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선

백수의 일상 - 530. <시대정신(Zeitgeist)>

paxlee 2022. 6. 25. 00:18

시대정신(Zeitgeist)

 

지금 한국은 몇 시인가?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이 열리고 있다

 

경영이란 경(經:정신·가치)을 영(營:operate)하는 일이다. 멘털이 중요한 건 기업이건 국가이건 마찬가지다. “잘살아보세” 불과 다섯 글자로 5000만을 단결시킨 불후의 카피를 보라. 바야흐로 세계의 보물섬, 대한민국에 5만불 새 시대가 열리고 있다. 시대정신이란 보통 사람들의 위대한 생각이다. 상식과 공정은 기본이다. 민주(民主)가 육체라면 자유(自由)는 피다. 정말 오랜만에 들어보는 ‘지성주의’란 고급진 단어에 희망이 묻어난다. “지금은 혁신도 사치다. 제발 제자리에만 돌려달라.” 어느 택시 기사의 말이다.

 

실패학 개론

 

실패와 혁신은 일란성 쌍둥이다.

실패는 자산이다.

 

실리콘밸리는 성공이 아닌 실패의 요람이다. 세계 최강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는 초기 편지에서 “나는 아마존을 가장 편하게 실패하는 회사로 만들고자 합니다”라고 적었다. 성공이 운(運)이라면 실패는 도(道)이다. 무엇보다 사람은 실패를 통해 자신의 약점을 알게 된다. 화려한 학벌이나 고급 스펙을 가진 이들이 오히려 무능한 이유는 실패에서 진짜를 배울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다. 우주로 간 한국의 ‘퍼스트 펭귄’ 누리호의 도전을 보라. “많은 인생의 실패자들은 포기할 때 자신이 성공에서 얼마나 가까이 있었는지 모른다.” 에디슨의 말이다.

 

언품(言品)

 

말은 생각의 외출복이다.

언어 수준이 그 사람의 수준이다.

 

요즘은 언어의 설사 시대다. 악플에선 이미 세계를 제패한 한국이다. 값싼 말(cheap talk)은 그나마 양반이다. 듣도 보도 못한 비속어, 합성어들로 온 사회가 오염되고 있다. 보통은 생각이 언어를 타락시키지만 언어도 생각을 타락시킨다. 물건에는 품질이 있고, 사람에겐 인품이 있듯이 말에는 ‘언품(言品)’이 있다. 알고 보면 내가 한 말을 처음 듣는 사람은 바로 자신이다. 특히 입은 화(禍)의 출입구다. 곰은 쓸개 때문에 죽고, 사람은 혀 때문에 죽는다고 했다. “거친 말을 쓰지 말라. 그것은 반드시 너에게 되돌아온다.” 법구경의 말씀이다.

 

인생의 복원력

 

고통과 결핍이 걸작을 만든다

불가마에서 도자기가 나온다

 

올드팝 명곡 중에 ‘테네시 월츠’는 친구에게 애인을 빼앗긴 여자의 가슴이 찢어지는 스토리를 담은 곡이다. 더 극심한 마음의 고통을 표현할 때는 ‘애끊는[斷腸단장]’이라고 한다. 역경은 아프고 견디기 힘든 인생의 철조망 통과다. 성공한 사람들에게 가장 높게 나타난 것은 IQ, EQ가 아닌 ‘AQ(역경지수)’로 삶의 평형수다. 고난과 결핍이 축복이란 건 인생 최고의 역설이다. 천적이 있는 동물이 생존에도 강하며, 혹한을 거친 뒤에야 피는 식물의 춘화(春化) 현상도 같은 차원이다. “땅이 비옥하면 사람들은 나약해진다. 좋은 과일과 좋은 군인을 동시에 배출한 땅은 없다.” 헤로도토스의 말이다.

 

지성의 시대

 

반지성은 폭력이고, 무지성은 야만이다

‘지성(知性)’이면 감천이다

 

찰스 다윈은 “무지는 지식보다 더 확신을 갖게 한다”고 말했다. 시쳇말로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거다.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도 “우리 시대 고통스러운 것 중의 하나는 멍청한 사람들은 확신에 차 있다는 점이다”라고 고백한 바 있다. 고집을 철학이라 우기는 건 양반 축에 든다. 결국 무식이 소신과 결합하면 재앙이 된다. 여기엔 불의는 참아도 불이익은 못 참는 지식인들도 가세한다. 지성의 시대가 추구하는 지성주의는 균형된 사고를 갖고 상식으로 소통하고, 합리를 바로 세우는 일이다. 당연한 것이 뉴스가 되는 웃픈 세상이다.

 

 

시대정신(時代精神, 독일어: Zeitgeist. 영어: spirit of the age, spirit of the time)은 한 시대에 지배적인 지적·정치적·사회적 동향을 나타내는 정신적 경향이다. 이 용어는 18세기 후반부터 19세기에 걸쳐 독일을 중심으로 등장하였다.

 

시대정신이라는 개념의 근원을 살펴보면 독일의 철학자 요한 고트프리트 헤르더가 제시한 민족정신이라는 개념에까지 이르게 된다. 헤르더는 민족적인 정신문화(민족적 언어 또는 시)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인류사를 인간정신의 완성으로 향하는 보편적 역사라고 파악하는 생각을 제시하였고, 시대의 정신을 나타내는 '민족의 정신'이라는 말을 사용했다.

 

변증법 철학을 주창한 헤겔은 민족정신(또는 국민정신)을 세계사의 각 발전 단계에서 보편적인 '세계 정신'의 현상으로 파악하고, 민족정신에서 볼 수 있는 역사적·시대제약적 성격(비철학의 소극적 성격)을 분명히 했다. 여기서 출발하여, 보편적인 인간 정신이 특수적·역사적 현실 속에 펼쳐있는 가운데, 한 시대의 정신 문화를 나타내는 시대 정신이 존재한다고 보는 견해가 확립되게 되었다. 이같은 생각은 19세기에 걸쳐 역사학, 법학, 경제학 등 다양한 분야로 확산되었다.

 

빌헬름 딜타이는 헤겔보다 구체적으로, 생활 체험의 시점에서 시대정신을 파악하였다. 헤겔의 형이상학적 구성과는 달리, 주어진 삶의 현실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했으며, 시대정신을 지·정·의의 '작용 연관'으로 파악하였다. 가치 체계를 핵심으로 하여, 그 작용 연관이 표출되는 가운데 시대정신을 이해하는 정신과학(독일어: Geisteswissenschaften)을 제창했던 것이다. 이러한 방법은, 이후에 유럽에 큰 영향을 주었다.

 

오늘날, 위와 같은 철학적인 정의보다는, 단지 그 시대에 특유의 사회적 상식을 가리켜 '시대정신'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예를 들어, 리처드 도킨스는 저서 《만들어진 신》에서 여성의 선거권 획득 등으로 대표되는 사회 상식의 변화를 설명할 때에 이 말을 사용하고 있다.

 

[이동규의 두줄칼럼]  : 이동규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