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의 삶의글

[68 : 삶의글] * 나무는 *

paxlee 2003. 8. 12. 21:55


하늘은 한 없이 높고
산은 힘들게 높구나
나무는 정상을 향하여
하늘을 향하여 자란다.

나무는 새처럼 날고 싶어
가지를 멀리멀리 뻗으며
안간힘을 써 보지만
뿌리가 땅속깊이 묻혀
꼼짝을 못하고 울고있다.

숲속에서 들려오는
새들의 노래소리에
산 짐승들의 울음소리에
개울의 물흐르는 소리에
귀를 크게 벌리고
소리쳐 보지만 반응이 없다.

바람이 다가와 흔들면
겨우 가지를 흔들며 돌아보고
그래도 잊지않고 찾아주는
바람을 반갑게 맞이하고
끝도없이 이바구를 늘어 놓는다,

바람이 불면 바람에 흔들리고
안개가 내리면 답답하게 기다리고
비가오면 그대로 비를 맞고
태풍이 갑자기 밀려와 온 몸에
상채기를 내고 뿌리채 뽑혀도
눈을 감고 죽은채 소리를 죽인다.

나무는 계절의 변화를
가장 먼저 받아들인다.
봄이면 꽃과 잎을 다투어 피우고
여름에는 푸르름을 살찌우고
가을이 오면 꽃보다 아름다운
단풍으로 물드리며 손짖을 한다.

겨울이면 한 해를 마무리 하면서
낙엽이란 이름으로 잎과 이별을 하고
앙상한 가지로 겨울의 찬 바람을
기다리며 떨고 있는지도 모른다.
참고 견디는 인고의 세월을 보낸다.

나무는 하늘을 보면서
높게높게 키를 키우고
건너편 바위를 보면서
그 자리에 그대로
굳건히 뿌리를 박는다.