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의 산행기

-* 생강꽃이 아름다운 삼각산에서 *-

paxlee 2012. 4. 2. 21:37

 

              생강꽃이 아름다운 삼각산에서

 

삼각산에도 드디어 봄의 전령 첫 주자인 생강꽃이 노랗게 파었습니다. 화계사에는 그보다 먼저 산수유가 피었으나, 삼각산에는 생강꽃이 더 강열한 빛으로 피어났습니다. 지난주에는 삼각산에 눈이 하얕게 쌓였었는데, 오늘(4/1)은 바람은 조금 차가왔으나 햇볕은 따뜻한 봄 날씨였습니다. 봄을 찾아나선 등산인파가 칼바위 능선을 끝임없이 오르고 있었습니다.

 

오늘도 혼자서 칼바위능선을 올라갔습니다. 혼자서 산행을 하게 되면 멀리가는 것은 내키지 않아 그저 집에서 가까운 칼바위를 오르곤 합니다. 언제 올라가도 만만치 않은 칼바위지만, 이제는 무리하지 않고 즐거운 마음으로 찾아가는 산행코스입니다. 화계사 일주문을 지나 계곡을 따라 오르다가 화계사의 뒷산 능선을 타고 올라갔습니다. 산 길은 경사가 완만한 걷기 편한 능선길로 이어지고 있다.

 

능선을 올라가면 첫번째 봉우리 바위 쉼터에서 한 번 쉬면서 한 숨 돌리고 다시 오르기를 시작합니다. 하나의 능선을 돌아서 범골로 오르다보면 범골 약수터가 있습니다. 약수물을 마시고 한 번 더 숨길을 고르고 계곡길을 오르면 칼바위능선에 올라설수 있습니다. 능선을 따라 이어지는 산 길은 걷기가 편한 길이 이어집니다. 길이 넓은 만큼 등산객도 많이 오르고 있습니다. 

 

칼바위 능선에서 먼저 오르게 되는 문필봉은 이름 만큼이나 아름다운 봉우리입니다. 지금은 카메라로 삼각산의 아름다움을 크로즈업 시켜 간직하지만, 그 옛날에는 문방사우로 삼각산의 절경을 그렸을 것이다. 문필봉에서 삼각산의 위용을 그렸을 그때의 그 주인공들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화폭에 빠져들었을 것이다. 지금도 가끔 이곳에서 삼각산을 스케치하는 분들을 만나곤 한다.

 

이 봉우리가 왜 문필봉이란 이름을 가지게 되었는지 알수 없지만, 아마도 그런 사유로 인해 문필봉이란 이름으로 부르게 되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여기서 한 숨 돌리고 다시 내려가서 칼바위 안부에서 좌측으로 우회하는 길이 있지만, 많은 분들은 칼바위를 향해 올라간다. 칼바위 코스를 오르는 암벽에는 길이 별도로 없다. 편편한 바위가 아니고 들쑥날쑥한 바위을 올라가야 한다.

 

칼바위를 오르게 되면 누구나 인간이 아닌 동물이 되어 두 손과 두 발로 기어가는 형태로 올라가지 않으면 오를 수가 없다. 첫 번째 암벽코스는 그래도 오를 만 하다. 그곳을 지나 두번째 오르게 되는 암벽코스는 경사가 아주 가파르고 코스가 길고 암벽은 사정없이 뒤죽박죽으로 펼쳐진다. 손으로 크렉이나 튀어나온 바위를 잡고 발 붙일 곳을 찾아 한발 한발 올라가야하는 과정이 칼바위 암벽길이다.

 

칼바위 첫 봉우리는 그냥 우회길로 돌아서 오르고 칼바위 정상봉으로 올라선다. 칼바위 정상봉에서 삼각산을 조망하면 삼각산이 얼마나 웅장하고 멋있고 아름다운 산인가를 가슴으로 느끼게 된다. 삼각산의 정상 백운봉과 만경봉은 앞 뒤로 겹쳐 하나의 산처럼 보인다. 그 우측에 거대한 암벽 인수봉이 우뚝 솟아있다. 삼각산 정상봉을 우러러 보는 것 만으로도 산행의 기쁨을 즐길수 있다.

 

백운봉에서 뒤쪽으로 뻗어내린 장군봉과 염초봉, 그리고 만경봉에서 내려선 노적봉의 암벽은 일품이다. 그리고 만경봉에서 이어지는 용암봉에서 시작하는 북한산성은 굽이굽이 능선을 따라 하나의 선으로 연결되어 있다. 시단봉위에 동장대, 그리고 그 아래 대동문은 북한산성을 지키는 우리의 역사를 품고있는 문화유산이다. 보국문, 대성문, 대남문까지 산성은 이어진다. 

 

북한산성이 이어지는 문수봉과 보현봉까지 한 눈에 들어온다. 보현봉에서 내려선 형제봉은 다시 북악스카이웨이를 따라 북악산으로 이어지고, 그 건너편에 인왕산이 우뚝 서있으며, 그 뒤에는 연세대 뒷산 안산이 3형제처럼 나란히 서 있다. 북악산 앞에는 서울의 앞산 남산이 버티고 있으며, 그 남쪽에는 관악산이 솟아있으며, 청계산까지 조망이 된다. 

 

다시 인수봉과 마주보고 있는 영봉은 한이 많은 봉우리이다. 영봉에는 인수봉 암벽을 타다가 꽃처럼 피다가 진 넋들이 비문에 그 이름을 세겨 인수봉 앞에 솟아있는 그곳에서 인수봉에 한이 서려있는 사연있는 봉우리를 우리는 영봉(靈峰)이라 부른다. 영봉과 도봉산은 우이령이라는 길을 사이에 두고 삼각산과 도봉산이라는 이름으로 산이 갈라져있다. 

 

도봉산은 우이암에서 시작하여 우이능선은 도봉주능선으로 이어지고 여기서 갈라진 오봉능선 끝에 도봉산의 명품 봉우리 오봉(655m)이 자리하고 있다. 오봉에서 내려선 끝자락엔 여성봉(495m)이 있다. 주능선상에는 도봉산 칼바위봉(695m), 주봉(675m), 뜀바위봉, 신선봉(735m)이 연봉으로 이어지고, 신선봉앞에 도봉산의 최고봉 자운봉(739m)이 높이 솟아있다. 

 

자운봉과 만장봉, 선인봉이 도봉산의 정상을 이루고 있다. 도봉산의 도도한 능선은 암벽미의 진수가 펼쳐진다. 삼각산 칼바위봉에서 일별하게 되는 북한산국립공원은 거대하고 웅장하며 수려한 능선이 도봉동에서 구파발까지 이어진다. 다시 도봉산 건너편에 수락산이 불암산까지 이어지는 능선은 서울의 울타리 역할까지 하고 있다. 그리고 망우산과 용마산, 아차산으로 이어지는 경관은 칼바위에서 바라보는 서울의 산세이며 서울은 그래서 더 아름다운 도시이다.

 

이제 진짜 칼바위 제3봉 V자형 칼바위를 넘어가야 한다. 칼날같은 암벽을 걸어서 칼바위 마지막 봉을 넘어가는 이곳이 칼바위 하이라트이다. 두 손으로 바위를 굳게 잡고 뒤로 돌아서서 내려서야 한다. 내려설 때 배낭이 바위에 부딪히지 않게 주의를 하면서 서서히 내려가야 한다. 칼바위를 넘어가는 스릴이 상쾌하고 내려서서 안도의 한 숨을 내쉬는 그 순간이 설레임의 시간이다.

 

북한산성으로 오르는 그 끝에 암벽에 올라가 칼바위를 타는 산객들의 모습을 바라보는 시간도 즐거움을 느끼게 해 준다. 북한산성에 올라서면 길은 탄탄대로이다. 대동문까지는 몇 분이 걸리지 않는 거리이다. 집을 나선 시간이 09:30분이었는데, 이곳에 도착한 시간은 11:35분이다. 한 쪽에 앉아 쉬면서 간식과 커피 한잔을 마시고 12시가 넘어서 온 길을 따라 다시 걸었다.

 

산성길에서 칼바위 통문-칼바위봉-칼바위 능선-문필봉-범골 약수터-삼성암-둘레길 하늘전망대-화계사 일주문으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하산을 하였다. 하산 길에 삼각산에서 봄의 첫 전령 생강꽃이 노랗게 피어있는 모습을 보면서 화려한 변신을 꿈꾸는 4월이 시작되는 첫 산행은 봄의 기운을 물신 풍기는 포근한 날씨가 산행의 계절이 되었음을 알리는 멧세지를 생강꽃이 전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