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선

백수의 일상 - 531. <올 여름엔 산골서 ‘촌스럽게’ 살어리랏다>

paxlee 2022. 6. 25. 08:42

닭 울음에 잠 깨고, 아궁이에 장작불 때고… 올 여름엔 산골서 ‘촌스럽게’ 살어리랏다

 

시골 ‘갬성’ 찾아 떠난, 경남 산청 ‘촌캉스’ 여행.

 

경남 산청 '촌캉스' 명소로 알려진 '산청 고요' 마당에 들어서면 주인인 김정근 촬영감독의 '반려닭'들이 마중 나온다. 투숙하는 동안 닭에게 모이 주기, 가마솥에 불 때기, 장작 패기, 불멍 때리기 등 시골 체험 4종을 해볼 수 있다. /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지난해 여름, 소셜미디어엔 ‘농수로 워터파크’ ‘농수로 유수풀’ 사진이 인기 게시물로 떠올랐다. 길고 좁다란 농수로에서 마치 워터파크 유수풀처럼 물길 따라 튜브를 타며 물놀이하는 풍경이었다. 해당 게시물은 ‘지리산 자연유수풀’ ‘지리산 워터파크’ 등 태그를 달고 올라오자마자 순식간에 댓글이 달렸다. ‘여기가 어디냐?’는 질문부터 ‘찐 촌캉스다’라는 반응이 폭발했다. 게시물 속 장소는 경남 산청군 삼장교 부근의 농수로. 지리산에서 발원해 산청의 정신을 맑게 씻어낸다는 덕천강 물을 실어 나르는 농업용 수로인데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인파로 때아닌 몸살을 앓으면서 급기야 ‘물놀이 금지’ 현수막이 붙었다.

 

하지만 이를 계기로 산청은 젊은 층과 어린 자녀를 둔 가족들 사이에서 ‘촌캉스’ 명소로 급부상했다. 메타버스를 논하는 세상이라지만 한편에선 ‘촌스럽게’ 살아보기가 유행이다. ‘몸뻬’로 불리는 헐렁한 작업복을 입고, 자극 없는 시골밥상을 맛보며, 대청마루에서 ‘논밭 뷰(view)’를 만끽하기 위해 떠나는 여행. 시골 살이가 올여름 휴가의 대세로 떠오른 가운데 촌캉스 명소로 뜬 산청을 찾았다.

 

'산청 고요'에는 주방이 따로 있지만, 가마솥 아궁이에 불 때기 체험에 도전해 보는 투숙

객들이 많다. 주인 김정근 감독이 직접 불 피우는 시범을 보이고 있다. /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시골집에서의 하루

 

“와이파이 따로 제공하지 않고, TV 없고요. 새벽에 닭 울음 소리에 늦잠을 잘 수 없을지도 몰라요. 살충제를 따로 쓰지 않기 때문에 벌레를 극혐하는 분들은 좀 불편하실 수 있고요. 그리고 또….” 숙박 공유 플랫폼 에어비앤비에서 ‘지리산 촌캉스 명소’로 알려진 신등면의 고택 스테이 산청 고요는 입실 전 투숙객들에게 공지 사항부터 알려준다. 2030 투숙객 비율이 전체 80% 이상이라 공지 사항을 숙지하지 못하고 마당에 발을 들이는 순간 당황하는 이들이 꽤 있기 때문이다.

 

“대도시에 사는 젊은 예약객들에게 시골 생활이 생각보다 그리 낭만적이지만은 않다고 사전에 불편한 점을 일일이 공지해준다”는 게 산청 고요 운영자 김정근(58) 촬영감독의 말이다. 김 감독은 ‘지리산 반달곰’을 최초로 촬영한 자연 다큐멘터리 촬영 전문가. 3년 전 우연히 이곳에 날아든 새를 촬영하기 위해 찾아왔다가 소유자로부터 임대 받아 직접 고친 뒤 별장 겸 고택 스테이로 활용하고 있다. 숙소는 김 감독의 자연 다큐멘터리 실험실 내지는 스튜디오. 대문 밖으로는 꿀벌이 날아다니고, 새가 수시로 

드나든다.

 

예능 '삼시세끼' 현실판 숙소같은 '산청 고요'엔 '꼬꼬네집'이라는 닭장도 있다. 전국

각지에서 입양한 닭들이 자란다. /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시골엔 '날것'이 기다린다. '산청 고요' 마당에 방생해 키우는 '반려닭'들이 낳은 신선한

달걀은 투숙객들에게 무료 제공하는 '웰컴 선물'과 같다. '오리지널 무항생제 방생 유정

란'이다. /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사실상 체크인 센터인 마당으로 들어서면 익산, 보성 등 전국에서 입양해온 ‘반려닭’들이 마중 나온다. 반려 닭 역시 김 감독 차기 다큐멘터리의 주인공들이다. 풍경만 보자면 최소 시골을 배경으로 한 예능 ‘삼시세끼’와 ‘나는 자연인이다’의 현실판 숙소. 머무는 동안 ‘자연인’처럼 지내며 시골 체험을 자유롭게 해볼 수 있다. 닭장에서 갓 낳은 달걀이 있을 경우 꺼내 요리해 먹고, 장작을 패 가마솥과 황토방 아궁이에 불도 지펴볼 수 있다.

 

대청마루에 앉아 낮잠을 자거나 책을 읽다 심심하면 아홉 마리 촌닭들에게 모이도 주고, 텃밭에서 상추를 뜯어 소박한 저녁을 차려 먹고 나면 이내 대문 너머로 노을이 물든다. 대청마루에 앉으면 온통 논밭 뷰. 장승배기 생태공원도 내다보인다. 하늘에 별 융단이 깔리는 밤은 촌캉스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시간. 룸서비스는 없지만, 잠들기 아쉬울 땐 부침개를 직접 부치거나 촌두부에 막걸리 한잔하며 ‘불멍’ 하는 게 코스다. 김 감독은 “해와 달의 스케줄을 따르다 보면 자연스럽게 시골스러운 삶을 살게 된다”고 했다.

 

마트는 걸어서 20분, 차로 5분 거리인 단계한옥마을 부근에 있다. 산청 고요 주변에서 가장 번화한 곳이자 때묻지 않은 한옥마을을 산책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곳. 강돌로 쌓아 올린 미로 같은 담장을 따라 걷다 보면 쑥떡과 막걸리가 맛있다고 소문난 ‘돌담 떡집’이 나온다. 정문마저도 한옥인 단계초등학교 뒤편엔 얼마 전 ‘소북’이라는 한옥 북카페가 문을 열었다. 인근에서 열리는 오일장 장날에 맞춰 투숙한다면 오일장 나들이까지 겸할 수 있다. 독채 민박으로 운영하며 방 3개, 욕실 및 화장실 1개 4인 기준(조부모 포함 한가족 6인까지) 1박 30만원, 2박 50만원이다. 에어비앤비나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서만 예약 가능하다.◇전기 없이 호롱불 체험도?

 

하동과 산청의 경계에 있는 시천면의 찻집 겸 숙소 고운동천은 지리산 천왕봉 당일 코스인 ‘중산리 등산로’가 가까이 있다. 주로 지리산 등산객들이 즐겨 찾았다. 최근 1~2년 새 코로나 시국에 비대면 여행지로 주목받기 시작해 요즘엔 MZ세대들이 많이 찾는다. 옛날식으로 군불을 때고, 촛불 또는 호롱불에 의지해 하룻밤을 보내야 하는 별채가 있다. 일부러 전기 시설을 하지 않은 공간이다. 대전에서 살다 7년 전 귀향해 찻집과 숙소를 운영하고 있다는 주인 이효열(59)씨는 “따로 떨어져 있다는 뜻도 있지만, 깜깜한 밤에 무수한 별과 만날 수 있는 방이라고 해서 별채라 한다”고 했다. 노랑 어리연꽃이 핀 연못을 품은 ‘고운채’ 등은 욕실 겸 화장실이 내부에 있지만 별채는 화장실마저도 외부에 있다. 이씨는 “그럼에도 그 방을 선호하는 젊은 층이 있더라”라고 했다.

 

지리산 중산리 등산 코스와 가까운 시천면 '고운동천'도 촌캉스 숙소로 아는 이들만 알음알음 찾는 곳. 툇마루에 앉으면 연못이 내다보이는 숙소는 '숲멍' '물멍' 하기 좋다. 따로 떨어진 '별채'는 전기 시설 없이 촛불과 호롱불을 사용해야 하는 그야말로 옛날 시골집 체험을 해볼 수 있다. / 고운동천

 

'고운동천' 주인이 직접 차려 투숙객에게 제공하는 식사. 지리산 나물 등 채식을 기본으로 한다. / 고운동천

 

고운동천의 꽃은 시골 밥상. 지리산에서 나는 나물로 주인 이씨가 직접 차려내는 채식 위주 저녁과 아침, 두 끼가 숙박비(2인 기준 1박 15만원부터)에 포함된다. 소담하게 차려내는 식사에 반해 재방문하는 이들이 더 많다. 자동차로 내대 거림계곡, 하동 백암동천 계곡이 10~15분 거리에 있지만, 투숙객들은 대부분 숙소에 머물며 책을 읽거나 ‘숲멍’ ‘물멍’ 하며 조용한 분위기를 즐긴다.◇천연염색 물 들이고, ‘부부나무’ 만나고 단성면 남사예담촌은 산청 여행의 필수 코스와도 같은 곳이다.

 

한옥 스테이를 겸한 촌캉스로 젊은 층 방문 비율이 높아졌다. 박성병(67) 남사예담촌 운영위원장은 “최근 1~2년 새 2030 투숙객이 70% 정도 차지한다”고 했다. 국가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3.2㎞ 담을 포함해 집 내부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키 높은 돌담과 토담이 5.7㎞나 이어진다. 어떤 담은 담쟁이가, 어떤 담은 능소화가 곱게 펴 계절을 알린다. 한옥과 한옥 사이 돌담이 이어져 있다는 이유로 ‘내륙의 제주’라는 애칭이 붙었다.

 

'한국의 아름다운 마을 1호'인 '남사예담촌'. '선비의 나무'라 불리는 수령 300년 이상의 회화나무가 집과 골목 지키고 있다. 마을 맞은편 남학정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은 평온하기만 하다. /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남사예담촌'에 자리한 '순이진이갤러리'의 쪽밭 위로 쪽빛 물든 천이 바람결에 춤을 춘다. 볕이 좋은 날, 천연 염색 전문가인 박영진 풀꽃누리 대표가 염색한 옷감을 살펴보고 있다. /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순이진이갤러리' 곳곳에는 곱게 '자연 물'이 든 천연색 천들이 나풀거린다. 갤러리에선 천연 염색 옷, 공예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순이진이갤러리' 내 카페의 야외석. 한옥의 마루처럼 꾸며 대청마루에 앉아 있는 듯하다. /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주차장 초입에 있는 순이진이갤러리는 천연 염색 연구가인 박영진 대표와 공예가인 아내 김옥순씨가 염색 공방 ‘풀꽃누리’에서 만든 공예품을 전시, 판매하는 곳이다. 10명 이상 신청자가 있을 경우 박 대표와 함께 천연 염색 스카프 만들기(1인 2만원부터) 등을 해볼 수 있다. 7년 전 폐가였던 곳을 부부가 갤러리로 꾸몄다. ‘선비의 나무’라 불리는 회화나무가 둘러싼 고택 마당에 들어서면 천연색으로 물들인 색색의 천이 바람에 하늘거린다.

 

하늘색과 닮은 쪽빛 천 자락의 춤사위는 아름다움을 넘어 몽환적이다. 천이 널려 있는 날이면 커플들이 천 사이로 들어가 ‘영화’를 찍느라 바쁘단다. 박 대표는 “우스개로 ‘애정 표현 금지’라고 한다”며 웃었다. 색감이 예사롭지 않은 갤러리 내 작품들은 모두 쪽, 홍화, 동백나무, 황백 등 자연에서 얻은 재료만으로 염색한 것이다. 박 대표는 예담촌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있는 성철 스님 생가터 겁외사 부근에서 환경운동가로 살아온 어머니에게 영향을 받아 대를 이어 천연 염색을 해오고 있다. 한옥의 마루처럼 꾸민 좌식 테라스에 앉아 아내 김씨가 직접 내려주는 커피나 수제차 등을 한잔하고 있노라면 시골 감성에 물든다.

 

빛을 가리지 않기 위해 'X'자로 교차해 자란다는 남사예담촌의 '부부회화나무'. 남사예담촌의 상징이자 포토존이다. 회화나무를 지나면 '이씨고가'가 나온다. /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갤러리를 나서면 바로 옆 골목에 남사예담촌의 상징인 ‘부부나무’(부부 회화나무)가 기다린다. 300년이 훌쩍 넘은 수령의 두 그루 회화나무는 서로에게 빛을 더 잘 들게 하려고 몸을 구부리며 교차해 자라 ‘X’자 형태를 이루고 있다. 부부가 두 나무 기둥 사이를 통과하면 금실 좋게 백년해로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커플들 발걸음이 이어진다. 부부회화나무 말고도 마을엔 300년 이상 수령을 자랑하는 회화나무가 곳곳에 있다. 선비와 학자를 많이 배출한 마을의 이야기를 품은 나무들이다. 부부나무 너머 돌담길 끝엔 예담촌에서 가장 오래된 고택인 이씨고가가 있다. 꽃은 떨어졌어도 봄이면 매화로 유명한 하씨고가 최씨고가 등도 함께 들러볼 만하다. 남사예담촌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남학정 전망대도 있다.

 

◇연꽃 연못 예쁜 절, 은하수 만나는 산

 

남사예담촌에서 차로 30여 분 거리에 있는 산청읍 수선사는 일반 절과 다른 풍경이다. 여경 스님이 산비탈 다랑논을 파내면서 나온 돌과 물을 활용해 만들었다는 연꽃 연못 ‘연지’와 그 위에 만든 목책로는 산청의 또 하나의 명소다. 절이라기보다 테마 정원 같다. 경내 찻집인 ‘카페 꽃자리’ 테라스는 아담한 연못을 한눈에 내려다보기 좋다. 지리산 동쪽 웅석봉 아래 자리 잡은 절은 비 온 뒤 더욱 운치 있다.

 

지리산 웅석봉 아래 '수선사'는 연꽃 연못과 연못 위 삐걱거리는 목책로가 명물이다. /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여유가 있다면 일몰 전망대로 떠오른 단성면 방목리 카페도 가볼 만하다. 석대산 중턱에 자리하고 있어 전망이 좋다. 숲 산책로까지 갖춘 수목원 수준의 대형 카페 안팎에선 굽이쳐 흐르는 남강의 물줄기와 적벽산 등 주변 산세가 한눈에 보인다.

 

은하수 명당으로 꼽히는 황매산의 노을 질 무렵. 은하수 촬영 포인트가 다양한 곳으로 알려져있다. /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어둠이 내릴 때쯤 산청과 합천 경계에 걸쳐 있는 황매산(해발 1113m)을 지나칠 수 없다. 해발 800m 정도에 있는 ‘황매산미리내파크캠핑장’이나 ‘황매산군립공원’ 주차장까지 차로 쉽게 오를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 사진 동호인들 사이에서 은하수 촬영 명당으로 손꼽히는 곳이다. 황매산미리내파크캠핑장에서 산책하듯 30분 정도 걸으면 정상 부근 능선에 닿는다. 주변에 빛 공해가 거의 없어 시기, 날씨 등 조건만 잘 맞으면 육안으로도 은하수를 ‘목격’할 수 있다. 은하수를 기다리며 적막이 흐르는 가운데 묘한 공포심이 스며들 때쯤,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 속 한 구절이 머릿속에 스쳤다. ‘자연 가운데 살면서 자신의 감각 기능을 온전하게 유지하는 사람에게는 암담한 우울이 존재할 여지가 없다.’

 

산청 닮은 시골 맛집

[흑돼지수육에 장아찌 한점··· 영혼의 허기 채우는 村스러운 밥상]

 

‘시골 맛’을 찾을 땐 지자체에서 인증한 ‘농가맛집’부터 눈여겨보면 실패 확률을 줄일 수 있다. 단성면 남사예담촌의 농가맛집 예담원은 현지인들도 즐겨 찾는 곳이다. 지리산 약초와 나물을 곁들여내는 건강한 맛의 산채비빔밥(9000원), 지리산 오가피와 엄나무 등을 넣고 삶아내는 흑돼지수육(소 1만원·대 2만원) 등 단품도 있지만 매화정식(2인 4만원)을 주문하면 걸쭉한 들깨죽을 시작으로 지리산 흑돼지수육, 나물 반찬, 손두부, 생선구이 등을 모두 맛볼 수 있다. 빨간 양념의 보쌈 김치 대신 무 절임과 나물 장아찌를 곁들여 먹는 흑돼지수육은 자극적이지 않다.

 

지리산 약초와 나물 반찬, 흑돼지수육, 들깨죽 등 소박한 음식들을 한정식 코스처럼 내는 '예담원'의 매화정식. /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신등면 ‘산청 고요’로 들어가는 초입에는 산청 고요 주인이 추천하는 아기자기 식당이 있다. 1979년 현재의 자리에 자리잡은 주인과 이 집에 집을 지었던 제비와의 인연을 소개한 안내판부터 눈길을 끈다. 제비가 집을 지으며 좋은 일들이 생겼고, 식당도 안정되며 차츰 유명해졌다는 게 주요 골자다. 추어탕(9000원)과 다슬기탕(1만1000원)이 대표 메뉴다. 두루치기에 된장찌개 정식(1만원)도 많이 찾는다. 장승배기 생태공원 탐방객뿐 아니라, 오래된 만큼 단골이 많은 집이다.

 

추어탕은 단성면 목화추어탕식당도 유명하다. 추어탕(1만원)을 주문하면 큼지막한 갈치구이 외 아홉 가지 반찬이 곁들여 나온다. 향 진한 제피가루를 뿌리면 한 그릇이 뚝딱. 단성면 돌담은 시골식 요리에 젊은 층의 입맛을 반영한 흑돼지소라찜(1인분 1만3000원)이 인기다. 매콤 칼칼한 양념에 빠진 흑돼지, 소라찜, 콩나물 등을 건져 먹고 나면 남은 양념에 스파게티면과 치즈를 취향대로 추가해 퓨전 스파게티를 만들어 먹을 수 있다.

 

6가지 선식과 경북 예천산 팥, 찰떡을 얹은 '카페 꽃자리'의 옛날 팥빙수. /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식후 디저트 하나도 시골 스타일로 마무리하고 싶다면 ‘수선사’ 경내 카페 꽃자리의 옛날 팥빙수(1만5000원)를 맛볼 일이다. 몸에 좋은 6가지 선식에 경북 예천산 팥과 찰떡을 얹은 담백한 빙수는 달지 않으면서 깔끔해 남녀노소 호불호가 없다. 수제 블루베리요거트, 오미자차와 대추차 등 건강 음료도 있다.

 

[아무튼, 주말]  박근희 기자. 조선일보 / 2022.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