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8경 [2] 안동하회마을 (4)
하회 탈놀이 대본
【주(註)】
이 대사(臺詞)는 1928년 이후 단절되었던 하회별신굿탈놀이를 재현하기 위하여, 류한상 씨가 최초로 채록하여 발표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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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력 정월 초순에 산주(성황당의 마을 제사를 주관하는 사람)와 광대(별신굿놀이의 연희자)들이 성황당에 모여 4-5장(丈) 되는 대에 5색포(五色布:5색의 헝겊)를 늘이고 꼭대기에 신령(神鈴:신이 내리는 방울)을 단 성황대와 2-3장 길이의 대에 5색포를 늘인 성주대를 세워 놓고, 별신 행사를 하도록 강신(降神)하여 달라고 기도를 올린다. 강신하게 되면 신령(神鈴)이 스스로 울리게 된다. 그러면 산주와 광대들은 주악(奏樂)을 하면서 성황대와 성주대를 모시고 국신당(國神堂). 삼신당(三神堂)을 다녀서 동리 안으로 들어와서 별신 행사를 거행할 장소에 성황대를 세워 신령이 울림으로써 극이 시작된다. 마을 사람들은 성황대에 옷을 걸면 복을 받는다는 미신에서 서로 다투어 옷을 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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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라는 호랑이를 잡아먹는 무서운 귀신이 별신 행사를 무사히 진행하기 위하여 제악귀제수(制惡鬼制獸:악귀와 짐승을 물리침)한다는 뜻에서, 붉은 보자기로 전신을 가리고 주지머리를 손에 든 광대 2인이 나와서 주악에 맞추어 춤을 추면서 사방으로 휘두르며 돌아다닌다. 춤을 출 때 주지 입에서 "딱딱" 소리를 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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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석놀음은 광대들이 주연하는 것이 아니고, 무녀가 토끼같이 귀가 난 가면을 만들어 쓰고 나와서 여러 가지 형태의 춤을 추었다는데, 별신에 참가했던 무녀로 생존한 이가 한 사람도 없으므로, 상세한 것은 알 도리가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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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악의 박자에 맞추어 각시가 춤을 추면서 등장하여 춤을 계속한다. 중이 등장하여 각시 춤추는 광경을 바라보고 의아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각시가 소변보는 형용을 한다. 그리고 여전히 춤을 계속한다. 중이 (각시가) 소변을 본 자리의 흙을 움켜쥐고 냄새를 맡으며 성(性)에 대한 쾌감을 느끼는 듯한 형용의 기괴한 웃음을 짓는다. 각시, 비로소 중이 온 것을 깨닫고 놀란 표정을 한다. 각시와 중은 춤으로써 어울려서 선회한다. 초랭이 등장하여 이 광경을 보고 방정맞게 콩콩 뛰며 놀란 형용을 한다. 마침내 중은 각시를 업고 달아난다. 초랭이가 뒤를 돌아보며 빨리 오라는 손짓을 한다. 양반은 거만한 걸음으로 등장하면, 초랭이가 양반의 귀에다 입을 대고 소곤소곤 지껄인다. 양반은 심히 마땅치 않은 표정으로 혀를 찬다. 선비가 이매를 대동하고 등장하며 중이 달아난 쪽을 바라보며 경멸하는 표정을 한다. 양 반:어허 망측한 세상이로다. 선 비:에잇 고약한지고. 초랭이, 이매 서로 껴안고 좋아한다. 양반은 그 광경을 보고 부채로 (초랭이)를 때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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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반, 선비, 초랭이, 이매 네 사람이 그대로 있는데, 부네가 춤을 추면서 등장하여, 양반과 선비를 번갈아 보면서 홀리는 듯한 요사스러운 춤을 춘다. 선비와 양반은 이성에 대한 욕망과 지위적 체면과의 이율적인 감정의 갈등을 못 이기는 표정을 하다가 둘이 다 몸짓과 춤으로써 여자에 대한 상호간의 질투심을 나타낸다. 양 반:(화를 왈칵 내면서 선비를 향하여) 자네가 감히 내 앞에서 이럴 수가 있는가? 선 비:그대가 진정 나한테 이럴 수가 있는가? 양 반:아니, 그렇다면 지체가 나만하단 말인가? 선 비:그러면 자네 지체가 나보다 낫단 말인가? 초랭이, 이매 자기 상전의 세도 자랑을 몸짓으로 따라한다. 양 반:암, 낫고말고. 선 비:뭣이 나아? 말해 봐? 양 반:나는 사대부(士大夫)의 자손인데... 선 비:뭣이? 사대부? 나는 팔대부(八大夫)의 자손일세. 양 반:팔대부는 또 뭐냐?" 선 비:팔대부는 사대부의 갑절이지. 양 반:우리 할아버지는 문하시중(門下侍中)이거던. 선 비:아! 문하시중? 그까짓 것. 우리 아버지는 문상시대(門上侍大)인데. 양 반:문상시대? 그것은 또 뭔가? 선 비:문하보다는 문상이 높고, 시중보다는 시대가 더 크다. 양 반:그것 참 별꼴 다 보겠네. 선 비:지체만 높으면 제일인가? 양 반:그러면 또 뭣이 있단 말인가? 선 비:첫째, 학식이 있어야지, 나는 사서삼경(四書三經)을 다 읽었네. 양 반:뭣이? 사서삼경? 나는 팔서육경(八書六經)을 다 읽었네. 선 비:도대체 팔서육경이 어데 있으며, 대관절 육경은 또 뭐야? 초랭이:나도 아는 육경, 그것도 몰라요? 팔만대장경, 중의 바라경, 봉사 안경, 약방의 길경, 처녀 월경, 머슴 새경 이 매:그것 맞다, 맞어. 양 반:이것들도 아는 육경을 소위 선비라는 자가 몰라? 선 비:(혀를 차면서) 우리 피장파장이니, 그러지 말고 부네나 불러 봅시다. 양 반:부네야! 부 네:우-욱- 주(註):우-욱- 하는 것이 부네의 대답인데 무슨 이유인지는 알 수 없다. 부네가 춤추며 나온다. 양반과 선비는 부네와 흥겹게 춤추다가 서로 부네를 독점하려고 노력한다. 백정이 도끼와 소불알을 들고 등장한다. 백 정:샌님! 알 사이소! 양 반:이놈! 한참 신나게 노는데 알은 무슨 알인고? 백 정:알도 모르니껴? 초랭이:닭알, 눈알, 새알, 대감 통불알. 백 정:맞았소, 맞어. 불알! 선 비:이놈, 불알이라니? 백 정:소불알도 모르니껴? 양 반:이놈! 쌍스럽게 소불알은 어짠 소리야? 안 살 테니 썩 물러가거라! 백 정:소불알을 먹으면 양기에 억시기 좋습니더, 좋아. 선 비:뭣이? 양기에 좋다! 그럼 내가 사지. 양 반:아니, 야가 나에게 먼저 사라고 했으니, 이것은 내 불알이야. 선 비:아니, 이것은 결코 내 불알이야. 양반과 선비는 서로 소불알을 잡고 당긴다. 백 정:아이고! 내 불알 터지니더. 할 미:(싸움을 말리면서 소불알을 쥐고서) 소불알 하나를 가지고 양반은 제 불알이라(하)고, 선비도 제 불알이라 카고, 백정도 제 불알이라 하니, 이 불알은 도대체 뉘 불알이로(인고)? 육십 평생을 살아도 소불알 가지고 싸우는 것은 첨 봤그만, 첨 봤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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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틀에 할미가 앉아 베를 짜면서 노래한다.(가사 내용은 일평생 살림살이의 고달픔을 노래한 것) 주(註):이 베틀놀이 장면은 18년 전과 30년 전에도 하지 않았으나 70년 전에는 있었다고 한다. 떡다리:할미는 일평생을 베를 짜도 새 옷 한 번 못 입고, 성황대에 옷 한 번 걸어 보지 못하면서? 할 미:팔자가 그런 걸 도리 있나? 떡다리:성황대에 옷을 걸어 봐요. 복이 저절로 들어올 겐데. 할 미:그럴 팔자가 안 되는걸? 떡다리 (쓸데없는?) 소리 몹시 하네. 떡다리:내가 어제 장에서 사 온 청어는 벌써 다 먹었노? 할 미:어제 저녁에 내가 아홉 마리 당신이 한 마리, 오늘 아침에 내가 아홉 마리 당신 한 마리씩, 두 두름 다 먹었소. 떡다리:어허! 저렇게 먹으니 이가 다 빠지지. 떡다리가 노래 부른다.(가사 내용은 마을 풍경을 노래한 것이라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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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정이 춤을 추면서 도끼로 소를 잡고 껍질을 벗기는 형용을 하고, 관중들에게 소의 염통과 불알 등을 사라고 한다. 주(註):백정 가면 명칭을 "희광"이라고도 부르던 옛날에는 소를 잡는 것이 아니고, 사람을 사형하는 형용을 하면서 하늘에서 낙뢰(落雷)함을 두려워하는 표정을 하였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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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이 모여서 노래하고 춤추고 노는데, 별채가 나와서 환재(還財) 바치라고 외치면 전원이 당황한 표정을 하는데, 별채는 온갖 횡포한 행동을 함부로 한다. 주(註):환재 제도는 국가에서 춘궁기에 백성들에게 곡물을 대여하였다가 추수 후에 수납하는 것인데, 국가의 의도와는 어긋나게 관리들이 중간착취를 하여 백성을 무한히 괴롭게 하였던 것을 풍자한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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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각과 각시가 혼례식을 치른다. 주(註):이때 혼례식용 자리를 가져가면 복을 받는다고 하여 다투어 자리를 사서 바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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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각과 각시의 혼례 초야에 각시가 총각이 잠든 후 궤(櫃)를 열면 각시의 간부(姦夫)인 중이 나와서 총각을 살해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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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천굿은 일명 거리굿이라고도 하는데 별신 행사의 최종일 음력 정월 15일 마을 앞 길거리에서 제물을 차려놓고 모든 귀신들이 하회동리(河回洞里)에는 침범하지 못하게 굿을 올리는 것이다. 광대들은 주악과 함께 춤을 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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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신놀이 최종일 야삼경(夜三更)에 성황당에 올라가서 성황대를 봉납하고 일년간의 동리의 무사식재(無事息災)를 기도하고, 다음에 국신당. 삼신당에 순차로 제(祭)를 올리면 별신행사가 종료되므로 광대들은 제모격(制帽格)인 꽃벙거지를 모두 벗어 삼신당에 걸어두고 약 15일간 가지 못하던 자기 집으로 헤어지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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