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의 산행기

-* 남산 둘래길 *-

paxlee 2012. 4. 17. 23:55

 

                                  남산 둘래길

 

남산은 서울의 중심을 잡아주는 산이다. 산 높이는 265m 밖에 되지 않지만, 서울의 역사와 문화, 한국의 역사를 어느 누구보다 더 정확하게 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남산에는 지금도 서울 장안의 성벽이 그대로 굳굳하게 서울을 지키고 있으며, 남산의 가장 높은 곳에 서울을 상징하는 N타워가 높이 솟아있다. 서울 어디에서도 먼저 보이는 서울의 타워이다. 지금도 서울을 대표하는 상징물로 6.3빌딩과 N타워가 으뜸이다.

               

한 때는 서울역 건물이 그 자리를 지켰고, 지금은 헐리고 없어졌지만, 광화문안에 서 있던 중앙박물관 건물, 3.1빌딩, 등이 서울을 대표하는 상징물로 크로즈업 되기도 하였다. 지방을 다녀오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남산위에 우뚝 서 있는 N타워이다. 그래서 지방에서 서울로 구경을 오면 가장 먼저 올라가보고 싶은 곳이 남산이기도 하다. 남산에 올라서면 서울의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오는 그 조망이 너무나 아름답고 수려하고 장대하다.

 

서울에 살면서도 쉽게 올라가게 되지 않는 것이 남산이기도 하다. 그래서 오늘(4/15)은 남산의 둘레길을 걸어 보기로 하였다. 남산에 둘래길이 있는 지도 모르고 살아가는 시민들이 더 많은지도 모른다. 남산을 오르는 것은 언제나 가능하다. 봄이 시작되는 요즘에 남산을 오르면 노란 개나리와 진분홍의 진달래가 화사하게 피어있고, 벗꽃이 이제 하나 둘 꽃망울을 트뜨리고 있어 눈이 즐겁고 마음이 꽃처럼 아름다워진다.

 

남산을 오르는 길은 어디에서나 가능하다. 그러나 가장 많이 오르는 곳은 전철 3호선 동국대역에서 출발하는 것이 경사가 완만하고 무난하며, 서울역에서 내려 남산광장으로 오르는 길을 많이 선택한다. 여기서 시작하면 계단길을 올라가야 한다. 그리고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는 낭만적이 방법도 있고, 충무로역이나. 동국대역, 이태원에서 출발하는 남산 순환버스를 타고 쉽게 올라가는 것도 있다. 그러나 걸어서 오르는 둘레길을 걸어보는 것이 좋다.

 

전철 동국대입구역에서 내려 동국대학 앞으로 해서 국립극장을 향해 올라가는 길은 따라 약 10여분 오르면 국립극장 광장에 이른다. 여기서 부터 시작하는 남산 둘레길은 남산의 허리 부분에 해당하는 지점쯤에 넓게 잘 포장되어있는 길을 따라 걸으면 된다. 좌측은 남산의 N타워로 오르는 순환버스 길이고, 둘래길은 우측 길을 걷게 된다. 길가 언덕에는 무리를 지어 노맇게 피어있는 개나리에 취한듯이 걸어가게 된다. 노란 개나리와 붉은 진달래가 대조적이다.

 

산 모퉁이를 돌아가면 서울의 시가지가 내려다 보이고, 겨우내 매마른 나무들도 파란 새 잎을 키우고 있다. 벌써 파란 잎으로 봄 단장을 하고 있는 나무가 있는가 하면, 이제 파란 싹을 틔무고 있는 나무들도 있다. 소나무는 외롭게 겨우내 홀로 독야청청 하였는데, 이제는 모든 나무들이 잎새를 피우면 산세는 아름다워 진다. 초록의 새 순이 돋아난 나무들은 어쩌면 꽃보다 더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무들은 꽃을 먼저 피울까, 잎을 먼저 피어나게 할까 고민이 많을 것이다.

 

돌고 돌아가는 둘래길은 발 걸음이 가볍고, 눈은 즐겁고, 마음은 자연의 변화하는 아름다움에 취해 감동하면서 한 걸음 한 걸음이 부드럽고 힘차다. 옛 날에는 도서관이었는데, 지금 서울시교육연구정보원이라는 건물이 보이면서 광장으로 계단길을 올라가게 되어있다. 광장에서 조금 쉬었다가 다시 좌측으로 내려가면 둘레길이 계속이어진다. 이 길은 버스순환 도로이다. 일방통행이어서 동대쪽에서 정상에 올라와서는 이 길로 내려오는 길이다. 차길 옆으로 보행로가 되어있다. 보행로는 우레탄으로 되어있어 편하다.

 

열심히 땀을 조금 흘리며 올라가면 순환버스의 좀점이다. 여기서 정상은 걸어서 올라가야 한다. 길 옆으로 서울의 성곽이 그 오랜 역사를 간직한체 늠늠하게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오늘따라 날씨는 본격적인 봄 날씨이다. 그렇게도 봄 시샘을 혹독하게 하던 날씨도 이젠 완연한 봄이다. 관공버스를 타고 올라온 중국여행객들이 서울시민들 보다 더 많은 것 같다. 일본 여행객들은 상대적으로 적다. 서울을 관광하려면 꼭 남산을 올라가 봐야한다는 것을 실감이라도 하는 것 같다.

 

남산에 오르면 남산N타워도 올라가 보아야하고, 팔각정과 봉수대의 옛 모습 그대로 실연을 하면 봉수대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도 한 번은 살펴봐야 한다. 그리고 남산의 명물 사랑의 언약을 맹세한 자물통의 상징물들을 한 번 돌아봐야 한다.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전망대옆 난간에 돌아가면서 철책에 수없이 많은 자물통들이 이곳을 찾은 사람들의 사랑을 약속한 사연과 영원한 우정을 남긴 흔적과 연인의 아름다운 사연을 간직한 다양한 자물통이 빼곡히 겹겹이 쌓여있다.

 

남산에 사랑의 자물퉁이 이렇게 쌓이게 된 것은 언제 부터인가 알수는 없지만, 이곳에 사랑의 증표로 자물통을 꼭 잠겨놓으면 소원이 이루어 진다는 이야기가 전설처럼 퍼지면서 전국의 연인들이, 세계 각국의 연인들이 이곳을 찾아 사랑의 언약을 글로 적은 쪽지글을 열쇠고리에 붙이고 열쇠를 철조망에 잠그고 변심하지 말자며 키는 남산 어딘가로 숲속에 힘껏 던져 버린다고 한다. 우리의 사랑을 아무도 방해하지 못하게 굳게 약속한 사랑의 증표가 쌓여있는 것이다.

 

남산에 올라가서 진짜 서울 구경을 하려면 남산 N타워 회전 레스토랑 엔그릴(N Grill)에서 레스토랑 바닥이 회잔을 해서 1시간 40분 동안 정확히 한바퀴를 돌아가는 좌석은 2인용 커플석과 4인용 가족석 테이블이 있다. 테이블 위에는 예쁜 꽃장식과 초가 로맨틱한 분위를 연출한다. 서울을 한번에 볼수 있는 매력적인 장소이다. 한 시간 동안 차례대로 나오는 코스요리를 들면서 호텔식보다는 조금 저렴하지만, 꽤 비싼 꽃등심 스테이크와 안심 스테이크의 맛이 분위기를 탄다.

 

날씨가 청명한 날은 멀리 서쪽엔 인천 앞바다가, 북쪽은 개성 송악산이. 남쪽엔 남한산성이, 동쪽엔 양평 용문산까지 조망이 되는 곳이다. 밤에는 더 아름다운 서울의 야경을 내려다 볼수있다고 한다. 남산에서 서울을 둘러보는 조망은 더 없이 아름답다. 서울구경을 마음껏하고 하산은 다시 동국대입구역 쪽으로 걷게 된다. 남산에 소나무가 많지만, 이 하산 길 아래쪽에 남산의 소나무 군락지가 자리를 잡고있다. 소나무는 왜 저렇게 이리 굽고 저리 굽어서 모양이 볼품이 없을까.

 

혼자서 한 서러운 눈으로 보면서 중얼거렸드니 옆에서 지나가든 연세가 지긋한 분이 남산의 소나무도 우리의 역사 많큼이나 많은 질곡의 세월을 지나오다 보니 벙자호란, 임진왜란 등 외세의 침략을 받을 때마다 그 한을 이기지 못하여 그렇게 자기의 몸을 옳바로 버티지 못한 한 때문이라고 하였다. 서울의 역사을 한 눈에 내려다 보며 함께한 세월동안 남산의 저 소나무들은 사시사철 푸른 옷으로 독야청청한 그 굳굳한 의지로 하늘을 향해 뻗어가고 있는 것이다.

 

서울 남산의 N타워

              

 남산 팔각정

 남산 봉수대

 

 남산 사랑의 연약 자물통 1.

 남산 사랑의 연약 자물통 2

 

 남산의 서울 성곽

 

- 사진은 "나의 네델란드 이야기" -

- '영원한 사랑을 맹세한 남산공원의 사랑의 열쇠'에서

인용하였음을 밝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