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의 산행기

-* 관악산의 봄맞이 산행 *-

paxlee 2011. 4. 24. 22:26

 

               관악산의 봄맞이 산행

 

산행일시 / 2011, 04, 24. 일요일. 09:30분.

모임장소 / 전철 2호선 낙성대역 4번출구.

산행회원 / 소나무 외 5명.

산행코스 / 서울대공학관-우측계곡길-연주대-안테나고개-팔봉능선-서울대벗꽃-서울대입구역.

 

 

관악산의 봄은 아름다운 꽃들이 만발하여 산행에 힘을 실어주고 있었다. 진달래와 벗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고, 개나리의 노란꽃도 그 강열함이 눈 길을 끌고 있었다. 날씨는 화창하여 포근하였으나, 관악산을 걸을 때는 새찬 바람이 불어와 겨울을 연상하게 하였다. 어쩌면 봄을 시샘하듯이 그렇게 찬 바람이 세게 불어 추위를 느끼며 걸었다. 나무마다 연초록의 조그만 새잎들이 돋아나고있어 싱그럽게 봄 맞이를 하고 그 모습들이 아름다웠다. 

 

관악산은 서울의 산 중에서 그렇게 암산도 아니고 거저 아기자기한 암벽이 펼쳐진 산인데도 악산처럼 관악산이란 이름을 달고 있다. 도봉산이나, 북한산, 불암산, 수락산보다 암벽이 웅장하지도 않고 일반 등산객이 오르지 못하는 코스가  없는되도 왜 굳이 관악산이란, 악(岳)자가 들어가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관악산의 암벽코스 중에 육봉과 팔봉코스가 그 중 오르기 어려운 코스이다. 

 

사정이 있어 지난 2주간 산행을 못해 오늘은 관악산을 오르는 회원들과 산행을 하였다. 관악산을 가면 언제나 팔봉을 타게 되는 것은 이 코스가 산행의 스릴과 낭만을 경험하게 되는 즐거움과 그래도 관악산의 암벽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은 팔봉 암벽코스에 로프줄이 형성되어 있어 어느 때보다 오름이 쉬웠으며, 오르는 시간도 단축되어 지체가 없어 팔봉을 타는 재미가 더 했다.  

 

오늘은 낙성대역에서 모여서 서울공대를 순환하는 02번 마을버스를 타고 출발하였다. 출발지점의 산 길은 아주 부드러운 흙 길이어서 기분을 좋게 해준다. 능선을 따라 오르다가 우측으로 계곡으로 진행하는 등산객이 많아 우리도 즐겨이 가지 않는 코스로 오르는 것이 좋겠다며, 계곡길로 접어 들었다. 시원한 계곡에는 많은 물이 흐르고 있어 산행의 첨가요소인 물을 보면서 올라갔다.

 

올라 갈수록 돌 길과 돌 계단길은 힘들게 하였다. 쉬엄쉬엄 올라가는 길엔 숨도 차 오르고, 다리에 힘이 들기도 하여 불평을 하면서 올라갔다. 경사가 가파른 길을 헐떡이며 오르다가 한 번 쉬었다. 이처럼 마지막 오름길을 우리는 깔닥고개라고 하는데, 깔닥고개는 어느 산에서나 경험하게 되는데, 이 코스의 깔닥고개는 유난히 길고 힘이 들었다. 돌길을 걷는다는 것이 산행을 더 힘들게 하는 것은 어쩔수 없다.

 

능선에 올라서니 연주대 바로 아래 제3깔닥고개 였다. 우리는 한 쪽에 비켜선 지점에 한가한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코스가 짧았는지 서울공대 들머리에서 거의 1시간 만에 여기까지 올라왔다. 11시 15분이었다. 너무 일찍이 올라왔다고, 이렇게 일찍이 정상에 올라온 것도 처음이라며, 한마디씩 하면서 막결리와 간식을 들었다. 11:30분이 되어 아주 여기서 점심을 먹고 가기로 하였다.

 

이른 시간이지만, 점심을 먹고 쉬었다가 천천히 내려가기로 하였다. 바위 밑이라 바람도 막아주고 아늑한 자리가 안성마춤이었다. 도시락들을 펼쳐놓고 컵라면에 물을 붓고, 막걸리로 정상주를 한잔씩하고 맛있는 점심식사를 하였다. 과일도 먹고, 커피도 마셨다. 그리고 또 자리가 좋아서 인지, 아니면 시간이 널널하여서 그랬는지, 마음 편히 충분한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1시가 넘어서 팔봉을 향해 출발을 하였다. 송신안테나 고개를 넘어서 팔봉을 향해 가는 길도 재법 먼 길을 걸어야 한다. 이 길은 능선의 정상으로 이어지는 암벽길과 우회길이 있어 편한 길을 선택하여 걸을 수 있어 좋다. 아기자기한 암벽길을 걷고 싶은 사람들은 능선길을 걷고, 그 암벽을 타고 싶지 않은 사람들은 우회길로 진행을 하면 편하게 걸을 수 있다.

 

산행은 걷는 것 만이 아니다. 요소요소에 배경이 좋으면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남기면서 진행하는 산행은 산행 후 집에 돌아가 산행사진을 한 번 펼쳐보는 재미도 산행의 연장선상에서 산행의 추억을 되 돌아볼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수 있다. 관악산에는 진달래가 많은 편이 아니다. 정상의 능선상에 있는 진달래는 이제 피기 시작하고, 아직 꽃 봉우리를 열지 않는 상태이다.

 

관악산의 봄을 찾아오는 늦은 등산객들을 위해 기다리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자연은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배려하는 지혜를 가졌다. 그래서 때를 기다릴줄도 알고, 보고싶은 사람을 기다릴줄도 안다. 진달래 꽃보다는 벗꽃이 더 화사하게 피어서 관악산의 봄을 전한다. 어쩌면 화사한 꽃보다 파릇파릇 돋아나고 있는 조그만 잎새들이 힘있게 솟아오르는 모습이 더 아름답게 보이기도 한다.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 봄은 아주 작은 푸르름이 활기차게 우리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우리에게 강열한 메세지를 전한다. 한주 한주를 지날 때마다 자연의 변화하는 모습을 대하는 우리의 마음가짐은 얼어붙었던 겨울의 감정에 새로운 감성으로 감명을 전해준다. 그래서 봄이면 사람들은 꽃을 찾아 봄나들이를 떠나고, 더 많은 등산객은 산행을 계획하고 산 길을 찾아간다.

 

관악산의 팔봉은 가장 아름답고 멋진 산행의 감동을 전해주는 코스이다. 위험하지는 않지만 암벽을 타고 오르고 내려가는 팔봉의 아기자기한 산 길은 관악산의 흥미를 진하게 전해준다. 한봉 한봉 오르고 또 내려가서 다시 오름을 거듭하게 되는 팔봉을 걷는 산객은 봉우리마다 그 느낌이 다르다는 것에 산길의 맛을 보게 된다. 팔봉의 진수는 왕관바위와 해산굴을 통과해다 한다.

 

팔봉능선을 탔다고 해도 왕관바위를 보지 않고, 해산굴을 통과하지 않았다면, 팔봉의 진수를 느끼고 경험하지 못한다. 해산굴의 그 좁은 통로를 쭈구리고 앉아서 몸을 비틀면서 힘들게 지나보지 않았다면, 해산굴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다. 그 만한 고통이 있기 때문에 해산굴이란 이름이 붙여 졌다고 봐야한다. 해산굴을 지나면 팔봉을 마무리 하게 되고 내리막길을 내려가게 된다.

 

팔봉을 내려가서 시원한 계곡물에 발을 당구면 발은 금새 그 찬 물에 견디기 어려운 아린 느낌이 뼈속을 파고 든다. 얼마나 오랬동안 물속에 발을 넣을 수 있는가가 문제이다. 탁족시간은 산행 후의 통과의래가 되고있다. 무너미고개를 오르는 개울물이 졸졸흐르는 그 협소한 길은 언제나 답답함을 느끼게 하는 길이다. 그래도 이 길이 유일한 길이므로 우리는 모두 이 길을 걷는다.

 

무너미고개를 넘어서면 내려가는 길은 시원하게 전개된다. 돌이 많아서 걷기가 편하지는 않지만, 내려가는 길은 시원한 계곡물과 더불어 내려가게 되어 지루하지는 않다. 우리는 내려가다가 중간쯤에 서울대학으로 통하는 길로 올라갔다. 올해 벗꽃구경도 제대로 못하였으니, 서울대학 구애에 만개한 벗꽃구경이나 즐겨보자고 하여 서울대학을 향해 올라갔다.

 

서울대학의 벗꽃은 절정을 이루고 있어 그 화사함이 우리를 그곳으로 안내하였다. 비로서 벗꽃구경을 징하게 하고 잔디밭에 앉아서 남은 간식과 커피를 한잔씩 마시고 벗꽃의 꽃비가 내리는 그 아름다움을 눈여겨 보다가 버스를 타고 서울대 입구역까지 가서 간단하게 멸치우린 국물에 국수를 주문하고 요즘 항암효과가 있다는 막걸리 몇잔을 들면서 국수를 맛있게 먹으며 뒤풀이를 하였다.

 

             - 사진제공 / 다우산방 아우게님, 야크님 -

 

- 팔봉입구에서 -

- 서울대 잔디밭에서 -

            

- 관악산 암벽능선에서 -

- 관악산의 예쁜 엉덩이바위 -

- 팔봉 왕관바위 -

- 팔봉 칼바위 능선 -

- 팔봉의 고고한 소나무 -

- 관악산 기상대 -

           110424~3.JPG

 - 서울대 왕벗꽃 -

           110424~4.JPG

 - 관악산의 진달래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