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의 산행기

-* 설악산 대승령 12선녀탕 코스 *-

paxlee 2011. 10. 17. 23:52

 

                                           설악산 대승령 12선녀탕 코스  

                

 

설악산 산행을 떠나는 전날(토요일/10월15일) 변개와 천둥을 치며 소낙비가 몇 차례 내려 일요일 산행을 고민하게 되었다. 일요일 오후부터 날씨는 갠다고 하여 예정되로 출발을 하기로 하였다. 일요일 아침에는 다행이 비는 내리지 않았다. 그러나 검은 구름이 하늘을 가리고 있었다. 출발지 약속장소 압구정역에 도착하니 버스가 도착하여 많은 회원님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07:10분 쯤에 회원 28명을 태우고 버스가 출발을 하였다. 멀리 원정산행은 여행을 떠나는 것 처럼 조금은 들뜬 기분으로 출발을 한다. 버스가 고속도로에 진입한 후 조창영님이 마이크를 잡고 진행을 맡으며 분위를 잡아갔다. 카페지기 아우게님의 인사말을 하고, 산행코스에 대한 설명을 하면서 갈림길에서 먼저간 회원님들이 기다렸다가 후미팀원들과 함께 출발하는 장소를 알려주었다.

 

오늘은 다우산악회와 처음 산행하는 회원님들이 많아 진행에 주의를 요하는 점이 많을 것 같다. 조영창님이 선두에 서고, 진영님이 후미를 보기로 하고, 선두와 후미에서 무전기로 연락을 하면서 진행하기로 하였다. 설악산 12선녀탕 코스의 단풍이 얼마나 아름다울가 기대를 하면서 버스는 달려가고 있었다. 이어서 운영진에서 준비한 김밥과 장국, 사과와 자유시간, 삶은밤 등을 나누어 주었다.

 

화양강휴게소에 들려 잠시 쉬었다가 다시 출발을 하였다. 차창 밖의 들판은 노란 황금들판은 풍년을 노래하는 듯이 아름답기만 하였다. 드디어 햇볕이 밝은 빛을 내려보내기 시작하였다. 산행은 언제나 날씨가 좋아야 하고, 산행동료 들이 즐거워야 하고, 산행코스가 아름다우면 그만이다. 마냥 부푼 가슴으로 설악산을 향해 버스는 거침없이 달려가고 있었다.

 

설악산 출발지점 장수대에 09:20분 쯤에 도착 하여 산행준비를 한 후 바로 출발을 하였다. 오늘은 대승령코스에도 많은 등산객들이 모여 들었다. 처음부터 산행로가 비좁게 산객들이 줄을 이어 올라고 있다. 산객이 많아 가파른 오르막길은 지체가 되어 빨리 진행 할수가 없었다. 그래도 대청봉코스보다는 산객들이 몰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을 하였는데, 설악산은 만원이었다.

 

어제 내린 비로 설악산은 젖어 있었다. 단풍은 아름답지는 않았으나 곱게 물들어 가는 자연의 그 순수한 모습들이 눈 길을 사로 잡았다. 서서히 오르는 데도 땀은 솟아 오르고 있어 겉옷 하나씩 벗어서 배낭에 넣고 걸었다. 돌계단 길이 아니면 나무로 설치한 계단길이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한 구비 돌아서 올라가니 전망대가 있어 조금 쉬었다가 다시 올라갔다.

 

그렇게 한 30여분 올라가니 드디어 대슴폭포 전망대에 도착을 하였다. 안내판에는 금강산 구룡폭포와 개성 천마산의 박연폭포, 그리고 이곳 설악산 대승폭포가 우리나라 3대 폭포라고 한다. 대승폭포(780m)는 88m의 높이에서 쏟아지는 물길이 장관을 이루는데, 지금은 늦은 가을이라 물길이 너무 연약하게 흐르고 있어 3대 폭포라고 하기에는 너무 초라하였다.

 

쉬었다가 출발을 하려고 하는데,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배낭커버를 쒸우고, 우비를 꺼내 입고 대승령을 향해 출발하였다. 여기서 부터는 완만한 산길이어서 여유롭게 올라갔다. 빨간 단풍나무는 많지않아 노란 단풍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점이 다른 산들의 단풍과 달랐다. 비는 많이 내리지는 않았지만, 바람소리가 요란하여 겨울을 연상하게 만들었다.

 

계절은 가을이 맞는데, 비는 여름비같고, 단풍은 산의 모습을 변화시키고, 낙엽은 산 길을 덮고 바람소리는 겨울 같은 느낌을 전하였다. 산 길을 걸으며 설악산을 지키고 있는 나무들을 돌아보면 산의 빈 공간을 남겨두지 않으려는 듯이 빈틈없이 나무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그 큰 나무들 사이에 작은 소나무들이 자라고 있는 모습들은 설악산의 다음 세대를 보는 것 같았다. 

 

설악산 산 길은 돌을 길에 붙박이로 나열해 놓아 발 길이 편한곳이 있는가 하면, 돌 계단길은 걸음을 힘겹게 하기도 하고, 너들길은 더 힘들게 하였다. 비에 젖은 흙 길은 질퍽거리기도 하였다. 높은 산에는 조릿대나무 들이 많다. 이곳에도 아주 작은 대나무들이 길 섶에 얼굴을 내 밀고 있었다. 대승령을 오르는 길도 계속 오르막 길이었다. 비가 내리는 날씨여서 쉬지도 못하고 올라갔다. 

 

대승령(1210m)에 도착하여 후미팀이 도착하기를 기다리는 시간은 바람이 세차게 불어와 추위를 느끼게 하여 배낭에 넣었던 옷을 꺼내 입었다. 겨울바람이었다. 먼저 도착한 일부 회원들은 먼저 출발하고 후미팀 진영님이 도착하여 우리도 다시 올라갔다. 안산삼거리를 향해 가다가 점심을 먹을 만한 적당한 장소가 없어 길 옆에 적당한 곳에 어슬프게 자리를 잡고 도시락을 펼쳤다.

 

장소가 협소하여 한 곳에 모여앉지 못하고 여러곳에 옹기종기 모여 점심을 먹었다. 커피 한잔씩 하고 우리는 다시 길을 따라 걸었다. 올라가서 돌아서 내려가는 길에 보기 좋게 쭉쭉 뻗은 전나무들이 무리를 이루고 있는 곳에서 한 번 더 쉬었다. 역시 전나무가 미끈하게 곧게 자라 나무중에서도 일품인것 같다. 큰 나무는 몇 아름이 될 만큼 큰 나무들은 나무의 아름다움을 이야기 하는 듯 하였다.

 

안산삼거리에 도착하니 그곳엔 넓은 곳이 많아 점심식사하는 분들이 많았다. 여기서 부터는 이제 12선녀탕 길이다. 계곡을 향해 길고 긴 내리막 길을 걸어야 한다. 남교리 주차장까지 8,6km를 걸어야 하는 것이다. 이 코스는 외길이다. 어디로 다른 길이 없다. 지루하게 내려가다 보면 두문폭포가 나오고 여기서 부터는 12선녀탕이 이어진다. 하나의 암벽으로 이루어 진 계곡이다. 

 

한가롭게 여류를 부리며 즐겁게 내려오던 길이 갑자기 두문폭포가 나오면서 길은 꽉 막혀 정체가 되어있다. 폭포의 탕이 너무 동그랗게 깊게 파여있는 모습이 영 이해가 되지 않았다. 석공 기술자가 제도를 하여 파도 저렇게 완벽하게 팔수 없을 텐데, 어떻게 물이 저 단단한 암벽을 저토록 아름다운 탕을 만들어 놓았을가, 이해의 벽은 암벽이 되어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한 발자국도 옮기지 않고 그 자리에 서서 무작정 기다려야 하는 마음은 저 바위 만큼이나 답답하다. 앞에 무슨 연유로 이런 정체가 되어야 하는지 궁금증에 발을 동동 거리며 기다릴수 밖에 없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조금씩 밀려가기 시작한다. 해지기 전에 하산이 가능할가 걱정을 태산같이 하면서 답답함을 참아야 했다. 지체는 복숭아탕으로 내려가는 암벽길에 비가와서 몹시 미끄러워 역시 하산하기가 쉽지 않았다.

 

산행을 많이 하지 못한 초보자들은 고생을 많이 할수 밖에 없는 곳이다. 12선녀탕 가운데 가장 아름답다고 하는 복숭아탕 전망대에 서서 내려다보는 감회는 그 기다림의 시간 만큼이나 바위가 깊게 파여있다. 물이 얼마나 흘렀기에 저 단단한 암벽이 저렇게 파여 물길을 만들었을까? 계곡에 놓여있는 암벽은 그대로 하나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에 더 놀랄수 밖에 없었다. 

 

복숭아탕에서 내려서는 경사길도 만만치는 않았다. 그 길을 내려서니 길은 좋아졌다. 계곡길에서 산을 바라보는 시선은 노랗게 물던 단풍에 그저 고개를 끄덕끄덕 할 뿐이었다. 암벽길에는 암벽에 붙여 놓은 나무계단길이 있기에 가능하였다. 중국의 산을 사진에서 보듯이 암벽에 붙여놓인 인공길은 어떻게 설치를 하였을가 그 수고하신 분들의 노고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걸었다. 

 

그 지체하는 길에서 함께하지 못하고 뿔뿔이 헤어져 그 길고 긴 12선녀탕 길을 단풍을 감상하는 마음으로 그 지루함을 참으며, 하산을 하였다. 주차장이 보이는 곳에서 냇가에 내려가 족탕을 하는 사이 우리 팀원들이 도착하여 함께 남교리 주차장으로 향했다. 그렇게 정체를 하고서도 오후 5시경에 무사히 도착을 하였다. '시골가든' 식당에 들어가 산체비빔밥을 맛있게 먹었다. 힘든 산행후에 먹는 그 맛이 아주 꿀맛 같았다.  

 

하산주로 막걸리와 참이슬을 들면서 설악산 대승령 12선녀탕 산행을 무사히 마감하였다. 낙오자없이 산행에 지친 회원없이 선두 후미팀의 호흡은 완벽하게 진행 되었다. 출발하기 전에 오늘 산행의 하이라이트로 회원님들이 협찬한 선물을 심지뽑기로 하여 나누어 주었다. 상품은 가습기, 보온병, 손수건 비누 등이었다. 우리는 6시 조금 지나서 서울을 향해 출발하여 압구정역에 9:30분에 도착하였다. 함께 해주신 모든 회원님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운영집행부의 수고에도 감사를 드립니다.

 

산행코스 / 장수대-대승폭포(780m)-대승령(1210m)-안산삼거리-12선녀탕계곡-(두문폭포-

           복숭아탕-응봉폭포)-남교리 주차장

산행시간 / 압구정역(07:10)-장수대(09:20)-남교리(오후5시)->산행시간 7:30분(점심

           시간+사진촬영+휴식시간 포함)

차량이용 / 관광버스 전세.

산행회원 / 소나무 외27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