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선

백수의 일상 - 19. <책은 언어, 행동, 생각의 기록이다>

paxlee 2020. 10. 30. 08:00

* 책은 언어의 기록이며, 행동, 생각의 기록도 담아낸다.

 

<괴태와의 대화>는 괴태의 동료 에커만이 10년 동안 1000번 정도 괴테를 만난 후에 쓴 책이다.
책은 즉 주고 받은 언어을 기록한 것이다. 말은 쉽게 입에서 나오지만, 말을 글로 쓰서 남기려고
하면 사람들은 매우 어렵게 생각한다. 말과 글이 다른 것은 말은 한번 입에서 나오면 그것으로
끝나지만, 글은 두고 두고 읽으며 그 의미를 확인하는 작업이 가능하다. 그래서 앞서 한 말의 글
이 현재와 다음 말과 연결이 되어야 하고, 그 의미가 통해야 한다.

 

에커만이 괴테의 말을 기록하려고 한것을 보면 괴테의 말이 전하는 다양한 의미와 그의 생각이
보통 사람들과는 다르다는 것을 느끼고 그 말이 전하는 의미는 무엇일까? 하는 문제에 부딪히면
서 많은 것을 생각하고 또 생각을 해도 잘 이해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의 말 하나하나을 빠짐
없이 기록으로 남겼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괴테의 생각과 육성을 고스란히 역사의 한 페이지에
남겼다. 말과 글이 다른 점이 바로 이런것이다.

 

<스티브 잡스> 이 책은 스티브 잡스가 직접 쓰지않고 그의 동료 아이작슨에게 자신의 평전을 써
달라고 부탁을 해서 쓰여졌다. 이 책도 무려 900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자료가 담겨있다. 잡스
는 자신의 병증을 알고 아이작슨에게 자기의 평전을 쓰게 하였다. "몸이 아프기 시작하니까 내가
죽고 나면 다른 사람들이 나에 관한 책을 쓸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나의 이야기를 들려 주고 싶
었다고 하였다. 아이작슨은 2년간 40여 차례 스티브 잡스를 만나 집중 인터뷰를 했다.

 

그의 친구와 가족, 동료뿐 아니라, 그에게 반감을 가진 인물이나 라이벌까지 100여명을 만나 스
티브 잡스라는 한 인물을 입체적으로 조명했다. 어린시절부터 주변 환경, 메킨토시를 거쳐 아이폰
에 이르는 혁신적 제품들이 쏟아지기까지 그를 둘러싼 비판까지 여과 없이 담아냈다. 스티브 잡

의 생각과 혁신적인 발상, 혁명적인 창조물이 탄생하는 순간들이 스티브 잡스의 생생한 육성으

아있다. 말은 흘러 가고 나면, 남는게 없다. 그러나 기록의 힘은 영원하다.

 

<생각좀 하며 세상을 보자> 이 책은 이건희회장의 에세이다. .이건희 회장의 생생한 육성이 담긴

유일한 책이다. 1997년에 이건희 회장이 쓴 에세이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 이 책은 절판 됐

다. 결국 그를 알기 위해서는 아주 드물게 한 언론 인터뷰나 지인들의 증언 등을 통해 '인간 이건희

의 면면을 입체적으로 알수 있는 자료는 아직 없다. 이건희 회장은 외부 활동을 잘 하지 않는 편이

었다. 람을 잘 만나지않고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 '운둔의 경영자'라는 별명이 따라 다녔다.

 

그를 가장 오랫동안 지켜보면서, 그의 생각과 고뇌, 혁신적 제품의 탄생 이면을 세세히 아는 이는

로 없다. 한 시대를 한 국가 경제의 흐름을 바꿔놓은 한 개인이 떠났다. 그 혁신적 고뇌의 순간

이 기록되어 남아있지 않다는 점이 매우 안타깝다. 어쩌면 지금 이 순간 누군가가 이건희 회장의

부탁을 받아 평전의 마지막 부분을 쓰고 있지나 않을까? 아니면 수 십 년 전부터 이 회장이 치열

한 고민을 낱낱이 담은 일기장을 숨겨놓았거나. 아쉬운 마음에 그의 숨겨둔 기록이 남아있기를

기대해 본다.

 

- 인용한 글이고, 편집이 된 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