려 반문했다.
같은시각 이 경찰서를 포함해 수원지역 3개 경찰서 서장들은 모두 출근하지 않았다. 
수해로 인해 다른지역 경찰서장들이 대부분 비상근무 체제에 돌입,
추석인 이날도 출근해 복구 지원에 나선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직접 현장 복구활동에 나선 이철구 광명경찰서장을 비롯해
과천, 여주, 성남수정, 용인서부·동부, 시흥, 김포, 양평 등
대부분의 경찰서 서장들은 추석연휴를 반납하고 비상근무를 섰다.
특히 이강덕 경기지방경찰청장은 지난 21일에 이어 이날도 새벽에 출근해
헬기를 타고 부천, 광명, 구리 등 수해지역을 돌며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경부·서해안·중부·영동고속도로도 차례로 둘러보며
귀성·귀경길 고속도로 교통상황을 살폈다. 
이에 대해 수원의 한 경찰서장은 "연락 닿는 곳에만 있으면 될 뿐
꼭 출근할 필요는 없다"면서 비상근무에 나선
다른 서장들과 이 청장의 활동을 무색케 했다. 
민심을 읽을 줄 모르는 이런 경찰간부들은
엄중 문책하여 기강을 바로 잡아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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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쌀 퍼주자는 사고뭉치, 거지발싸개같은 싸가지없는
쓰레기 좀비들, 좌빨, 종북론자들은 다들 어디로 가고
이런 곳에는 얼굴도 안보이네...

                                                                           - 출처 / 가을이 머무는 풍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